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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진 자리영희는 언제 우는가도넛과 토마토아무도 모르는 가을명랑한 밤길빗속에서언덕 너머 눈구름바오는 달밤79년의 아이지독한 우정폐경 전야별이 총총한 언덕작가의 말수록작품 발표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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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善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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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삶의 체험을 바탕으로 생생한 입담으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표현해온 중견작가 공선옥이 5년 만에 신작소설집을 출간했다. 공선옥 소설의 활력은 여전히 놀라운 바 있다. 이번 소설집에서 공선옥은 낯익지만 일관된 주제의식을 견지하며 냉엄한 현실을 능청스럽게 비꼬는 서사 전략을 생동감있고 활달한 입담으로 담아냈다. 작가는 그간 공선옥 작품을 수식하던 ‘모성’의 이미지를 넘어서 우리 시대 사람들 누구나 받게 마련인 상처를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그 상처에서 비롯된 삶의 의지를 타인과의 연대의식으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표제작인 <명랑한 밤길>은 2006년 ‘작가가 선정한 올해의 소설’에서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명랑한 밤길>에서 스물한살 간호조무사인 주인공은 치매에 걸린 홀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우연히 응급환자로 병원을 찾은 남자에 이끌려 잠시 꿈같은 연애를 경험하지만, 끝내 버림받는다. 외국가수 이름을 줄줄 외우고, 밤마다 감미로운 음악을 선사해주던 남자는 주인공에게 낭만적인 연애의 궁극이자, 희망도 가망도 없는 앞날을 밝혀줄 존재였다. 그러나 텃밭에서 키운 무공해채소를 받아먹던 남자는 끝내 그녀를 마다하며 철저하게 등을 돌린다. <도넛과 토마토>에서 이혼하고 야쿠르트를 배달하며 생계를 꾸리던 문희는 살뜰한 신혼을 꿈꾸며 다른 무엇보다 그저 ‘장롱’ 하나만 갖기를 바랐고, <아무도 모르는 가을>의 인자는 산골로 들어오는 대신 남편과 꽃과 나무를 기르며 사는 삶을 꿈꿨을 뿐이다. ‘포마이카 장롱’으로 표상되는 문희의 행복한 결혼은 남편의 부도와 이혼으로 산산이 깨지고, 인자는 갑작스런 홍수로 졸지에 남편을 잃는다. 공선옥 소설의 인물들은 단 하나의 소박한 희망조차 쉽게 허락받지 못한다. 낭만적이거나 꿈같지 않을지언정 평범한 연애와 결혼도 공선옥 소설의 여주인공들에게는 결코 만만치 않다. 그러나 문희는 배달중에 점심을 먹곤 하던 공원 한귀퉁이에서 누군가 심어놓은 토마토 묘목을 발견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노숙인 신세가 된 공원 사람들 중 누군가가 꺼져가는 불씨를 당기듯 심은 묘목을 보며 문희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키우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무도 모르는 가을>에서도 남편을 잃고 셋집에서도 쫓겨나 끝도 없는 절망에 빠졌던 인자에게 가을과 함께 새로운 인연을 암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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