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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땐 정말 몰랐었네
다 거둬들이지 말고 조금 남겨두기를 도정일 ? 로버트 프로스트, 「안 거둬들인」 성자가 된 밥풀 이해인 ? 권영상, 「밥풀」 새를 잡으려 걸어놓은 새장을 지우는 일 김창완 ? 자크 프레베르,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이젠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말로 ? 최승자,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피다, 지다, 울다, 살다 김훈 ? 김소월, 「산유화」 사람이 온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다 문훈숙 ? 정현종, 「방문객」 결코 침묵하지는 말자 정호승 ? 김수영, 「눈」 나는 을이로소이다 권영빈 ? 김장호, 「나는 을乙이다」 우리가 찾는 것은 이 세상에 없는 것 박정찬 ? 퍼시 비시 셸리, 「종달새에게」 너는 사라진다, 그러므로 아름답다 문정희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잊히지 않을 말, 잊을 수 없는 말 고은 ?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천국편』 33곡 모든 흔적은 상흔傷痕이다 성석제 ? 정현종, 「견딜 수 없네」 내 전 생애가 담긴 침묵이라오 최영미 ? 사라 티즈데일, 「아말휘의 밤 노래」 어느 길에서 속기俗氣를 벗어날까 손철주 ? 두보, 「관이고청마제산수도」 춤을 춥시다, 둥둥 날아오릅시다 안은미 ? 조지훈, 「승무」 경계에서 피는 꽃 안호상 ? 함민복 「꽃」 혼자 보는 별 하나 장제국 ? 이준관, 「별 하나」 2. 흔들리는 꽃을 보았네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테니까 김용택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박원순 ? 최영미, 「선운사에서」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임옥상 ? 고은, 「비로소」 영혼은 반드시 고통부터 경험해야 한다 한대수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수용소군도』 단호한 참수 서명숙 ? 문정희, 「동백꽃」 꽃피라, 희망하라, 사랑하라, 그리고 두려워 마라 김선욱 ? 헤르만 헤세, 「봄의 말」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박재동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인순이 ? 장태평, 「나이 든 나무」 분투하고 추구하며, 결코 굴하지 않으리니 박경철 ?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바람이 인다, 살아야 한다 승효상 ? 폴 발레리, 「해변의 묘지」 녹슨다는 것과 닳아진다는 것 황보 ? 조지 휫필드, 「일기」 강물은 바다로, 나무는 하늘로 향한다 구본창 ? 작가 미상, 『가언집』 시방 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김종규 ? 김종규, 「꽃자리」 불위야不爲也, 비불능야非不能也 조재현 ? 맹자, 『맹자』 언제든 잊지 못할 이 꿈은 차동엽 ? 황순원, 「나의 꿈」 너와 나의 최후는 조영남 ? 이상, 「최후」 아빠가 옆에 없으면 곁에 있다고 생각하지 김성곤 ? 잭 로거우, 「스케이팅 레슨」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 유종호 ? 함형수, 「해바라기의 비명」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이길여 ? 정호승, 「봄길」 푸른 바다는 고래를 위하여 푸른 것이다 조희연 ? 정호승, 「고래를 위하여」 나는 그들을 잊지 못한다 엄홍길 ? 베르톨트 브레히트, 「살아남은 자의 슬픔」 3. 사랑이 나를 부르네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이외수 ? 박재삼, 「울음이 타는 가을 강」 향풀 진액으로 쓴 두 번째 편지 이원복 ? 서정주, 「사소 두번째의 편지 단편」 너를 안고 내가 스며들다 함춘호 ? 안도현, 「스며드는 것」 참혹하게 아름다운 우리 진모영 ? 박노해, 「첫마음」 지금 내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유기풍 ? 나태주, 「행복」 나를 으깨어 다른 삶으로 이어지는 힘 원희룡 ? 안도현, 「연탄 한 장」 사람 하나 탐낸 죄 한승헌 ? 김남조, 「사랑초서」 사랑이 진리라면 나는 탐구하겠다 전인권 ? 어니스트 헤밍웨이, 「삶」 너의 이름을 부르기 위하여 김봉렬 ? 폴 엘뤼아르, 「자유」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박정자 ? 문정희, 「사랑해야 하는 이유」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았지만 안희정 ? 신동엽, 「담배연기처럼」 상한 살을 헤집고 입 맞출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박찬숙 ? 김남조, 「생명」 이다음 숲에서 무엇으로 가야 할 것인가 김희옥 ? 조오현, 「적멸을 위하여」 달 뜨걸랑 나는 가련다 신경림 ? 이병철, 「나막신」 나무 같은 사람 만났으면… 강부자 ? 이기철, 「나무 같은 사람」 나는 천 개의 바람이에요 정경화 ? 메리 엘리자베스 프라이,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 서로에게 꽃이 되는 주문 한영애 ? 김춘수, 「꽃」 엮은이의 말 / 작품 출처 / 그림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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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이쪽에서의 삶을 끝내고 저쪽으로 건너갔을 때 그곳 관리자들과 나눌 법한 문답의 내용이 어떤 것일지 생각해보는 수가 있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나는 이런 질문이 내게 떨어지기를 기대한다. 여보게, 남기면서 살려고 했는가? 다 쓰지 않고 남겨두고 온 것이 있는가? 자네의 모든 것 다 드러내지 않고, 쓸 것 다 쓰지 않고, 말하고 싶은 것 다 말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 다 하지 않고?
나는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도정일, 다 거둬들이지 말고 조금 남겨두기를」중에서 내가 사는 수녀원에서는 여덟 개의 밥상에 열 명씩 앉아서 밥을 먹는데 어느 땐 서열 순으로 어느 땐 또 다른 방식으로 섞여서 앉기도 한다. 나는 요즘 5번 밥상의 큰언니인데 어느 날 내 축일을 축하해주는 카드에 어느 아우수녀가 ‘수녀님과 한 식탁임을 기뻐하는 밥알들 올림’이라고 적어준 게 인상적이었다. 사실 큰 공동체 안에 함께 살다 보면 밥알들끼리 서로 좋아해서 붙어 있기도 하지만 다름에서 오는 사소한 갈등과 아픔을 못 견뎌 갈라지고 싶은 유혹을 받기도 한다. 우리가 같은 집 안에서 함께 밥을 먹고 산다는 것은 그만큼의 인내와 희생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에 더욱 귀한 인연일 것이다. ---「이해인, 성자가 된 밥풀」중에서 김장호 시인의 「나는 을乙이다」라는 시는 “눈여겨보는 이 없는 풀처럼, 뜨거운 적의를 내려놓고 몸에 밴 새우등으로 어둠의 갈피에 눈물자국 숨기고 돌아가는” 을의 삶을 참으로 절절히 대변하고 있었다. 내가 과연 을인가. 신문사에서 일하면서 제멋대로 남을 재단하고 비난하면서 남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적 없는가. ‘새우등’으로 살아가는 진짜 을에게 성주처럼 ‘갑질’을 한 적은 없었던가. 그때서야 나는 반성했다. 나 자신이 갑이면서 을인 척한 것을, 갑과 을은 돌고 돈다는 사실을……. 을의 낮은 자세, 을의 경청하는 자세, 을의 봉사하는 자세로 살아가자. 이를 인생의 황혼기에 비로소 깨닫는 노치(老痴)여! ---「권영빈, 나는 을이로소이다」중에서 1980년대 초 나는 살아 있다는 것이 두려웠다. 그야말로 사회정치적으로 격변의 시절이었다. 어느 날 전주의 길거리를 헤매던 나는 아무 인연도 없는 성당으로 들어갔다. 미사 중에 “내가 있으니, 두려워 말라…”는 말씀이 들렸다. 내 몸과 마음이 확 깨어나는 듯했다. 그 말은 결국 하느님이 나에게 한 말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한 말이 되어주었다. 지금 내가 ‘있는데’ 뭐가 두려운가. ---「김용택,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테니까」중에서 검사,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갈 때마다 나는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순간이라는 마음으로 일했다. 여러 단체들을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성과를 이뤄내고 자리가 잡힐 때까지 온 마음과 힘을 쏟아부으며 일했다. 그리고 스스로 떠나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을 때, 미련 없이 떠났다. 꽃이 진 자리에서 새로운 꽃은 또 피어난다. 창조란 그런 것이다. ---「박원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중에서 나는 2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했다. 언제나 가슴 설레며 해온 일이지만, 어느 순간 피로감을 느꼈다. 이 한계령을 그만 내려가고 싶었다. 동백꽃이 붉은 꽃잎을 피워 올리듯이 내 모든 것을 기자라는 직업에 내던졌지만, 삶의 무게가 내 등을 떠미는 듯했다. 막막하고 두려웠다. 그럴 때마다 이 시의 ‘단호한 참수’란 말이 떠올랐다. 나무에 붙어 있으면서 점점 시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절정의 순간에 자신을 툭 떨어뜨리는 그 황홀한 모습이 부러웠다. 동백처럼 앞뒤 안 돌아보고 한순간에 떨어지리라……. ---「서명숙, 단호한 참수」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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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고 외로웠던 나를 지탱해준 청춘의 문장들
고은 시인은 시(詩)를 ‘심장의 뉴스’라고 했다. 시가 시원한 바람 한 자락, 서늘한 물 한 모금처럼 온몸에 신선한 피돌기를 가져오는 새 소식이라는 비유다. 그렇다면 ‘나를 흔든 시 한 줄’은, 마음에 새겨두고 오래 씹어 어려운 시절마다 힘으로 삼았기에 ‘나를 살린 심장의 뉴스’인 셈이다. 아프고 외로웠던 순간 ‘나를 지탱해준 청춘의 문장들’이 하루하루 상처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살아라, 사랑하라, 기뻐하라… 몸을 던지고 삶을 두려워하지 마라.”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이 뽑은 헤르만 헤세의 「봄의 말」 중에서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뽑은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중에서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유기풍 서강대 총장이 뽑은 나태주 시인의 「행복」 중에서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임옥상 화가가 뽑은 고은 시인의 『순간의 꽃』 중에서 “나이 든 나무는 바람에 너무 많이 흔들려보아서 덜 흔들린다.” ―가수 인순이가 뽑은 장태평 시인의 「나이 든 나무」 중에서 심장 같은 한 줄의 시, 천 개의 바람을 닮은 사연들 삶에는 저마다의 의미가 있듯, 시 한 편, 한 편마다 함께 소개되는 사랑 이야기, 예술 이야기, 인생 이야기가 다채롭다. 어느 집 부엌에서 고등어를 구웠건, 어느 집 아기의 따뜻한 겨울을 위해 구들장을 데웠건, 연탄 한 장에도 각각의 사연이 있다고 한다. 아프고 외로웠던 천 개의 바람을 닮은 사연들 속에서, 한 줄의 시는 그들 각자가 남몰래 가슴에 품었던 따뜻한 연탄 한 장이다. 문정희 시인은 아버지가 홀연히 돌아가시던 날을 회고한다. 아버지의 관을 향해 열네 살의 손을 흔들던 그때부터 시가 다가들었다고. “단 한 번밖에 살지 못하는 존재! 사라지므로 아름다운 투명한 물방울!” 그 후 문정희 시인이 읽고 쓴 모든 시는 그 범주 안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뽑은 시 한 줄은 문정희 시인의 「동백꽃」이다. 20년 넘게 한 기자 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 가슴에 품고 있던 시어가 바로 ‘단호한 참수’이다. 나무에 붙어서 점점 시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절정의 순간에 자신을 툭 떨어뜨리는 그 황홀한 모습이 부러웠다고 한다. 기타리스트 함춘호는 안도현의 「스며드는 것」을 읽고 울컥했다. 부모님이 이혼한 뒤 자식에 대한 무관심과 책임회피로 불행해졌다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서다. 이 시를 읽으며,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쳤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에는 아프고 외로웠던 시절, 흔들리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이 시대의 명사 55인의 나침반이 되어준 시 한 줄을 소개한다. 시편마다 녹아 있는 ‘청춘의 문장들’이 백미다. 그리고 그 한 줄의 시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묻고 있는 듯하다.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느냐고. 내 인생의 시 한 줄을 들려준 쉰다섯 명의 명사들 강부자 배우 / 고은 시인 / 구본창 사진작가 / 권영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 /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 / 김용택 시인 /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 김창완 가수 / 김훈 소설가 / 김희옥 동국대 총장 / 도정일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대학장 / 말로 가수 / 문정희 시인 /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 / 박경철 의사?저술가 /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 박재동 만화가 / 박정자 배우/ 박정찬 고려대 교수 / 박찬숙 방송인?전 국회의원 /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 성석제 소설가 / 손철주 미술평론가 / 승효상 건축가 / 신경림 시인 / 안은미 무용가 / 안호상 국립극장장 /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 엄홍길 산악인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 유기풍 서강대 총장 / 유종호 문학평론가?대한민국예술원회장 / 이길여 가천대 총장 / 이외수 소설가 / 이원복 만화가 / 이해인 수녀?시인 / 인순이 가수 / 임옥상 화가 / 장제국 동서대 총장 / 전인권 가수 / 정경화 바이올리니스트 / 정호승 시인 / 조재현 배우 / 조영남 가수 /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 / 진모영 영화감독 / 차동엽 신부 / 최영미 시인?소설가 / 한대수 가수 / 한승헌 변호사 / 한영애 가수 / 함춘호 기타리스트 / 황보 가수. (가나다 순) 엮은이의 말 중앙일보를 펴면 매일 시 한 편이 등장한다. 오피니언 면의 터줏대감 ‘시가 있는 아침’이다. 줄여서 ‘시 아침’이다. 18년째 시 한 편으로 아침을 열고 있다. 1998년 1월 ‘시 아침’ 연재의 첫 해설자로 나섰던 고은 시인은 시를 ‘심장의 뉴스’라고 불렀다. 매일 아침 시원한 바람 한 자락, 서늘한 물 한 모금처럼 가슴으로 오는 시 한 편이 온 몸에 신선한 피돌기를 가져오는 새 소식이라는 비유다. ‘시 아침’은 2014년 들어 동반자를 만났다. 매주 두 차례 독자를 찾아가는 ‘나를 흔든 시 한 줄’이다. 줄여서 ‘시 한 줄’이다. 사회 각계 인사들이 마음에 새겨 두고 오래 씹어 어려운 시절마다 힘으로 삼는 시 한 편을 소개했다. ‘나를 살린 심장의 뉴스’인 셈이다. ‘시 아침’을 제안했던 고은 시인이 다시 첫 주자로 나서 ‘시 한 줄’의 문을 열었다. 시를 낭송하고 사연을 들려주는 필자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내니 한 시대를 시로 증언하는 입체적인 기록물이 되었다. ‘시 한 줄’은 1년여에 걸쳐 100여 명 인물이 100편 넘는 시를 육성(肉聲)으로 토해내며 시의 힘을 새삼 웅변했다. 이 책은 그 가운데 독자들과 다시 나누고 싶은 55명의 원고를 모았다. 천천히 오래 읽고 싶은 시집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