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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우리 시대의 성(性)을 해석하는 새로운 시선 - 지승호 성노동자의 권리운동을 지지해주세요 - 밀사 1부. 밀사 대자보를 쓴 이유 ‘성노동’이라는 낯선 이름 해외의 성노동운동 실험과 가능성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 성노동자를 지지한다-운동단체 GG 성매매특별법에 관하여 성노동자 인권모임이 할 일 여성주의와 성노동 성노동과 자본주의 상처가 힘이 된다 2부. 연희 성노동자, 권리를 외치다 우리는 창녀가 아니다 ‘성노동’이라는 불편한 진실 반목을 넘어 연대로 성매매특별법에 반대하는 이유 성노동의 다양한 층위 ‘텐프로’와 ‘스폰서’ 성노동은 죄가 아니다 일하는 사람에게 일할 권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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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노동자도 나와 같은 평범한 인간입니다
-모든 걸 상품화해서 거래하는 사회에서 왜 성노동만큼은 인정할 수 없는 걸까요?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돈과 힘을 가진 남자는 언제든 손쉽게 여성의 성을 살 수 있었습니다. 성매매금지가 법으로 제정된 이후에도 그런 현실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어요. 누구나 알고 있듯이 상품으로서의 성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다만 이걸 ‘거래’로 인정하기 싫어한다는 거예요. 거래는 동등한 거잖아요. 그런데 그럴 수 없다는 얘깁니다. 성(性)을 사는 사람은 있어도 파는 사람은 없는 사회, 그 속에서 성노동자는 유령처럼 살아가고 있는 거예요. -세상에 쉬운 일도 있고 어려운 일도 있어요. 성노동이 ‘노가다’보다 쉬울 수도 있고 사무실에 앉아 타이핑하는 것보다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중요하지 않아요. 비교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의미도 없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말하는 동기예요. 비난은 해야겠고 이유를 찾다 보니 ‘쉽다’는 생각을 한 거죠. 사실 그렇지도 않은데 말이에요. 남자들이 보기에 여자들의 섹스는 쉬워 보입니다. 그저 ‘몸만 대고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성노동은 육체노동과 감정노동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몸이 쉬울 수는 있어요(결코 그렇지 않지만),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힘듭니다. 때문에 질문 자체를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 왜 성노동이 다른 노동에 비해 쉽다고 생각하느냐? 하고 말이에요. 게다가 ‘쉬운 노동’이 나쁜 건가요? 누구나 쉽게 돈 벌고 싶어하잖아요. 왜 하필 성노동만 그런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성노동 관련 법제 및 정책에 대해 생각할 때 제가 세우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성노동을 특별 취급하지 말자는 겁니다. 성노동의 특별 취급은 성노동을 필요악이나 절대악으로 인식하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성노동자 신상 등록, 국가가 포주 노릇을 하는 공창제, 특별 구역만의 합법화 등을 반대합니다. 성노동자들이 여타 노동자와 전혀 다를 바 없이 의무를 지고 권리를 누리는 방식이 가장 올바르다고 생각합니다. 형법이나 여타의 법률로도 성노동 관련 범죄를 충분히 다룰 수 있으므로 굳이 지금처럼 특별법을 만들어서 성노동자들의 상황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만 현재 활발하게 논의되는 ‘차별금지법’과 같이, 성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홍보하는 취지의 법을 제정하는 것은 과도기적인 단계에서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성노동을 보통의 삶과 떼어놓고 보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런가요? 길거리에서 스친 평범한 여학생, 마트에서 백화점에서 일하는 평범한 여성, 이들도 성노동자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랑 친한 언니는 백화점 화장품 코너에서 일해요. 퇴근하고 저녁에 룸살롱에 나간단 말이에요. 낮에는 학교에 갔다가 밤에 일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사람들, 아주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란 말이에요. 그런 사람들이 성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 성노동이란 이처럼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다는 걸 알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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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노동자들의 인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보통 사람들인 ‘철수’와 ‘영희’를 위해 이야기꽃을 피우는 ‘철수와 영희를 위한 대자보’ 시리즈의 여섯 번째 권이다. 이 책은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으며, 성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밀사와 연희를 만나 인터뷰한 성매매와 성노동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성매매에 종사하는 이들은 우리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며, 사회로부터 멸시당하고 창녀라고 낙인 지워지는 소수자이기에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기획되었다. 이 책에 담긴 성매매와 관련한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 성과 폭력, 다수자의 소수자에 대한 낙인 등과 관련한 주제로도 이어진다. 성매매를 둘러싼 논란의 기원은 아주 오래되었다. 갈등은 기본적으로 “역사상 가장 오랜 직업 중 하나인 매매춘을 과연 근절시킬 수 있을 것이냐?”는 현실론과 “어떻게 돈을 주고 성을 살 수 있느냐?” 하는 원칙론 사이에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성구매자와 성판매자 모두 처벌의 대상이지만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는 부족하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올해로 11년째가 되지만 성매매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성매매특별법보다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에선 “처벌 강화는 성매매의 음지화를 부추기는 풍선효과를 발생시킬 뿐”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성매매과 성노동에 대해 어떤 정책을 취해야 성매매 업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해법을 찾으려는 시도의 일환이기도 하다. 우리를 성노동자라고 불러주세요 밀사와 연희는 이 책을 통해 성 판매를 다른 일반 노동처럼 노동력을 판매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는 노동으로 인정해 달라고 주장한다. 그래야 성매매 업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인권이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그래서 성매매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성노동자’로 불러달라고 강조한다. 성매매를 불법으로만 규정한다면 성매매는 사라지지도 않을뿐더러 성노동자들은 더 힘들고 어려운 조건에서 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밀사는 “착취당하는 성은 사라져야 하며 인간을 수단화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은 옳지만 어쩔 수 없이 성노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당위가 무슨 소용일까요?”라고 말한다. 연희는 “성노동자는 피해자도 아니고 죄인도 아니라는 점, 열악한 현실에서 오늘도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고 있는 성노동자들이 바로 나와 같은 평범한 한 인간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 달라”고 말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성매매, 혹은 성노동에 관련된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