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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눈이 향해야 할 곳은 사람
『도파민 가족』은 가족 관점에서 주의력 상실 시대를 진단한다. 휴대폰이 뺏은 것은 개인의 집중력만이 아니다. 가족을 해체했다.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초등 교육 전문가 이은경이 따뜻하면서 실용적인 조언을 건넨다.
2025.11.11.
손민규 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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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도파민 과잉의 시대에 불어닥친 관계의 결핍
1장. 단절 - 디지털 가족 : 도파민이 거실을 점령한 순간 도파민 가족 - 초대한 적 없는 손님 디지털 가족의 탄생 - 같은 소파, 다른 화면 도파민 키즈, 알고리즘 가족 - 감정 문해력의 실종 이모티콘 가족 - 밈과 이모지가 전부인 가족의 대화 [회복] 소통 : 거실 속 감정 언어를 회복하는 연습 2장. 자극 - 밋밋한 일상 : 자극의 시대, 지루해진 가족 지루함 포비아 - 기다림을 모르는 세대의 탄생 공부는 재미없고, 게임은 못 끊어요 - 보상 회로의 비대칭 우리는 왜 자꾸 화가 날까 - 감정 조절력의 붕괴 성취 강박에 빠진 가족 - 과정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회복] 몰입 : 파편화된 주의력을 회복하는 작은 실천 3장. 중독 - 가족이 끌려가는 곳 : 스스로 선택했다는 착각 다음 장면에 빠진 가족 - 도파민 중독이 가족을 해체하는 방식 잠들지 않는 밤 - 한밤의 전기장판 위에서 정보 중독 - 찾아내야만 안심하는 요즘 부모들 정서적 소비 - 가짜 만족감에 길들여진 가족 [회복] 조절 : 스스로 조절하는 뇌, 회복하는 가족 4장. 가속 - 느긋함의 멸종 : 방향 잃은 속도의 역설 사라진 식탁 - 배달 앱과 밀키트가 차려준 밥상 즉시 만족의 시대 - 천천히 익어야 하는 것들의 소멸 패스트 패밀리 - 반응의 시대, 경청의 실종 속도에 밀린 사소함 - 조용한 감정의 소멸 [회복] 균형 : 도파민과 공존하는 거실 속 일상 루틴 5장. 불안 - 비교의 시대 : 가족의 일상은 왜 불안해졌을까 가족여행이라는 스펙 - 잘 쉬기 위해 지치는 가족 추억 경쟁 - 가족 중심S NS 계정의 민낯 인증 중독 - 성취 강박과 인정 욕구의 시대 우리들의 비교적 행복한 하루 - 행복의 순위를 매겨드립니다 [회복] 휴식 : 비교 없는 쉼을 회복하는 방법 맺음말 우리는 여전히 함께할 수 있다 |
이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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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 자녀가 있는 가정의 10가구 중 7가구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각자 디지털 기기에 집중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부모는 아이가 속내를 보이지 않는다고 문제 삼지만 실상은 부모도 말하지 않는다. 가족은 모두 각자의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서로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는 모른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료하다. 우리는 ‘조용한 단절’이라는 새로운 가족 형태에 익숙해지고 있다.
--- 「디지털 가족의 탄생」 중에서 아이들은 미성숙한 뇌 때문에 게임에 환호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설명할 수 있으나, 어른의 게임 몰입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미 발달을 마친 전전두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멈추지 못한다는 건 뇌가 학습한 보상 회로가 고착화되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아이의 경우는 미완성된 브레이크 때문에 속도를 못 줄이고, 어른은 브레이크가 멀쩡해도 액셀을 밟는 습관이 몸에 밴 상태이다. --- 「공부는 재미없고, 게임은 못 끊어요」 중에서 부모는 “나는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라는 말이 아이에게 ‘사랑의 언어’로 닿을 것이라 믿지만, 아이는 속지 않는다. “내가 잘되면… 엄마가 덜 불안하니까.” 사랑의 방향이 아이가 아닌 부모의 안도를 향할 때, 도파민 시스템은 바로 그것을 간파한다. 마음은 감정을 속일 수 있지만, 뇌는 절대 속지 않는다. --- 「성취 강박에 빠진 가족」 중에서 가족 안에서 반복적으로 감정이 무시되거나 반응을 얻지 못하면, 침묵 이상의 상처가 된다. 가족 치료학에서 말하는 ‘정서적 무시’는 눈에 띄는 다툼이나 상처 없이도 사람을 서서히 고립시킨다. 감정을 나누려 했던 시도들이 반복해서 외면되거나 간과되면 ‘말해도 소용없다’고 학습하게 되고, 그 감정은 안으로 접힌다. 이것이 반복되면 감정 표현 자체가 줄어들고, 표현되지 않은 감정은 시간이 지나며 오해가 된다. --- 「다음 장면에 빠진 가족」 중에서 정보는 결정을 돕기 위해 필요한 도구였다. 하지만 정보 과잉 시대의 정보는 명확한 판단과 결정을 이끌기보다 유예하게 만든다. 지금 당장 선택하지 않기 위해, 더 좋은 선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혹은 최악을 피하고 싶어서 계속 정보를 탐색한다. 선택 대신 검색, 결정 대신 수집을 한다. --- 「정보 중독」 중에서 가족의 또 다른 이름은 ‘식구’다. 말 그대로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을 말한다. 수많은 공동의 경험 중에서도 식사는 가족의 근원이자 출발점, 관계를 지탱하는 일상의 중심이었다. 그랬던 식사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도파민에 최적화된 구조는 식사를 빠르고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함께 차리고 기다리고 마주 앉아 나누는 과정의 의미까지 덜어냈다. --- 「사라진 식탁」 중에서 느림 없는 가정에서의 경험이 누적된 사람은 조급한 사회 구성원이 되고 그런 구성원들이 모인 조직은 더 바쁘고 피로해진다. 거실의 속도가 결국 사회의 속도를 결정한다. --- 「즉시 만족의 시대」 중에서 우리는 감정 표현이 가장 자유로운 시대를 사는 듯하지만 사실 감정을 가장 단순하게 축약하여 표현하는 시대를 산다. 단어는 넘쳐나는데 섬세한 생각과 감정을 설명할 언어는 사라졌다. 감정은 여전히 살아있는데, 감정을 담을 어휘는 점점 빈곤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서운하다는 말 대신 “노잼”이라 쓰고, 불편한 감정은 “좀 그랬다”로 축약한다. --- 「속도에 밀린 사소함」 중에서 은밀하고 사적인 감정이었던 부러움은, ‘좋아요’와 조회 수라는 이름의 공개된 평가 시스템으로 구조화되었다. “우리 가족만 맨날 집에 있네?”, “다른 집 보니까 우리 애들한테 미안해”라는 푸념은 비교의 피로가 의무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어딘가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안 가면 불안해서 여행을 떠난다. 가족의 휴식과 행복이 온전히 보장되어야 할 시간이 타인의 평가 대상이 되고, 피드 속 경쟁의 소재로 변한 것이다. --- 「가족여행이라는 스펙」 중에서 성취 강박에 빠진 가족에게 필요한 건 그럴듯한 명상의 기술이 아니라 어디서든 잠시 멈추어도 되는 가족의 분위기다. 그 분위기는 자잘하게 반복되는 ‘괜찮음’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괜찮음은 가족의 정서적 면역력이 된다. 지금 뭘 해야 하는지 묻지 않고 함께 있는 것만으로 채워지는 특별한 우주. 우린 그 관계를 가족이라 부른다. --- 「인증 중독」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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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문해력의 붕괴,
후천적 주의력 결핍 세대의 탄생 오늘날 한국 사회의 교실과 가정은 공통된 위기를 겪고 있다. 스마트폰은 이미 아이의 부모이자 교사가 되었고, ‘디지털 방치’가 새로운 양육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만 2~4세 아동의 미디어 사용 시간을 하루 1시간 이하로 권고하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은 권고 기준의 세 배인 184분을 화면 앞에서 보낸다. 절반 이상이 생후 24개월 이전에 스마트폰을 접하고, 상당수는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에 노출된다. 대화는 ‘ㅋㅋ’, ‘노잼’으로 축약되고 소통의 언어는 점점 빈약해지고 있다. 겉으로는 디지털 문해력이 향상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 문해력의 붕괴가 진행 중이다. 분노, 기쁨, 슬픔마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이, 자신도 모르는 감정이 어느 순간 폭발한다. 평소 온순하던 아이가 지우개 하나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울부짖고, 친구의 말 한마디에 책상을 걷어차며 욕설을 퍼붓는다. 수업 중에 선생님을 향해 “노잼이에요”라고 외치거나, 감정이 폭주해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는 아이들. 이것은 단순한 ‘문제 행동’이 아니라, 도파민 과잉 자극으로 인한 뇌의 구조적 변화가 만들어낸 결과다. 『도파민 가족』은 이처럼 무너진 감정 회로를 가정과 교실 현장의 생생한 관찰을 통해 해부한다. 저자 이은경 대표는 15년을 교사로서, 10여 년간은 교육 전문가 활동하며 30만 학부모들이 모여 있는 교육 모임 〈슬기로운 초등생활〉을 운영했다. 전국의 학교와 강연 현장에서 수집한 수만 건의 사례를 분석하면서, 저자는 놀라울 만큼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했다. 서로를 지지하기보다 무심해지고, 끊임없이 비교하며, 자책과 재촉 속에서 살아가는 가족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일상의 밑바닥에는 자극의 회로에 지배당한 ‘도파민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었다. 이 책은 도파민이 침범한 교실과 가정의 풍경을 기록하고, 뇌과학과 심리학을 결합해 그 원인과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렇게 묻는다. “자극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으로 아이와 가족의 회복력을 되찾을 것인가?” 장기간에 걸쳐 반복된 도파민 과잉 자극, 감정 표현의 억제, 공감과 소통의 부족이 누적되며 감정 회로가 달라진다. 느리고 복잡한 감정 상황에 쉽게 피로를 느낀다. 결과적으로 아이는 작은 자극에도 금세 포화 상태가 되어, 분노나 짜증으로 반응한다. ‘화를 내는 아이’가 아니라, ‘과민한 감정 회로를 가진 뇌’를 가진 아이로 이해해야 한다. (115쪽) 스마트폰보다 강한 관계의 회로, 도파민 가족이 옥시토신 가족으로 변하는 법 디지털 숏폼 콘텐츠에 과도하게 노출된 아이의 뇌는 ADHD 아동과 유사한 전두엽 활성 패턴을 보인다. 이는 타고난 주의력 결핍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후천적 주의력 결핍’을 학습한 결과다. “집중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짧고 빠른 숏폼의 리듬에 맞게 재조정된 상황”(92쪽)이라는 저자의 진단처럼, 부모의 뇌 역시 예외가 아니다. SNS, 온라인 쇼핑, 업무 메신저 알림에 길든 어른들은 아이에게 “숙제했어?”, “폰 내려놔”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한다. 아이의 정서 조절 회로는 부모의 표정과 말투, 호흡 속에서 발달한다. 엄마의 피곤한 얼굴, 아빠와의 짧은 대화에서 아이는 불안을 학습하고 감정의 안전지대를 잃는다. 결국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은 “부모가 들여다보는 만큼, 부모가 반응하는 만큼, 부모가 허용하는 만큼”(96쪽) 강화된다. 『도파민 가족』은 이러한 현상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감정 구조가 도파민에 의해 재편된 결과로 해석하며, 기술적 통제가 아닌 가족 시스템의 재설계를 제안한다. 저자는 오늘날 양육과 교육이 회복해야 할 두 가지 능력으로 도파민의 속도를 늦추는 ‘절제’와 무자극 회복 구간을 만드는 ‘여백’을 강조한다. 부모가 먼저 화면에서 로그아웃할 때, 아이의 전두엽 회로에도 ‘정지선’이 생기고 관계의 회복 회로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때 저자는 그 회복의 열쇠를 ‘옥시토신’에서 찾는다. 도파민이 자극을 통해 쾌락을 강화한다면, 옥시토신은 연결을 통해 안정감을 만든다. 도파민의 속도에 길들여진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자극이 아니라, 느린 리듬의 관계 회복이다. 가족은 옥시토신이 안정적으로 분비되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눈빛과 목소리, 느리고 평범한 일상의 리듬이야말로 옥시토신을 분비하는 최적의 환경이다. (22쪽) 안타깝게도 가정에서부터 시작된 감정 회로의 파동은 학교와 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집 안의 단절이 거실을 넘어 교실로 이어지고, 사회 전체의 관계 구조를 흔든다. 단체 채팅방 왕따, 단톡방 폭로, 불법 촬영물 공유 등 디지털 폭력이 학교폭력의 중심이 되었으며, 교사들은 감정 조절력의 붕괴를 심각한 위기로 지적한다. 도파민 시스템의 과잉은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 전체의 감정 질서를 무너뜨리는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 청소년 우울과 자해는 5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SNS의 ‘좋아요’ 한 번에 기분이 오르내린다. 정서 마비가 사회적 분위기로 자리 잡을수록 우리는 옥시토신을 좇아야 한다. 도파민의 시대에 필요한 5가지 회복 네트워크 이 책은 우리의 삶에 침투한 도파민 시스템을 ‘단절, 자극, 중독, 가속, 불안’의 다섯 가지 키워드로 분석하고, 그 반대편에 ‘대화, 여백, 절제, 기다림, 존중’이라는 회복 네트워크를 제시한다. 1장 「단절」에서는 ‘같은 집에 살지만 더는 함께하지 않는 가족’을 통해 물리적 근접 속의 정서적 고립을 짚어낸다. 2장 「자극」에서는 생존의 신호였던 도파민이 콘텐츠 산업에 의해 ‘자극의 상품’으로 변질된 과정을 추적한다. 또한 SNS와 게임, 영상 플랫폼이 아이들의 보상회로를 장악하는 뇌과학적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3장 「중독」에서는 디지털 중독을 단순한 습관이 아닌 관계 붕괴의 증상으로 분석한다. 도파민의 반복 분비가 전두엽 기능을 약화시키며, 그 결과 부모는 훈육 대신 회피를, 아이는 대화 대신 즉각 반응을 선택하게 되는 과정을 다룬다. 4장 「가속」에서는 속도와 효율이 미덕이 된 현대 사회의 구조가 가족의 감정 리듬을 왜곡시키는 현실을 보여주고, ‘멈춤’과 ‘리듬 회복’을 통해 가족이 다시 속도를 맞추는 방법을 제시한다. 마지막 5장 「불안」에서는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외로운 가족의 초상을 그리며, 비교와 자극, 피로와 자기혐오의 악순환을 끊는 유일한 회복 네트워크로 가족을 제안한다. 소설가 장강명은 “정신이 번쩍 드는 보고서이자 슬픈 반성문”으로 이 책을 평했고, 성균관의대 전홍진 교수는 “기술과 자극의 시대, 다시 연결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교육 채널 〈가든패밀리〉의 이승재는 “잃어버린 진짜 퀄리티 타임을 되찾는 책”이라며 필독을 권했다. 『도파민 가족』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어야 할 디지털 시대의 생존기이자, 스마트폰보다 강한 관계의 회로를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점이다. 아이의 뇌를 설계하는 것은 유튜브가 아니라, 오늘 저녁 식탁의 대화임을 다시금 일깨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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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가족』을 읽는 동안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월-E〉 속 인류의 모습을 떠올렸다. 둥둥 떠다니는 소파에 눕다시피 앉아서 눈앞의 화면에만 푹 빠져 있는 미래의 인간들. 그들은 운동을 하지 않아 모두 고도비만 상태이며, 사실 운동뿐 아니라 어떤 의미 있는 일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람들 속에 있지만 철저하게 고립되어 있다.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에도 상대가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화면을 통해 한다. 그 화면에는 늘 여러 개의 창이 동시에 떠 있다. 그들은 “뭘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하면서 끝없이 화면을 보고 화면에 반응한다. 『도파민 가족』은 우리가 〈월-E〉의 단계에 이르렀음을 말하는, 정신이 번쩍 드는 보고서이자 슬픈 반성문이다. 소리 없이 바뀌는 바람에 눈치 채지 못했던 수많은 변화를 놓치지 않은 작가의 섬세하면서도 날카로운 관찰력에 깊이 감사드린다. 작은 변화들이 겹겹이 쌓여 생긴 거대한 산의 봉우리와 등줄기를 작가가 짚어낼 때 그 규모에 먼저 아찔해졌다.
‘디지털 세계의 즉각적인 보상’이 라는 키워드로 그 산의 지도를 그려내는 작가의 분석과 논리에 감탄했다. 아니, 그 변화의 총합을 산으로 비유하는 건 잘못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원래 갖고 있던 정신적·정서적 자산을 오염시키고 해체하는 역병이 남긴 거대한 상처와 구멍에 비유하는 게 옳겠다. 우리 가족과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참담한 기분으로 살피다가도, 종종 작가의 통찰에 죄책감 섞인 쾌감을 느꼈음을 고백한다. 과거에 비해 부부 싸움 뒤 화해가 쉬워진 이유라든가, 회복 탄력성 개념에 대한 생각지 못했던 비판에 ‘맞다, 맞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식탁이 해왔던 역할, “하고 싶은 게 없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아진 이유, 감정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시대에 정작 감정과 마음을 표현하는 언어는 점점 더 빈곤해지는 현상을 짚어낼 때도 그랬다.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는 당연히 추천하고, 1인 가구에도 추천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회복의 길을 나부터 따라 걸을 예정이다. - 장강명 (『먼저 온 미래』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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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은 신경과 신경 사이를 이어주는 중요한 전달자다. 특히 보상과 동기 부여에 깊이 관여해, 더 강한 자극을 끊임없이 추구하도록 만든다. 문제는 이 도파민이 지나치게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도록 길들여질 때다. 『도파민 가족』은 같은 집에 살면서도 서로 다른 자극에 사로잡혀 점점 멀어져 가는 현대 가족의 단면을 날카롭게 보여준다. 한 지붕 아래 함께 있지만, 시선은 각자의 스마트폰을 향하고, 마음은 조금씩 서로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오가던 작은 대화 속 따뜻한 정은 사라지고, 알고리즘이 끊임없이 자극하는 디지털 세계 속에서 우리는 무뎌져 간다. 소소한 일상은 더 이상 도파민 회로를 자극하지 못하고, 끝없는 비교와 과시는 오히려 피로와 공허함만을 남긴다. 이 책은 이런 현실 앞에서 우리에게 묻는다. ‘작고 사소한 것에도 함께 웃고, 공감하며, 다시 가족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까?’ 가족끼리 나누는 소곤거림, 함께하는 저녁 식사, 여행, 산책의 순간에도 도파민은 충분히 행복하게 작동할 수 있다. 『도파민 가족』은 우리가 잊고 있던 여유와 따뜻함을 되찾도록 이끌며, 기술과 자극에 휘둘리는 시대에 진정한 관계의 회복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다시 연결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다. - 전홍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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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 가족은 디지털 디톡스 여행을 다녀왔다.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돌이켜보니 올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그 여행에서 우리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단순히 ‘자제’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차단’해 보기로 했다. 디지털 디톡스 전용 케이스에 스마트폰을 넣어 잠그니, 의외로 쉽게 기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단지 스마트폰이 내 손을 벗어났을 뿐인데 효과는 놀라웠다. 아이와 나누는 대화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사실 나는 이 여행이 아이보다 나 자신에게 더 큰 변화를 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아이의 변화가 훨씬 두드러졌다. 모바일 게임을 하게 해달라거나 영상을 보여 달라고 조르지 않았다. 대신 아이는 여행 책자를 펼쳐보며 스스로 길을 찾았고, 현장에서 궁금한 것이 있을 때면 고개를 들어 내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처음 만나는 낯선 세상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자신만의 경험으로 차곡차곡 쌓아가는 모습이 놀라웠다.
만약 평소처럼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다면, 우리 부부는 지역의 맛집을 검색하느라 더 바쁘게 움직였을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손에서 사라지자 여행의 풍경이 달라졌다. 정확히는 ‘여유’였고, 그 여유는 곧 ‘자유’이자 ‘온전함’이었다. 이 특별한 시간을 통해서야 나는 비로소 ‘퀄리티 타임(quality time)’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단순히 함께 있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를 향해 집중하는 시간이야말로 진짜 퀄리티 타임이었다. 『도파민 가족』은 디지털 시대에 잃어버린 ‘진짜 퀄리티 타임’을 되찾는 길을 보여준다. 도파민이 가족을 단절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방향을 바꾸면 관계를 회복시키는 나침반이 될 수도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여백과 대화를 회복했을 때 아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교육 전문가의 관점에서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녀교육의 올바른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는 모든 부모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이승재 (유튜브 교육 채널 〈가든패밀리〉 브루스 P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