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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부터 배우는 사랑
시가 있는 이야기 마당
오철수
내일을여는책 200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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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처음처럼
2. 길, 강화도 가는
3. 관계의 세상으로
4. 교육 예술이라는 것의 이미지
5. 사이에 대한 몇 가지 단상
6. 예감, 새로운 학교가 솟아나고 있다
7. 나무로부터 배우는 사랑

저자 소개 1

본명:오환섭

1986년 《민의》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국장과 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사이버노동대학 문화교육원 부원장을 하다가, 6년 동안 농부 흉내를 냈다. 시집으로는 『사랑은 메아리 같아서』, 『좋은 흙』 등이 있으며, 오랫동안 해온 문학교실과 시 쓰기 강좌 등을 엮어 <시 쓰기 길라잡이> 8권 등을 출간했다. 요즘은 시를 통해 생의 지혜를 탐구하는 작업으로 『시로 읽는 니체』, 『사회적 엄마의 사랑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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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321g | 148*210*20mm
ISBN13
9788977460270

책 속으로

욕심이 많았습니다. 출판일하랴 동네 작목반 일하랴 눈코 뜰 새 없이 지나버린 5, 6월. 정작 우리 앞마당 쪽 200여 평의 밭은 풀밭이 되어 버렸습니다. 나는 비록 객으로 드나드는 사람이지만 강화도에 갈 때마다 그 모양이 늘 부담이어서, 그날도 도착하는 즉시 밭으로 나가 풀 뽑을 채비를 하였습니다. 이때 밖에서 황구(커다란 덩치에 출판일보다는 논밭일에 열중인 그 집주인 황덕명을 몇몇 형뻘 되는 이들은 그렇게 부른다)가 불렀습니다.
"형, 이리 와 봐-"
채비를 하고 나가 보니 돈사 옆 손바닥만한 참외밭에 그가 허리를 굽히고 있습니다. 건강한 몸짓에 아예 웃옷을 벗고 있는 그의 등은 거름 좋은 흙빛입니다. 문득 몇 주 전에 보았던 참외꽃을 떠올리며 그 쪽으로 갔습니다.
황구는 싱글벙글하며 "자, 여기 봐"하며 참외 넝쿨을 걷어 보입니다. 언뜻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자세히 보니 어른 주먹만한 참외가 이파리 가운데 숨어 있습니다. 그 표정이 마치 기다리던 사람 만나 반가워 웃음을 짓는 것처럼 옅은 황녹빛입니다.
"신기하지?"
"어제 김을 매려다가 이걸 보고 너무 좋아서 형이 오면 하라고 놔뒀어."합니다.
그 밭의 처음 모습이 스칩니다. 오이 심을 때 같이 모종했다고는 하는데, 옆 오이는 넝쿨을 올리고 노란 꽃을 피우는데도 참외 모종은 꽃은 고사하고 잎사귀도 제대로 들어올리지 못하고 배들배들 말라 가고 있었습니다.

---pp.10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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