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마음이 약한 개는 떠날 때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2. 공작이 되고 싶은 돼지의 다이어트 3. 철학하는 황소는 잘해야 서커스단에 팔려간다 4. 늑대도 늑대가 아니고 싶을 때가 있다 5. 잘난 척하다 당나귀에게 된통 당한 거위 6. 엄마 없는 아가들의 모임 |
|
흰소는 슬프고도 성난 눈초리로 주인을 쳐다보더니, 이내 붉은 소 옆의 자기 자리로 가 앉았다. 얼마 후, 흰소의 공부에 대한 열성은 밭에서도 드러났다. 흰소의 머릿속에는 아름다운 시구며 역사 연대며 숫자와 격언이 어찌나 들어차 있었던지, 주인의 명령도 흘려들을 정도였다. 어떤 때는 전혀 듣고 있지를 않아서 쟁기가 다른 방향으로 가거나, 아니면 아예 처박히기도 했다. 붉은소가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그러게 조심하랬잖아. 너 땜에 또 야단맞겠어.' 흰소는 그러면 두 귀를 꼿꼿이 세운 채 원래의 길로 들어서곤 했지만, 이내 방향에서 벗어나기가 일쑤였다. 어느 날 아침에는 주인의 명령도 없이 밭고랑 한복판에 우뚝 멈춰 서고는,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흰소가 중얼거린 말은 이런 것이었다. '높이 65센티미터 원통형 용기 속에 두 개의 수도꼭지를 틀어놓았다. 두 수도꼭지에서는 분당 25데시리터의 물이 흘러나온다. 한쪽이 용기를 채우는데 삼십 분이 걸리고, 다른 쪽은 그 세배가 걸린다고 하면, 두 개 모두를 틀어놓았을 때 걸리는 시간과 용기의 부피와 지름을 구하라……, 재미있군……정말 재미있어…….' --- p. |
|
엄마아빠는 또 한 쌍의 황소를 사들였지만, 아이들은 다시는 글을 가르칠 마음은 먹지 않았다. 이젠는 적어도 서커스에 빈 자리가 나지 않는 한, 황소가 배워서 득될게 하나도 없으며, 가장 훌륭한 책도 가장 최악의 곤경에 빠지게 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 p.97 |
|
아이들과 눈먼 개는 이야기하는 사이에 어느새 집에 다다랐다.
맨 처음 이들의 모습을 본 것은 고양이 알퐁소였다. 고양이는 마치 화가 난 양 등을 한껏 곤두세웠다. 온몸의 털이 뻣뻣하게 일어서고, 꼬리가 먼지 속을 휘저었다. 그리고는 부엌으로 달려가 엄마아빠에게 고해바쳤다. "보세요, 꼬맹이들이 웬 개를 끌고 오는데요. 전 별로예요, 야옹." "개라구? 나 원!" 이렇게 외치며 마당으로 나온 엄마아빠는 고양이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아빠가 화난 목소리로 다그쳤다. "이 개는 어디서 난 거야? 여긴 왜 데려왔어?" 아이들이 대답했다. "앞 못 보는 불쌍한 멍멍이에요. 길가의 나무는 죄다 들이받는데다 가엾어 보이길래……." ---pp.19~20 |
|
개와 고양이와 함께 마당 입구에 늘어선 델핀과 마리네트는 떠돌이가 생쥐를 끌고 장님으로서의 첫 걸음을 떼어놓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떠돌이는 어지간히도 머뭇거리며 천천히 걸어나가고 있었다. 그것은 생쥐가 너무 작아서 온 힘을 다해도 줄을 끌까 말까 한 데다 떠돌이가 조금만 움직여도 저도 모르게 홱 나동그라지곤 했기 때문이다. 델핀과 마리네트와 고양이는 걱정도 되고 측은하기도 하여 꺼질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개는 떠돌이가 한 걸음 한 걸음 더듬더듬거리며 돌부리에 걸려 비틀거리는 모습에 네 다리르 후들후들 떨었다. 아이들은 목걸이의 끈을 쥔 채 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는데, 순간 개가 와락 뛰쳐나가더니 떠돌이를 향해 냅다 달려가버렸다.
--- p.40 |
|
“안녕, 멍멍아…… 나야, 고양이…….”
안녕, 안녕, 개는 약간 퉁명스러운 투로 웅얼거렸다. “잠을 설쳤니, 멍멍아? 침울해 보이는구나…….” “아냐, 잘 잤어……. 하지만 눈을 뜰 때면 앞이 캄캄해 언제나 깜짝깜짝 놀라게 된단다.” 고양이가 말했다. “마침 나도 그 얘길 하려고 했는데, 난 네가 앞을 보지 못해 참 안타까워. 그래서 만일 나한테 네 눈을 준다면, 옛날에 네가 네 주인님께 해드렸듯이 나도 너 대신 장님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개는 처음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너무나 감동해서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 p.31-32 마음이 약한 개는 떠날 때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중에서 |
|
“안녕, 멍멍아…… 나야, 고양이…….”
안녕, 안녕, 개는 약간 퉁명스러운 투로 웅얼거렸다. “잠을 설쳤니, 멍멍아? 침울해 보이는구나…….” “아냐, 잘 잤어……. 하지만 눈을 뜰 때면 앞이 캄캄해 언제나 깜짝깜짝 놀라게 된단다.” 고양이가 말했다. “마침 나도 그 얘길 하려고 했는데, 난 네가 앞을 보지 못해 참 안타까워. 그래서 만일 나한테 네 눈을 준다면, 옛날에 네가 네 주인님께 해드렸듯이 나도 너 대신 장님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개는 처음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너무나 감동해서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 p.31-32 마음이 약한 개는 떠날 때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중에서 |
|
- 마음이 약한 개는 떠날 때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 공작이 되고 싶은 돼지의 다이어트 - 철학하는 황소는 잘해야 서커스단에 팔려간다 - 늑대도 늑대가 아니고 싶을 때가 있다 - 잘난 척하다 당나귀에게 된통 당한 거위 - 엄마 없는 아가들의 모임 --- p. |
|
서로가 아끼고 사랑할 때 세상을 사는 지혜가 우러나온다
"프랑스의 '국민작가'이자 20세기 최고의 '고전'을 쓴 작가." ― 루이 뉴세라
"현대 프랑스의 중·단편 작가들은 모파상보다 이 사람에게 더 큰 빚을 지고 있다." ― 『브레브 Br ves』지 "빅토르 위고, 발자크, 앙드레 브르통 등 프랑스 문단의 '별'들만을 엄선하여 각 분야의 대가들이 집필해 엮은 갈리마르 출판사의 플레이아드 총서에 포함되는 영광을 누린 작가." ― 미셀 레퀴뢰르 "아폴리네르, 장 콕토, 이오네스코, 마르셀 파뇰 등 수많은 문인들이 헌정사를 바친 작가." ― 『파뤼 Paru』지 이처럼 평론계, 출판계, 그리고 동료 문인들로부터 대단한 평가와 찬사를 받는 작가가 바로 이 책《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쓴 '마르셀 에메'이다. 뿐만 아니라, 17편의 장편소설과 수십 편의 중·단편소설, 2편의 수필집, 10여 편의 희곡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긴 마르셀 에메는 독자들에게도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이 책《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이야기》역시 1934년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대성공을 거두었다. 프랑스인이라면 통과의례처럼 당연히 읽어야 할 책으로, 지금도 여전히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어린이용으로 출간되었으나, 어른들에게서도 큰 호응을 얻자 어른용으로 재출간되었다. 에메는 현대사회의 권태를 독특하고도 희극적인 인물을 통해 또는 현실과 공상을 뒤섞은 기묘한 줄거리로 풀어간다. 서민적 말투와 간결하고도 날카로운 기술방식, 그리고 그의 패러디적 감각 속에서는 놀라운 독창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때로는 사실적이고, 때로는 풍자적이고, 때로는 공상적으로 다양한 빛깔을 띠며 인간사의 예리한 관찰자답게 이기주의와 속물근성, 무사안일과 어리석음을 꼬집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처럼 소탈하고 순박한 인물들이나 어린이와 동물들에 대한 유머는 한결같이 정겨운 미소를 번지게 한다. 그의 기발한 유머와 예측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은 우리를 일상의 권태로부터 해방시키지만, 에메는 결코 자신의 작품에서 어떤 설교도 도덕적 메시지도 늘어놓지 않는다. 이 책에 실려 있는 17편의 이야기들도 나름대로 메시지와 교훈을 담고 있긴 하지만 에메는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그는 지혜가 감춰진 천진한 말투로 시골풍경과 동화적 상상력을 접목시키며 '돈과도 연애와도 관련없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들려줄 뿐이다. 에메는 자신의 작품이 지극히 '현실적'이라고 한다. 그것은 가장 공상적인 토대 위에서 가장 보편적인 인간의 심리를 통해 지극히 현실적인 진전과 결과를 끌어내기 때문이다. 이 책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출간된 지 70여 년이 흐른 지금도 프랑스인들은 물론 전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또한 고정관념에 발목잡히지 않은 줄거리와 통쾌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반전은 독자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