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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정헌목
을지로 3가, 기호의 향연과 경관의 생성│임근영 서울광장, 서울퀴어문화축제와 공공성의 재구성│이규원 한강 이남, 영동지구에서 강남이 되기까지│황의진 동부이촌동, 두 가지 상징이 교차하는 공간│도쿠나가 에미 광교 신도시, 수원의 도시화와 신도시 주민들의 지역 인식│제이넵 오제트 운중동 먹거리촌, 신도시의 흐름이 닿는 교외 공간│박성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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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지로’의 골목부터 신도시 먹거리촌의 재편까지
저자들은 서울의 오래된 도심에서 출발해 경기도의 신도시까지 발을 넓히며, 각 공간이 어떻게 고유한 서사를 갖게 되었는지 세밀하게 기록했다. 낡은 철공소 골목이 젊은 세대의 열광 속에 ‘힙지로’라는 새로운 경관으로 거듭난 을지로3가를 시작으로, 성소수자들의 퀴어문화축제와 시민의 목소리가 부딪치며 공공성의 의미를 매 순간 새롭게 써 내려가는 서울광장의 뜨거운 현장을 포착했다. 이어 전형적인 농촌에서 거대 자본이 응축된 계급적 상징으로 변모한 강남의 탄생 신화를 들여다보고, ‘재팬타운’과 ‘중산층 아파트의 원조’라는 이질적인 상징이 공존하는 동부이촌동의 독특한 장소성을 추적하며 서울 내부의 다층적인 면모를 정밀하게 해부했다. 시선은 서울의 경계를 넘어 수도권의 새로운 삶터로 확장된다. ‘수원의 강남’이라 불리며 배타적인 지역 정체성을 구축해가는 광교 신도시의 모습과 판교 개발의 여파로 조용한 산촌에서 고급 주택가와 운중동 먹거리촌으로 재편된 공간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기록했다. 서울의 중심부 골목부터 수도권 신도시의 가장자리까지, 공간의 물리적 변화가 거주민의 지역 인식과 어떻게 맞물리며 새로운 서사를 써 내려가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서울의 안과 밖, 사람이 지어 올린 서사를 읽다 이 책의 목적은 서울과 수도권의 도시 공간을 단순히 건물과 길로 구성된 물리적 대상이 아니라, 그곳을 점유하는 사람들에 의해 기억되고 해석되며 실천되는 ‘문화적 공간’임을 확인하는 데 있다. 여섯 가지 현장을 가로지르는 저자들의 시선은 독자들에게 우리가 살아가는 익숙한 장소를 낯설게 바라보는 도구가 되어준다. 이 지적인 여정의 끝에서 독자들은 무심코 스쳐 지났던 도심의 빌딩 숲과 수도권의 아파트 단지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우리에게 말을 건네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특히 이 책은 도시를 제도나 개발의 결과로 설명하는 기존 서술에서 벗어나, 인류학적 관찰과 해석을 통해 도시를 읽는 새로운 인문교양적 접근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