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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야생의 사고 9
2. 작가의 말 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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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에 감긴 롤렉스 서브마리너. 이것들은 나의 사회적 위치를 나타내는 상징물과도 같았다.”
---p.20 “그들에게 나의 존재를 인정받을만한 무언가를 해 보고 싶었다. 친구를 사귀고, 그들의 언어를 배우며, 활력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다.” ---p.35 “너희들에게 인정받고 싶었어... 너희들과 어울리고, 너희들처럼 되고 싶었다고....” “전사들의 무리에 끼고 싶었다. 이 사회의 주류가 되고 싶었다. 그들과 함께 얼굴에 야수 같은 치장을 하고, 창을 꼬나쥐고 원시림에 사냥을 가고 싶었다.” ---p.46 “족쇄처럼 손목에 차는 게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거예요? 이렇게 무거운데요?” ---p.53 ---p.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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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에게 인정받고 싶었어... 너희들처럼 되고 싶었다고...”
한 사회의 가치를 추종하는 건 인간의 본능인가, 학습의 결과인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외딴 섬에 표류한 송석은 악어 부족이 살아가는 세계에 들어선다. 그는 롤렉스로 대표되는 물질적 성공에만 몰두한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이었다. 하지만 악어 부족은 한 인간의 가치를 물질이 아니라 오직 전사의 계급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전사가 되지 못한 존재들은 사회의 비주류로 밀려났다. 그는 야만적인 사냥과 주술에만 몰두하는 악어 부족을 경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더 이상 서울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손목에 있던 롤렉스를 풀어 던지고 이 세계에서 전사가 되고자 분투하기 시작한다. “나도... 이 사회의 주류가 되고 싶었다.” 저자가 제사에서 밝히고 있듯, 이 소설은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가 보여주었듯, 이 소설은 문명과 야만을 우열의 문제로 다루지 않는다. ‘야만’은 문명의 결핍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조직하는 사고 체계다. 즉, 송석의 롤렉스와 악어 부족의 전사의 계급은 구조적으로 동일 선상에 위치한 사회적 가치인 것이다. 『야생의 사고』 속 악어 부족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미개한 공동체가 아니라, 자신들만의 명확한 가치의 척도와 위계를 가진 하나의 완결된 사회로 그려진다. 이 소설이 날카로운 지점은, 인간이 단순히 가치에 순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 가치를 내면화하며 욕망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는 데 있다. 송석은 생존을 위해 질서에 적응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인정과 소속, 사랑을 위해 스스로 전사가 되기를 선택한다. 이는 강요라기보다 자발적 추종에 가깝다. 사회의 가치는 이렇게 인간의 선택처럼 작동하며, 개인의 사고와 욕망을 서서히 길들인다. 『야생의 사고』는 독자에게 질문을 남긴다. 한 사회의 가치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가치를 위해 어디까지 자신을 내어주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