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名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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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분명히 기억한다.
그 아이는 내 여동생이다. 모두가 말한다. 그런 아이는, 처음부터 없었다고. 작은 마을에 살던 오오하시 나츠히와 쌍둥이 여동생 아오바 자매는 어느 날 동네로 이사 온 아키토와 소꿉친구가 된다. 아오바는 아키토를 처음 본 순간 그에게 관심을 보이며 분명 운명적으로 맺어질 일이 일어날 거라고 장담한다. 얼마 후, 저녁 무렵 자전거를 타던 아키토가 아오바를 치면서 그녀 얼굴에 평생 남을 상처가 생기고, 그 죄책감으로 아키토는 그녀와 절친이 된다. 소꿉친구 얼굴에 상처를 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아키토가 이리저리 휘둘릴 것임을 뻔히 알고 있었지만, 나츠히는 사랑하는 동생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굳이 그런 사실은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오바에 대한 죄책감과 속박에 눌려 사는 아키토야말로, 아오바가 사라지면 제일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나츠히와 아오바, 그리고 아키토 세 사람은 인근 산으로 놀러 갔다가 한 폐가를 발견한다. 어린 마음에 집 안으로 들어가서 이것저것 뒤지고 놀던 중 나츠히는 안에 걸린 희고 커다란 천에 가려진 동생 모습이 마치 녹아내리듯 사라지는 걸 목격한다. 아무리 찾아도 아오바가 보이지 않자, 산에서 동생을 잃어버렸다는 충격과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집에 가서는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저녁 늦게 돌아왔다고 꾸중하는 부모님에게 나츠히는 동생이 없어졌다는 말을 꺼냈지만, 부모님이 내뱉은 말은 뜻밖에도 이것이었다. “그게 대체 누군데?” 이 충격적인 사건이 있은 뒤, 시간이 흘러 대학교 4학년생이 된 나츠히는 동생의 실종 이후 여전히 뭔가를 떠나보낸 것 같은 기묘한 기분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그리고 뻥 뚫린 공백 속에 분명 뭔가 적혀 있을 것 같은데도, 그걸 도저히 예측할 길이 없어 자신의 인생이라는 이야기의 다음이 어떨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느낀다. 그렇게 공허함에 젖어 사는 나츠히는 대학에서 졸업논문의 지도교수이자 고전문학 담당인 후지에다 교수의 행방불명 소식을 듣는다. 게다가 알고 보니 이전에는 키요하라라는 시간 강사도 5년 전에 실종되었고, 그의 전공은 특이하게도 ‘내용마저 소실된 옛이야기(散佚物語)’ 연구였음을 알게 된다. 후지에다 교수 역시 헤이안 시대의 옛이야기나 문학과 관련해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어서 나츠히는 두 실종 사건에서 묘한 공통점을 느낀다. 졸업과 취업이 급한 나츠히는 친구들과 교수님 실종 사건에 대해 이런저런 소문과 정보를 가지고 떠들지만, ‘이미 실종된 지 2, 3일 후에 후지에다 교수가 캠퍼스에 나타난 걸 봤다’라는 기이한 소문 또한 많아서 이 사건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