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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 _ 007
옮긴이의 말┃훔치는 직업_ 267 |
Robert Wal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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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에서 가장
깊고 난해한 작가가 그려낸 블랙 & 로맨틱 코미디 『도적』의 주인공은 보헤미안 기질을 지닌 한 무위도식자이자 무일푼의 작가로, 사회에 순응하지 못하고 또 그럴 의지도 없어 주변으로부터 배척당하고 조롱받는 인물이다. 그는 마주치는 여성마다 사랑에 빠져 ‘줏대 없는 인간’이라 불린다. 소설 속 화자는 이 ‘도적’이 자신의 이야기를 써달라고 의뢰한 작가로서 도적의 삶을 기록한다. 줄거리만 보면 간단하지만 사실상 이 이야기는 하나의 틀에 불과하다. 이 작품의 진정한 핵심은 무수한 여담과, 무엇보다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에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도적』의 진짜 주제라 할 수 있다. “아, 보잘것없는 여자가 나의 전부였다면.” 도적은 한동안 외국에서 살다가 후원자의 지원을 잃은 뒤 베른으로 돌아온다. 베른에서 그는 여관 주인의 도움을 받아 부분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가끔 사무실 잡일을 하며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는 많은 사람, 특히 여성들과 만남을 갖지만, 언제나 피상적인 교류에 그친다. 처음에는 전형적인 부르주아 가정의 딸 반다에게, 그 다음에는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인 에디트에게 사랑을 느낀다. 그러던 중 도적은 한 교회에서 ‘사랑’을 주제로 공개 강연을 하게 되는데…… 『도적』은 조이스의 『율리시스』나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후반부와 거의 동시대에 쓰인 작품이다. 만약 1926년에 출판되었다면 현대 독일 문학의 경향을 바꾸었을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혹은 꿈꾸는) 자아의 모험, 그리고 글 쓰는 손 아래로 흘러나오는 잉크(혹은 연필)의 굽이진 선 자체를 하나의 주제로 개척하고 심지어 정당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 J. M. 쿳시 (200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