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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Ⅰ. 1. 재개발 지구에서 2. 타인의 고통 앞에서 3. 불타는 용산 연대기 4. 기묘한 사막에서 5. 강변에서 6. 남한강 여강선원 앞에서 7. 왜가리가 있던 금강변에서 8. 어부들이 있는 풍경 9. 거대한 모래성 앞에서 10. 내성천, 희망의 풍경 앞에서 Ⅱ. 11. 광화문에서 12. 마석에서 13. 구로동 기륭전자 앞에서 14. 낙원동악기상가 앞 15. 신자유주의의 현장 16. 철탑 앞에서 17. 한국은행 앞에서 18. 다시 대한문 앞 19. 변경 앞에서 20. 신자유주의 대한민국의 풍경 Ⅲ. 21. 북쪽 변경 DMZ에서 22. 고엽제의 땅에서 23. 공동경비구역 JSA 앞에서 24. 민통선, 침묵의 도피안 25. 강화 그리고 교동도에서 26. 고립과 불통의 섬 27. 굶주린 개가 있는 풍경 28. 백령도 ‘64용사위령탑’ 앞에서 29. 남쪽 변경, 제주에서 30. 밀양 화악산 자락에서 31. 변경의 미래적 풍경 앞에서 에필로그 사진 캡션 |
이상엽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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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지역은 변경이며, 철거민들은 게토의 디아스포라들이다. 그들은 개발에 혈안이 되어 있는 자본에게 변경이며 타자다.
--- p.10 다시 사진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자. 늘 기존의 미학에 대항하고 새로운 미학적 관점을 세우기 위해 아방가르드 역할을 해온 것이 사진이라면 그 ‘반미학’의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이 이 시대 사진 찍는 사람들의 역할이다. 그리고 그 사진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기는 힘들다 해도 소통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한 소임이 끝난 먼 훗날 미학적 관점에서 다시 평가될 것이다. 루이스 하인의 사진이 그랬던 것처럼. --- p.52 내가 사진이라는 매체로 99퍼센트인 인민들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들 대부분에게 자신의 목소리가 없기 때문이다. ‘1퍼센트’의 권력과 자본이 99퍼센트 이상의 미디어를 장악하고 있다. 그러니 사진가의 입장에서는 늘 미디어가 없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대변할 것이냐가 사진가의 중요한 화두가 된다. 사진가는 분명히 노동자 계급이 아니다. 인텔리겐차에 가깝다. 그러나 노동자 계급처럼 행동한다. 사실 조직화만 되지 않았을 뿐, 늘 발로 뛰어다니고 현장에서 그들과 함께 육체적으로 부대끼기 때문에 사진가의 삶은 노동자 계급과 비슷하다. --- p. 115~116 “도대체 왜 죽은 건데?” “글쎄. 우울했다는군요.” “그럼 유서 같은 것은 있었나?” “그런 것도 없었나 봐요. 가까운 지인들에게 우울하다며 문자도 보낸 것 같긴 하던데.” --- p.165 아침 7시 30분. 경찰을 앞세운 한전의 행정 대집행이 시작됐다. 주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수녀와 환경 활동가 들은 경찰들에 의해 강제로 들려나갔다. 토굴에서 쇠사슬로 몸을 엮고 있던 주민 할머니들은 절단기를 들이대는 남성 경찰들 앞에서 알몸을 드러내야 했다. 수백 명의 경찰들 워커 발에 붉디붉은 영산홍은 무참히 밟혀나갔다. 4년간 이어오던 주민들의 저항의 흔적이 지워지기까지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경찰이 발급한 비표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알 권리, 알릴 권리’도 무시당한 채 현장에서 쫓겨나야 했다. --- p.266 어깨 너머로 미국의 자본주의를 관찰했던 로버트 프랭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는 ‘운명은 의식으로 변형시키는 것’이라고 쓴 앙드레 말로를 생각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그 스스로 너무 많은 것을 원하는 것에 당황합니다. 그러나 달리 어찌해야 당신은 그 노력과 실패를 정당화시킬 것입니까?” 늘 기존의 프레임과 미학에 대항하고 새로운 관점을 세우기 위해 아방가르드 역할을 자임한 것이 그의 사진이었다. 나 역시 자본주의의 '운명'을 필름과 인화지 위에 역사와 변화를 향한 '의식'으로 고정시키는 작업을 한다. 다만, 나는 변경에 서서 어깨 너머로 언뜻언뜻 보이는 저 자본주의의 민낯에 초점은 제대로 맞추고 있는가? 돌아볼 뿐이다. --- p. 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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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든 산책자 이상엽의 ‘검으나 뜨거운’ 한국 기행
한국 사회의 변경, 개발의 외곽에서 목도한 삶의 풍경과 사람들 지금 이곳을 질문하게 만드는 ‘힘센’ 생각의 뿌리 철원에서 강정까지, 용산에서 세월호까지 지난 7년간 우리 사회의 변경을 조명한 진진한 포토 르포르타주 『변경 지도』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사진 출판 기획자인 이상엽이 2008년부터 최근까지 대한민국의 지리적 변경인 DMZ, 서해 5도, 새만금, 제주 강정 등과 정치?사회적 변방인 4대강 등의 재개발 지역, 시위 현장, 그리고 밀양, 진도 팽목항 등 자본의 욕망의 경계를 수차례 답사?취재한 여정의 결산을 담은, 조세희의 『침묵의 뿌리』 이후 30년 만에 반갑게 만나는 진진한 포토 르포르타주다. 한 진보적이고 성찰적인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한국의 현실을 깊고 뜨겁게 관찰하고, 그 기록을 단색톤으로 인화하고 분명히 기록하려는 시도를 담았다. 그가 만난 21세기 한국은 황량하면서도 긴장감이 느껴지는 곳으로 신자유주의의 광풍 속에서 불타고, 파헤쳐지고, 부서지고, 가림막이 쳐진 곳이다. 여기에는 고통과 소외된 현실 속에서 변경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재개발 지역은 변경이며, 철거민들은 게토의 디아스포라들이다. 그들은 개발에 혈안이 되어 있는 자본에게 변경이며 타자다.” _본문 10쪽 작가는 우리 사회의 ‘변경화’하는 풍경을 예민하게 들여다보며 세계 정치?경제의 변경으로서의 한국의 기묘한 국경선을, 자본에 내몰린 고통스러운 노동의 변방 지대를, 몰각과 폭력이 횡행하는 개발의 변두리를, 타자의 고통에 침묵하는 고립과 불통의 공간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이상엽의 사진은 고통을 응시하는 사랑이다.” _철학자 강신주 불타는 거리에서 기묘한 사막, 조용한 바다까지 ‘변경’으로 떠난 한 노마드의 기록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변경’ 혹은 ‘디아스포라’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책에 담긴 사진을 통해 자본주의의 민낯과 저지대의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다. 지은이는 이들의 고통에 더 깊게 공감하고 가까이에서 보고자 바짝 뒤를 쫒아간다. “예전에는 못사는 이들이 지대 높은 달동네에 살았다지만 세상이 변했다. 전망 좋은 높다란 곳에는 돈 있는 이들이 살고 다닥다닥 복잡한 저지대에는 이제 돈 없는 이들이 산다. 그 저지대로 스며든다. 섬뜩하다. 여기는 범죄 현장일까? 아니면 고고학 발굴 현장일까? 주민들이 떠난 철거 현장은 공포가 감돈다.” _본문 27쪽 전체 140여 장의 사진들을 통해 보여주는 풍경은 북쪽 끝인 서해5도와 비무장지대에서 시작해, 전국 곳곳에 파헤쳐진 4대강 지역을 지나 곧 미국 해군기지의 교두보가 될 제주 강정마을까지 남하해, 올 한해 많은 이들을 눈물 젖게 한 진도 팽목항에까지 이른다. 이 사진들과 어우러지는 글은 전 국토에 걸친 사건?사고 현장을 생생하게 전한다. 이 책이 조명하는 한국 사회의 가장자리와 변경에 선 사람들의 고통의 면면은 다시 한 번 우리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기회를 던져줄 것이다. 국가의 가장자리에서 목격한 진실, 그림자 안에 가려진 사람들에 대한 기록 그리 멀지 않은 우리 땅과 우리 이웃에 대한 이야기 지은이는 긴 여정을 통해 세 가지 성격의 변경을 엮어낸다. 북한 혹은 타국과의 긴장감이 감도는 지리적 변경이 하나고, 재개발 현장과 4대강 등 정치 권력이 탄생시킨 정치적 변경,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동에서 소외된 비정규직의 이야기를 담은 노동의 변경이 그것이다. 이 책의 1부는 재개발 현장 등 정치의 변경에 대한 이야기다. 그 출발지는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매일같이 올라가는 새로운 빌딩들을 가린 가림막이다. 지은이는 이 가림막이 누가 무엇을 가리기 위해 친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여정은 지난 정권의 잔재인 금호동 뉴타운과 포이동 266번지를 조망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한때 주요 국책사업으로 정치적 관심을 받았지만 이제는 사막이 되어버린, 새만금과 4대강 지역으로 이어진다. 과거 빛나는 민물고기와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던 강과 바다가 황폐화된 지역에 도착한 지은이는 그곳에서, 과연 누구를 위해 이 땅의 물과 흙이 사라지고 있는지 묻는다. 2부는 노동의 변경에 선 비정규직과 신자유주의에 대한 이야기다. 지은이는 곁을 떠나간, 이제는 여기 없는 많은 동지 들(故 김주영, 박은지, 박지연, 윤주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에게서 한국 비정규직 노동 운동, 장애인 인권운동의 참상을 목도한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는 기륭전자 사태, 콜트-콜텍 투쟁,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로 고통 받고 있는 많은 이들을 조명한다. 3부는 대한민국의 지리적 변경에 대한 이야기와 밀양,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매일 비장한 긴장감이 흐르는 북쪽 변경 비무장지대?서해5도를 지나, 남쪽 변경인 제주 강정까지 한반도의 경계를 훑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 진행 중인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과 세월호 참사의 참담하고도 아픈 현장을 사진으로 전달한다. 장장 7년에 걸친 마흔 여 곳의 현장 답사 이상엽 여행 3부작 그 마지막 종착지 한국 이 책은 이상엽 여행기 3부작(『레닌이 있는 풍경』, 『파미르에서 윈난까지』, 『변경 지도』)의 마지막 종착지로(‘러시아―중국―한국’), 지은이가 2008년부터 이 책의 집필을 마치기까지 방문한 변경은 마흔 여 곳쯤 된다. 백령도에서 제주 강정마을까지, DMZ에서 진도 팽목항까지, 용산에서 밀양 송전탑까지 지은이가 답사한 지역들은 모두 한국 사회의 지난 7년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들이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지은이에게 이 고된 작업을 계속하게 한 동력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의 가장 마지막 문장인 다음 맺음말에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 나 역시 자본주의의 '운명'을 필름과 인화지 위에 역사와 변화를 향한 '의식'으로 고정시키는 작업을 한다. 다만, 나는 변경에 서서 어깨 너머로 언뜻언뜻 보이는 저 자본주의의 민낯에 초점은 제대로 맞추고 있는가? 돌아볼 뿐이다.” _본문 31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