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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vild H. Rishø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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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비정, 어른들의 그늘, 그리고 슬픔을너무도 일찍 마주해야 했던 열 살 소녀 로냐의 아름다운 겨울오래전부터 노동자, 저소득층, 이민자들이 살아온 동네, 노르웨이 퇴위엔. 가난과 범죄, 약물 문제로 위험한 동네라는 낙인이 깔린 곳이다. 주민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지만, 한겨울에도 오픈카를 타고 다니는 이들이 동시에 존재하는 자본주의의 얼굴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곳이기도 하다. 『별의 문』은 퇴위엔의 오래된 아파트에 사는 열 살 소녀 로냐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언니 멜리사,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와 함께 사는 로냐의 집 안은 냉기가 돌고 냉장고는 텅 비어 있다. 로냐의 유일한 꿈은 집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장만해 언니와 함께 조용히 불을 밝히는 것이지만, 아버지는 술집에 가느라 어렵게 얻은 일자리마저 잃는다. 아버지를 대신해 자매는 어린 나이에 가족의 생계와 감정까지 돌보는 어른의 자리에 선다. 자매는 마땅히 받아야 할 돌봄의 부재 속에서 아버지 대신 크리스마스트리 가판대에 서고, 자신들의 꿈인 트리를 팔며 희망과 가난의 아슬한 경계를 오간다. 어른들은 불법 아동노동을 하는 자매가 아동보호시설에 끌려가지 않도록 눈감는다. 사회의 보호망에 지금의 행복마저 빼앗길까 봐 아버지를 지키고 싶은 마음과 그 아버지 때문에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삶을 견뎌야 하는 두려움이 로냐의 겨울을 끝없이 흔든다. 하지만 너무도 일찍 마주한 세상의 비정, 슬픔 앞에서 로냐는 그것이 헛된 희망일지라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다. 아버지가 중독에서 벗어나 예전처럼 다정한 사람으로 돌아오기를, 언니와 함께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기를 소망한다. 갖은 고난 앞에서도 희망을 품고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돌보고 사랑하려고 하는 점이 이 작품을 슬프고도 아름답게 한다. 가장 어두운 밤에도 빛나는 별과 같던 로냐의 꿈은 여느 희망들처럼 산산이 부서지게 될까, 아니면 기적처럼 눈부신 빛을 발하게 될까. 우리는 무엇을 기꺼이 바라보며 어떤 것에 차라리 눈을 감는가아무것도 갖지 못한 자매가 보여주는 세상의 균열, 잃어버린 선의“크리스마스 양말에 채울 완벽한 선물.”세계적 팝스타 두아 리파가 자신이 운영하는 북클럽에서 이 책을 추천한 말이다. 눈부시도록 하얗게 빛나는 겨울 풍경, 고난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 한 인생을 구원하는 낯선 선의와 가족을 향한 사랑까지 크리스마스 소설의 모든 요소를 갖춘 책이다. 하지만 청소년이나 어린이가 읽을 만한 이야기라고 결코 속단하지 말 것. 이 책은 결코 뻔하지 않으며 성인의 눈에만 적합한 충격적인 장면도 다수 펼쳐진다. 『별의 문』은 반짝이는 장식과 해피엔딩으로 반드시 이어지는 여느 동화와 달리 실업, 가난, 중독 등의 어두운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가족과 신앙, 연대의 상징이었던 본래의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각종 쇼핑, 소비주의가 폭발하는 현실적 크리스마스를 다룸으로써, 그 한가운데서 아무것도 갖지 못하는 자매가 느끼는 소외감과 시선의 대조를 통해 우리가 사는 세계의 균열을 선명히 드러낸다. 또한 알코올 중독, 방임 등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어른과 작동하지 않는 제도 사이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어른의 자리를 메우고, 서로를 부여잡는 모습은 우리가 그동안 애써 보지 않았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그러나 작은 기쁨은 살아 있고 크리스마스의 기적은 여전히 일어나는 법. 가혹한 현실에 무너질 것 같을 때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작은 친절과 선의가 찾아오고 다시 살아갈 힘을 낸다. 노르웨이의 권위 있는 문학 평론가 아스트리 포스볼은 이 소설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인간의 선함을 향한 믿음에 빛을 비춰주는 작품이다.”이 소설이 끝내 건네는 것은 완전히 끊어지지 않는 돌봄과 연대가 품은 가능성, 끈질긴 희망, 그리고 아이들의 안전과 존엄을 기준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감각이다. 책을 다 덮고 나면 한 해를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 무엇을 지키며 살아야 할지 스스로에게 되물을 수 있을 것이다. 매년 겨울 다시 꺼내 읽고픈 나만의 크리스마스 책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지금까지 접한 수많은 작품 가운데, 번역하는 내내 가장 마음이 애틋했던 책이다. 처음 몇 장을 넘기자마자 알 수 있었다. 이건 단순한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은 인간이 살아가며 맞닥뜨리는 고단함과 시련을 포장 없이, 예고 없이 우리 앞에 내민다. 현실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시련은 때로 우리가 어둠 속에 있을 때조차도 무자비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 어둠 속에서 다시 불을 밝히는 일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이 책의 주인공 로냐처럼. 슬픔조차도 순수하게 반짝일 때, 어둠은 비로소 빛이 될 수 있다. … 밝음과 슬픔이 한자리에 머물 때, 우리는 비로소 빛의 그림자를 본다. 어둠과 빛이 하나의 이름에 머물 듯, 삶과 죽음 또한 서로를 품은 채 존재한다. 이 작품이 바로 우리가 잃어버렸던, 잊고 있었던 동화라고 생각한다. 이 한 편의 작은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마음속 잃어버린 빛을 다시 밝혀주길 바란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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