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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교에 갇힌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선사하는 작가
지난해 출간된 《신기한 시간표》의 작가 오카다 준은 요즘 어머니들이 아이에게 좋은 책을 권하기 위해 유명한 작가와 화가를 열심히 공부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머니들의 권장 리스트에 본격적으로 올라와 있지 않은 작가이다. 그만큼 국내에서는 큰 움직임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에서 오카다 준은 판타지 동화의 대작가로 보석과 같은 존재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소개된 《꼴찌천사》로 대표적인 어린이문학상 중 하나인 ‘노방의 돌’ 상을 받았고, 《방과 후 비밀수업》으로는 일본 아동문학가 협회상을, 《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로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을, 《문 너머의 이야기》로 아카이도리상을 받았다. 일본의 굵직한 어린이문학상은 거의 다 받아 본 셈이다. 오카다 준의 문학성은 바로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데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 시간과 공간은 “해리포터 이야기”와 같은 판타지에서 그렇듯 우리의 현실을 훌쩍 뛰어넘은 전혀 다른 세계의 시공간이 아니다. 오카다 준의 이야기는 늘 아이들, 그것도 학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그 주인공이다. 지루하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일상을 사는 아이들에게 느닷없이 생각지도 않았던 ‘다른 세계’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이 오카다 준이 만들어 내는 즐거운 이야기의 세계라고 요약하여 말해도 좋을 만큼 오카다의 이야기는 ‘학교’와 ‘시간’이 두 축을 이루고 있다. 일본의 아이들도 우리나라의 아이들만큼이나 날마다의 학교생활, 규칙, 어기면 안 되는 약속들 속에 묻혀서 팍팍하게 지내는데 작가는 그런 아이들에게 방문을 열면 바다가 펼쳐지는 세상, 눈 깜짝할 사이에 다른 세계로 변하는 교실을 선사한다. 이런 것들은 사실 일상 속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라 읽는 이를 그 속에 몰입시키려면 구상과 표현이 정확해야 한다. 우리가 오카다의 이야기에 쉽게 빠져드는 것은 그가 새로운 세계 속에 나름의 질서를 부여하여 ‘있을 수 없는 일’들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솜씨 좋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2. 시계로는 잴 수 없는 긴 여행 오카다 준은 《사토루의 2분》에서도 역시 학교와 시간을 놓지 않았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다음 날 있을 행사를 준비하던 사토루는 이름이 ‘누군가’인 검은고양이를 만나 ‘2분’의 시간을 ‘선물’받는다. 그리고 사토루가 다시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제 더는 검은고양이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 ‘누군가’를 찾아내어 “잡았다!” 하고 외쳐야 한다. 누군가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던 사토루는 아이들 한 무리를 만난다. 그 아이들은 겉모습은 사토루네 학교 아이들이지만 얼굴과 이름만 똑같을 뿐 전혀 다른 세계를 살고 있고, 용의 마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무기력한 아이들이었다. 사토루는 그 아이들 중 한 명과 함께 용의 성으로 가서 용과 지혜와 힘을 겨뤄 이겨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그리고 그 도전에 실패하면 원래의 세계로는 돌아갈 수 없다. 사토루가 고양이로부터 선물 받은 ‘2분’ 동안에는 시계로는 잴 수 없는 기나긴 시간과 사건이 담겨 있다. 고난에 맞서는 용기, 사람을 사랑하는 것의 의미,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믿음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진실한 대화가 어떻게 모두를 강하게 만드는지가 잘 나타나 있다. 오랫동안 초등학교 선생님을 해 온 오카다 준에게 아이들의 생활을 중심으로 아이들 속에 있는 공상 세계에 형태를 만들어 주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는지 몰라도, 아무도 보지 않는 것을 보려 하는 오카다 준의 노력은 작품 속에 녹아들어 늘 잔잔한 감동과 재미를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