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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들어가는 글 1 관계를 정의한다는 것 : 과거와 현재, 플라토닉한 사랑의 가능성들 2 다른 반려자들 : ‘운명의 짝’을 넘어서 3 섹스가 무슨 상관? : 다시 생각하는 파트너 관계 4 저마다의 남자 되기 : 남성성과 친밀성의 길을 찾아서 5 가족다운 가족 : 친구에서 공동 양육자로 6 긴긴 세월 동안 : 나이 들며 맞춰가는 생활 7 애도를 허하라 : 플라토닉한 사랑을 잃었을 때 8 친구들에게도 권리를 : 결혼이 독점한 세상에서 우리가 치르는 대가 나가는 글 감사의 말 미주 |
Rhaina Co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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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플라토닉하게 헌신하는 장기적인 관계로 자신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미리 정해진 틀도, 올릴 기념식도, 본보기가 될 모델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된 친구들을 다룬다. 이 친구들은 함께 주와 대륙을 옮겨 다녔다. 친구가 장기 이식과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받는 동안 주 돌봄 제공자가 되어줬다. 공동 양육자고 집의 공동 명의자이며 서로의 유언 집행인이다. 이름도 가입 양식도 없는 클럽의 회원이고, 많은 경우 비슷한 사람이 더 있다는 걸 모르고 있다. 이들은 노스웨스턴 대학교 심리학 교수 엘리 핀켈이 ‘다른 반려자들’이라 명명한 포괄적인 개념에 들어간다. 삶의 전형적인 설정값을 거부한 이 친구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맞닥뜨리지 않았을 위험을 마주하고 하지 못했을 발견을 해낸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마코와 M은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지만, 나는 마코와의 로맨틱 관계와 M과의 우정 관계를 이루는 근본 요소들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확실한 차이는 마코와는 섹스를 하고 M과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친구 애덤은 나더러 폴리아모리라고 했다. 애덤은 폴리아모리 경험이 있기에 그런 진단을 거리낌 없이 내릴 수 있었다. 애덤이 보기에 마코와 M은 둘 다 내게 파트너였다. M과의 파트너 관계에는 섹스가 따라오지 않을 뿐. 하지만 폴리아모리라는 틀은 내게 와닿지 않았다. 폴리아모리는 성적인 관계를 연상시켰고 다른 사람에게도 이건 마찬가지일 듯했다. 내가 마코, M과 폴리아모리 관계라고 설명했을 때 남들이 실제와는 다르게 이해한다면 그 이름표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 「1. 관계를 정의한다는 것」 중에서 가까운 친구 수의 감소는 외로움과 연관되고, 외로움은 고혈압부터 우울, 인지 저하에 이르기까지 건강에 초래되는 각종 부정적 결과와 이어진다. 남편을 잃은 여성과 비교하면 배우자를 잃은 남성에게서는 외로움과 우울감이 확연하게 치솟고 그 상태도 오래 지속된다. 이들은 여성에 비해 자살로 생을 마감할 확률이 높다. 연구자들은 이 차이가 여성의 사회적 지지 체계가 더 다양하다는 데서 기인한다고 본다. --- 「4. 저마다의 남자 되기」 중에서 이사하고 몇 년이 흘러 아이네즈는 손목 골절로 응급 수술을 받느라 병원 신세를 졌고, 집에 돌아온 뒤 한밤중에 심한 고통을 느끼고 바브를 불렀다. 아이네즈는 방문을 열어놓고 잤고 바브의 침실은 바로 옆방이었는데도 바브는 아이네즈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다음 날 두 사람은 아이네즈 침대에 종을 달기로 했다. 아이네즈의 어머니가 저녁 먹으라며 가족들을 부를 때 쓰던 종이었다. 둘이 나이가 비슷하니 서로 돌봄 제공자 노릇을 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그러니 더 젊은 사람에게 그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지만, 한집에 살면서 “둘 다 마음가짐이 변했다”고 바브는 말했다. “그때부터는 할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오래 서로를 돌보자는 각오가 섰어요.” 동거로 상호 의존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 「6. 긴긴 세월 동안」 중에서 조이는 해나의 자리가 비고 나서야 그 우정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알았다. 해나가 죽은 뒤에 조이는 두 사람이 나눈 우정이 얼마나 드물고 귀한 것인지 이해했다. “누리고 있을 때도 특별하단 건 알았지만, 얼마나 특별한지는 해나가 다른 세상으로 떠나기 전까지 몰랐어요.” 여기에 박탈된 애도의 어두운 아이러니가 있다. 조이가 겪는 슬픔의 깊이는 그 우정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가 되어야 맞다. 조니 미첼의 명곡 가사처럼, 내가 뭘 누렸는지는 그게 사라진 뒤에야 알게 되니까. 하지만 조이는 애도해도 인정받지 못했다. 회사와 정부 정책으로도 그랬고 제일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그랬다. --- 「7. 애도를 허하라」 중에서 사이즈를 하나만 만들어놓고 이 제품이 누구에게나 맞을 거라고 주장하는 대다수의 제품들처럼, 로맨틱한 커플살이라는 단일 모델 역시 실제로는 많은 사람에게, 원스톱 쇼핑센터 같은 로맨틱 관계를 찾지 못했거나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맞지 않는다. 선택지가 딱 하나뿐이라면 우리는 로맨틱 결합을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한다. 설사 모두가 짝을 만나도 결혼이 널리 퍼진 고독이란 유행병을 고칠 만병통치약이 되진 않는다. 우리에게는 친밀한 유대의 다른 형태들이 필요하다. --- 「나가는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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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우정 사이에는 순서가 없다
우리는 어린 시절 타인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며 친구를 사귀고, 자라면서 친구와의 관계가 어느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를 지난다. 그 시기를 지나 성인이 되면 친구는 뒤로 밀려나고 연인이 가장 중요한 관계로 급부상한다. 성인기의 로맨틱한 관계는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방도이며 로맨틱 상대가 없는 사람은 아직 불완전한 반쪽짜리이기에 사람들은 자신을 완성시켜줄 단 한 명의 소울메이트 찾기를 꿈꾼다. 로맨틱 파트너 하나만 있으면 외로움이 사라지고 성적 만족도 얻을 수 있고 가정도 꾸릴 수 있고 아이도 함께 키울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한 명에게 과도한 역할과 기대를 부여하는 만큼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집중하느라 다른 관계에 소홀해진다. 친구를 사귀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친구와의 관계도 깊어지기가 쉽지 않다. 기대를 충족해주지 못하는 연인과는 더 쉽게 헤어진다. 그렇게 우리는 점점 더 외로워진다. 저자 라이나 코헨은 M을 만났을 때 남자친구인 마코와의 연애를 시작했을 때와 비슷한 열정을 느꼈다. 저자는 M과 급속도로 친밀해졌고 모든 것을 공유하는 친구가 되었다. 우정이 이렇게까지 강렬하고 확장될 수 있다는 알게 된 저자는 다각도에서 우정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로맨스가 우정보다 먼저여야 한다는 통념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던 진리가 아니었다. 과거에는 배우자 이상으로 친구와 마음을 나누는 것이 중요했고 그런 태도가 이상하지도 않았다. 사랑과 우정은 서로 동등한 개별적 관계였으며, 우정은 얼마든지 깊어질 수 있었다. 친구와 함께 만드는 새로운 관계의 공식 저자는 아주 깊은 친구 관계를 맺은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인종, 종교, 성별, 섹슈얼리티가 모두 다른 각계각층의 사람들은 그 우정의 형태는 모두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가 삶의 중요한 부분들을 친구와 함께하고 있었다. 그들은 함께 살며 아이를 키우고 병원에 함께 다니며 유언 집행을 맡겼다. 친구란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우정은 어디까지만 가능하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새로운 관계 공식을 써 내려갔다. 저자는 각 챕터별로 각각의 우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해병훈련소에서 만난 캐미와 틸리는 캐미의 남자친구와 틸리의 갈등 때문에 잠시 멀어졌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 사이다. 캐미는 이제 데이트 상대에게 자신에게는 언제나 틸리가 1순위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 오랜 친구인 아이네즈와 바브는 자식의 죽음을 서로 의지해 견뎌냈다. 이제는 같은 집에 살며 노년기를 함께 보내며 늙어가는 서로를 돌본다. 나이가 20살 가까이 차이 나는 존과 에이밀리는 서로를 ‘비로맨틱 생활동반자’로 소개하며 어느 파티든 함께 참석하는데, 존의 유언장에는 에이밀리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그 누구보다 깊이 헌신하고 있지만 로맨스가 없다는 이유로 쉽게 간과되고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도에서 배제된 관계들이다. 이들은 사연만으로도 우정의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저자는 거기서 끝내지 않고 우정과 친구를 둘러싼 담론을 다각도에서 깊이 있게 탐색한다. 왜 우리는 로맨틱 관계에 있는 사람과 양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왜 친구와의 결별은 연인과의 이별만큼 슬퍼할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결혼에 부여된 수많은 특권을 다른 관계에게도 부여할 수는 없을까? 동성애자 남성인 아트와 이성애자 남성인 닉의 우정을 통해서 동성애에 대한 시선이 남성 사이의 우정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싱글맘인 너태샤와 법적 공동 양육자인 린다의 관계를 통해서 로맨틱 관계와 양육을 둘러싼 법적 권리 변화를 탐구한다. 점점 더 외로워지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에게는 새로운 관계 모델이 필요하다. 우리는 타인과 우정으로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다. 보편적인 관계 공식 밖으로 나아가는 길은 쉽지 않겠지만, 친구와 함께 가는 그곳에는 새로운 풍경이 펼쳐져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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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의 오랜 의문에 대한 반갑고도 통쾌한 답변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할 때 우리는 너무 자주 로맨스를 먼저 떠올린다. 모두가 사랑과 헌신을 오직 연애와 결혼 속에서만 찾도록 길든 세상에서, 저자는 그 견고한 통념에 균열을 낸다. 우정도 사랑의 한 방식이라는 오래된 진실을, 놀랍도록 아름다운 이야기들로 되살린다. 책장을 덮는 순간, ‘내 삶에 메워야 할 구멍이 없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다. 그리고 곁에 있는 친구의 손을 꼭 잡고 묻고 싶어진다. 당신이 진정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그 관계를 사랑이라 부르지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 - 허휘수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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