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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팀 예술MD 최지혜(sabeenut@yes24.com)
전화기와 사진기, 컴퓨터가 한 몸이 된 지금, 사진을 찍고 올려서 공유하는 것만큼 쉬운 일도 없다. 막 잠에서 깬 부스스한 모습부터 시작해 모닝커피를 든 손, 오늘 입은 옷 점검, 점심식사 메뉴, 틈틈이 찍는 셀프 사진까지. 필름도 인화도 필요 없이 손가락 터치 한 번이면 이미지가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현시대의 사진은 그래서 더욱 개인적이고 일상적이다.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을 처음 봤을 때, 당연히 요즘의 그런 사진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길거리 풍경, 행인들의 놀란 표정 순간 포착, 연예인 파파라치 샷까지 그녀가 주로 사진기의 담는 모습이 지금의 그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1950년대에 찍은 사진이라고 하기엔 과도하게 현대적이고 지나치게 감각적인 사진들. 특히 그녀는 ‘셀피족의 어머니’라고 불러도 될 만큼 스스로의 사진 찍기를 즐겼다. (유리문이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물론, 그림자로라도 꼭 사진에 등장한다.) 40년 동안 쉬지 않고 사진을 찍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그 사진을 공개하지 않은 채 생을 마감했던 그녀는 보모, 가정부로 일하면서 인화하지 않은 필름들과 함께 평생을 떠돌았다. 필름들을 보관했던 창고의 임대료를 낼 돈이 없어 결국 사후 경매로 필름 상자들이 400달러에 거래가 되는데, 그 필름을 샀던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이자 다큐멘터리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의 감독인 존 말루프다. 그는 과거 자료를 찾던 중 그녀의 사진 일부를 인화하고, 범상치 않은 사진임을 느껴 SNS에 그 사진들을 올리기 시작하는데, 사진이 SNS를 타고 흐르며 전 세계인들과 언론의 열광을 받게 된 것이다. 그녀의 카메라는 일상을 떠나지 않는다. 우리가 생각 없이 흘려 보내는 지금 이 순간을 포착한다. 특별한 기교 하나 없이 담백하지만, 피사체에 대한 시선은 강렬하다.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바로 지금, 여기’라고 말하는 것 같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사진을 찍었던 그녀의 마음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프로 포토그래퍼로 활동했던 적은 없지만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카메라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독특한 시선으로 담아냈던 그녀의 삶이야말로 열정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작된 설정샷이 넘치는 세상 속에서 그녀의 사진이 전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당연한 결과다. 235개의 위트 있는 사진을 감상하고 나니, 숨겨져 있던 그녀의 사진만큼이나 미스테리한 그녀의 삶이 더욱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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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뛰어난 하모니카 연주가가 자신이 가르치는 재능 있는 학생들을 데리고 블루스 음악가이자 하모니카 연주자인 킴 윌슨의 연주를 보러 갔다고 한다. 킴 윌슨은 단순하고 쉬운 곡인 [리틀 월터]를 연주했다. 한 학생이 말했다. “저건 나도 연주할 수 있어.” 그러자 그는 말했다. “정말 그럴까?”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 역시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녀가 찍은 사람들과 풍경은 누구라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사진을 찍기 전에 먼저 보아야 한다. 마이어는 탁월한 시선과 완벽한 기술을 겸비한 예술가였다. 그녀는 롤라이플렉스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담았고, 평생 그 일에 몰두했다. 음악가의 수업을 빗대어 말하자면 이론상 우리도 마이어가 보았던 세상을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서문」중에서 마이어의 수수께끼 같은 삶과 재발견된 사진들은 대중과 언론을 사로잡았다. 그녀의 삶과 작품은 이미지가 중심인 문화의 도래와 영향력, 예술가의 삶에 대한 진실과 고정 관념, 유명 인사와 시장의 관계, 페미니즘, 타자성, 강박 관념 등 도발적인 문제의식을 자극한다. 복잡한 이 여성의 삶과 잊을 수 없이 아름다운 사진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20세기 중반까지 무명으로 살다 사라진 이 사진가는 21세기 초 수많은 전시회의 주제로, TV 프로그램의 소재로, 다큐멘터리 영화 의 주인공으로 다뤄지며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 작품의 깊이는 물론이거니와 그녀의 드라마 같은 삶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충분히 조명 받을 가치가 있다. 페이스북이며 플리커, 인스타그램 등을 이용해 세상 어디라도 찍은 사진들을 전송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그토록 단호하게 사진들을 감추어둔 비비안 마이어의 복잡한 정서와 부인할 수 없이 뛰어난 재능에 호기심과 당혹감을 동시에 느낄 수밖에 없다. 최근 사진이 재정의되면서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급증한 관심과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문화적 움직임을 불쾌해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단지 인간관계를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 우리 자신을 정의하고 있다. 마이어가 그러했듯이. 사진에 비해서 사생활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마이어가 유명해진 것은 특이한 일이다. 대중 의 관심을 자극한 그녀 삶의 모호한 부분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마이어가 무엇을, 왜 했는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빈틈을 채워보려는 수많은 시도들은 모두 실패했다. 심지어 계보 전문가들과 아마추어 사진 탐정까지 동원했지만 그녀의 삶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투성이다. 일관성 없고 부정확한 인적 기록, 사생활과 작품 활동의 엄격한 경계, 그리고 그녀를 알고 지냈지만 진정으로 잘 알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지인들의 오래된 기억 등은 그녀의 삶을 더욱 알 수 없게 만든다. 평생을 미혼의 보모로 살았지만 몹시 지적이었던 마이어는 늘 특권, 젠더, 인종, 정치, 죽음 등의 주제에 민감했다. 그녀가 찍은 행인들과 삶이 망가진 사람들, 5번가와 바우어리 거리, 모더니스트가 지은 예술적인 건물들과 빈민가 공동 주택, 그리고 공원, 배, 지하철이 드리운 그림자 사진에는 한 여성의 기민한 정서와 쉴 새 없이 관찰하는 시선이 담겨 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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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사
마이어, 사진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열정을 지녔으면서도 은밀한 사생활을 고수했던 한 보모 사진가의 놀라운 이야기, 그리고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사진들 - 오프라 매거진 단 한 번도 노출되지 않았던 사진들이 담긴 이 묵직한 책은 사진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의미 있는 선물이다 - 뉴욕 매거진 롤라이플렉스 카메라의 대가답게 마이어의 사진 중 가장 강력하고 인상적인 것은 바로 그녀를 응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 가디언 늘 목에 롤라이플렉스를 걸고 있던 보모로만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녀가 그토록 대단한 재능을 지닌 예술가였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 뉴요커 마이어는 우리에게 영원히 풀지 못할 수수께끼와 20세기 후반을 담은 막대한 유산을 남겼다 - 뉴욕타임스 마이어의 사진은 보물이다. 높은 가격 가치로서가 아니라 역사적 가치로서, 그리고 삶의 이야기로서 - 타임스 분명한 점은 마이어가 자신의 작품이 지닌 힘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재능을 감추었다. 그녀가 최고의 작품을 찍을 수 있었던 건 스스로 부여한 익명성 때문이다 - 텔레그래프 그녀는 예술가로서의 임무를 한순간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평균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필름 한 통씩 50년 동안 사진을 찍은 셈이다. 그녀의 작품들은 하마터면 묻혀버릴 뻔한 역사적 보물이다 - LA 타임스 그녀가 살아 있다면 묻고 싶다. 그녀가 바라본 도시는 어땠는지 그리고 카메라는 그녀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20세기 미국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로 로버트 프랭크, 리 프리들랜더 그리고 개리 위노그랜드를 꼽을 것이다. 그러나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을 만나는 순간 그녀가 담담히 기록한 화려하면서도 쓸쓸한 미국 도시의 일상에서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아무 예술적 교육도 받지 않았던 그녀의 사진 속에 담긴 위트와 서정적인 시선 그리고 완벽한 구도는 보모로서 살아온 삶 뒤에 숨겨진 예술에 대한 열정 그 자체다. - 권정민 대림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사진을 찍는 것은 내가 아닌 카메라다. 사진이란 바라보는 대상에 카메라의 시선을 떨구어야 비로소 발견되는 것이다. 나와 그녀의 사진에는 공통점이 많다. 레이어가 많은 것도, 자주 스스로를 찍는 것도. 내가 그녀의 사진에 시선을 떨구었기에 발견된 사실이다. 나는 지금 기다리고 있다. 그녀가, 혹은 그녀의 사진들이 세상에 발견되어지기를.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 하시시 박 포토그래퍼 사진은 시선이다. 세상을 향한 사진가의 눈길이 닿은 결과물이다. 비비안 마이어가 바라본 미국의 일상은 유머와 따스함으로 가득하다. 보모와 가정부로 일하며 사진을 찍었던 그녀의 독특한 삶에서 건져 올린 시선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만큼 보는 재미가 크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스타가 되고 싶다면, 꼭 마이어의 셀피를 강추한다. - 이동섭 예술인문학자 잃다, 그리고 발견하다: 2015년 가장 주목해야 할 천재 포토그래퍼 약 40년간 보모로 살다 간 한 이름 없는 여성이 있었다. 집도 가족도 유산도 없는 그녀에게 유일하게 남은 건 임대 창고에 쌓여 있는 수십만 장의 필름뿐이었다. 그녀는 남는 시간이면 언제나 롤라이플렉스 카메라를 목에 걸고 거리로 나가 셔터를 눌렀다. 그러나 현상할 형편이 못 되어 대부분 필름채로 보관하였고 그 누구에게도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지 않았다. 2007년 경매로 나온 필름박스를 단돈 400달러에 사들인 한 역사가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예전에 구입한 필름 몇 장을 현상해보고 범상치 않은 예술성에 놀라 SNS에 올린다. 빈부, 특권, 젠더, 인종, 정치, 죽음 등 묵직한 주제들이 투영된 따뜻하고도 날선 사진들. 전 세계 사람들이 앞다투어 ‘좋아요’를 누르기 시작했고 언론은 이 무명의 사진가에게 매료되어 열렬히 환영하였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유명세를 탄 그녀의 사진은 미국,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벨기에 등을 순회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그녀의 독특한 인생은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어 2015년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바로 천재 포토그래퍼 비비안 마이어의 이야기다. 그녀의 삶은 수수께끼 그 자체이며, 그녀의 사진은 예술 그 자체이다. 평균적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필름 한 통씩 50년 동안 찍은 사진들. 하지만 그녀는 단 한 장도 공개하지 않았고 다만 쉼 없이 찍었을 뿐이다. 사진을 찍는다는 사실조차 숨기고 남의 집을 전전하며 생활했다. 헐렁한 남자 셔츠에 튼튼한 신발을 신고 성큼성큼 거리를 걸어다니며 필름 값을 아끼려 모든 컷이 마지막인 양 자신이 보는 세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하지만 누구도 알지 못한다. 왜 그 많은 사진을 찍었는지, 왜 그 많은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는지. 그래서일까? 그녀의 사진은 자유롭다. 미국의 거리 풍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문법으로 보고 찍는다. 차후에 자신의 사진을 보게 될 감상자 즉 고객에 대한 고려는 없다. 찍고 있는 찰나에 몰입한 사진가와 카메라와 피사체만 존재할 뿐이다. 또한 비슷한 사진이 없다. 하나의 필름 롤에는 서로 완전히 다른 프레임과 대상들이 등장한다. 급속도로 발전하며 화려하게 변모하는 도시, 가난에 찌든 뒷골목 아이들, 신문 가판대와 잘 차려입은 여성의 뒷모습. 그날 만난 가지각색 인생의 표정이 한 롤에 담겨 있다. 또 하나, 셀프 포트레이트가 많다. 스스로 익명성을 선택했으나 역설적이게도 자기 자신의 모습을 매우 다양한 기법으로 카메라에 담는다. 오늘날 셀피들의 기발한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는 시도들이 눈에 띈다. 혼자 조용히 세상을 산책하던 여행자, 비비안 마이어. 이 책은 그녀의 흥미진진한 삶과 가장 비비안 마이어다운 사진 235컷을 선별해 담은 사진집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큐레이터 마빈 하이퍼만이 객관적이면서도 시적인 관점으로 비비안 마이어의 인생을 퍼즐 맞추듯 탐험하며 우리를 그녀의 작품 세계로 안내한다. 신랄한 유머감각과 불안한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담담한 시선, 인간에 대한 본능적인 호기심, 찍는다는 행위에 대한 깊은 열정이 담긴 작품들은 ‘순수사진이란 바로 이런 것’임을 사진 자체로 웅변한다. 비비안 마이어가 평단과 대중에게 모두 사랑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둘 다의 욕망을 너무나 단순한 방식으로 실현하였기 때문이다. 평단은 어떤 간섭도 받지 않는 독창적인 예술가를 원한다. 또한 이제 이미지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로 나선 아마추어 대중들은 자신들의 평범한 시선을 닮은, 혹은 추종할 인물을 원한다. 평생 사진을 찍고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다는 선택으로 인해 비비안 마이어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사진가의 반열에 들게 되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한 사진 찍기, 비비안 마이어는 보여주기식 이미지 중심의 문화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숙제를 남겼고 그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