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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축생
2. 격검
3. 다정
4. 함락
5. 복수
6. 천망
7. 애인
8. 보검
9. 재회
10. 조강

저자 소개 1

초록불,문영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초록불의 잡학다식’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역사 콘텐츠를 써 왔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소설가가 되었다. 추리·SF·판타지소설, 게임 시나리오에 이르기까지 전천후로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소설 작법서 『짧은 소설 쓰는 법』, 청소년소설 『오리지널 맨』 『신라 탐정 용담』 『사마천, 아웃사이더가 되다』, 그림책 『색깔을 훔치는 마녀』 『요기조기 괴물괴물』 등과 역사책 『중학생을 위한 역사학 수업』 『하룻밤에 읽는 한국 고대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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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5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570221

책 속으로

계백은 아직 황혼 빛이 남아 있는 황산의 들녁을 향해 몸을 세웠다.

"사충아, 나는 돌아갈 곳이 없다."

사충은 묵묵히 그의 뒤에 시립하였다. 그는 이 말을 패장의 한탄으로 들었다.

"나는 출정을 하면서 처자를 모두 내 손으로 죽였다."

"예? 장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사충의 자세가 처음으로 흐트러졌다. 그는 계백이 신라의 어린 화랑을 목 베며 슬퍼한 이유를 이제야 알 수 있었다. 계백의 아들이 그 화랑의 나이만큼만 되었다면, 그 역시 전장에 나왔을 것이다.

"둥지가 떨어지면 알이 무사할 수 없다는 말이 있지. 안에서 망가진 나라는 이제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희망은 삼왕자님께 있다. 너는 그 분을 도와라. 목숨을 중히 여기면 쓰일 곳이 있을 것이다."

"장군, 함께 가옵소서."

계백은 고개를 저었다.

"내 몸은 이미 다 부숴졌다. 너도 알지 않느냐? 나는 전장에서 죽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아니라면 …"

계백은 먼 눈길을 평원으로 보냈다.

"나는 말을 달리며 죽고 싶었다. 우리 선조들이 해 온대로, 하지만 이제는 틀렸구나."

계백은 마지막 말을 미처 맺지 못하고 짚단처럼 허물어졌다. 사충이 부르짖으며 계백을 부축했지만, 그의 동고은 이미 생기가 없었다.

--- pp.150-151

출판사 리뷰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로 선보이는 본격 역사소설집이다. 10여 년 전부터 삼국시대에 관심을 가져온 작가는 6-7세기 우리 역사 최대의 격변기를 치열하게 살아간 고구려, 백제, 신라 사람들의 면면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소설로 내놓았다. 시대적 배경이 삼국시대라는 것, 또 고구려, 백제, 신라인 등이 각 편마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도 시간적으로 서로 연결되는 연작이라는 점 등 매우 독특한 역사소설이라고 하겠다.

"계백이 위대해지면 김유신은 모략으로 전쟁을 하는 사기꾼이 되고, 고구려가 위대해지면 신라는 외세를 끌어들인 민족의 배반자가 됩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역사는 우리 선조들의 삶이라는 그 하나만으로 충분히 소중합니다. 제가 쓰려고 한 것도 그런 가치입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물론 작가가 쓰려고 했던것은 역사가 아니라 그저 소설일 뿐이다. 하지만 "그 주인공들이 싸우고 노래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는 시간과 공간은 우리 선조들의 소중한 역사 안"이라는 점에 가치를 두고 있다. 아울러 "대중들과 단절된 '역사'를 이야기라는 그 본래의 뜻으로 되살리고 싶었다"는 말에서 작가의 구상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삼국시대일까? "6세기에서 7세기 우리의 선조들은 모든 역량을 기울여 시대의 주인공이 되고자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신라, 고구려, 백제의 모든 영웅과 민중은 자신들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갔습니다. 삼국시대라는, 그리고 '삼한일통(三韓一統)'이라는 우리 역사 최대의 격변기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이 바라본 세계에 대해서 말하고 싶습니다."(작가의 말 중에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오늘날 민족이 처한 현실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각기 서로 다른 입장에 처해 있지만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하여 통일 시대에 우뚝 서고자 했던 선조들의 삶은 지금의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비추고 있는 게 분명하다. 총 10편으로 되어 있는 이 소설집은 6-7세기 고구려, 백제, 신라 사람들의 치열한 삶을 그린다. 개중에는 김유신, 연개소문, 계백, 흑치상지 등 영웅들도 있고, 이름 없이 스러져간 민초들도 있다.「축생」,「격검」에서는 554년 백제와 신라의 관산성 전투에서 백제 성왕이 전사한 사실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이밖에 화랑 사다함의 대가야 반란 진압 참전, 신라 대야성의 함락, 연개소문 집권, 사비성 함락, 백제의 부흥 운동 등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삼국 사람들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전개된다. 숨막히는 결투, 처절한 복수 그리고 가슴 뭉클한 사랑이 곳곳에 그려지는 이 소설집은 통일 후의 삼국의 통합에 대한 이야기「조강」으로 끝을 맺는다. 이 소설집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작가는 이 소설집에서 말하지 못했던 나머지 이야기들을 묶어 곧 펴낼 예정이다.

추천평

유신, 개소문, 계백, 흑치상지…… 그리고 이름 없이 스러져간 사람, 사람들

10개의 단편으로 모아진 이 소설집은 각각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시간적 순서대로 연결되어있는 각 단편들의 역사적 배경과 고증에 쓰인 문헌, 연표 등은 권말에 자세히 수록해 놓았다.

「축생」,「격검」
이 두 작품은 나제연합이 깨어진 뒤인 554년에 일어난 백제 신라간의 관산성(管山城) 전투를 다루고 있다.「축생」은 백제쪽의 입장을,「격검」은 신라쪽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축생」은 『일본서기(日本書紀)』에서 많은 부분을 참고했다. 구라지라는 이름도 그 책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 전투에서 백제 성왕이 측근 50명을 데리고 은밀히 이동했으리라는 추측을 바탕으로 이 소설이 쓰여졌다. 백제측 수장인 태자 창(昌)의 측근 구라지와 신라측 수장 무력(武力)의 부장인 문노(文弩)가 중심 인물이다.

「다정」
신라 이사부(異斯夫)의 대가야(大加耶) 반란 진압에 참전한 사다함(斯多含)의 이야기이다. 사다함과 문노의 사제의 정, 미실(美室)과의 연정, 그의 어머니와의 애정 등이 중심 축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시는 모두『화랑세기』에서 인용한 것이다. 기존 학자들의 번역에 약간의 의역을 가했다. 미실(美室)과 세종(世宗)에 대한 이야기도『화랑세기』에서 뼈대를 가져 왔다. 물론 사다함이나 무관(武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작가가 지어낸 것이다.

「함락」
백제 의자왕(義慈王)이 즉위하면서 일어난 대야성(大耶城) 함락(642년)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대야성에는 신라 최고 실력자인 김춘추(金春秋)의 사위가 성주로 있었다. 백제군은 성왕(聖王)의 복수 차원에서 성주 부부의 목을 감옥 아래에 묻어 둔다. 유골은 뒷날 김유신(金庾信)이 백제 장군들을 잡아서 교환해 찾아오게 된다(648년). 대야성 함락에 대한 원한으로 김춘추는 백제 멸망을 꿈꾸게 되고 고구려로 동맹을 맺기 위해 떠난다. 대야성 함락 당시에는 멍청한 지휘관 김품석(金品釋), 충의를 지킨 죽죽(竹竹) 등 흥미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 신라를 배반한 검일(黔日)과 모척(毛尺)을 중심 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복수」
연개소문(淵蓋蘇文)의 쿠데타(642년) 직후 일어난 김춘추의 고구려 방문을 배경으로 한다. 연개소문은 김춘추를 만나 동맹의 대가로 죽령 이북의 땅을 요구해서 그를 곤란에 빠지게 하는데, 사실은 출병을 할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삼국사기』에는 김춘추를 죽여야 한다고 간언한 사람의 이름이 없다. 소설에서는 그 역할을 선도해(先道解)가 한 것으로 하고 있지만, 이는 물론 소설 상의 허구다. 이 소설은 당 태종이 고구려 침입에 앞서 "개소문은 임금과 대신들을 죽이고도 만족하고 있으며, 고구려인들은 목을 길게 빼고 구원해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소"라고 말한 대목에서 착안된 것이다. 연개소문에 의해 처형당한 귀족 출신 일가족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주인공인 무덕(武德)!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완결되지 않았다. 그의 복수는 앞으로 처절하게 그려질 예정이다.

「천망」
계백(階伯) 장군의 부장으로 활약했던 사충(史忠)이 백제의 수도가 함락될 무렵, 나라를 팔아먹은 임자(壬子) 등을 처형하는 이야기이다. 김유신은 백제 멸망에 앞서 백제의 고관을 포섭한다. 그런데『삼국사기』에는 백제 멸망 후 논공행상에서 임자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천망」은 이 점에서 착안한 작품이다.

「애인」
「애인」은「천망」과 같은 시기(660년)의 평민 대장장이의 이야기이다. 이 때 나오는 보검은「보검」편과도 연결이 된다. 이 두 이야기는 모두『삼국사기』 「백제본기(百濟本紀)」에 나오는 풍(豊)의 망명 기사와 관련이 있다. 부여풍이 고구려로 망명한 뒤 보검 한 자루만 남았다고『삼국사기』는 전한다.『삼국유사』는 이른바 낙화암 전설과 관련하여 백제왕이 후궁들과 함께 떨어져 죽었다는 일설도 전하고 있다. 물론 의자왕은 낙화암에서 죽지 않았다. 의자왕이 항복하여 추태를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죽기를 바래서 만들어진 전설이었을까?『삼국유사』의 기록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 본 작품이「애인」이다.

「보검」
복신(福信), 도침(道琛), 부여풍 등이 주도한 백제의 부흥 운동을 배경으로 한다. 그 전개 과정을 지켜보는 소설 속 주인공은 전편에 나왔던 사충이다. 실패한 부흥 운동이 늘 그렇듯이 백제의 경우도 지도층의 내분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복신, 도침, 부여풍의 내분은 결국 흑치상지(黑齒常之)와 같은 명장이 당에 망명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흑치상지의 망명이 정확하게 언제 이뤄졌는지는 알려져있지 않지만, 역시 복신의 주살(663년) 이후로 보는것이 타당할 것이다. 부여풍이 배로 고구려로 망명한 사실은『일본기』에 나온다.

「재회」
당에 망명한 흑치상지는 백제 부흥군의 마지막 요새인 임존성(任存城)을 공격하는 임무를 받는다. 임존성의 지수신(遲受信)은 성이 함락되면서 고구려로 망명한다. 이 소설은 임존성을 공격하는 흑치상지와 사충이 다시 만나는 얘기를 중심 축으로 하고 있다. 작가는 사충이 신라인이 된 백제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언젠가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서로 다른 길을 걷는 흑치상지와 사충의 모습에서 우리 역사에 대한 희망을 느끼게하고 싶었다는게 작가의 의도다.

「조강」
「조강」은『삼국사기』「강수(强首)」 열전에서 착상한 소설이다. 강수는「답설인귀서」와 같은 명문을 비롯해 신라의 외교 문서 작성을 총괄한 신라의 최고 외교 브레인이었다. 당(唐)을 삼국간의 전쟁에 끌어들이는데 최고 공로자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신분을 중시하는 세상에서 신분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 방식을 가진 혁신적인 인물이었다. 강수의 처는 사서에 이름이 전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강수 사후에 나라의 도움을 버리고 노구를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이 작품의 중심 축이다. 신라가 삼국을 아우른 이후 다른 나라의 백성들은 신라인들과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의문이 이 소설을 쓰게 된 이유 중의 하나라고 작가는 말한다.

리뷰 총점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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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락 별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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