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라센의 역사
2. 유예 기간 2 3. 세렌스의 아침 4. Side 1 유리드 5. 거미줄 6. Side 2 에른스트 |
|
소년은 한때 '천재' 소리를 들었었다. 학위도 몇 가지 된다. 자신도 한켠으로 자랑스레 여겨 왔을 만큼 다방면에 고루고루 지식을 가진 그가 라센에 존재하는 이런 기형적인 건축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꽤 당혹감을 느끼게 하는 일이었다. 살았다는 안도감보다도, 지근지근거리는 상처의 고통보다도...... 창 밖으로 보이는 전선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누더기들에 먼저 신경이 간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경험이었다.
"폭풍이군." 소년은 중얼거렸다. 아마도 옷이라고 불려야 할 듯한 천쪼가리들은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었다. 방향 없이 위 아래로. 좌우로 헝클어져 흐르는 바람은 결국 천 조각들을 전선줄에 둘둘 감아 놓고 말았다. 돌풍이었다. 아마 몸이 좀더 성했다면 '곧 비가 올텐데. 내게도 신경통 같은 게 생기는 것은 아닐까'하는 쓰잘데기 없는 말을 덧붙였을지도 모른겠다. 눈을 감으면 다시 그 아수라장. 쓰레기. 지옥도. 도망치고 사냥 당한다. ---p.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