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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탐서·임종 _.7
두 번째 탐서·발심 _85 세 번째 탐서·방편 _159 네 번째 탐서·속죄 _241 다섯 번째 탐서·궐여 _317 여섯 번째 탐서·미완 _393 |
Natsuhiki Kyogiku,きょうごくなつひこ,京極 夏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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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니 분명히 기묘한 건물이다.
망대라고 할까, 뭐라고 할까, 다메조도 말했지만 최근에는 볼 수 없게 된 마을등대와 비슷하다. 다만 등대보다 훨씬 크다. 책방은 이곳이 틀림없을 것이다. 달리 그 비슷한 건물은 눈에 띄지도 않고, 애초에 삼층짜리 건물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도저히 책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 이전에 점포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나무문은 굳게 닫혀 있고, 처마에는 발이 내려져 있다. 그 발에는 반지(半紙)가 한 장 붙어 있다. 가까이 가 보니 한 글자, 조(弔)――. 라고 글씨를 쓴 붓의 자국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 p.23 “그래. 무슨 일이나, 목적을 향해 일직선으로 간다는 것은 재미없는 법이다. 저쪽으로 갔다가 이쪽으로 흔들렸다가, 때론 옆길로 빠지기도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나가게 되지. 그런 것을 통해서 견식이 넓어지니까. 무언가 발견하는 것도 있을 게다. 뭐, 작금에는 합리니 편리니 하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나는 별로 마음이 끌리지 않아서 말이다.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거든.” “저희 가게의 주인도 똑같은 말씀을 하시거든요.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세상을 쓸모없게 만드는 자가 있을 뿐이라고――.” --- p.26 “책은 아무리 많아도 좋은 것. 읽은 만큼 세상은 넓어지지요. 읽은 수만큼 세계가 생겨날 겁니다. 하지만 사실은 단 한 권으로도 충분한 것입니다. 단 한 권, 소중하고 소중한 책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분은 행복할 겁니다. 정말로 소중한 책은, 현세의 일생을 사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다른 삶을 줍니다. 그래서 그 소중한 책을 만날 때까지, 사람은 계속 찾는 것입니다.” --- p.42 “저는 문학자가 아닙니다. 일개 독서가입니다. 일본, 중국, 서양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고, 문학을 탐닉하기만 하는 쓸모없는 사람이지요. 그냥 읽기만 하는 인간입니다.” 조당 주인은 누각 안을 둘러본다. 책이, 책이, 책이 있다. “그런 제가 말씀드리자면, 괴담은 문예의 궁극일 겁니다. 괴담만큼 높은 기교를 필요로 하는 문예는――.” 달리 없습니다, 하고 조당 주인은 힘차게 말했다. --- p.143 허는 이곳뿐만 아니라 어디에나 무한하게 있습니다. 세상의 절반은――허입니다.” “세상의 절반은 허입니까.” “예. 현실이라는 것은 지금 이 한순간뿐. 과거도, 미래도, 지금 이곳에 없는 것이니 그것은 허구입니다. 과거 없이는 지금도 없고, 지금이 없이는 미래도 없어요. 그렇다면 허실은 반반이라고 생각합니다.” --- p.3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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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종류의 서적이 담겨 있는 묘지.
변해가는 시대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 책이라는 묘석 밑에 잠들어 있는 영혼을 애도하기 위해 한 권의 책을 파는 책방. ‘서루조당’ 누군가가 ‘탐서(探書)’를 위해 조당을 방문할 때, 한 권의 책은 허(虛)에서 참(眞)이 된다. “당신은――어떤 책을 원하십니까.” 제130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현재 일본의 각종 미디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미스터리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백귀야행 시리즈’에 이어 새로운 시리즈의 서막을 알리는 작품 [서루조당 파효]가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서루조당 파효]는 메이지유신 이후 자신들이 가져왔던 옛 문화와 문명개화 이후 외국의 신문화 사이에 길을 잃고 헤매는 일본 근대문학의 개척자들이 서루조당이라는 이름의 서점에서 ‘인생의 한 권’을 찾아 문학의 길을 찾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이 작품의 부제 ‘파효’는 破(깨뜨릴 파)와 曉(새벽 호)의 ‘새벽을 깨뜨리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문명개화 이후 어수선하고 새로이 시작되는 시대를 새벽으로 비유하여, 그 어수선함을 깨뜨리고 희망찬 아침을 맞이한다고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는 이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일본 메이지 시대를 대표하는 우키요에 화가 ‘쓰키오카 요시토시’, 일본 근대 환상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문호(文豪) ‘이즈미 교카’, 일본 근대 불교철학자이자 요괴박사 ‘이노우에 엔료’, 일본 근대 아동문학의 개척자이자 대성자 ‘이와야 사자나미’ 등의 실존 인물과 문인 단체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작품에 모티브가 되었던 ‘인생의 한 권’을 허구의 서점 ‘서루조당’의 주인을 통해 깨닫고 나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이 작품은 소설이고 실존 인물들과 단체는 단지 소설의 소재일 뿐이지만, 그들의 훌륭한 작품이 탄생하기 전의 알려지지 않은 미스터리한 부분들을 소재로 삼아 ‘교고쿠 나쓰히코’의 식의 작풍과 해석으로 현시대에 되살아난다.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의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가 바라보는 책에 대한 이야기. ‘교고쿠 나쓰히코’는 이 작품 [서루조당 파효]에서 책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을 이야기 속에 내포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참으로 묘하다. ‘책’이라는 것은 쓴 사람의 죽은 영혼이며, 그 책이 있는 책방은 죽은 영혼이 모여 있는 묘지로 비유하고 있다. 또한 책의 의미나 사상은 글로 표현된 유령 같은 것이라고 말하며, 그 글을 읽고 거기에서 무엇을 찾아낼지 어떤 유령을 볼지는 독자에게 달려있다고 설파한다. 그런 죽은 영혼을, 그 책을 원하는 단 한 사람이라도 찾아 읽게 하여 그 영혼을 살려내는 것이 서점과 그 관계자들의 일이라고 설명한다. 현시대의 작가와 서점과 출판사, 독자들에게 의미심장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에 이은 새로운 시리즈 ‘서루조당’ ‘교고쿠 나쓰히코’는 그의 대표작인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에서 “이 세상에 이상한 일 따위는 없습니다. 존재해야 할 것만 존재하고, 일어나야 할 일만 일어나는 것입니다”라고 주장하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 궤를 같이한다. “이 세상에는 쓸데없는 것이라곤 없습니다. 세상을 쓸데없는 것으로 만드는 어리석은 자가 있을 뿐입니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주요 등장인물의 설정도 ‘백귀야행 시리즈’와 비슷한 면을 이루는데, 장광설의 대가 교고쿠도(추젠지 아키히코)와 울증의 삼류소설가 세키구치의 메이지 시대 버전으로 생각될 만큼 서루조당의 주인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다카토의 구조가 유사함을 가지고 있다. 또한 ‘백귀야행 시리즈’에서 나왔던 주변 이야기들을 이 작품 속에 녹여내어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마지막 에피소드에는 교고쿠도의 할아버지로 연상되는 등장인물을 설정하여 ‘백귀야행 시리즈’의 주인공 추젠지 아키히코의 설정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의 박학다식한 면은 ‘백귀야행 시리즈’에 이어 [서루조당]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백귀야행 시리즈’를 포함한 그의 작품세계에는 요괴나 괴담이 빠질 수 없는데, 이 작품에서도 요괴와 괴담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있다. 이 작품 속에서 작가는 “괴담만큼 높은 기교를 필요로 하는 문예는 달리 없다. 괴담이야말로 궁극의 작품이다”라고 설파하며 자신의 작품세계에 괴담과 요괴에 대한 의미부여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