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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감수의 말 제1장 약이 효능을 발휘하기까지 과정 1 약이 효능을 발휘하려면? 2 눈에 보이지 않는 약의 ‘진짜 크기’ 3 복용한 약의 ‘여정’ 4 약효를 좌우하는 단백질 5 효소의 작용을 조절한다 6 정보를 전하는 ‘열쇠 구멍’ Column 지그재그, 이중선…? 구조식 보는 법 제2장 ‘발열’과 ‘통증’이 일어나는 이유 1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과 처방전이 필요한 약 2 발열과 통증의 메커니즘 3 해열 진통제가 위장약과 함께 처방되는 이유는? 4 나노미터의 차이로 부작용을 막는다 5 진통제를 서로 비교하면? 6 메커니즘이 다른 ‘아세트아미노펜’ 7 절반은 ‘상냥함’으로 이루어져 있다? Column 임신 혹은 수유 중 약 복용 시 주의할 점 제3장 알레르기의 문을 닫다 1 침입한 이물질과 싸우는 세포들 2 콧물과 재채기가 멈추지 않는 이유 3 히스타민을 ‘차단’하라! 4 졸음을 덜 유발하는 약은 ‘물과 친하다’ Column 약을 함께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할 조합 제4장 몸을 공격하는 세균·바이러스와의 싸움 1 세균과 바이러스, 닮은 듯 다른 존재 2 항생제의 작용 원리 3 내성균의 반격 : 세균은 어떻게 약을 무력화하는가? 4 바이러스를 겨냥하는 약, 어떻게 작동할까? 5 감염 전에 예방하기 Column 식전, 식후… 약을 복용하는 타이밍에 따라 무엇이 달라질까? 제5장 생활 습관병을 화학으로 푼다 1 당뇨병의 ‘당’은 포도당 2 당뇨병 치료제는 어떻게 작용할까? 3 고혈압이란 어떤 상태인가? 4 고혈압 치료제는 어떻게 작동할까? 5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을 조절하는 약 6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을 줄이는 네 가지 방법 Column 약에 영향을 미치는 음료 제6장 심오한 위장약의 세계 1 위산을 억제하는 메커니즘 2 위산 속에서도 살아남는 균을 처치한다 3 장을 달래는 법 4 변이 수분을 머금도록 하려면? Column 음식이 약에 미치는 영향 제7장 안전한 정신과 약은 어떻게 탄생했나 1 불면과 불안을 다스리는 오랜 약 2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의 한계와 새로운 대안 3 수면 자체에 직접 작용하는 새로운 수면제 4 불안이 생기지 않도록 돕는 약 5 항우울제의 작용 원리 제8장 자기 몸에서 생겨난 세포와의 싸움 1 암의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2 DNA 속을 들여다보면? 3 DNA를 표적으로 4 정확히 쏜다: 분자 표적 치료제의 원리 5 면역 관문 억제제 제9장 우리를 지켜야 할 면역이 병을 일으킬 때 1 자가 면역 질환이란? 2 그레이브스병 3 류머티스 관절염 마치며 참고문헌 |
山口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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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해열 진통제는 COX-2의 작용뿐만 아니라, 생체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COX-1의 작용도 억제한다. 그런데 COX-1은 위 점막 보호 작용을 하는 프로스타글란딘 E2와 I2를 만들어 낸다. (…) 프로스타글란딘은 이 점액의 분비를 촉진하거나 위 점막으로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위를 보호한다.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이 억제되면 위 점막을 보호하는 작용이 약해져, 위가 상처받기 쉽다. 따라서 해열 진통제를 복용하면 위나 십이지장(위에 가장 가까운 부위의 소장)의 벽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해열 진통제가 위장약과 함께 처방되는 이유는?」 중에서 꼭 알아 둬야 할 점은 감기약은 어디까지나 ‘대증 요법’을 위한 약이라는 사실이다. 즉 감기약은 우리 몸에 나타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고, 감기의 근본적인 원인인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약은 아니다. 감기의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이며, 아데노바이러스?라이노바이러스?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는 다른 종류) 등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 바이러스를 직접 퇴치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감기약의 역할은 고통스러운 증상을 잠시 누그러뜨리는 데 그치며, 우리 몸의 면역 세포가 스스로 바이러스를 무찌르기까지 시간을 벌어 줄 뿐이다. ---「감기약은 정말 감기를 낫게 해줄까?」 중에서 ‘바이러스’라는 말은 라틴어로 ‘독(毒)’을 뜻한다. 근대 세균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루이 파스퇴르는 광견병 백신을 개발했지만, 정작 이 병을 일으키는 광견병 바이러스는 발견할 수 없었다. 또한 일본 지폐 1천 엔의 초상화로 잘 알려진 노구치 히데요 역시 황열병 연구에 평생을 바쳤지만, 그 원인인 황열 바이러스를 찾아내지 못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이러스가 너무 작아서 전자현미경이라는 고해상도 도구가 개발되기 전까지 그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은 바이러스는 세포로 이루어진 생명체가 아니다. 바이러스의 몸은 유전 정보를 담은 DNA 또는 RNA와, ‘캡시드’라 불리는 단백질 껍질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일부 바이러스는 DNA나 RNA가 ‘엔벨로프’라는 지질 성분의 막에 싸인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엔벨로프는 에탄올에 의해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바이러스에는 알코올 소독이 효과적이다. ---「세균보다 훨씬 작은 ‘바이러스’」 중에서 우리 몸이 한 번 감염 후 항체를 만들어도 같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 까닭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변이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 세 종류가 있으며, 그중 A형과 B형이 중증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이란 RNA 유전 정보의 일부가 변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변화에 따라 겉면에 돌출된 HA나 NA의 구조도 달라진다.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16종류의 HA와 9종류의 NA를 지니는데, 이 조합만으로 144종류(16×9)의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이처럼 HA와 NA가 미묘하게 모습을 바꾸기 때문에, 설령 항체가 형성되었다고 해도 바이러스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우리 몸에 침입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여러 번 감염되는 이유」 중에서 멜라토닌은 이와 같은 수면과 각성의 리듬을 조율하는 호르몬이다. 그러나 생활 습관이 흐트러지면 밤에 멜라토닌 분비량이 감소하면서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10년에 등장한 것이 멜라토닌 수용체를 자극하는 ‘라멜테온’이다. 이 약은 멜라토닌 자체보다 더 강력하게 수면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복용한 라멜테온은 뇌 속 멜라토닌 수용체를 자극해 ‘지금은 밤이다’라는 신호를 뇌에 전달한다. 그에 따라 자연스러운 수면이 유도되고, 수면과 각성의 리듬이 서서히 바로잡힌다. (…) 의존성·내성·낙상 위험이 벤조디아제핀 계열보다 낮아 안전성이 높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다만, 수면 유도 효과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에 비해 확연히 약하다. 새로운 작용 원리를 지닌 수면제, 수보렉산트가 2014년에 등장했다. 불면증과 정반대되는 병, 즉 갑작스럽게 잠에 빠지는 수면 발작을 일으키는 질환도 있다. 기면증(narcolepsy)이라 불리는 이 병은 ‘오렉신’이라는 물질의 결핍으로 발생하는데, 이 물질이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데 관여한다. 오렉신은 뇌 속의 ‘오렉신 수용체’와 결합해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수보렉산트는 이 오렉신 수용체를 억제해 수면을 유도한다. 수면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한밤중에 깨거나 새벽에 일찍 깨는 증상도 개선하므로, 수보렉산트는 특정 유형의 불면증에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의존이나 내성, 근육 이완 작용으로 인한 낙상 위험도 거의 없어 안전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효과와 안전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수면제의 개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잠을 유도하는 약」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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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속에서 약이 효능을 발휘하기까지,
그 보이지 않는 과정을 과학으로 해부하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약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어떤 약이 효과적인지,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를 나열하는 대신, 약이 몸속에 들어온 뒤 어떤 분자들과 만나고 어떤 경로를 거쳐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를 과학적으로 차근차근 따라간다. 약이 체내로 흡수되어 단백질과 결합하고, 그 상호작용을 통해 효능이 나타나는 큰 흐름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질병의 종류에 따라 특정 단백질의 작용을 강화하거나 약화하고, 때로는 멈추게 하는 과정에서 약효가 발현된다는 설명을 통해, 약을 이해한다는 것이 곧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일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복잡해 보이던 약의 작용 원리가 한층 명쾌하게 정리된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가 평소 막연히 품어왔던 질문들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한 알의 약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라는 물음에서는 약효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유효 성분’의 개념을 짚는다. 우리가 복용하는 약은 가루, 정제, 캡슐 등 다양한 형태를 띠지만, 실제로 효과를 내는 것은 그 안에 들어 있는 유효 성분이다. 유효 성분에 유당이나 전분 등으로 이루어진 부형제가 더해지는 이유는 유효 성분의 양이 매우 적어 그대로는 약을 만들거나 복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몸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성분을 더해 복용과 제조를 가능하게 하는, 실용적인 선택인 셈이다. 약의 형태와 작용 방식에 대한 설명은 곧 ‘왜 어떤 약은 먹고, 어떤 약은 주사로 맞아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인슐린은 왜 주사로 맞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설명이 그 예다. 먹는 순간 단백질 호르몬인 인슐린이 소화 효소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에 먹는 약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점을 설명함으로써, 약의 구조와 투여 방식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약의 형태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분자의 성질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발열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왜 한 종류의 약으로 열과 통증이라는 서로 다른 두 증상이 동시에 완화될까?’라는 질문에 답한다. 우리 몸의 체온은 뇌의 시상 하부에 있는 ‘체온 조절 중추’에 의해 정밀하게 조절된다. 염증이 발생하면 그 과정에서 면역 세포들이 ‘인터루킨’ 등의 물질을 생성해 뇌에 작용한다. 그 결과 뇌혈관을 이루는 세포막에서 프로스타글란딘 E2가 생성되고, 이 물질이 시상 하부의 체온 조절 중추에 작용하면 체온이 상승해 열이 난다. 결국 해로운 자극에 의해 체내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이 증가하면 통증과 발열이 함께 유발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열 진통제는 열과 통증을 모두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특히 E2)의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한 종류의 약으로 열과 통증을 동시에 완화시킬 수 있게 된다. 바이러스 치료에 관한 설명도 같은 맥락에서 이어진다. 감기를 일으키는 리노바이러스, 수족구병의 콕사키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뎅이바이러스 등 대부분의 바이러스 질환에는 아직 항바이러스제가 없다. 바이러스를 공격하기 위해 투여한 약이 인간의 세포까지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인간의 세포를 이용해 증식하는 존재라는 특성상, 현재로서는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 요법과 우리 몸의 면역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드러난다. 대신 일부 바이러스의 경우 백신이 예방 효과를 발휘해, 감염 후 중증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파일로리균이 위 속에서 살아남는 이유, 정신과 약의 안전성, 항암제의 작용 원리, 고혈압과 혈압을 낮추는 약의 메커니즘 등 다양한 궁금증들이 펼쳐진다. 화학식, 수용체, 효소 반응 같은 핵심 개념을 피하지 않되, 반드시 필요한 만큼만 간결하게 제시함으로써 전문 교과서와 일반 교양서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방식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다. 덕분에 과학에 흥미는 있지만 전공서는 부담스러운 독자, 약과 질병에 대한 지식은 궁금하지만 근거 없는 주장에는 피로감을 느끼는 독자 모두에게 균형 잡힌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약을 이해하는 기준 왜 지금, 약을 과학의 언어로 봐야 하는가 이 책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의약 정보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는 지금의 시대적 맥락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약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이지만, 그 상당수는 단편적이거나 과장되어 있거나 근거가 불분명하다. 이 책은 특정 약을 홍보하거나 공포를 조장하지 않고, 검증된 과학적 원리를 중심으로 약을 이해하는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독자는 더 이상 약을 막연히 ‘효과가 있으니까 먹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약이 체내에서 어떤 경로를 거쳐 작용하는지, 어떤 조건에서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지를 이해함으로써 약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진다. 이름이나 효능을 외우지 않아도, 몸속에서 벌어지는 과정을 떠올릴 수 있는 감각이 남는다. 약이 작동하는 과정을 납득하게 됨으로써 약을 선택하고 복용하는 일이 의료진에게 전적으로 맡겨진 수동적 행위가 아니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참여의 과정이 된다. 이 책은 독자가 자신의 몸과 치료 과정을 바라보는 시선을 한 단계 넓혀 준다. 약 한 알을 통해 몸속에서 벌어지는 정교한 과학의 흐름을 이해하는 경험은, 일상 속 건강과 과학을 보다 차분하고 주체적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특정 질환이나 연령에 국한되지 않고 ‘약을 이해하는 보편적 원리’를 중심에 둔 구성 덕분에 다시 읽을수록 이해가 깊어진다. 약을 자주 복용하는 일반 성인부터 과학 교양을 쌓고 싶은 청소년과 대학생, 나아가 의약·생명과학 분야에 관심 있는 예비 전공자까지 모두에게 필요한 교양 과학서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