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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1 문명의 접촉 지대: 타자만이 냄새를 맡는다 헬렌 켈러의 선물, 조선의 후경(嗅景, smellscape) 조선의 봄 내음, 제비꽃 악취: 공존과 불안의 감각 “냄새 문제는 전적으로 교육에 달려 있다!” 종교와 위생의 냄새: 유향과 몰약에서 물과 비누로 2 향수, 근대적 취향의 형성 근대의 척도, 개성의 지표 불란서 향수의 권좌 신체의 확장, 손수건과 손 편지에 뿌려진 향수 타락과 방종의 징표, ‘자유부인’의 베드퍼퓸 3 작가의 코 이효석, 향기 수집가 고향 내음새를 채집한 시인, 백석 모던보이 이상의 얄궂은 코 근엄한 도덕군자의 탈취와 자취증이라는 부작용 K박사는 과연 ‘똥내’를 제거할 수 있는가? 식민지 조선을 횡단하는 염상섭의 코 4 도시의 냄새 서울 냄새, 고향 냄새, 선을 넘는 냄새들 1960년, 첫사랑의 비누 냄새 어머니, 냄새로 남다 5 미래의 냄새: SF가 예견한 감각의 변화 “오도로포닉스(odorophonics)”의 시대가 임박했다 그대, 다른 감각의 존재를 만날 준비가 되었는가 ‘냄새’가 사라진다면? epilogue 감사의 말 주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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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로 기록된
사라진 냄새, 낯선 냄새, 익숙해진 냄새 이야기 ‘글’은 ‘인간에게 후각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는 유일한 아카이브다. 지난 7년간 틈틈이 사라진 냄새, 낯선 냄새, 익숙해진 냄새의 기원과 흔적을 찾았다. 이를 통해 근대화 과정에서 시간, 공간, 존재 사이를 연결하거나 단절하며 시각성을 보완 혹은 전복하는 역할을 해 온 후각의 의미를 이야기하고자 했다. 근대 문학과 언론 매체는 관련한 여러 대목을 발견할 수 있는 보고(寶庫)였다. 근대화라는 변화의 냄새를 감지하는 흥미로운 장면들은 소설·시·수필에서도, 일간지의 기사와 광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에선 변화의 도입부였던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의 기록을 주로 보되, 해방 후 도시화가 가속화된 시기와 감수성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난 최근의 SF 장르도 일부 다루었다. 냄새는 실제 경험이나 수사적 의미로 등장하기도 했지만, 좀처럼 분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그것이 냄새의 본질이기도 하여 이들을 아울러 살펴보았다. 냄새와 이야기는 현재를 ‘과거와 미래’ 사이로, 우리를 ‘존재와 부재’ 사이로 연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상상력을 매개하는 ‘이야기’는 존재의 흔적인 냄새와 그렇게 연결된다. 또한 이 책에선 ‘향기’와 ‘악취’ 대신 ‘냄새’라는 중립적 단어를 선택하여, 우리 삶의 각 대목에서 그것이 지닌 복합적인 성격을 포괄적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냄새는 과거와 현재, 공간과 사람, 이곳과 저곳, 사물과 우리, 나와 너를 매개한다. 냄새는 이들이 구체적 관계와 맥락 속에서 기억될 수 있게 한다. 근대화 과정에서 기록된 후각적 언어들은 근대화의 속도나 방향성, 그 위용과 폭력성을 드러내는 데 적합했던 시각적 언어들과는 다른 후경을 제공했다. 후각적 언어는 보이는 것과 다르거나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을 말없이 가리키는 수줍은 제보자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