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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놈들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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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지금부터 자유 대한민국 방송을 시작합니다


1부 나는, 그들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1 박근혜를 미워하지 않는 법
2 진돗개가 말했다, 마케아벨리 이후의 책은 잊어라
3 국정 티타임의 단두대 이야기와 명재상 콜베르
4 잡놈들 전성시대

2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1 형가의 노래
2 명분을 잃으면 모두 잃는 것이다
3 선당후사, 선당구태, 선당폭망
4 25전 25패의 흑역사

3부 그리고 결국 ‘뻘짓’을 하다
1 된장 한 통, 눈물 한 통
2 혐오재를 다루는 법
3 완전체를 위하여
4 우정과 환대의 공간

4부 우리 시대의 마지막 전쟁
1 결대로, 흐름대로, 즐겁게
2 겁 많은 사람이 장기전에 임하는 자세
3 이번 판은, 정당이 본진이다
4 형가는 실패했지만 우리는 실패하지 않는다



에필로그 동화책을 쓰자, 사랑스러운 동화책

저자 소개 1

禹晳熏

경제학자. 영화 〈졸업〉을 50대 중반에 보고, 개과천선했다. 결혼식장에서 같이 도망가는 연인이 불륜 상대의 딸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5일 남짓한 기간에 벌어지는 얘기였다는 것을 알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 도대체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뭐였나,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왔는가, 반성 속에서 근본적으로 생활 태도를 고치게 됐다. 사랑을 위해서 못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인간은 사랑할 것을 사랑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인생 전반을 B급 정서로 살아왔고, 심각한 건 질색이고, 정색하고 얘기하는 것은 정말 싫어한다. 비행기 조종사
경제학자. 영화 〈졸업〉을 50대 중반에 보고, 개과천선했다. 결혼식장에서 같이 도망가는 연인이 불륜 상대의 딸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5일 남짓한 기간에 벌어지는 얘기였다는 것을 알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 도대체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뭐였나,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왔는가, 반성 속에서 근본적으로 생활 태도를 고치게 됐다. 사랑을 위해서 못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인간은 사랑할 것을 사랑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인생 전반을 B급 정서로 살아왔고, 심각한 건 질색이고, 정색하고 얘기하는 것은 정말 싫어한다.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었는데, 눈이 겁나게 나빠서 고등학교 때 포기한 이후로, 되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상태로 평생을 살아왔다. 욕망이 없는 대신, 호기심이 맹렬하고, 바다를 비정상적으로 좋아한다. 바다에 가지 않은 달에는 금단 증상이 생겨났다. 《88만 원 세대》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 《힘내라 도서관》 등의 책을 썼다. 언젠가 한중일의 평화 경제학을 쓰기 위해서 일본과 중국 드라마를 틈틈이 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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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3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566g | 153*224*20mm
ISBN13
9791157611492

책 속으로

1.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은 박근혜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나는 박근혜를 미워하고 싶지 않다. 딱히 이유는 없다. 대통령을 미워하지 않는 편이 더 살기 편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그것도 5년 동안 내내 미워하면서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다. 가끔은 잊어먹기도 하고, 가끔은 ‘그래도 괜찮은 구석이 있잖아’라고 생각해야 견딜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를 진심으로 미워한 적이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본다. 그런 사람이 몇 명은 있었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을 것 같다. 사람이 미워서 직장을 옮기기도 했고, 이별을 선택하기도 했고, 하던 일을 그만둔 적도 있었다.
… (중략) …
고단하고 치열한 일상을 살다 보면 과거의 이별이나 미움을 떠올릴 여유가 없다. 일정표를 보면 도무지 틈이 나지 않아 마음이 급하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과거에 관한 생각은 전혀 나지 않는다. 헤어진 옛 연인, 과거의 미움이나 이별을 반추하는 여유는 나에게 사치일 뿐이다.
이런 내가 박근혜를 계속 미워해야 할까? 이런 나를 위해서 ‘박근혜를 미워하지 않는 법’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사실 미워하지 않는 법 같은 것은 모른다. 이런 제목을 단 이유는 순전히 나를 위해서다.


2.
솔직히 나는 그가 무섭다. 최소한 선거라는 것에서 박근혜를 이겨본 사람은 이명박밖에 없다. 내가 그를 이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누구도 그를 이기지 못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서 표를 얻는 ‘민주주의 절차의 꽃’ 선거에서는 말이다. 박근혜는 스스로 무너질 뿐이다. 당대 한국에서 그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아무도 관심 없었던 유신의 망각 속에서 그는 스스로 살아서 돌아왔고 자력은 맨 위에 오른 사람이다. 그만큼 드라마틱한 삶을 산 사람도, 그만큼 강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도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박근혜는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미움을 갖게 되었다. 그가 지금 보여주는 정치는 분노의 정치, 미움의 정치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제외하고는 적이 없는 사람이다. 만약 그가 무너진다면 자신이 가진 미움 때문에 스스로 자멸한 것일 테다.
이건 누구에게나, 어느 집단에게나 훌륭한 교훈이 된다. 이기는 것이 목표라면 미움은 단기적으로 가장 높은 에너지 집약도를 나타내는 방법이다. 그러나 성공이 목표라면 미움은 약보다는 독이다. 미움의 힘, 증오의 힘이 아닌 다른 것으로 쟁취한 승리만이 영원한 성공을 보장한다.
‘박근혜를 미워하지 않는 법’이라 써놓고 고민하다 보니 지난 몇 년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친다. 국민의정부 때는 정부 안에서, 참여정부 때는 정부 밖에서 각 정권이 실패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한 번은 권영길에게 실망하면서, 또 한 번은 선거캠프 한가운데에서 거듭 대선에서 실패하는 과정도 목도했다. 보수 정권 8년째, 나는 어느덧 ‘영원한 승리’를 꿈꾸기 시작한다. 다시는 저들에게 정권을 내주지 않고 영원히 승리할 수 없을까? 아니, 적어도 내가 살아 있는 동안만이라도 계속 이길 수는 없을까?
그러기 위해 우선 넘어야 하는 벽이 ‘미워하지 않는 법’이다. 그 앞에 ‘박근혜’라는 이름을 달고도 미워하지 않는 법, 그것이 바로 이 증오의 벽이다. 이 벽을 넘지 못하면 나는 전격적으로 짐 싸들고 다시 집에 들어와 아기들을 돌보는 ‘전업 아빠’가 되는 것이 맞다. 내가 움직이는 동기의 한가운데에 여전히 미움과 증오를 놓아둔다면, 굳이 사람들 앞에서 순수 경제분석이 아닌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3.
2013년 2월 대통령 인수위가 진행되었고 3월에는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다. 그 시절 나는 매일 아침방송을 하면서 지냈다. 아침 일찍 일어나기는 정말 힘들었지만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그리고 사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나도 잘 모르고 있었다. DJ 시절, 노무현 시절, 심지어 MB 시절에도 인수위를 보면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노무현 시절 인수위를 구성하고 진행하는 것을 보고 나서, 3월에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당시 근무하던 정부 기관에 사직서를 제출한 일이다. 아무래도 망할 것 같고, 괜히 공직자 비슷한 신분으로 있다가는 제대로 하는 일 없이 덤터기를 쓸 것 같았다. 1~2년만 더 버티고 있었으면 부장에서 본부장 정도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겁이 많은 나는 그러지 않았다. 참여정부는 내 예상보다 더 망했다.
그렇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전과 달랐다. 인수위가 끝나도 이 정부가 어떻게 갈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다. 경제가 어떻게 될지 정말 알 수 없었다. 잘될 수도 있었고 망할 수도 있었다. 현대에 몸담고 있던 1998년 IMF 경제 위기 시절에도 이렇게 미래가 불투명하지는 않았다. 박근혜정부의 경제가 어떻게 갈지 대체적으로 생각을 정리하여 책을 쓸 수 있게 된 것은 그로부터 1년 반 정도 지난 후였다.
… (중략) …
MB 정부를 거쳐 박근혜 정부가 막 출범하는 그 시절, 정말 나는 오리무중, 짙은 안개 속에 있는 것 같았다. 그 시절 직접 혹은 건너서 들은 이야기들이 있다. 청와대에 보좌관 몇 명이 있는데, 그들을 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도 그때 들었다. 정권이 출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서실장 김기춘도 없었고, 윤창중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재직하던 시기였다.
십상시라는 단어는 아직 나오지 않은 때였다. 그 기이한 이야기들을 농담처럼 들으면서 나는 이런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 십상시도 나오겠네요.”
그때 내가 말한 십상시는 진지하게 생각하고 한 말이 아니라 정말 농담이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모든 이야기의 출발은 ‘십상시의 난’이다. 그걸 바로잡으려고 이런 저런 세력들이 등장하고 그러다 농민들의 반란도 일어난다. 세 명의 보좌관 이야기를 듣고 난 내 입에서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단어였다.


--- 본문 중에서

이런 내 시각으로 볼 때 박근혜정부는 정부도 아니다. 이런 이상한 집단은 통상적인 OECD 국가에서 보기 드물다. 그래서 아이들을 놔두고 아빠는 결국 집을 나섰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은 전쟁 같은 것이 되었다. 악착같이 뜯어내어 자기 수첩에 적힌 사람들에게 뭐라도 챙겨주려는 사람들과 그들에게 계속 뜯기면서 어디까지 몰릴지 가늠이 안 되는 사람들 사이의 전쟁과 같다. 전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내심 불편하지만 생존이 걸려 있으니 전쟁이 아니라고 하기도 어렵다.
- p.14 서문 '지금부터 자유 대한민국 방송을 시작합니다'



스스로 잡놈이 아니라고 생각한 많은 사람은 2014년 7월 31일에 나처럼 착찹한 심경이었을 것이다. 잡놈들의 시대에 도대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무슨 낙으로 살 것인가. 야당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했다. 그들의 침몰과 함께, 우리는 모두 보트 피플이 되었다. 좌초할지 아닐지 알 수는 없지만 그나마 조각배라도 탄 사람들은 낫다. 비정규직으로 정규직 전환을 바라며 전전긍긍하는 청년들, 그들은 지금의 2년짜리 비정규직 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준비되고 있는지 알지도 못했으리라. 어쨌든 그렇게 우리 모두는 초조한 심정으로, 그러나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당면한 지옥을 맞았다.
- p.81 '잡놈들 전성시대‘


역설적이지만 동고동락을 제일 잘한 집단은 이명박 집단이 아닌가 싶다. 정말 치사할 정도로, 정권 창출에 조금이라도 기여한 사람들까지 다 챙겼던 것 같다. 정권 전체가 하나의 원시 공동체처럼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오늘날처럼 경제 덩치가 커진 자본주의에서 지배 집단들이 그토록 살뜰하게 서로를 챙기면 나라는 망한다.
2008년 한국 경제는 전후 세 번째로 경제성장률이 0 이하인 상황을 맞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무능한 이명박 집단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서 그런 건 아닌가 혼자 의심해본다.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확실해진 것은 있다. 이명박 정권은 그 경제적 위기국면을, 동고했던 사람들이 동락할 기회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동고동락, 이명박 정권은 이 말에 딱 부합했다. 박근혜정권은 어떨까? 동고독락에 가깝다. 고생은 다 같이 했는데 그 성과를 즐기는 사람들은 아주 소수였다.
“걔가 원래 지뿐이 몰라요.”
영화 '나쁜놈들 전성시대'에 나오는 이 대사처럼 박근혜정권을 잘 설명하는 말이 또 있을까.
- p.125~126 '선당후사, 선당구태, 선당폭망‘

안철수를 만나고 며칠 후에는 문재인을 만났다. 당 대표로 출마한다는 소문은 파다했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시기였다. 지난 대선 때도 문재인과 꽤 자주 만났지만 인간적으로 친하거나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사이는 아니다. 다시 만난 날 그는 내게 경제공부를 시켜달라고 부탁했다. 연구원 부원장도 당직자라서 특정 인물을 위해 일할 수는 없다. 하려면 여러 사람을 모아서 일종의 공적 장치처럼 움직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6개월, 20강, 30분 강의 프로그램이 도출되었다. 6개월은 해야 효과가 날 것 같았다.
이 당이 보유한 가장 큰 자산은 대선후보 정도 되는 당 대표급 인사들이 여럿 있다는 것이다. 약점은 그들이 대체로 경제에 약하다는 점이다. 대표급 한 명 한 명에게 자문해주는 경제학과 교수 등 경제 전문가들은 여러 명 있다. 그들은 경제특보다 자문 등의 다양한 형태로 이미 경제 자문을 받고 있었다. 그렇지만 결론만 보고 받는 데 익숙해져 있다. 경제정책이나 경제이론은 대부분 복잡하고 전문용어가 많아 앞뒤 이야기들의 맥락을 파악해야 이해가 가능한데, 이 모든 것을 생략하고 곧바로 결론으로 향한다. 보고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그 편이 익숙하고 편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의 단점은 내부 매커니즘을 들여다본 적이 없어서 조금만 상황이 바뀌면 응용이 어렵다는 점이다. 결론 위주로 습득한 지식은 마치 학원에서 종용하는 주입식 교육과 같아 진화가 어렵다.
그래서 당 대표급 인사들을 모아 강의 형식으로 6개월을 끌고 가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강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학생 모집’이 참으로 난관이었다.
- p.183~184 '완전체를 위하여‘


‘잡놈들 전성시대’를 우리 시대에서 정지시키고 해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7.4 재보궐 선거로 제1야당이 비대위체계로 들어가고 지지율이 14퍼센트로 내려앉는 일이 없었다면, 내가 서로 간에 증오로 가득 찬 이 당에서 사람들과 논의하고 대화하는 일이 벌어졌을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나는 2017년의 대선을 ‘우리 시대의 마지막 전쟁’이라고 부른다. 왜 ‘우리’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나의 마지막 전쟁’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우리 시대라고 부른다. 이 전쟁에서 우리가 지면, 한국은 과거에 멕시코나 아르헨티나가 영광스럽던 순간을 뒤로하고 내부 분열로 간 것처럼 ‘단절형 경제’로 가게 될 것이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사는 동네가 다르고, 먹는 음식이 다르고, 다니는 학교가 다르고, 결국에는 다니는 길이 다르게 되는 것, 그게 내가 정의하는 ‘단절형 경제’다.
- p.222 '결대로, 흐름대로, 즐겁게‘


현 상황을 정리해보자. 새누리당은 매우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다. 공중전과 지상전 모두 최강의 아이템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 대부분의 공기업과 정부연구소의 기관장을 포함한 임원진은 일단 새누리당 아이템들이다. 그 밑에서 사람들이 열심히 연구하여 만든 성과들은 선거 때, 새누리당 측 후보 캠프로 흘러들어간다. 똑같은 암벌 유충이라해도 꽃가루를 먹고 크면 일벌이 되고, 특수하게 만들어진 로얄제리를 먹고 크면 여왕벌이 되는 이치와 같다. 정책과 관련된 공중전에서 새누리당은 로얄제리를 먹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어쩌다 옆으로 삐져나온 제보처럼 누가 흘린 정보에 의존하는 일벌과 같다. 국정원 등이 보유한 정치사회적 고급정보만 그런 게 아니라 정책도 그렇다. 그래도 해볼 만한 이유는, 여왕벌은 누가 좋은 것을 먹여주는 데 워낙 익숙하다 보니, 일벌이 가지고 있는 ‘파이팅’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 p.240~241 '겁 많은 사람이 장기전에 임하는 자세‘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배반과 혼란이 가득하며, 혁명은 더더욱 멀어진
잡놈들의 전성시대에 바치는 우석훈의 만가(輓歌)


유효 기간 3년. '증오 위에 세워진 미움의 정치가 권력의 목적인 뒤끝 쩌는 나라'의 유효 기간이 명명백백하게, 3년이나 남아 있다. 거짓말 3대 공약이라 불리는 '증세 없는 복지'는 '연말정산 세금 폭탄'을 집중투하했고 '담뱃값 꼼수 증세'로 '서민 증세'를 성공적으로 실현했다.
박근혜정부 집권 2년차, 행복기금, 행복주택 등 ‘행복’이라는 키워드는 넘쳐나지만 우리는 국민행복시대가 아닌 국민 ‘항복’시대를 맞이했다. 이렇게까지 우리의 일상이 위협 받는 불안한 시대가 있었던가.
정치, 경제, 사회를 끌어안고 아무 말이나 되는 대로 질러놓고 보는 말 그대로 ‘잡놈 전성시대’가 만개한 것이다. ‘88만원 세대’를 어루만지고 ‘불황 10년’으로 우리들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던 경제학자 우석훈이 안팎으로 썩어 들어가는 ‘잡놈들 전성시대’를 위한 만가(輓歌)를 세상에 내놓았다. 2015년, 우리를 들끓게 하는 잡놈들은 과연 누구인가?

2015년 한국에서 잡놈이란, 인사권에 기대어 감사를 피하며 공공의 돈을 사사로이 유용하는 놈이다! 이 기준에 의하면 조현아는 잡놈이 아니다. 자기 돈과 권력을 사사로이 운용한 ‘덜 떨어진 사람’ 정도다. 나쁜 사람이라기보다는 모자란 사람에 가깝다. 돈이 그렇게 많고 힘이 그렇게 센데 감옥에 갈 빌미를 주다니. 잡놈과 센놈이 붙으면 아직까지는 잡놈이 이긴다. 무엇을 상상하든 더 더러운 놈이 이기고 더 잡스러운 존재가 갑이다. 갑과 을 위에 잡놈이 존재한다. 그리고 시방 우리는 잡놈들의 전성시대로 달려가는 중이다.
-p.77 ‘형가의 노래’

전업 아빠로 글이나 쓰면서 살아가려 했던 ‘무욕망자’ 우석훈을 흔들어 깨운 것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처절한 현실이다. 세월호와 7.30 보궐선거를 겪으면서 진시황을 암살하려다 실패한 킬러 형가가 떠올랐고 그의 처연한 마음가짐을 되새기며 정치1번가 여의도로 발길을 돌렸다.

각자 저마다의 이유로 이 시대가 힘들고 불편하겠지만, 나는 어른이 되어가는 내 아이들에게 지금보다는 나은 세상을 살게 해주고 싶다. 그래봐야 많이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일상에서 아이들이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그런 방치된 한국을 물려주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결국 몸을 움직여 길을 떠났다. 다음 대선에서 또 지면, 그때는 정말 한국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나처럼 길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 뭐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수백만 명은 될 것이다. 그들을 대신해서라도, 뭐라도 좀 해야 한다는 생각에 길을 떠나게 되었다.
-p.100 ‘형가의 노래’

경제학자 우석훈이 정치1번지 여의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것은 이러한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경제학에서 명분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익을 따지는 경제학에서 명분은 어떠한 명제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2014년 7월 30일 재보궐 선거 결과가 난 이후, 그는 더 이상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명분이고 어디서 어디까지가 실익인지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다.
증오 위에 세워진 미움의 정치가 권력의 목적인 뒤끝 쩌는 나라, 네 개의 강과 미제 벤또가 국민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우기는 나라, 자신들이 진짜라고 우기는 '가짜'들만 살아남은 꼬질꼬질한 나라에서 그는 '진짜잡놈'들과 벌이는 이 시대 마지막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그 전쟁을 위해 우석훈은 야당 대표인사들에게 ‘경제’를 가르치는 ‘경제모임공부’를 만들어 경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논의의 장을 열었다. 한 발 더 나아가 농어민위원회를 전국위원회로 만드는 사안도 통과시켰다. 《잡놈들의 전성시대》에는 ‘혐오재’로까지 불리는 정당이 변화해가는 변화의 과정을 담담하게 담고 있다.



2008~2018,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잡놈들의 시간
정치1번지 여의도를 향해 펜을 겨눈 우석훈의 첫 번째 정치에세이!


책 《잡놈들 전성시대》 는 대한민국, 정확하게는 대한민국의 정치판이 벌여놓은 상황을 진단하며, 제1야당의 민주정책연구소 부원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우석훈의 정치 이야기를 담았다. 일명 '우석훈의 대한민국 정치유산 답사기'다. 사실 그가 쓰고 싶지 않았다는, 만약 3년 후 다시 쓸 수 있게 된다면 '대선승리백서'로 쓰고 싶다는 그의 첫 번째 정치에세이집 《잡놈들 전성시대》에는 정치1번지 여의도에서의 '진짜잡놈'들의 처절한 생존기, 그리고 그에 대항해 다음 대선까지의 마지막 전쟁을 준비하는 우석훈의 명분과 공고한 의지가 담겨 있다.

지금은 정말 어려운 시기다. 솔직히 말하면, 대통령 한번 잘못 뽑았다가 완전 망하는 중이다. 대통령을 놓고 투표를 했지, 문고리나 진돗개를 놓고 투표한 것은 아니다. 아마 남은 몇 년이 지나면, 지금보다 주머니가 더 얄팍해지고 삶이 힘들어지는 사람이 많이 생길 것이다. 이것이 경제의 법칙이다. 우리 후손들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주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아주 좋은 세상은 아니더라도 희망할 수 있는 세상을 물려주는 것이 맞다.
-에필로그 중에서

단두대와 콜베르 루이 16세가 기묘하게 얽혀 공존하는 나라, 희망할수록 절망하게 되는 나라, 반봉건의 시대에서 찾은 명분은 다른 것이 아니다. 후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 우석훈의 단 하나의 명분이다. 도덕적인 명분으로 보이겠지만, 직접적으로 말해서 ‘지금이 진짜 살기 어려운 시대라, 더 이상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들어선 정치권의 상황은 여러 모로 녹록치 않아 보인다. 웰빙 정당이라고도 불렸던 새누리당은 정책과 관련된 정치사회적 고급정보와 탄탄한 지역 조직들 그리고 사회 각 분야별로 발생한 조직 구성을 확보하고 있어 집권정당으로서의 공고함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반면 ‘혐오재’라 불리는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장 내부적?대외적 해결과제도 많은 데다 계파의 갈등으로 인한 내부 갈등요소가 단단히 발목을 잡고 있다.
우석훈은 이러한 현 상황에 대해 우선은 2017년 대선에서의 패배할 확률을 줄이는 것부터 목표로 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자신이 자신의 자리에서 당장 고민하고 연구하여 해결해야 할 것들에 대한 분석과 현실적인 계획을 밝혔다. 더불어 ‘잡놈들의 전성시대’를 끝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을 함께 고민해 나가기를 권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승리가 아닌 ‘영원한 승리’를 위해 앞으로 남은 3년의 시간 동안 그가,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척 많은 듯하다.

낙수 물은 차나니
장수가 길을 떠나면 돌아오지 않으리.
-형가의 노래 中

우석훈은 형가의 노래를 통해 “정의로운 무언가를 위해 나를 던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은 나의 판타지다. 우울하고 차가운 노스탤지어 같은 것이다”라고 결연하게 이야기한다. 형가는 혼자 길을 떠났고 그래서 졌다. 형가는 실패했지만 우리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잡놈들의 전성시대’를 끝내기 위한 만가(輓歌)는 독창이 아니라 떼창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같이 걸어가면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 《잡놈들 전성시대》를 들여다보면 필시, 뭐라도 할 말이 생길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서로 그 말을 하고, 서로 같이 그 말을 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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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석훈이 차줌마 차승원에게 열광했던 이유
    우석훈이 차줌마 차승원에게 열광했던 이유
    201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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