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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희의 시를 둘러싼 (유사) 비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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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 이연숙
끝까지! / 진송
연필 끝으로 입매 찌르기 / 성훈
파란 죄의 역공학 / 밀사
누가 그에게 여성을 배반했다 했는가 / 박수연
양의 늑대는 늑대의 양을 보고 웃는다 / 이우연
구멍 난 피부와 죽음 없는 삶 / 영이
중음계 / 변다원
작은 공알의 역사 / 한초원
내가 언희 님과 언희 님 시에 대해 쓴 글 / 이미래
한다 / 홍지영
[대담] 뭇 여래를 거친 개에 관해 / 양효실, 김언희
부록

저자 소개 12

1989년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 여성학을 전공하고 있다. 2010년 4월 19일 트위터 계정 개설을 계기로 사회의 부당함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0년 11월 한 달간 조건만남 후기를 ‘성노동 실험’이라는 이름으로 트위터에 게재하였고, 2011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성노동자 권리모임 GG의 활동가로서 성노동운동에 참여해왔다. 본디 가지고 있었던 정체성은 ‘글 쓰는 유미주의자’다. 그녀에게는 글을 쓰는 것이나 운동을 하는 것이나 아름다움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같은 뿌리를 지닌 활동이다. 현재는 보다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성노동운동의 방법론
1989년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 여성학을 전공하고 있다. 2010년 4월 19일 트위터 계정 개설을 계기로 사회의 부당함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0년 11월 한 달간 조건만남 후기를 ‘성노동 실험’이라는 이름으로 트위터에 게재하였고, 2011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성노동자 권리모임 GG의 활동가로서 성노동운동에 참여해왔다. 본디 가지고 있었던 정체성은 ‘글 쓰는 유미주의자’다. 그녀에게는 글을 쓰는 것이나 운동을 하는 것이나 아름다움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같은 뿌리를 지닌 활동이다. 현재는 보다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성노동운동의 방법론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2015년, 철수와영희 출판사의 도서 『성노동자, 권리를 외치다』의 공저자로 참여했다. 2020년, 지금아카이브의 연극 ?티타임/밀사의 찻잔?의 드라마터그로 참여했다. 보편에 속할 수 없는 파손된 자들에 대한 관심을 줄곧 이어가고자 노력하며, 그 고민의 산물을 트위터 계정(http://twitter.com/kjrfL)에서의 담화 생산, 브릿G 페이지(https://britg.kr/novel-author/4482/)에서의 소설 탈고 등으로 드러내고 갈무리해왔다. 부서진 자들의 영원한 생잔을 믿는다.

밀사의 다른 상품

생존이라기엔 너무 가볍고 생을 낭비한다고 말하기엔 지나치게 성실한 삶을 살고 있다. 나에게 어떤 말이 허락되었나 오래 고민하다가 오래 동안 말 같지 않은 말을 하려는 욕망에 갇혔다. 어떤 소리에 말다운 말의 지위를 (불)허하는 이, 그리고 그를 농락할 방법을 상상하곤 한다. 국내 한 인문대학원에서 조르주 바타유의 반-시론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1997년 서울특별시 태생. 고졸 검정고시. 특이점 없음.
영문학을 공부했다. 시각예술 웹진 ‘OFF’와 페미니즘 비평 웹진 ‘SEMINAR’에서 뚜이부치란 필명으로 기고했다. 문학, 비디오 게임, 만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나타나는 퀴어 시간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성학자이자 미술비평가. 서울대 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현대예술과 문화, 여성주의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으며 미술비평가로도 활동 중이다. 여성, 청년, 동성애자 등을 재현하는 미적인 혹은 윤리적인 방법의 복수성과 다양성을 전달하는 데 주된 관심을 갖고 있다. 『불구의 삶, 사랑의 말』 『권력에 맞선 상상력, 문화운동 연대기』 등을 썼고, 주디스 버틀러의 『윤리적 폭력 비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양효실의 다른 상품

폭력과 고통, 분열의 상관 관계에 관심을 갖고 글을 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학과 예술사를 졸업하고 전문사에 재학 중이다. 『정서 지도 그리기』, 『밑 빠진 독(毒)에 물 붓기』, 『월간 종이』 등 제작하고 연극 ‘오페라 샬로트로니크’ 드라마터지를 맡았다. 2023년 제2회 『게임제너레이션』 게임비평공모전에서 「게임과 행위 원리: 놀이와 협박」으로 수상했으며, 웹진 《연극in》 과 《게임제너레이션》에 비평을 게재했다. 『미친, 사랑의 노래』를 함께 썼다.

영이의 다른 상품

조각가. 조각의 물질성과 운동성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정동, 폭력과 에로티시즘의 에너지를 탐구한다. 개인전 캐리어즈(Carriers) (아트선재센터, 서울, 2020), Black Sun (뉴 뮤지엄, 뉴욕, 2023)을 열었고,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2022), 제15회 리옹비엔날레(2020) 등에 참여했다.
닉네임 리타. 대중문화와 시각예술에 대한 글을 쓴다. 소수(자)적인 것들의 존재 양식에 관심 있다. 팟캐스트 [퀴어방송]을 진행하고, 블로그 http://blog.naver.com/hotleve를 운영한다. 2015 크리틱엠 만화평론 우수상, 2021 SeMA-하나 평론상을 수상했다. 시각 문화와 퀴어 부정성을 다루는 책 『진격하는 저급들』을 썼다. 일기를 모은 책 『여기서는 여기서만 가능한』을 썼다.

이연숙의 다른 상품

2021년 서울대학교 미학과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2022년 장편소설 『악착 같은 장미들』, 2023년 소설집 『거울은 소녀를 용서하지 않는다』를 출간했다. 고용되지 않은 배우들, 유령들, 실종자들, 아이들의 불가능한 언어와 함께 산다. 그들을 위한 이상한 공간을 만들고 그 속에서 (그 속을 벌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 틈새에서 갈망하고 소리치고 애원하는 글들을 쓴다. 그들을 원하기 때문에. 존재할 수 없음에도 살아있는 틈들을 너무나 원하기 때문에 쓴다. 절박하게, 용서받을 수 없을 정도로 원하기 때문에.

이우연의 다른 상품

2020년 7월 『문장웹진』에 「남자 없는 여자들」을 발표하면서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시, 소설,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비평을 쓴다. 비평 콜렉티브 ‘누워있기협동조합’에서 1) 생활 학문으로서의 이론에 접근하기, 2) 지식과 문제의식을 난잡하게 공유하기를 목표로 재미있는 기획을 이어나가고 있다. 블로그 ‘진진송의 블로그(blog.naver.com/zinsongzin)’를 운영 중이다.
배우 겸 작가. 연극영화학과에서 영화학을 공부했다. 물고기와 분석치료에 관심이 많다. 블로그에 글을 쓴다.
1998년 출생. 사진을 주요매체로 활동하며, 신체를 기반으로 퀴어, 폭력, 섹슈얼리티를 연구한다. 보스토크프레스의 공모 프로그램 〈도킹 docking!〉에 선정되어 첫 사진책 『물의 시간들』을 출간했다. 창작그룹 팀 W/O F. 소속 작가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90g | 135*205*20mm
ISBN13
9788965642992

책 속으로

김언희의 첫 번째 시집 제목이기도 한, 일명 ‘트렁크’ 모임은 2020년 가을 처음 시작되었다. 이 책의 필자이기도 한 조각가 이미래와 내[이연숙]가 김언희 시인이 살고 있는 진주를 방문한 사건이 ‘트렁크’ 모임의 발단이었다. 그 짧은 만남 이후 우리는 김언희 시인과 더 지저분하게 연루되기를 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곧장 ‘트렁크’ 모임의 멤버를 물색했다. (…) ‘트렁크’ 모임의 목적은 김언희 시인의 시와 시를 둘러싼 기존 비평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시에 등장하는 무수히 많은 레퍼런스를 각자의 방식으로 전유하는 것이었다. 그런 식으로 우리는 김언희의 시와 모종의 친족 관계를 맺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 p.8

나는 이 과정 전체를 ‘유사 비평’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다. 흔히 원본의 지위에 미치지 못하는 가짜에 붙는 접두사 ‘pseudo’의 번역어인 ‘유사’를 ‘비평’ 앞에 붙인 조어다. 김언희에 대한 기존 비평은 주로 문단에서 이루어져 왔고 또한 그 문단은 특별한 ‘입단’ 절차를 필요로 하기에 우리의 작업은 문단의 기준에서 ‘진짜’ 비평으로 취급되지는 않을 거라는 자기 인식이 ‘유사 비평’이라는 말을 고안하게 만든 주요 동기였다. 그러나 한계 짓는 ‘진짜’가 아닌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하는 ‘유사’의 영역 속에서 우리는 자유로웠다.
--- p.9

김언희는 시를 통해 우리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몸을 주었다. 그 몸은 우리가 감히 가질 수 있다고 상상해본 적 없는 비천한 몸이자 우리가 감히 씹고 삼키고 소화할 수 있다고 상상해본 적 또한 없는 비옥한 몸이었다. 우리의 읽고 판단하는 눈이 도착하기도 전에 물겅대고 질깃대는 물성으로 먼저 거기에 존재하는 김언희의 시는, 필자 중 한 명인 한초원이 쓴 것처럼 이렇게 “주문”하는 것 같았다. 나를 “읽지 말고 먹으라고”, 하나도 남김없이 먹어 치우라고.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했다.
--- p.10

글쓰기의 ‘나’와 관련된 또 다른 문제는 신체이기도 하다. 내 몸에 갇힌 채로 글쓰기-똥 누고, 토하고, 침 뱉고, 오줌 누고, 가래 뱉고, 자세를 바꿀 때마다 여기저기 살이 접히는 이 몸에 갇힌 채로 글쓰기. 또 골목에서 사람들이 떠드는 왁자한 소리를 듣고 싶지 않고,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구린 냄새를 맡고 싶지 않고, 변기를 청소할 때마다 곳곳에 끼어 있는 곰팡이에 기분이 나빠지며, 내 몸을 볼 바에 차라리 불을 끄고 샤워를 하고 싶은, 온갖 지각에 노출되어 있는 취약한 내 몸에 갇힌 채로 글쓰기. 그게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 갇혀 글을 쓰면서, 나는 뭔가에 끊임없이 관여한다. 아니, 그 일은 관여라기보다 뭔가를 먹어치워서 소화기관으로 내려 보낸 후 배출하는 것에 가깝다. 그러면 뜨끈뜨끈한 똥(과 같은 글)이 완성된다. 마치 김언희 시 속의 화자가 그렇게 하듯이.
--- p.15

김언희 시의 서스펜스는 종식되지 않는, 종식되지 않고자 하는 일시적 발작의 연속이다. 거듭되는 반복으로 탄력을 잃고 늘어진 이 ‘희극적 서스펜스’는 누구도 웃기지 않으려 하는, 누구를 따라 웃는 것도 아닌 웃음의 입매를 연필 끝으로 찔러 표현한다.
--- p.63

시는 모르는 사이에 저 스스로 시가 된다는 말은 어쩌면 시란 언제나 시 아닌 것과의 접경 가까이에 밀어 붙여져야 한다는, 시는 판돈을 몽땅 건 도박과 같은 것이라는 말일지도 모른다. 이 말은 나의 상상적 자아를 포함하여 아무것도 남지 않은 공터 같은 것을 떠올리게 하고, 내가 떠나고 싶었던 온전치 못함을 겹쳐 보게 한다. 그곳이 내가 출발하고 또 도착할 수밖에 없는 장소라면 나에게 더 남은 게 무엇일까?
--- pp.122~123

실재의 세계에는 “시작도 끝도 없”(「오늘도 어김없이」)지만 인간은 언어를 통해 시작과 끝, 시간의 개념을 창조해냈다. 이로써 결국 인간은 끝의 이후를, 시간의 바깥을, 언어가 없는 곳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그곳을 알 수 없다. 안다는 것은 전적으로 언어에 의존하는 행위이므로 자신의 전제인 언어의 바깥을 알 수가 없다. ‘있음’의 우주 바깥은 ‘없음’이므로 우주의 바깥은 말 그대로 없는 것처럼, “한 번도 / 없어본, 적이, 없는”(「집요하게 은폐되는」) 인간은 언어의 바깥, ‘없음’의 존재를 상정할 수만 있을 뿐 그곳을 결코 알 수는 없다. 즉, 인간은 죽음을 상상하지만 죽음을 알 수는 없다.
--- pp.154~155

시집이 내게 주문한다. 밥그릇에 담긴 시편들이 있소. 시를 씹어 드시오. 배가 불러올 때 긴 잠을 청하시오. 잠에서 깨어나면, 전신 거울 앞으로 가시오. 그리고 그 속에 펼쳐져 보이는 세상을 내게 모두 보여주시오.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 p.188

뒤집어지고 넘치는 관계란 이를테면 훌륭한 예술작품에는 항상 삶보다 더 삶 같은 것이 묻어나며, 가장 훌륭한 형식의 작품이란 형식에 담길 수 없어 형식을 흘러넘치는 작품 같은 것을 의미한다. 나는 언희 님의 작업 세계를 통해 이런 역전을 목도하면서 그 숭고함에 취하는 예술적 취향을 기른 것 같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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