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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사건의 시작
제1장 죽은 자의 고발 회사원 후지이 유리코의 사법경찰관 진술조서 피해자 모토무라 미즈카의 수기 무직 모토무라 이쿠코의 사법경찰관 진술조서 피해자 모토무라 도모키의 메일 _ 제2장 산 자의 변명 피고인 모토무라 히로키의 진술서 제3장 증인들 회사원 미조구치 유지가 변호인에게 한 진술 주부 미조구치 사키코가 변호인에게 한 진술 세무사 요시다 다쓰히코가 변호인에게 한 진술 사무직원 오가사와라 쇼타가 변호인에게 한 진술 치과의사 이누이 기미아키가 변호인에게 한 진술 제4장 사건의 본질 변호사 무쓰기 레이의 편지 X에 얽힌 추론 하나 전 피고인 모토무라 히로키의 편지 X의 독백 _ 종장 결말 옮긴이의 말 |
深木 章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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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 2층 베란다에서 추락, 도쿄에서 온 두 모자 사망
--- 「첫 문장」 중에서 모자가 사망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해 안타깝지만, 미즈카 씨도 정말 신변의 위험을 느꼈다면 이런 ‘수기’를 쓰기 전에 몸을 피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일이 우연한 사고인지 미즈카 씨가 두려워하던 사건인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미즈카 씨가 보낸 ‘수기’를 인쇄해 제출하니 철저히 수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p.17 하지만 남편이 아내와 아들을 죽이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그 사실을 타인에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요? 특히나 그 남편이 완벽하고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세상에 알려진 인물이라면……. 분명 제 호소 따위는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을 테죠. 그래요,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한. 그래서 저는 수기를 남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수기를 후지이 유리코 씨 당신에게 맡깁니다. 편집자님은 제가 아는 유일한 독립적인 여성이고, 제 고발을 받아들일 만한 판단력과 행동력을 지녔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 p.19 제발 저를 비웃어 주세요. 허세가 심한 멍청한 여자라고 멸시해도 괜찮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그 ‘상류층 부인’의 ‘고급스러운 일상’의 진정한 모습이니까요. 지금은 반신반의하더라도 제 이야기가 사실로 밝혀졌을 때 후지이 유리코 씨가 제 억울함을 풀어주리라 믿습니다. --- pp.43-44 저를 어떻게 죽일까요? 아빠는 아침을 먹고 차를 끌고 외출했어요. 엄마는 쭉 1층에 있어서 저는 도망칠 수 없어요. 내일은 셋이서 드라이브를 하러 간다는 것 같아요. 야마나시 별장에는 전화가 없어요. 저는 휴대폰이 없어요. 컴퓨터로 메일만 보낼 수 있어요. 할머니는 지금 오카야마에 있는 고모 집에 계시잖아요. 할머니가 도쿄로 돌아오기 전에 저는 분명 죽을 거예요. 할머니가 만약 이 메일을 보시면 저를 구하러 와주실까요? 아니면 역시 저 같은 아이는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실까요? 저는 죽기 싫어요. --- p.68 진실에 모순은 없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그것이 아무리 비상식적으로 보일지라도 종국에는 반드시 제 행동을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 p.78 제가 경찰과 검찰의 조사를 불신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미즈카는 수기에서 명백히 허위 사실을 떠들어댔습니다. 그런데도 왜 아직도 미즈카의 망언을 들먹이며 제 반박을 믿지 않을까요? 중요한 사실은 제게 숨겨놓은 여자가 있다는 이야기도, 제가 아내의 재산을 노린다는 주장도 결국 미즈카가 멋대로 떠들어댄 내용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 번이라도 거짓말을 한 사람은 또 다른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크다. 어째서 그 당연한 논리가 미즈카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겁니까? --- p.115 도쿄에서 여기까지 힘들게 와 주셨는데 죄송하네요.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까?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다니 다행이군요. 앞으로의 계획이요? 글쎄요,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으니 열심히 살아갈 수밖에 없겠죠. 집사람이나 미유는 마음고생하겠지만 제가 목숨 걸고 지키는 수밖에 없어요. 시간이 약이니까요. 다만 우리 부부는 이제 아이를 못 낳을 테니까요. 집사람은 한 명 더 낳고 싶은 것 같은데……. 그 점이 가장 아쉽다고나 할까. --- p.211 네에!? 정말입니까? 제 문자가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될 거라고요? 이럴 수가……. 이러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그럼 제 사생활은요? 문자는 개인의 통신 비밀에 해당하지 않습니까? 아니, 이러시면 곤란하죠! 변호사님, 정말 안 된다고요. 무쓰기 변호사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 입장도 헤아려주세요. 사람이 또 죽어 나가는 꼴을 보셔야겠습니까? 네!? 검찰이요? 그럴 수가……. 곤란합니다. 아니, 이건 정말 생각지도 못한 사태네. --- p.294 ‘X에 얽힌 추론 하나’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이거 참, 변호사라는 직업은 법률 지식뿐 아니라 상상력과 창의력도 필요하나 보군요. 사실 저는 옛날부터 재판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인간이 인간을 심판한다. 그런 일이 정말 가능할까? 타인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떻게 자신 있게 단정할 수 있을까? 그리고 피해자도 아닌 인간이 어째서 신처럼 당당하게 타인을 단죄할 수 있을까? 저처럼 부족한 사람은 감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 p.381 제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는 패자입니다. --- p.3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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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 얽힌 추론 하나’입니다. 독자는 당신 한 명입니다.
『패자의 고백』은 사건 발생 후, 관계자들의 고백만으로 구성된 독특한 구조의 본격 미스터리다. 작품은 주고받는 편지 형식으로 이루어진 서간체 소설은 아니지만, 수기와 진술서, 이메일 등만으로 진행된다는 측면에서 훨씬 흥미롭고 인상적이다. 먼저 간략히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야마나시현 호쿠토시 산속의 한 별장에서 추락 사망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별장 주인인 모토무라 히로키의 아내 모토무라 미즈카와 그의 아들 모토무라 도모키. 두 사람은 절벽 위에 세워진 별장 2층 베란다에서 떨어져 숨졌는데, 사건 발생 당시 히로키는 1층에 있다가 충돌음을 듣고 아내와 아들을 발견했다고 진술한다. 그리고 다음 날, 히로키는 아내와 아들을 죽인 살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됩니다. 아내 미즈카가 사망하기 직전 한 잡지 편집자에게 보낸 ‘수기’가 발견되는데, 그 수기에 남편이 자신과 아들을 죽이려고 한다는 고발이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 도모키가 사망 전 할머니에게 보낸 메일이 공개된다. 이번에는 엄마와 아빠가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고발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체포된 남편 히로키는 아내가 자신과 아들을 죽이려고 했다고 주장한다. 한 명의 산 자와 두 명의 죽은 자. 세 사람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무죄를 주장하는 히로키는 형사 재판의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에 서게 되고, 피고인의 변호인인 무쓰기 레이 변호사는 사건을 둘러싼 증인들의 진술을 수집하며 진실을 파헤친다. 이렇게 점점 사건의 윤곽이 드러난다. 과연 셋 중 거짓말은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사건의 진상은 무엇인가? 이렇듯 『패자의 고백』은 별장 추락 사망 사건을 둘러싼 형사 재판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재판 장면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또한 작품은 변호사 출신 작가의 내공이 톡톡히 드러나는 법정 미스터리이자 와이더닛을 진득하게 풀어가는 본격 미스터리이다. 독특한 구성, 법정 미스터리, 본격 미스터리, 이 세 가지 요소를 치밀하게 조합해 하나의 작품으로 선보인 것이다. 재미에 재미를 더하는 작가의 절묘한 능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대화문과 지문 없이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독자를 끌어들이는 매력을 한껏 느껴보시기를 바란다. 또한 작품 곳곳에 배치한 위화감을 단번에 깔끔히 회수하는 마무리까지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거짓말 VS 거짓말 VS 거짓말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추리의 정밀기계’ 미키 아키코는 도쿄대학 법학부 졸업 후 1973년부터 줄곧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7년 60세를 기점으로 은퇴 후 평소 즐겨 읽던 미스터리를 쓰기 시작해 마침내 전격 데뷔했다. 긴 시간 동안 미스터리 작가가 자신의 본업이 아니었음에도 철저하게 실력으로 평가받는 치열한 미스터리 소설계에서 꽤 많은 작품을 발표한 것은 가히 주목할 만하다. 여러 작품 가운데 『기사라기 가의 일족』, 『나선의 밑바닥』은 제13회, 제14회 본격미스터리대상 후보작에 올랐고, 『미네르바의 보복』은 제6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및 연작단편집부문 후보작에 올랐다. 『미네르바의 보복』은 『패자의 고백』에서 탐정 역할을 하는 변호사 무쓰기 레이의 두 번째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키 아키코는 고령에 데뷔한 작가가 현역 시절 쌓은 풍부한 경험과 인생의 지혜를 무기로 활약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다. 데뷔작인 『귀축의 집』은 2010년 제3회 ‘바라노마치 후쿠야마 미스터리 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는데,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신본격 미스터리의 아버지’ 시마다 소지는 심사평에서 “도저히 신인 작가의 작품이라 볼 수 없다. 희귀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추리의 정밀기계가 쓴 것 같은 작품”이라며 극찬한 바 있다. 이처럼 미키 아키코는 미스터리의 세부 장르 안에서도 정교한 트릭과 치밀한 논리를 중시하는 이른바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애정이 유독 남다른 작가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동서양의 추리 소설을 섭렵한 열렬한 애독자였고 여가 시간에는 꼭 소설에 나오는 트릭 풀이를 게임처럼 즐겼다고 한다. 이러한 작가 특유의 ‘미스터리 관’은 잡지 인터뷰에 실린 다음의 한마디로도 알 수 있다. “매일 뉴스를 보다 보면 현실 그 자체가 사회파 미스터리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소설 안에서만이라도 현실과 분리되어 즐겨야 하지 않을까. 살벌한 현실을 잊게 해줄 도피처가 바로 본격 미스터리다.” 위 인터뷰는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작가의 집념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소설을 현실과 분리된 공간, 처참한 현실을 망각하게 해주는 공간으로 보며 그러한 소설을 집필하는 것이 작가의 신념인 것이다. 실제로 작가는 데뷔 후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본격 미스터리 외에는 쓸 생각이 없다”라고 단호히 선언한 바 있다. 작가의 횡보를 보면 이러한 선언은 아직까지 관철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작가가 자신의 미스터리관을 굳건히 지켜나가기를 기대하며 동시에 멋진 본격 미스터리를 선보여주기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