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벗겨진 베일
제이컵 형 해설 고장 난 영혼, 그 깊은 심연을 들여다보다 |
George Eliot
조지 엘리엇의 다른 상품
김선옥의 다른 상품
박희원의 다른 상품
|
오래된 이야기다. 먼 훗날에나 치를 대가에는 아랑곳없이 인간이 유혹자에게 자신을 팔아넘기고 피의 계약을 맺는 것. 인간의 주위에는 늘 어두운 그림자가 있기에, 그 계약을 맺고도 여전히 사나운 충동으로 영혼의 갈증을 채우고자 허겁지겁 악마의 잔을 들이키는 것. 지혜에 이르는 지름길이란, 특허받은 전찻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수세기에 걸친 발명과 발견이 있었음에도 영혼의 길은 가시 돋친 황야에 펼쳐져 있어 여전히 과거와 같이 혼자서, 피 흘리는 발로, 도와달라 흐느끼며 걸어야 한다.
--- p.52 그 순간 내가 어떻게 보였는지 안다. 버사가 매서운 회색 눈을 들어 나를 바라봤을 때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내 모습을 봤으므로. 유령이나 보는 딱한 인간, 한낮에도 혼령에 둘러싸여 있어 나뭇잎도 움직이지 않는 산들바람에 벌벌 떨고 인간이 일반적으로 욕망하는 대상에는 관심이 없으면서 달빛에 애달파하는 인간.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며 서로를 재단했다. 완벽한 조명이 모든 것을 밝히는 지독한 순간이 닥치자 나는 어둠이 내게 숨겼던 풍경은 다른 것이 아니라 오직 텅 비고 범속한 벽뿐이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 p.76 버사와 이 여자 사이의 비밀은 무엇이었나? 나는 통찰력이 돌아와 사랑 없는 두 여자의 심장에서 무엇이 자라났는지 강제로 보게 될 것이 끔찍이도 두려워 버사에게서 눈을 돌렸다. 버사가 자신의 비밀에 봉인을 찍을 이 죽음의 순간을 기다려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비밀이 내게 계속 봉인되어 있음에 나는 신께 감사했다. --- p.96 “쉿!” 데이비드가 속삭임치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전부 형 거니까, 쉬이이잇! 기니 금화를 구덩이에 넣으면, 이렇게 변하는 거야!” 더 똑똑히 가르쳐주고자 데이비드는 기니 금화를 집은 손을 구덩이 안으로 내렸다. “이렇게 넣어.” 이어서 마지막 남은 로젠지 사탕을 꺼냈다. “그럼 이렇게 나와.” 그러고는 넙죽 열린 제이컵의 입에 사탕을 넣어줬다. --- p.123 여성의 매력과 미덕이란 영역에서 최고라 하기에 모자람이 없어야 서인도 제도의 무성하고 찬란한 아름다움에 익숙해진 에드워드 프릴리 씨의 열정에 불을 붙일 수 있었다. 디저트 장수가 더 높은 신분의 사람에게서나 보일 법한 생각과 대화를 했다는 것이 믿기 어려워 보일 수 있겠으나, 그가 외국에 다녀온 것은 물론이고 오 다리와 누런 낯빛, 옹졸한 이목구비의 소유자로서 여성을 깐깐하게 평가하는 감식가로 자연의 인증을 받은 이였음을 명심해야 한다. --- p.154 |
|
「벗겨진 베일」과 「제이컵 형」은 작가의 주요 관심사와 문학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벗겨진 베일」은 초자연적 요소를 통해 소통의 부재와 인간 소외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며, 「제이컵 형」은 날카로운 풍자로 인간의 허영과 위선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이 두 중편소설은 매력적인 서사와 간결한 분량으로 엘리엇의 방대한 문학 세계로 들어가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