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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몸들의 네트워크’와 몸의 일기
퐁당퐁당 피아노_박연옥 나의 퀴어_코요테 아무것도 되지 않아도_작은물방울 암과 함께_노라 어디까지가 나일까_이유하 에필로그 ‘몸’을 출발점으로 시작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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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쓰지 않는 몸, 그러나 신경 쓰이는 몸, 몸에는 이야기가 있다앎과 삶의 공동체 문탁 네트워크에서 우리는 다니엘 페나크 『몸의 일기』라는 소설을 읽으며 세미나를 진행했다. 『몸의 일기』는 한 남자가 1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몸에 대해 내밀하고 충실하게 써 내려간 방대한 일기이다. 십 대 시절, 친구들의 장난으로 숲에 버려졌던 저자는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여 바지에 볼일을 보고 만다. 이 경험을 통해 저자는 몸의 작은 반응까지도 놓치지 않고 기록을 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렇게 몸을 정확히 직시한 기록은 한 사람의 거대한 대서사시를 완성한다. 우리는 몸에 대해 잘 알고 싶어하지만 때로는 몸을 역겨워하기도 하다. 내 의지대로 몸이 움직일 때는 상관없지만, 통제 불능의 몸 앞에서 우리는 눈을 돌리기도 하니까 말이다.『몸의 일기』를 읽은 뒤 세미나에 참석한 “우리”들은 자신의 몸을 관찰하고 글을 써보는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늦은 나이에 피아노를 배우는 손에 대하여(박연옥), 한국에서 오랫동안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살다 미국이라는 나라로 떠난 퀴어인 몸(코요테), 남들처럼 고난이도 요가 동작은 못 하지만, 즐거이 요가 수련을 하고 자신을 인정하는 몸(작은물방울), 유방암이라는 진단 앞에 항암을 하고 수술을 하고, 다시 재활을 하는 몸(노라), 사는 동안 내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몸과 공포증을 달고 사는 몸을 되돌아보는 시간까지(이유하). 몸에 대해 쓰기 시작하자 다양한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개인의 이야기는 곧 우리의 이야기로 귀결되었고, 공통점이 없어 보였던 몸의 이야기는 여러 곳에서 교차점을 가졌다. 그렇게 몸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주었다. 몸은 그동안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내 의지대로 움직이는 몸과 통제되지 않는 몸 사이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갈등과 고민을 해왔을까. 그러나 몸은 또렷하고 몸은 정확하다.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순간에도 말이다. 몸을 다시 바라보자, ‘나’가 보였다몸은 소리 없이 존재하지만, 때로는 시끄럽게 존재한다. 몸과 마음의 삐걱거림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아프지 않을 때는, 마음에 이상이 없을 때는 없는 듯이 있다가, 어느 순간 몸은 “나 여기 있소” 하고 소리를 지르고 길게 경련을 일으킨다. 마치 몸이 곧 주인이라는 듯이 말이다. 몸을 과소평가하고 무시하며 살아온 지난 시간들이 문득 떠오른다. 몸을 모른 척하고 살아온 시간이 당신에게 묻는다. 몸이 무엇이냐고, 몸은 전부라고, 몸은 개별적이지만 때로 통합적이라고 말이다. 개별적인 몸의 일기를 읽으며 나 역시 그 안에 속한 내 몸을 발견했다. 아프고 왜소한 몸, 작고 허약한 몸, 몸이 없으면 나도 없다. 몸이 곧 ‘나’임을 이 책을 만들며 정확하게 알아차린다. 타자를 치는 손과 모니터를 바라보는 눈, 매순간 나의 몸은 나를 지배하며, 나를 사유하게 만들고 앞으로 걸어가게 만든다. 여기 실린 몸의 이야기들은 당신에게 물을 것이다. 당신의 몸은 무엇이냐고, 또 어디에 있냐고 말이다. 몸을 들여다보면, ‘나’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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