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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봉산 호랑이
2.내가 만난 무당들 저기 사람하고 무당 간다 남의 자식의 어머니 돌내미 돌내미의 자식들 제주의 모녀 심방. 여든어멍과 순실 서울 무당들 평안도 만신 이춘옥과 정대복 굿판의 남자들 무당. 우리 사회의 아웃사이더 3.굿의 현장 죽음의 이해. 넋굿 소외된 자의 잔치 조상굿 공동체를 다지는 마을굿 4.무속의 리얼리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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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죽음을 다루는 굿이라 해도 굿판에는 죽음과 삶이 공존한다. 죽음은 삶의 일부일 따름이다. 그래서 무속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굿을 하면서 절절히 죽은 이를 애도하는 동시에 주변 현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인식하는 능력을 보여 준다. 특히, 굿 문화를 사는 할머니들은 그런 감정적 곡예의 천재들이다.
넋건지기 굿판에서 만난 할머니가 기억난다. 유복자로 태어나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자란 막내 손주는 군 제대 후 며칠 후 파도에 휩쓸려 죽었다. 친구들과 백합 따러 바다에 나갔다가 갑지기 밀려든 풍랑에 스러지고 만 것이다. 성실하다고 인정받아 쉽게 취직이 되었고, 다음 월요일부터 출근할 예정이었다. 어머니는 늘 일하러 밖으로 나다니고 할머니 손에 가엾게 자랐던 젊은이. 힘들었던 시절이 다 지나 이제 나도 돈 벌어 할머니, 어머니 고생 안 시킨다면서 희망에 가득 찼었다. 그러나 인간의 운명이란 알 수 없는 것, 새파란 청춘으로 혼인도 못하고 죽었으니 그 슬픔 영혼이 어디를 헤맬 것인가. 굿하는 내내 할머니는 목이 꺽꺽해지도록 울었다. 굿이 벌어지는 마루에 앉아 세수 수건을 입에 대고 줄곧 그렇게 울고 있었다. 그렇지만 할머니는 주변에서 돌아가는 일에 지극히 민감했다. 누구든 손님이 오면 곧 울음을 멈추고 날이 차다면서 손을 잡아끌어 방안에 앉히고, 뭘 먹었느냐고 물은 뒤 어떤 상을 어떻게 차리라고 정확히 지시했다. 먼저 돌아가는 사람에게는 고맙다는 인사를 챙기고, 내일 새벽까지 굿을 하니까 형편 되면 다시 구경 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일이 끝나면 다시 굿상의 손주 얼굴을 한 번 쳐다본 후 수건을 대고 울음으로 돌아갔다. 할머니는 울면서 넋두리를 했다. 울음은 넋두리이고 넋두리는 곧 울음이었다. 청년의 짧지만 처절한 삶은 할머니의 넋두리를 통해 정확하게 전달되었다. ---pp.219~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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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무속은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기층 문화 가운데 하나다. 산업화와 근대화에 따라 무속이나 무당의 역할이 점점 축소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당을 그저 호기심의 대상으로 여기거나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무속적 기질에 대해서, 굿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우리의 무속을 지탱하고 있는 참된 사제로서의 무당에 대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쓰여졌다.
지난 25년동안 전국을 순례하면서 우리 무속의 현장을 지켜온 황루시 교수의 노력으로 탄생한 이 책은 이론이나 주장을 펴기보다는 무속 현장의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굿과 무당, 나아가 무속에 대한 우리 사회의 오해와 편견을 바로 잡고 있다. 저자는 무당을 "문화의 산물이자 일정한 역사성을 갖는 존재"로 규정하면서 이 땅에 남아있는 큰무당의 내력도 세세하게 짚어가고 있다. 이 책은 우리 무속의 아름다움과 이 땅의 진정한 사제인 무당을 찾아 떠나는 행복한 순례 여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