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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여름
서신 ― 하루시게가 도코에게 서신 ― 도코가 하루시게에게 서신 ― 하루시게가 도코에게 서신 ― 도코가 하루시게에게 서신 ― 하루시게가 도코에게 2008년 겨울 백조의 노래 추신 옮긴이의 말 |
深木 章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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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1966년은 전쟁 전부터 존속한 옛 일본이 새로운 일본으로 바뀐 기점이라 할 것이다. --- p.11
그런 1966년의 7월, Q현 후쿠미시에 있는 니레 가문 저택에서 기괴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름하여 니레 저택 살인 사건. 당시 니레 가문은 후 쿠미시에서 이름난 명문가로 사건이 단순히 니레 저택 안에서 일어났을 뿐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니레 집안사람이라는 점에서 집안 내 갈등이 초래한 사건임을 암시했다. --- p.14 겉으로 보기에는 화기애애하던 티타임에 이변이 생긴 것은 바로 그런 때였다. 그전까지 아무 문제도 없었던 사와코가 돌연 구역질을 하며 고통을 호소한 것이다. --- p.28~29 결과적으로 니레 집안의 당주 하루시게가 경찰의 사 실상 강제 수사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이 화를 불렀고 그것은 수사진에는 생각지도 못한 행운, 그리고 하루시게에게는 일생일대의 실수가 되었다. --- p.62 명문가 독살 사건은 그렇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막상 끝나고 나니 수많은 뉴스 중 하나에 불과했다. 당사자들의 심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세상에서 거의 잊힌 채 그 후 4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 p.66 내가 무죄인 걸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 인간에게 이보다 더 고통스러운 상황이 있을까요. 그 은박지 조각만 없었다면……. 아무리 발을 동동 굴리며 날뛰어도 저를 함정에 빠트린 인물을 특정하지 못하는 이상 저의 패배인 것입니다. --- p.87 제가 하루시게 님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리고 당신이 느닷없이 제 손길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떠난 다음부터 제가 어떤 심정으로 오늘날까지 살아왔는지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도 없습니다. 당신은 이별의 인사는커녕 한마디 말도 없이 제 앞에 서 홀연히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42년 전입니다. --- p.131 내 인생에 도코라는 여자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과장 없는 저의 본심입니다. 그러나 제가 당신의 그 요구에 따르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지금 저는 가석방 보호 관찰 기간을 보내고 있어서 자유로우면서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저 혼자의 판단으로 모든 걸 결정할 수 없습니다. --- p.172 행복과 불행. 인간의 마음속 천칭은 아주 약간의 무게에도 크게 기웁니다. 제게는 지금 사실 고통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범인을 알아내 봐야 이제 와서 달라질 게 뭐가 있을까요. 서글픔과 공허함만 가슴에 가득하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질투는 참으로 무시무시한 감정 같습니다. --- p.202 이 모든 악의 근원은 우리가 서로를 사랑한 것에 있다. 굳이 위선적인 표현을 쓰자면 그렇게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족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던 전제 군주 이이치로 씨의 죽음은 필연적으로 우리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권력자의 사망은 그전까지 일정하게 유지되던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 p.244 모든 것이 제가 맞서야 하는 현실입니다. 제가 잃어버린 42년이라는 세월은 아무렇지 않게 물에 쓸려 보내기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었습니다. 범인을 용서할 수 있을 리 없지요. 저는 그 기나긴 시간을 일분일초도 허투루 쓰지 않고 사건을 돌아보며 진실을 찾는 데 바쳤습니다. 그리고 뜻밖에도 제 염원이 이뤄진 지금, 이제는 뭘 어떡해야 하는가. 그렇게 갈팡질팡하는 저를 보며 또다시 아연실색하고 있습니다. --- p.256 증오라는 이름의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은 믿기 어려 울 만큼 추악해지는 법이네. 내가 부치지 않은 그 편지 대신 현실에서 도코가 받아 든 편지는 내가 봐도 구역질이 날 정도로 달콤한 말로 가득 찬 연애편지였지. --- p.334 니레 하루시게의 죄는, 곧 경찰의 죄이기도 하다. 말없이 고개를 숙인 나이 든 변호사를 마키무라는 지그시 바라봤다. --- p.3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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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본격 미스터리 대상’ 최종 후보작
‘추리의 정밀기계’ 미키 아키코의 대표작! 블루홀식스가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작가 미키 아키코! 후루타 덴의 『거짓의 봄』과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교실이 혼자가 될 때까지』, 우사미 마코토의 『어리석은 자의 독』, 나가우라 교의 『머더스』 등 가지각색의 매력을 뽐내는 작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던 블루홀식스가 이번에는 미키 아키코의 『기만의 살의』를 출간한다. 그간 블루홀식스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음악 미스터리 『안녕, 드뷔시』(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속죄의 소나타』(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를 비롯해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등을 출간해왔다. 그 외에도 오승호(고 가쓰히로), 이시모치 아사미, 츠지무라 미즈키, 레이미 등 각기 독특한 매력을 가진 많은 미스터리를 소개해왔다. 앞으로도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비롯해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여러 작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할 것이다. 『기만의 살의』는 호화 저택을 무대로 한 독살 사건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정통파 본격 미스터리다. 노련한 작가가 모든 것을 쏟아부은 작품으로 출간 후 연말 미스터리 랭킹 상위권을 휩쓸었고 2021년 ‘본격 미스터리 대상’ 최종 후보에도 오르며 추리의 정밀기계의 명성에 맞는 작가의 역량을 증명했다. “살벌한 현실을 잊게 해줄 도피처가 바로 본격 미스터리다.” 『기만의 살의』는 ‘추리의 정밀기계’ 미키 아키코의 대표작으로 본격 미스터리의 진수를 보여준다. 2020년에 출간한 이 작품에는 미키 아키코의 미스터리관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특수 설정 미스터리’가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정통 본격 미스터리를 고수한다는 점에서 본격 미스터리팬들의 환영을 받을 만하다. 주목할 만한 특징은 서간문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구성과 호화 저택에서 벌어진 독살 사건이라는 설정, 등장인물 사이에서 등장하는 논리적 가설과 트릭이다. 게다가 마지막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반전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작품을 구성하고 있다. 『기만의 살의』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호화 저택에서 사람이 독살로 죽어 나가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저택에 있던 사람 중 한 남자는 무죄인데도 범행을 자백해 무기 징역형을 살게 된다. 남자는 전략적으로 감옥 생활을 해 비로소 가석방된다. 그 후 그는 그 사건의 피해자인 여자에게 편지를 보내 두 사람의 서신 교환이 시작도며 이것이 42년 전 독살 사건의 전말을 뒤집는 방아쇠가 된다. 42년이 흐른 뒤에야 편지를 교환함으로써 펼쳐지는 두 사람의 추리 대결로 사건의 진실은 점점 상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남자는 왜 범행을 자백해 옥살이까지 하게 된 것인가? 그렇다면 독살 사건의 진범은 누구인가? 작가는 종국에는 충격적인 진실에 다다르게 되는 이 기나긴 여정을 아주 꼼꼼하고 촘촘히 펼쳐 보인다. 사소한 장면이나 요소 하나까지 남김없이 마지막에 가서 한꺼번에 꿰어진다. 복선이 회수될 때 느낄 수 있는 쾌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마치 어느 사소한 것 하나 낭비가 없도록 철저히 계산해 마술을 부리는 것과 같다. 굉장한 집념을 가지고 사건을 추리하는 주인공들 사이에 묘하게 오가는 애증 또한 전달력 있게 다가온다. 이런 매력으로 작가의 다른 작품인 『기사라기 가의 일족』과 『나선의 밑바닥』은 각각 제13회, 제14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독자 여러분께서도 이번 겨울 국내 최초로 상륙한 미키 아키코의 본격 미스터리를 맘껏 즐기시기를 바란다. “저는 범인이 아닙니다. 그리고 당신 역시 그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추리의 정밀기계’ 미키 아키코는 도쿄대학 법학부 졸업 후 1973년부터 줄곧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7년 60세를 기점으로 은퇴 후 평소 즐겨 읽던 미스터리를 쓰기 시작해 마침내 전격 데뷔했다. 긴 시간 동안 미스터리 작가가 자신의 본업이 아니었음에도 철저하게 실력으로 평가받는 치열한 미스터리 소설계에서 2021년 현재까지 열두 권이 넘는 작품을 발표한 것은 가히 주목할 만하다. 데뷔작인 『귀축의 집』은 2010년 제3회 ‘바라노마치후쿠야마 미스터리 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는데,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신본격 미스터리의 아버지’ 시마다 소지는 심사평에서 “도저히 신인 작가의 작품이라 볼 수 없다. 희귀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추리의 정밀기계가 쓴 것 같은 작품”이라며 극찬한 바 있다. 이처럼 미키 아키코는 미스터리의 세부 장르 안에서도 정교한 트릭과 치밀한 논리를 중시하는 이른바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애정이 유독 남다른 작가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동서양의 추리 소설을 섭렵한 열렬한 애독자였고 여가 시간에는 꼭 소설에 나오는 트릭 풀이를 게임처럼 즐겼다고 한다. 이러한 작가 특유의 ‘미스터리 관’은 잡지 인터뷰에 실린 한마디로도 알 수 있다. “매일 뉴스를 보다 보면 현실 그 자체가 사회파 미스터리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소설 안에서만이라도 현실과 분리되어 즐겨야 하지 않을까. 살벌한 현실을 잊게 해줄 도피처가 바로 본격 미스터리다.” 위 인터뷰는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작가의 집념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소설을 현실과 분리된 공간, 처참한 현실을 망각하게 해주는 공간으로 보며 그러한 소설을 집필하는 것이 작가의 신념인 것이다. 실제로 작가는 데뷔 후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본격 미스터리 외에는 쓸 생각이 없다”라고 단호히 선언한 바 있다. 작가의 횡보를 보면 이러한 선언은 아직까지 관철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작가가 자신의 미스터리관을 굳건히 지켜나가기를 기대하며 동시에 멋진 본격 미스터리를 선보여주기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