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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
윤대녕 여행 산문
윤대녕
문학동네 2001.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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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열대 정원으로부터
2. 비지스의 'Holiday'
3. 사슴이 있는 쪽으로
4. 봄이라는 유령
5. 마리아 칼라스와 함께 생맥주를
6. 낙산에서 폭설을 만남
7. 베투벤의 피아노협주곡 제5번 <황제> 2악장 듣는 법
8. 당신과의 저녁식사 1 - 회먹기
9. 당신과의 저녁식사 2 - 초밥 먹기
10. 오월의 제주에서 1
11. 오월의 제주에서 2
12. 오월의 제주에서 3
13. 때로 우리가 침묵해야 하는 까닭
14. 일본 기행 1 - 풍경들
15. 일본 기행 2 - 후쿠시라는 사내
16. 7번 국도 불꽃놀이
17. 우주를 가로질러
18. 나는 기다리고 있다
19. 비 내리는 날은 30번 국도로
20. 닭과 비
21. 흐린 날 큰 나무
22. 중국 여인
23. 열대야의 바다 1 - 갈치
24. 열대야의 바다 2 - 학꽁치
25. 열대야의 바다 3 - 농어
26. 열대야의 바다 4 - 섬들
27. 나와 또다른 여행자들
28. 비치파라솔 체어
29. 백남준의 그림자
30. 30번 국도에서 당신과 잠시 헤어지다
31. 오래된 기억들로부터

저자 소개 1

YOON DEA NYUNG,尹大寧

1962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단국대 불문과에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대학을 졸업하던 198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원」이 당선되었고, 1990년 [문학사상]에서 「어머니의 숲」으로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다. 출판사와 기업체 홍보실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1994년 『은어낚시통신』을 발표하며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 책을 통해 존재의 시원에 대한 천착을 통해 우수와 허무가 짙게 깔린 독특한 문학적 성취를 이루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 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떠오르며 '존재의 시원에 대한 그리움'을 그만의 독특한 문체로 그려나가고
1962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단국대 불문과에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대학을 졸업하던 198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원」이 당선되었고, 1990년 [문학사상]에서 「어머니의 숲」으로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다. 출판사와 기업체 홍보실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1994년 『은어낚시통신』을 발표하며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 책을 통해 존재의 시원에 대한 천착을 통해 우수와 허무가 짙게 깔린 독특한 문학적 성취를 이루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 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떠오르며 '존재의 시원에 대한 그리움'을 그만의 독특한 문체로 그려나가고 있다. 오늘의 젊은예술가상(1994), 이상문학상(1996), 현대문학상(1998), 이효석문학상(2003), 김유정문학상(2007), 김준성문학상(2012)을 수상했다. 2019년 현재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여섯 살 이전의 기억은 전혀 뇌리에 남아 있지 않다는 그의 최초의 기억은 조모의 등에 업혀 천연두 예방 주사를 맞기 위해 초등학교에 가던 날이다. 주사 바늘이 몸에 박히는 순간 제대로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하고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일곱 살 때 조부가 교장으로 있던 학교에 들어갔다. 입학도 안 하고 1학년 2학기에 학교 소사에게 끌려가 교실이라는 낯선 공간에 내던져진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할아버지에게 한자를 배웠다. 한자 공부가 끝나면 조부는 밤길에 막걸리 심부름이나 빈 대두병을 들려 석유를 받아 오게 했다. 오는 길이 무서워 주전가 꼭지에 입을 대고 찔끔찔끔 막걸리를 빨아먹거나 당근밭에 웅크리고 앉아 석유 냄새를 맡곤 했던 것이 서글프면서도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독서 취미가 다소 병적으로 변해,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어 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들어가 우연히 '동맥'이라는 문학 동인회에 가입한다. 그때부터 치기와 겉멋이 무엇인지 알게 돼 선배들을 따라 술집을 전전하기도 하고 백일장이나 현상 문예에 투고하기도 했고 또 가끔 상을 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거의 한 달에 한 편씩 소설을 써대며 찬바람이 불면 벌써부터 신춘 문예 병이 들어 방안에 처박히기도 했다.

대학에 가서는 자취방에 처박혀 롤랑 바르트나 바슐라르, 프레이저, 융 같은 이들의 저작을 교과서 대신 읽었고 어찌다 학교에 가도 뭘 얻어들을 게 없나 싶어 국문과나 기웃거렸다. 1학년 때부터 매년 신춘 문예에 응모했지만 계속 낙선이어서 3학년을 마치고 화천에 있는 7사단으로 입대한다. 군에 있을 때에는 밖에서 우편으로 부쳐 온 시집들을 성경처럼 읽으며 제대할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그때 군복을 입고 100권쯤 읽은 시집들이 훗날 글쓰기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제대 후 1주일 만에 공주의 조그만 암자에 들어가 유예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을 투명하게 보려고 몸부림쳤다. 이듬해 봄이 왔을 때도 산에서 내려가는 일을 자꾸 뒤로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뻔한 현실론에 떠밀려 다시 복학했고 한 순간 번뜩,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문학이라는 것을 아프게 깨닫는다.

데뷔 이래 줄곧 시적 감수성이 뚝뚝 묻어나는 글쓰기로 주목을 받은 윤대녕은 ‘시적인 문체’를 지녔다는 찬사를 받는다. 그의 글에서는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그만의 시적 색채가 느껴지는 문체가 있어서이다. 동시에 그의 글에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일상을 마치 스냅사진을 찍듯 자연스럽게 포착하여 그려내는 뛰어난 서사의 힘이 느껴진다.

윤대녕은 고전적 감각을 견지하면서 동시에 동시대적 삶과 문화에 대한 예리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의 작품들을 지향점을 잃어버린 시대에 삶과 사랑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젊은 세대의 일상에 시적 묘사와 신화적 상징을 투사함으로서 삶의 근원적 비의를 탐색한다. 내성적 문체, 진지한 시선, 시적 상상력과 회화적인 감수성, 치밀한 이미지 구성으로 우리 소설의 새로운 표정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으로『남쪽 계단을 보라』,『많은 별들이 한 곳으로 흘러갔다』,『대설주의보』를 비롯해 장편소설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추억의 아주 먼 곳』,『달의 지평선』,『코카콜라 애인』, 『사슴벌레 여자』, 『미란』 등을 발표했다. 산문집 『그녀에게 얘기해 주고 싶은 것들』, 『누가 걸어간다』, 『어머니의 수저』,『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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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15쪽 | 38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2813481

책 속으로

좀더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저런 추억이 쌓이면 비의를 품은 시간이 당신과 내게 어떤 선물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당신이 오늘 식물얘기를 하셨지만 사람 관계는 화분을 키우듯이 가져가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람 관계야말로 인위적인 힘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던져주는 의미를 감지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시간의 이름으로 무언가가 불현듯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식물에 꽃이 피듯.

--- p.58

아침에 눈을 뜨면 대나무 사이사이로 햇빛이 부채살처럼 틈입해 들어와 침대를 그물처럼 덮습니다. 그 그물에 갇혀 꿈틀거리며 한 달을 열대에서 보낸 것입니다. 그때 저는 알았습니다. 절망이란 빛조차도 그물이 된다는 걸 말입니다. 빛의 그물에 갇혀 누군가 정원을 지나는 소리를 듣습니다.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열대의 밝은 햇빛.

--- p.10

아침 늦게 일어나 해녀의 집으로 갱이죽을 먹으러 갑니다. 제주도 전역에서 갱이죽을 먹을 수 있는 고은 이곳 섭지코지 해녀의 집뿐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바위 틈에서 돌아다니는 작은 게(갱이)들을 잡아서 절구에 샅샅이 빻아 삼베로 즙을 짜서 끓인 죽입니다. 제주도 토속음식이라고 하는데 이젠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누런 연둣빛의 죽은 매우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몇 마리나 갈아넣었는지 모르지만 국물이 진득합니다. 그러나 어쩐지 즐겁게 먹을 수만은 없는 음식입니다.

그 예쁘고 앙증맞은 개들이 제먹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주린 인간의 손에 거두어져 절구에서 통째로 빻아진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명치끝이 아려옵니다. 이 토속 음식이 사라진 데는 아마 그런 이유가 보태어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리 작은 생명도 하나의 우주이며 완전한 전체일 것입니다. 아무튼 죽사발에 숟가락을 담그며 뿌연 유리창 너머로 일출봉을 바라봅니다. 지난밤에 그토록 바람에 시달렸건만 저 장엄하고 아름다운 분화구는 내색조차 없습니다.

---p. 80

삶의 한가운데, 감동이 유독 잦을 때가 있었습니다. 때없이 목이 메이던 순간들 말입니다. 그 모든 소리들, 그 모든 풍경들, 그 모든 사람들이 저를 목메이게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스무살 전후해서 그후 몇 년간, 누구나 가슴 벅차고 그만큼 괴로웠을 생의 한가운데. 그런 때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뜸하게 찾아옵니다. 생의 모든 순간은 단 한 번 왔다 가는 것. 헤어진지 몇 년만에 누군가를 만나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음악을 들으며 똑같은 차를 마셔본들 느낌은 전과 같을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전혀 다른 존재와 서로 만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기다립니다. 그렇게도 마음졸이며 괴로워하고 긴 기다림 뒤에 가슴이 절대환희에 타오르던 순간들을 말입니다. 그것이 미혹이었고 다만 젊음이었다고해도 좋습니다. 다시 장마철 처마밑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밤새 서 있고 싶습니다.

--- 본문 중에서

모두가 생각하면 결국 하나입니다. 그대를 은어로 생가하면 은어가 되고 숭어로 생각하면 또 숭어가 됩니다. 당신은 처음부터 내게 은어이고 숭어였던 것. 반딧불들은 불꽃놀이였던 것. 봄 벚꽃은 여름 밤꽃이었던 것. 온천은 꿈에 열대였던 것. 그리하여 물고기들은 그렇게 밤꽃 냄새에 휩싸여 간밤에 그리 더운 밤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 그날 결혼식에 몰려왔던 채송화들도 미구에 모두 그러할 것. ...그리고 다시 화화. 보름달이 뜬 검푸른 밤바다에 떨어지는 불꽃들. 어느 날 생은 길 끝에 이르러 그렇게 흔적없이 사라지는 것. 생이라는 이름의 단 하나뿐인 아름다움을 무상히 지우며 흩날리며.

--- p.106

더러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홍련암 마룻바닥엔 가로세로 10센티쯤의 네모난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물론 마룻조각으로 막아져있어 가운데 십원짜리 동전만한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들어올려야 바닥이 드러납니다. 무릎을 꿇고 부처님께 절을 하고 나서 그 네모난 마룻조각을 들어올리면 휘황한 꿈인 듯 바다가 엿보입니다. 벼랑 사이로 파도가 철썩이는 게 고스란히 들여다보입니다. 한참을 보고 있으면 바다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습니다. 누가 언제 마룻바닥에 구멍을 낼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이같은 암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그 구멍을 통해 바다를 들여다보며 내 젊은 날의 고해를 합니다. 벌써 버려야 했을 묵은 상처의 기억을 바다로 떠나보냅니다.

--- p.39-40

당신이 가리킨 곳은 '삼전(森田) 초밥'으로 광화문에 나오게 되면 나도 가끔 들르는 곳이었습니다. 우선 값이 싼 편이고 맛도 좋습니다.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나는 당신을 따라 '삼전 초밥'으로 들어갔습니다. 집마다 특징이 있지만 여기 초밥은 쌀의 쫀득거림이 좀 덜한 게 흠입니다. 같은 예로 홍대앞 '도모'는 묵은 쌀을 써서 쫀득거리기 때문에 매우 감칠맛이 납니다. '삼전'은 물기가 많은 햅쌀을 쓰는 것입니다. ...

먹는 순서는 담백한 재로부터 기름진 재료 순으로, 또 흰색 붉은색 푸른색 순서가 좋습니다. 흰 살 생선은 도미와 광어, 붉은 살 생선은 참치, 푸른 살 생선은 학꽁치 고등어 등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조개류, 알류, 새우와 장어 순으로 먹는게 좋다고 합니다.

--- p.56-57

내 우울증은 마치 길게 생리통을 앓는 여자의 그것처럼 주기적으로 찾아옵니다. 이 며칠 바람이 유난히 드세게 불어갑니다. 지난번 강릉에 다녀오는 길에 참소리 박물관에서 마호가니로 만든 니퍼를 사왔습니다.-쉽세 구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얼마나 반갑던지요. 좀 망설이기는 했지만 거금을 들여 충동구매하고 말았습니다.

--- p.

꾸역꾸역 초밥을 입에 집어넣는 당신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니 마치 화가 나 있는 사람같습니다.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초밥엔 쌀덩이가 붙어있어서 각 초밥 간 사이를 두지 않으면 자칫 게걸스러워 보입니다. 초생강으로 최소한 일 분을 버텨야 하는 것입니다. 염장시킴 파뿌리도 가끔 먹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간이 맞습니다.

p.58

꽃을 오래 보기 위한 또 한가지 방법 물을 갈아줄때마다 화병에 아스피린을 한알씩 넣어준다. 하지만 이는 왠지 마취나 방부처리를 하는 기분이 들어 썩 내키지가 않습니다. 안 그래도 발목이 잘려 팔려온 장미에게 한번 더 몹쓸 짓을 하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이제 얼굴의 화상은 거의 가라앉았습니다.

--- p.16

그가 멀고 먼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내가 본 것은 그가 아니라 그의 감색 플랫슈즈, 낮게 기울인 그의 시선, 마른 몸의 그림자, 섬세하고도 단호한 목소리의 여운, 베낭 한 켠에 피어난 선사시대의 제비꽃, 마른 빵과 한줌의 소금.... 그리고 타고 나는 자만이 얻는 그런 글이다.

--- 뒷 표지에서

출판사 리뷰

새로운 형식의 산문집, 조용히 되살아나는 생의 풍경들
『그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은 여느 산문집과는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책의 화자는 우연히 길에서 여인을 만나고, 문득문득 다시 길 위에서 편지를 쓴다. 낯선 여행지를 떠돌다 마음을 뒤흔드는 풍경과 만날 때, 좋은 음식을 먹고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들을 때, 기억 속의 시간을 들추다 막막한 그리움과 부딪칠 때, 떠오르는 단상들은 고백체의 편지글에 담겨 그녀에게로 간다. 그리고 헤어짐을 예감하고 쓴 마지막 편지글. 그렇게 그녀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책의 처음과 끝에 두고 작가는 화자에 의탁해서 세상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고 그 풍경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길어올린다. 그 필치는 시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유려하고 아름답다.

전체 31개의 짧은 단락으로 나뉜 산문집 안에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쿠바, 일본 등의 이국 여행지에서부터 5월의 제주, 낙산의 홍련암, 7번 해안도로, 고창 선운사와 내소사를 지나는 30번 국도, 광화문의 테마카페 등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길의 풍경이 펼쳐진다. 작가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세세한 여행지의 정보와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는 길 위의 사색은 작가가 의도했듯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산문집『그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에는 열대의 바람처럼 휘돌았던 소설가 윤대녕의 숨은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것은 주로 젊음의 시간 속에 있는 듯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렬한 그리움으로 작가를 사로잡고 있는 열정이기도 하다. 때문에 소설의 배경이 된 장소로 다시 떠나 마음의 풍경을 기록하기도 하고, 소설 속 여인의 그림자와 씨름하기도 한다. 살기 위해 악다구니를 쓰고 사랑 때문에 칼을 휘두르기도 하고 절망이 목까지 차오르기도 했다던 청춘의 고백이 담뿍 담긴 채로 말이다.

이 책에는 윤대녕 문학의 근원을 엿보게 하는 내면의 풍경이 곳곳에 숨어 있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도 그 풍경의 전언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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