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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7안녕 긴 잠이여 11후기 518후기를 대신하여: 세기말 범죄사정 520옮긴이의 말 530옮긴이의 말(2025)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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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ou Hara,はら りょう,原 りょう,본명 : 原 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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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백 일 만에 돌아온 도쿄,부슬비 내리는 밤의 귀환이지만이 도시는 감상에 젖기에 너무나도 비열했다도쿄 도심의 그늘, 신주쿠에 위치한 허름한 ‘와타나베 탐정사무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년의 탐정 사와자키. 《안녕 긴 잠이여》는 일 년이 넘게 도쿄를 떠나 있던 사와자키가 오랜만에 사무소로 복귀하는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구석구석 해묵은 먼지나 쌓여 있을 줄 알았던 그의 예상과 달리, 낯선 노숙자 한 사람이 사와자키의 귀환을 반긴다. 의뢰인의 대리인일 뿐이라는 노숙자의 자기소개가 이어졌지만 사와자키의 매의 눈은 그 또한 굴곡진 사연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놓치지 않는데…….? 이 도시의 어느 구석치고 범행 현장이 아닌 곳이 있을까? 지나가는 행인치고 범인이 아닌 사람이 있을까? 범죄 엔트로피가 끝없이 상승하는 비정한 도시에서 고독한 중년 탐정 사와자키의 신화가 펼쳐진다.?미국에 레이먼드 챈들러와 필립 말로가 있다면,?일본에는 하라 료와 탐정 사와자키가 있다하라 료는 챈들러의 광팬임을 자처하며 그의 작품이라면 빠짐없이 애독하는 것은 물론, 필립 말로 시리즈를 ‘하드보일드의 이상(理想)’으로 삼았다. 그래서(하드보일드 독서구력이 오랜 독자라면 쉽게 눈치챘을 테지만) 이번 ‘안녕 긴 잠이여’라는 제목은 챈들러의 《안녕, 내 사랑》과 《빅 슬립》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하라 료는 제목의 오마주로만 그치지 않고, 복잡한 플롯, 매력적인 등장인물, 철저하게 계산된 대화, 현실감 있는 전개 등, 작가 특유의 풍취로 필립 말로를 넘어서는 짙은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고품격 미스터리를 당당히 완성했다. 500페이지가 훌쩍 넘는 탄탄한 이야기 끝에는 후기를 대신하는 짤막한 토막소설 《세기말 범죄사정- 죽음의 늪에서》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옮긴이의 한마디- 옮긴이의 말(2013년 가을)에서 하드보일드 소설을 읽거나 옮길 때면 늘 ‘하드보일드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참고서처럼 이리저리 정리한 하드보일드의 정의도 읽어보고, 용어의 역사를 더듬어보기도 하지만 저 자신의 표현을 찾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한 여성 평론가는 ‘하드보일드란 남성용 할리퀸 로맨스다’라는 표현을 썼다고 합니다. 전후 맥락을 알지 못하지만 이 표현만 두고 보면 하드보일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에서 하드보일드에 대한 오해와 종종 마주칩니다. 굳이 수정하려고 들지 않는 까닭은 역시 하드보일드란 바로 이런 거다, 라고 간결하게 설명할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작가 하라 료도 ‘이거다’라고 정의를 내놓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예를 들어 그 조건을 설명합니다.?“《빅슬립》(출판사에 따라 《깊은 잠》《거대한 잠》) 앞머리에 어느 저택을 방문한 탐정 필립 말로에게 버릇없는 그 집 막내딸이 “키가 크네요?”라고 삐딱한 태도로 묻는 장면이 나온다. 이 말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현실적으로는 히죽히죽 멋쩍게 웃어넘기거나 아니면 화를 내거나 둘 중 하나다. 하드보일드 소설에서는 그러면 실격이다. 이 물음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가 없는가로 독자는 그 소설을 판정하게 된다. 말로는 어떻게 대답했을까? 《빅슬립》을 읽어보시기 바란다.”?여기서는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늦어진 한국어판을 기다려준 분들을 위해 그 답을 영문으로 적어둡니다. “I didn’t mean to be.”- 옮긴이의 말(2025년 가을)에서 《안녕 긴 잠이여》를 새로 단장한다는 비채 편집부의 연락을 받고 본문 손질 기회를 얻어 여러 곳 손을 댄 개정판입니다. 초판이 나오고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다시 읽어도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사이 하라 선생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어머니 병구완으로 밤새우던 나날에 옮긴 소설인데 이제 어머니도 원작자도 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작가를 잃은 작품을 다시 읽는 한 달 반 남짓, 나름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으로 여겼습니다. 2023년 5월. 트위터의 DM을 통해 일본 지인으로부터 부고를 접한 뒤, 며칠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괜히 최근 출간작 일본어판을 뒤적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선생이 피아노를 치는 재즈 카페를 찾아가 몰래 연주를 듣고 싶던 바람도 영 이루지 못할 소망이 되고 말았습니다.?(…중략…)재주만 있다면 사와자키 시리즈가 끝없이 이어지도록 하고 싶죠. 아울러 사춘기 하시즈메 소년의 성장 과정을 그리는 냉혹한 하드보일드 시리즈, 사와자키와 사가라의 미공개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진 가슴 따뜻해지는 감동 하드보일드 시리즈, 앳된 니시고리 순사가 와타나베에게 갈굼을 당하며 경부가 되기까지를 그리는 대하 경찰소설, 사에키 나오키가 몰래 사와자키의 과거를 추적한 미공개 취재 수첩 등등. 작가 생전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던, 밤하늘을 가득 수놓는 불꽃놀이 같은 사와자키 월드를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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