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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리포트를 펴내며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 들어가는 글 1장 포스트 3.11, 일본의 청년 담론을 묻는다 접속이 안 되는 일본의 와카모노론 2장 일본의 청년들이 데모를 하기 시작했다! 두 번의 대지진 사이를 읽기 3장 길 위의 생활자에게 배우는 삶의 방식 사카구치 교헤의 제로엔 하우스 실천 4장 셰어하우스, 청년들의 더불어 살기 실험 싱글족과 주거 공간의 변화 5장 니트론의 현재 반-하류사회를 향한 움직임 6장 획일성 속에서 추구하는 ‘개성’이라는 퍼포먼스 일본 대학생들의 취업 활동 7장 곤카츠, 불가능의 언설 이야기되지 않은 와카모노, 여성 8장 하위문화 속에서 발견한 ‘민의’ 민주주의를 말하는 일본의 청년들 9장 망각에 저항하라 후쿠시마 제1원전 관광지화 계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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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으로 인한 사고지만 인재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원전 사고는 도쿄전력, 정부에 의한 조직적인 범죄이자 일본 사회의 뿌리 깊은 구조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났다. 이 점은 많은 시민들에게, 서로 돕기, 공동체 의식 등의 틀을 넘어서, 일본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새로운 ‘사회성’의 발견을 가져다주었다. 즉, 사람들에게 ‘사회’를 근본적으로 인식하게 만든 것이다.
- 2장 일본의 청년들이 데모를 하기 시작했다!, 53~54쪽 홈리스들의 집, 그리고 홈리스들의 삶을 통해 주거와 거주 일반의 문제로 물음을 넓혀 간 사카구치는 법률에 기반한 소유가 아닌, 소통과 증여에 기반한 주거/거주의 실천에 관심을 기울인다. 지금까지 근대 사회의 문제, 특히 생존권 같은 문제를 임금 노동을 보장하는 제도를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는 많이 있어 왔지만, 돈을 매개하지 않는 주거/거주의 관점에서 삶의 권리와 사회의 존재 양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의 문제 제기와 실천은 우리에게 관점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 3장 길 위의 생활자에게 배우는 삶의 방식, 63쪽 카미타니 씨는 본 적도 이야기 나눈 적도 없는 사람과의 ‘새로운 만남’을 찾아 셰어하우스에 왔다. 가족의 대체로서 셰어하우스를 택한 경우와 달리 새로운 공동체 구축의 가능성이 보이는 부분이다. (……) 태어나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관계로부터 해방된 공간 가운데 혹은 대등한 관계성 가운데에서만 얻을 수 있는 행복감, 안도감을 셰어하우스는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 4장 셰어하우스, 청년들의 더불어 살기 실험, 99~100쪽 프리타에서 니트로 와카모노론이 이동한 것은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는 일본 청년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 떠넘기기 위함으로 보인다. 문화평론가인 구리하라 유이치로는 니트 문제를 개인의 속성 문제로 이해한 단적인 사례로 2005년도에 후생노동부가 조직한 ‘청년들의 인간력을 높이기 위한 국민회의’ 프로젝트를 지적한다. 즉 고용의 유연화에 따라 생긴 청년층의 고용 문제를 개인의 의욕 문제로 보려는 일종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 5장 니트론의 현재, 116~117쪽 원전을 둘러싼 문제점을 지적하면 할수록 그것은 근대사회, 국가 모순의 집합체임이 드러났다. 정치가나 관료, 거대 전력회사가 한 몸이 되어 움직이는 원전 사회는 후쿠시마 같은 힘없고 약한 지역을 희생시키는 체제이다. 식민지 정책에 의한 경제성장의 또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상류 지향 = 강한 의욕’이라는 태도는 경제성장이라는 이름하에 힘없는 지역이나 사람들, 생물들을 마구 파괴시켜 온 것이다. 이에 비해, ‘하류 지향 = 의욕 없음’은 인간이나 자연을 위해서 ‘경쟁이 아니라 연대’, ‘파괴가 아니라 공생’을 추구하는 태도가 아닐까. - 5장 니트론의 현재, 127~128쪽 ‘하고 싶은 것’, ‘자기다움’이라는 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 그것도 다양한 세대, 다른 문화적 공간 속에 몸을 두는 데서 찾아진다. 자기다움은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대학생들은 삶의 경험이 부족한 채로 자기다움이란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물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래서 가까운 인간관계에서부터 취업 활동에 이르기까지 퍼포먼스적인 관계성을 구축하지 않을 수 없다. - 6장 획일성 속에서 추구하는 ‘개성’이라는 퍼포먼스, 161쪽 ‘일을 하고 있는가/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노동의 유무를 기준으로 언설화된 남성 와카모노론과는 대조적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와카모노론은, 젊은 여성들이 부모의 경제력에 기대 결혼도 하지 않고 우아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는 식의 젊은 여성 때리기로 언설화되었다. 이른바 ‘파라사이트 싱글’이다. - 7장 곤카츠, 불가능의 언설, 172쪽 3.11 이후 가족 언설이 강조되는 배경에는, 이런저런 ‘연(?)’이 붕괴하고, 점점 개별화, 고립화되는 현실에서 관계성 회복에 대한 욕망을 지난날의 ‘가족의 끈’으로 치환하려는 의지가 개입되어 있다. ‘가족의 끈’과 마찬가지로 곤카츠 언설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기보다는 기성세대가, 보다 정확히는 고도경제성장기의 중산 계층 남성들이 여성을 비롯한 청년 세대에게 곤카츠에 대한 욕망을 불어넣으려 한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 7장 곤카츠, 불가능의 언설, 195쪽 후쿠시마 제1원전 터를 관광지화한다는 것은 원전에 대해 일반 시민에게 물어보는 것이며, 이것은 정보의 공개를 의미한다. 관광지는 특권을 가진 사람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드나들게 될 것이고, 그렇게 해서 새로운 다양한 아이디어가 생겨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 9장 망각에 저항하라, 225~226쪽 원전의 위험성을 그다지 보도하려고 하지도 않고 ‘안전’, ‘안심’이라는 ‘내용에 관해 전혀 신뢰할 수 없는 허식적인 공식 발표’를 그냥 내보내는 매스미디어에 관한 비판은 항상 있고, 그것은 지금도 추궁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 압도적으로 ‘선의’, ‘선한 사회의 정립’으로 향해 있는 ‘탈원전의 물결’ 역시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지적해야 한다. 원전을 계속 가동할 것을 주장하는 것도 폭력이지만, 단순히 그것을 멈출 것을 외치고, 지역 주민들의 생존 기반을 위협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폭력이 되기 쉽다. - 9장 망각에 저항하라, 240쪽 청년들의 목소리는 한편으론 와카모노론이라는 틀을 넘어서, 3.11 이후 기존 사회의 존재 방식의 한계를 깨닫고 새로운 사회를 모색하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들의 기본적인 태도는 초식남이라는 언어로도 대표되듯이 싸우기를 싫어하고, 동료들과의 연대를 확보해 나가면서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다. 지금의 일본 사회가 기성세대에게 유리한 구조라면, 이들은 여기에 대해서 ‘청년들의 고용을 늘려라!’라는 식으로 분노를 발산하기보다는 기성세대를 놀라게 하고 흥분시킬 수 있는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과 아이디어를 대화의 장으로 가지고 나오려 한다. 이를 통해 기성세대로부터 경제적 자원을 투자하게 만들자는 발상도 내놓고 있다. 이렇게 청년 지식인들의 아이디어와 실천은 세대 간의 대화로 이어지고 있다. - 8장 하위문화 속에서 발견한 ‘민의’, 215쪽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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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과 일본 청년 세대
이 책은 ‘3.11’과 ‘청년 세대’라는 두 개에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다. 3.11이라는 미증유의 사건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즉, 근대 자본주의사회와는 다른 세계)를 만들어 가도록 우리를 흔들어 깨웠는데, 여기에 누구보다 기민하게 반응한 쪽은 청년 세대였다. 역사를 되짚어 보면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려 할 때 사회는 항상 청년 세대를 호출해 왔다. 하지만 3.11을 전후한 일본 사회에서 청년 세대의 위치는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 버블 경제 붕괴 이후, 일본의 청년 세대는 사회를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세대이기는커녕 도리어 사회적으로 그다지 쓸모없는 존재로, 심지어 민폐를 끼치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 기성세대들은 이들에게 프리타, 니트, 파라사이트 싱글 등 부정적인 딱지를 지속적으로 붙여 왔다. 청년들은 사회로부터 끊임없이 자기 책임론을 강요당해 왔고, 자신들이 뭔가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지 못했다. 그런데, 자민당 정권 55년 체제가 막을 내린 2009년을 전후로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그 속에는 기성의 지식인 못지않은 스케일을 가지고 지금의 일본 사회를 진단하고 미래를 디자인하는 청년들도 있었지만,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청년들도 있었다. 이들이 일제히 자신들의 이야기를 쏟아 놓으면서 기성세대가 이야기하는 청년론이 아니라 청년들에 의한 청년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3.11이다. 필자는 3.11을 전후 70년의 사회 구조, 삶의 방식과의 결별로 본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3.11은 2011년 3월 11일에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이라는 사건과 반드시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다룬 청년들의 목소리와 실천들은 시간적으로는 2011년 이전에 시작된 것들이 많다. 그러니까 3.11 이전부터 일본의 청년들은 이 사회로부터 무언가가 채워지지 않는 갈증 같은 것을 느껴 왔고, 조금씩 다른 사회, 다른 삶의 방식으로 이행하려 하고 있었는데, 그런 움직임이 마침 3.11을 만나면서 시대적, 사회적 맥락을 획득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3.11이 준 충격을 청년들이 어떻게 받아들였고 어떤 행동으로 옮겼는지를 살펴본다. 일본 청년 담론의 최전선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에 있어 왔던 기존의 청년 담론을 살펴보고, 지금 일본의 청년들(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의 청년 세대들)을 둘러싼 주요한 키워드인 주거와 관계성, 교육과 노동, 여성과 결혼, 서브컬쳐와 민주주의, 후쿠시마 등을 중심으로 청년들의 움직임을 살핀다. 1장 [포스트 3.11, 일본의 청년 담론을 묻는다]와 2장 [일본의 청년들이 데모를 하기 시작했다]에서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일본의 청년들이 지진 피해 지역으로 가서 볼런티어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그리고 근래 일본에서는 드물었던 대규모 집회인 탈원전 데모에 참가하면서 어떻게 정치를 받아들이는지를 살펴본다. 3장 [길 위의 생활자에게 배우는 삶의 방식]과 4장 [셰어하우스, 청년들의 더불어 살기 실험]은 주거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홈리스들의 주거 방식을 대안적 주거 방식으로 제시하는 사카구치 교헤의 활동을 소개하고, 가족이라는 틀을 벗어나 셰어하우스에서 타인과 함께 살며 관계성을 추구하는 청년들의 움직임을 주목한다. 5장 [니트론의 현재]에서는 기존에 비판의 대상이 되기만 했던 니트들의 하류 지향적 삶의 방식에 “기성세대가 끝없이 추구해 왔던 ‘상류 지향’에 대한 거부이고, 기존 사회에 대한 일종의 소극적인 저항”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6장 [획일성 속에서 추구하는 ‘개성’이라는 퍼포먼스]는 일본 취업 활동에 대한 이야기로, 2011년 있었던 ‘취업 활동을 때려 부수자’라는 청년들의 시위와 소설 《누구》를 통해 ‘신졸일괄채용’이라는 일본의 취업 활동 관행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7장 [곤카츠, 불가능의 언설]에는 기성세대로부터 ‘결혼 활동(곤카츠)’을 강요당하거나 빈곤 때문에 생존 전략으로서 결혼을 택할 수밖에 없는 형편에 놓인 여성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기존 청년 담론에서 소외되어 온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결혼과 가족에 대해 다시 묻는다. 8장 [하위문화 속에서 발견한 ‘민의’]와 9장 [망각에 저항하라]에서는 하위문화에서 민주주의적 요소를 발견하고 사람들이 3.11을 망각하지 않도록 ‘다크 투어리즘’이라는 역발상을 제시한 젊은 청년 지식인들을 주목한다. 저자는 특히 일본 청년 담론의 최전선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는 아즈마 히로키, 사카구치 교헤, 우노 츠네히로의 사상을 세 장(3, 8, 9장)에 걸쳐 소개하는데, 한국의 청년 지식인들과는 다른 색깔을 가진 일본 청년 지식인들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