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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그와 그녀와 새는 서로의 갈고리를 풀지 않는다

나쁜 생각이 자란다/ 빌어먹을 사랑/ 별을 쥐는 순간/ 쉼 없는 쉼/ 내 안의 비밀/ 집의 비밀/
전망대 위에서 본 내부/ 소원을 빌다/ 위기의 가정들/ 파탄 난 관계의 고리들/ 땅으로 떨어진 소원/
블랙 스완/ 욕망이 쇠똥구리를 끌고 간다/ 무너지는 가정/ 외계인의 절박한 각오

2부 햇살은 별이 폭발하듯 빛들을 터트리고

AI와 싸워서는 안 된다/ 벽 속을 걸어가는 사람/ 불편한 만남/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의자에 집착하다/ 속고 속이는 사이/ 꽃길을 거만하게 걷는 고양이 / 인생/
이것은 야구공이 아니다/ 강에 대한 예의/ 무엇을 기다리는 시간/ 공평무사/
존재에 대한 의문/ 이것은 오리다/ 그림자의 그림자를 찾아라

3부 빗방울의 꽃을 자유라고, 아름다움이라고 하자

시간 속을 달리는 황소/ 이 비싼 체리를 누가 바닥에 던져놓았을까?/ 헐뜯는 이유/
꼬인 사람/ 위태로운 관계/ 흔들어주시오/ 최초의 미안한 마음/ 착취와 예술 사이의 주전자/
빗방울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의미라는 것/ 유리창만 깨졌을 뿐이다/
제발 앞으로 들어오라/ 그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동기 모임/ 주목받는다는 것

4부 푸른 창을 크게 만든 하늘이라는 건축물

사라지는 사람/ 비만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다/ 희망이라는 실루엣/ 취업/ 화난 부부/
자본주의적으로 살기/ 내 모순을 깨닫게 하는 거리의 표찰/ 좁혀진다는 것/ 하늘이라는 건축물/
빠는 사람/ 그녀의 머릿속에서 놀아나는 남자/ 출근 준비/ 사랑/ 자세/ 성호사설

해설 _ 조형예술 순례자의 눈과 형식의 발견
김종회(문학평론가,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

저자 소개 1

춘천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문 학박사)을 졸업했다. 평론 「세상을 떠도는 목어들-차창룡의 시세계」와 시 「경마공원」을 발표하면서 평론과 시작 활동을 시작했다. 편운문학상 평론 부분 본상을 수상했다. 주요 논저로 「신경림 시의 서사성 연구」, 『문학과 서정의 이면』, 『신 경림과 민족문학 다시 읽기』, 『한국근현대문학의 민족 표상』, 『다문화시대의 민족문학』, 『산란하는 현실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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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274g | 140*190*9mm
ISBN13
9791174900401

책 속으로

존재에 대한 의문

왜 여기에 전시물처럼 놓여 있을까?
이끼를 두른 것은 세월 때문일까
어디를 열어봐야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있을까?

입이 없고, 말이 없다

지하실의 뚜껑처럼 열리기를 기다린다
--- 본문 중에서


빌어먹을 사랑

아주 가까이에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았지
너를 사랑하는 눈빛, 다른 곳으로 비켜났지
하트 모양의 풍선, 뒷손에 쥐고 꺼내지 못했지
아름답고 두근거리는 자세로 서로 까맣게 속만 타고 있었지
--- 본문 중에서


쉼 없는 쉼

쉬려는 사람들의 차들이 한쪽에만 머리를 붙인다
숨 돌리고 싶은 차들이
관악산 아래 나뭇가지들의 아치에 막혀 있다

오전 10시, 오전 10시 30분, 오전 11시
애끓는 마음, 쉼이 없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 시집이 특별한 지점은, 욕망을 사치나 탐욕 같은 납작한 단어로 정리하지 않는 데 있다. 욕망은 관계의 언어로도, 사회의 습관으로도 모습을 바꾼다. 예컨대 「속고 속이는 사이」에서 “잘 차려입은 그와 그녀”는 “행복한 표정”을 짓지만, 그는 “목에 거짓을 단정히 매고” 허세를 걸치고, 그녀는 “마음을 조이는 습관”을 목에 두른다. 겉모습의 단정함이 오히려 숨 막힘의 장치가 되는 순간이다.
그렇다고 어두운 면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집의 표제어이기도 한 ‘희망’이라는 단어를 화두로 두고 있다. 희망은 희미하게 남아 있는 형상으로 제시된다. 표제작 「희망이라는 실루엣」에서 희망은 “자세히 보면, 왼쪽 무릎의 형상만 겨우 보”일 뿐이다. 그러나 시인은 그 희미함을 끝까지 응시하며 “곧 유리문을 열고 나올 것 같다/나를 반갑게 맞이할 것 같다”고 적는다. 희망은 완성된 이미지가 아니라, 사라지기 직전의 실루엣이며, 그 실루엣을 붙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자세히 보는 일이다.
시인은 감춰진 진실을 찾아내는 데도 집요하다. 「그림자의 그림자를 찾아라」는 “그림자가 숨긴 것을 찾아라/그림자가 숨기고 싶은 것을 찾아라”라고 말한다. 이 시집 속의 사진이 보이는 것을 보여준다면, 이 시집의 문장들은 보이지 않게 된 것을 끌어올린다. 풍경과 사물은 그렇게 형상에서 사유로 넘어가는 발판이 된다. 그럼에도 이 책이 끝내 독자를 놓아주지 않는 이유는, 차가운 해부를 하면서도 사랑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출근 준비」가 “그가 쓰라는 대로 쓰고… 가라는 대로 가야 한다”는 복종의 리듬 속에서 “얼굴은 사라지고” 있다고 말할 때, 우리는 개인의 하루가 얼마나 쉽게 지워지는지 본다. 그리고 바로 다음 「사랑」에서 “모난 사람”과 “차가운 사람”이 껴안는 사이, “비어 있는 둥글고 따스한 공간”이 생긴다고 적는다. 사랑은 거창한 구원이 아니라, 서로의 날과 온도를 잠시 내려놓게 하는 빈 공간이다.
『희망이라는 실루엣』은 풍경을 장식으로 쓰지 않는다. 풍경과 사물 속에 들어 있는 인간의 욕망을 들여다보고, 그 욕망이 낳은 슬픔과 고통을 끝까지 따라간다. 동시에 자기 내면을 되돌아보게 만들고, 존재의 의미를 묻게 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희미하더라도 남아 있는 희망을 위해 다시 자세히 보기를 하게 만든다. 서점의 진열대에서 이 책을 집어 들 때, 당신이 만날 것은 예쁜 말이 아니라, 감춰진 진실을 건져 올리는 예민한 시선이다. 그 시선이 비추는 실루엣이, 오래 남는다.


작가의 말

내가 누구인지 문득 궁금했다.
세상에서 무엇을 주로 보고, 그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며, 어디를 주목하는지 잘 알 수 없었다.
내가 지신을 참 낯설게 여기는 순간, 나를 찾는 한 방법으로 디카시를 선택했다.

디카시는 나의 흔적, 나의 세계관, 나의 호불호이다.

나는 여기에서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이 시집을, 그동안 나라는 존재로 인해 희로애락을 경험한 내 가족인 아내 임옥신과 두 딸 예빈과 예림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바친다.

2025년 겨울
강정구


해설 중에서

그의 시는, 렌즈의 초점이 향하는 곳에 이름 있는 조형예술이나 그림이나 사진을 가져다 두었다. 이 언사는 그가 무수히 발품을 팔아 이 작품들이 점유하고 있는 공간을 찾아다녔으며, 동시에 시심詩心을 발동하여 애써 그 광경을 포착하고 시를 덧붙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전施展한다. 그의 시들은 한 구절도 쉽게 넘어가지 않았으며, 각기의 현상과 실재가 포괄하고 있는 예술적 차원과의 연계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로 우리는 이처럼 넓이와 깊이, 시적 성취와 시 읽기의 즐거움을 함께 촉발하는 디카시들을 만날 수 있었다.
_김종회(문학평론가,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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