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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저자의 편지 1. 기원전 346년경 스파르타인이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에게 짧은 답장을 보내다 2. 기원전 44년 카이사르의 암살범들이 미래 행보를 정하기 위해 서신을 주고받다 3. 기원후 50년경 사도바울이 편지로 기독교의 원리를 가르치다 4. 기원후 100년경 목판에 새겨진 편지가 제국 변두리의 삶을 보여주다 5. 기원후106/107년경 플리니우스가 폼페이 화산 폭발 장면을 묘사하다 6. 기원후 450년경 제국이 몰락하자 브리타니아인이 로마에 도움을 요청하다 7. 1215년 잉글랜드 귀족이 대헌장 이후 법적 힘을 과시하려 하다 8. 1429년 잔 다르크가 헨리 6세에게 신이 그녀의 편이라고 말하다 9. 1480년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밀라노 공작에게 자기소개서를 보내다 10. 1485년 헨리 7세가 잉글랜드 귀족에게 지원 요청 편지를 쓰다 11. 1493년 콜럼버스가 스페인 왕에게 자신의 새로운 발견을 설명하다 12. 1521년 마르틴 루터가 “네 죄가 강해지게 하라”라고 말하다 13. 1528년 헨리 8세가 앤 불린에게 연애편지를 쓰다 14. 1542년 신대륙에서 벌어진 스페인의 잔혹 행위를 폭로하다 15. 1554년 엘리자베스 1세가 ‘피의 메리’에게 편지를 보내 목숨을 구걸하다 16. 1586년 배빙턴이 스코틀랜드 여왕에게 보낸 암호 편지로 음모가 밝혀지다 17. 1588년 스페인의 왕이 무적함대로 잉글랜드를 공격하라고 명령하다 18. 1605년 몬티글 경이 신중하게 쓰인 경고장을 받다 19. 1610년 갈릴레오가 목성의 위성을 처음 목격한 사건을 설명하다 20. 1660년 찰스 2세가 의회를 안심시키려 편지를 쓰다 21. 1688년 잉글랜드 귀족들이 윌리엄 왕자에게 반역을 제안하다 22. 1773년 벤 프랭클린의 도난당한 우편물이 정치적 스캔들을 드러내다 23. 1776년 애비게일 애덤스가 남편 존에게 “여성들을 기억하라”라고 말하다 24. 1777년 조지 워싱턴이 독립전쟁에서 처음으로 스파이를 고용하다 25. 1787년 제퍼슨이 조카에게 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으라고 조언하다 26. 1791년 모차르트가 〈레퀴엠〉을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27. 1791년 알렉산더 해밀턴의 불륜 관계가 발각되다 28. 1793년 토머스 제퍼슨이 프랑스 식물학자에게 미국 북서쪽 탐험을 의뢰하다 29. 1793년 프랑스혁명 이후 코르데가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하다 30. 1805년 전투 전날, 넬슨이 함대에 격려 메시지를 보내다 31. 1812년 나폴레옹이 알렉산드르 1세에게 지금은 전쟁 상황이라고 알리다 32. 1830년 기계가 노동력을 대체하면서 캡틴 스윙이 위협을 가하다 33. 1831년 찰스 다윈이 측량선의 박물학자 직책을 제안받다 34. 1840년 최초의 우표가 편지 발송 방식을 변화시키다 35. 1844년 ‘프레드’ 엥겔스가 ‘무어’ 마르크스와 평생 서신을 주고받다 36. 1845년 보들레르가 애인에게 유서를 남기다… 그리고 살아남다 37. 1861년 로버트 앤더슨 소령이 섬터요새의 항복을 보고하다 38. 1861년 미국 남북전쟁에서 설리번 벌루가 아내에게 편지를 쓰다 39. 1862년 에이브러햄 링컨이 매클렐런 장군에게 최후통첩을 보내다 40. 1862년 에이브러햄 링컨이 남북전쟁의 우선순위를 설명하다 41. 1863년 윌리엄 밴팅이 자신의 체중 감량법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하다 42. 1864년 셔먼 장군이 애틀랜타 시민들에게 전쟁의 참혹함을 일깨워주다 43. 1880년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감동적인 편지를 보내다 44. 1888년 시카고 감리교 훈련학교가 처음으로 ‘행운의 편지’를 보내다 45. 1890년 윌리엄스가 벨기에의 왕에게 분노의 공개서한을 보내다 46. 1892년 벨이 헬렌 켈러의 선생님인 설리번에게 편지를 쓰다 47. 1893년 베아트릭스 포터가 다섯 살 노엘 무어를 위해 편지에 그림을 그리다 48. 1894년 피에르 퀴리가 마리아에게 사랑의 편지를 보내다 49. 1897년 오스카 와일드가 레딩 감옥에서 편지를 쓰다 50. 1898년 에밀 졸라가 프랑스 군대의 음모를 고발하다 51. 1903년 라이트형제가 아버지에게 성공 소식을 전하다 52. 1907년 존 뮤어가 자연보호를 위해 로비를 벌이다 53. 1909년 루이스 윅스 하인이 아동노동의 현실을 폭로하다 54. 1912년 남극 탐험대 스콧 대장이 마지막 편지를 남기다 55. 1912년 타이타닉호에서 보내지 못한 마지막 편지가 발견되다 56. 1917년 독일이 멕시코에 텍사스, 애리조나, 뉴멕시코 반환을 제안하다 57. 1917년 스탬포드햄 경이 영국 왕실에 새로운 이름을 제안하다 58. 1917년 시그프리드 서순이 『 타임스 』 에 공개서한을 보내다 59. 1919년 아돌프 히틀러가 보낸 편지에서 반유대주의 성향이 드러나다 60. 1935년 공산주의 스파이 가이 버지스가 BBC 입사를 위해 추천서를 받다 61. 1939년 엘리노어 루스벨트가 인종차별에 맞서다 62. 1939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경고하다 63. 1939년 무솔리니가 독일과 러시아의 협정을 축하하다 64. 1940년 윈스턴 처칠이 그의 개인 비서에게 직설적인 답장을 쓰다 65. 1941년 루스벨트가 처칠에게 에이브러햄 링컨을 감동시킨 시를 보내다 66. 1941년 버지니아 울프가 남편 레너드에게 마지막 편지를 쓰다 67. 1941년 암호해독자들이 윈스턴 처칠에게 긴급 요청을 보내다 68. 1941년 단 여덟 단어로 진주만이 공격받고 있다고 전하다 69. 1943년 나이 장군이 편지를 조작해 독일군을 교란하다 70. 1943년 오펜하이머가 원자폭탄 연구를 허가받다 71. 1943년 J. 에드거 후버가 익명의 밀고 편지를 받다 72. 1943년 조난당한 케네디가 솔로몬제도 주민 두 명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다 73. 1948년 티토가 스탈린에게 암살단 파견을 중단하라고 경고하다 74. 1952년 릴리언 헬먼이 상원의원 매카시에게 당당하게 메시지를 보내다 75. 1953년 윌리엄 보든이 오펜하이머를 소련의 스파이로 지목하다 76. 1958년 재키 로빈슨이 아이젠하워에게 흑인들이 기다리는 데 지쳤다고 말하다 77. 1960년 월러스 스테그너가 미국 자연에 대한 찬가를 작곡하다 78. 1961년 넬슨 만델라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총리에게 최후통첩을 보내다 79. 1962년 음반사 데카에서 비틀스 매니저에게 거절 편지를 보내다 80. 1962년 전쟁 직전, 흐루쇼프가 케네디에게 화해의 편지를 보내다 81. 1962년 긴장이 완화되는 가운데 케네디가 흐루쇼프에게 답장하다 82. 1963년 마틴 루서 킹 주니어가 버밍엄 감옥에서 편지를 쓰다 83. 1963년 프로퓨모의 사임으로 영국 정치계 최대의 성 추문이 종결되다 84. 1965년 체 게바라가 피델 카스트로에게 싸움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하다 85. 1973년 제임스 맥코드가 워터게이트 재판 이후 판사에게 편지를 쓰다 86. 1976년 로널드 웨인이 800달러에 애플 지분 10퍼센트를 매각하다 87. 1976년 빌 게이츠가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 공개서한을 작성하다 88. 1991년 미하엘 슈마허가 한 단어를 지우고 세계 챔피언이 되다 89. 1999년 보리스 옐친이 러시아 통치가 예상보다 힘들었다고 인정하다 90. 2001년 셰런 왓킨스가 엔론의 의심스러운 회계 관행을 비판하다 91. 2003년 켈리 박사가 자신이 BBC 보도의 출처였다고 말하다 92. 2005년 바비 헨더슨이 스파게티 괴물을 인정하라고 요청하다 93. 2010년 첼시 매닝이 위키리크스에 민감한 데이터를 보내다 94. 2010년 우주비행사들이 미국의 우주 경쟁력 약화를 안타까워하다 95. 2013년 밴드 푸시 라이엇이 슬라보예 지젝과 철학을 교류하다 96.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독일 언론에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하다 97. 2013년 내부 고발자들이 미래의 내부 고발자들에게 호소하다 98. 2017년 ~ 예술품에 이어 편지 투자 붐이 일어나다 99. 2018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여성들이 변화를 요구하다 100. 2019년 그레타 툰베리가 인도 총리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다 부록: 헬렌 켈러와 벨의 평생에 걸친 우정 감사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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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흔히 그렇듯이, 플리니우스의 편지를 생동감 있게 만든 것은 평범한 사람들에 관한 생생한 묘사였다. 그는 “불에 탄 돌과 재가 폭우처럼 쏟아지며 모든 것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사람들이 지진으로 흔들리는 집에서 도망쳐 들판으로 탈출한 장면에 주목한다. “그들은 수건으로 베개를 머리에 묶고 뛰쳐나왔습니다. 이것이 사방에서 떨어지는 돌폭풍을 막을 유일한 수단이었어요”라고 회상한다. 그의 묘사에서 사람들의 공포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여자들의 비명, 아이들의 울부짖는 소리, 남자들의 함성이 들렸습니다. 아이를 부르는 사람, 부모를 부르는 사람, 남편을 부르는 사람도 있었어요 …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죽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었고, 신에게 제발 살려달라고 기도를 올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이제 신은 어디에도 없고, 우리가 그동안 들어왔던 마지막 밤이 왔다고 확신했습니다.”
--- p.38 앤은 미래의 엘리자베스 1세가 될 딸을 낳았지만, 캐서린과 마찬가지로 아들은 낳지 못했다. 그리고 헨리는 전에 그랬던 것처럼 다른 여자(제인 시모어)를 찾기 시작했다. 앤은 반역, 불륜, 근친상간이라는 날조된 혐의로 참수당했다. 이 희대의 스캔들은 사랑으로 시작되어 증오로 끝나고 말았다. 헨리는 마치 나무에 함께 이름 약자를 새기는 10대 소년처럼 앤 불린과 결혼하겠다고 서약한 편지에 이렇게 서명했다. “헨리 왕은 앤 불린만을 사랑하겠습니다(H aultre AB ne cherse R).” 그리고 AB라는 글자는 하트로 둘러싸여 있었다. --- p.73 넬슨은 부하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믿고, 신호 장교에게 “England confides that every man will do his duty(영국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무를 다할 것임을 믿는다)”라고 보내라고 지시했다. ‘confide’는 ‘신뢰하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신호 장교였던 존 파스코 중위는 ‘confide’라는 신호 깃발이 없어서 이 신호를 보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독님, ‘confides’를 ‘expects(기대하다)’로 바꿀 수 있도록 해주시면, 신호가 더 빨리 완성될 것입니다. ‘expects’라는 단어는 신호 목록에 있지만 ‘confides’라는 단어는 없어서 철자를 하나씩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넬슨은 이에 동의했지만, 결과적으로 나온 메시지는 원래의 의도를 벗어나 더 명령적인 어조가 되었다. --- p.150 남부의 몇몇 주가 분리된 이유는 노예제도 때문이었을지 모르지만, 링컨을 화나게 만든 것은 노예제도가 아니라 그들이 연방에서 탈퇴한 일이었다. “이 투쟁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목표는 연방을 구하는 것이지, 노예제도를 구하거나 파괴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예를 해방하지 않고 연방을 구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모든 노예를 해방해야 연방을 구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또한 일부 노예를 해방하고 다른 일부는 그대로 둠으로써 연방을 구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 p.190 히틀러는 게믈리히에게 보낼 답장을 열정적으로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게믈리히에게 유대인은 인종, 종교, 부 그리고 “수천 년에 걸친 근친혼”을 통해 자신들을 다른 민족과 분리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이에 독일인이 아닌 이방인 민족이 살고 있습니다”라며, “(유대인은) 인종적 특성을 희생하거나 감정, 사고, 노력을 부정할 의지도, 능력도 없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유대인이 원하는 것은 오직 국가의 부를 축적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들이 황금 송아지 주위에서 추는 춤은 우리가 지상에서 가장 소중히 여기는 모든 소유물을 향한 무자비한 투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 p.2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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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우정, 죽음과 속임수까지…
100통의 편지에 담긴 역사의 한 조각 우리가 아는 역사는 대부분 승자의 기록이거나 후대 사람이 남긴 기록이다. 이 때문에 승자의 입맛에 맞게 사실이 윤색되거나 사건 발생 시기와 기록 연대의 차이로 진실이 왜곡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마천의 『사기』는 무려 2,000년 전의 역사를 다루었고, 헤로도토스의 『역사』 역시 페르시아전쟁 이후 약 700년이 지난 뒤에야 기록되었다. 하지만 『100통의 편지로 읽는 세계사』에 담긴 수많은 편지는 역사적 사건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의 생생한 감정과 숨결이 가득하다. 세계 각국의 박물관과 기록보관소에는 수백만 점이 넘는 역사적 서한이 남아 있다. 게다가 지금도 역사적 가치를 지닌 편지가 계속 발견되고 있으며, 훗날 역사가 될 편지가 새롭게 쓰이고 있다. 여기에는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편지를 비롯해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알려주는 편지와 정적(政敵)을 향한 경고 편지도 포함된다. 이 책에는 그중에서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100통의 편지를 선별해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소개한다. 편지는 단순히 사건을 설명하는 글이 아니라 한 사람의 내면과 시대의 목소리가 가득 담긴 살아 있는 글이다. 따라서 이 기록에서 우리는 역사 교과서에서는 엿볼 수 없었던 인간적인 분노와 애절함, 망설임, 확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시대를 초월해 우리에게 부쳐진 역사 속 평범한 사람들의 희노애락 이 책은 단순히 유명인의 편지만 모아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각 편지가 쓰인 시대적 배경과 사건, 인물들의 사연을 함께 엮어, 한 장의 사적인 기록이 어떻게 보편적인 역사가 되었는지 탐구한다. 폼페이의 비극을 목격한 플리니우스의 편지는 단순한 관찰 기록을 넘어 생존을 향한 평범한 사람들의 의지를 드러낸다. 갈릴레오가 자신이 발명한 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을 발견하고 쓴 편지에서는 신의 시대가 저물고 이성의 시대가 도래하는 태동이 느껴진다. 오펜하이머가 소련의 첩자라고 고발한 편지에서는 전후 미국을 휩쓴 ‘매카시즘’의 무서운 광기를 엿볼 수 있다. 마틴 루서 킹의 ‘버밍엄 감옥에서 보낸 편지’는 정의를 향한 호소였고, 빌 게이츠의 편지는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초래할 위험을 예견한 경고장이었다. 그레타 툰베리가 인도 총리를 향해 보낸 영상 편지는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향한 외침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책에서는 사적이면서도 보편적 가치를 담은 수많은 편지를 소개한다. 이 편지들은 시대를 초월해 독자에게 말을 걸며, 평범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이 어떻게 거대한 문명을 움직여왔는지를 보여준다. ‘사건’이 아니라 ‘사람’에 주목하는 낡은 종이 위 가슴 따뜻한 세계사 저자는 역사가 굵직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한 사람의 손끝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의 집합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는 그동안 주로 전쟁과 정치, 혁명의 관점으로 역사를 다루었지만, 이 책은 그 틈새에서 살아 숨 쉬는 인간의 목소리를 복원한다. 100통의 편지 속 인물은 위인이나 박제된 영웅, 화려한 초상화 속 황제가 아니라 평범한 한 사람일 뿐이다. 이들은 우리처럼 두려워하고, 망설이며, 고뇌했으며, 그와 동시에 끝까지 사랑하고, 결연한 의지로 신념을 위해 싸우고, 두려움 앞에서도 정의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 책은 천편일률적인 역사 서술에 지친 독자에게는 새로운 관점을, 역사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더 깊은 사유를 선물한다. 또한 효율성만 추구하는 AI 시대의 독자들에게 아날로그적인 손 편지가 지닌 물성의 가치와 인간적인 온기를 다시 일깨운다. 독자의 이해를 돕는 편지 원문과 컬러 이미지뿐 아니라 흥미로운 서술과 탄탄한 사료가 가득한 이 책을 통해 한 시대를 살아내고, 뒤바꾸고, 창조했던 수많은 사람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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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평면적이다. 그러나 편지 속에 담긴 역사는 결코 평면적이지 않다. 편지는 역사적인 서술만으로는 결코 읽어낼 수 없는 다양하고 입체적인 삶의 면면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한 시대를 살아갔던 수많은 사람이 편지를 통해 치열한 고민과 가슴 떨리는 기쁨, 영혼을 압도하는 두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마음에 남은 작은 희망을 자신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편지는 역사와 한 사람의 숨결을 담은 그릇이다. 그렇기에 편지 한 통을 읽는 일은 한 사람의 마음을 읽고 한 시대를 어루만지는 일이 된다. 이 책은 건조하게 굳어진 평면적인 역사를 생동감 있고 입체적인 이야기로 되살려줄 것이다. - 최태성 (역사 커뮤니케이터, 『최소한의 한국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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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통의 편지로 읽는 세계사라니, 책의 표지를 본 순간 이미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한다. 이 책은 세계사의 가장 내밀한 순간에 접속하는 듯한 은밀한 기쁨을 준다. 전 세계를 핵전쟁 직전까지 몰고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케네디와 흐루쇼프 사이에 오갔던 긴장감 넘치는 서신부터 윈스턴 처칠에게 긴급한 지원을 요청했던 블레츨리 파크의 암호해독가들의 절박한 호소까지 한 줄 한 줄의 문장 속 절박한 사연들은 과거의 인물들이 남긴 잉크와 종이의 질감, 그들의 숨결과 진심이 고스란히 봉인된 100개의 타임캡슐이 되어 우리를 설레게 한다. 우리가 펼쳐 보는 한 통의 편지 안에는, 역사의 표면 아래 감춰져 있던 운명의 드라마가 농축되어 있다.
치열한 전투를 하루 앞두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애틋한 사랑을 아내에게 고백했던 설리번 벌루의 편지에서 시대를 초월한 헌신과 슬픔을 느낀다.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자신의 영혼과 예술 세계를 설명하고자 쏟아냈던 그 가슴 시린 문장들에는, 광기와 천재성이 뒤섞인 한 인간의 고독한 절규가 묻어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밀라노 공작에게 보낸 놀라운 자기소개서에는 르네상스 시대 한 천재의 끝없는 호기심과 자신이 가진 재능에 대한 확신이 번뜩인다.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버밍엄 감옥에서 온 편지’는 단순한 옥중 서한을 넘어, 부당한 권력에 맞선 비폭력 저항의 가장 논리적이고 감동적인 선언문이며, 시대를 넘어 정의를 갈망하는 모든 이에게 영감을 준다. 새로운 나라의 탄생을 지켜보며 남편에게 “여성들을 기억하라”라고 외친 애비게일 애덤스의 편지는 역사의 새벽에 울려 퍼진 당당하고 선구적인 외침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사각사각, 펜이 종이에 닿는 소리를 내며 누군가에게 간절히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그리운 사람들이 보낸 편지를 가만히 쓰다듬고 싶어지기도 한다. 종이를 어여쁘게 꾸미고,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쓰기도 하고, 형형색색의 종이학과 반짝이는 학알을 접어 마음을 전하기도 했던 ‘아날로그 시대의 편지’가 그리워진다. 문득 그리운 사람에게 가만히 편지를 쓰고 싶어지는 순간. 우리는 저마다 ‘세계사의 수동적인 관찰자’가 아닌 ‘이 세상을 움직이는 눈부신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정여울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