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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도깨비한테 뿔이 없네? 숲속 외딴 집, 뿔 없는 암도깨비가 준 보물 이야기.
독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도깨비가 준 보물>이라는 이야기를 선정하고 진행하면서 가장 주안점으로 둔 것은 바로 우리의 도깨비 형상을 이 기회에 제대로 잡아 보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흔히 '도깨비' 하면 머리에는 커다란 뿔이 있고 호피 무늬 같은 털옷을 입은 외눈박이 괴물 등을 연상하기 일쑤이지요. 하지만 이것이 일제의 잔재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직까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물론 도깨비에 관한 내용이 정확하게 나와 있는 문헌이 거의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우리 조상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도깨비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의 도깨비 이미지는 크게 잘못 되어 있는 것이지요. 우리네 도깨비는 우리의 생활과 대치되는 존재가 아닙니다. 때로는 심술 맞기도 하고, 때로는 이 이야기에 나오는 도깨비처럼 선한 마음을 베풀기도 하면서 우리와 함께 숨쉬며 존재해 온 것이지요. 또한 어느 옛이야기 그림책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암도깨비를 형상화시키는 작업은 무척 새로운 시도임과 동시에 조심스럽기도 했습니다. 보통 사람과 그리 다르지 않은 도깨비에, 여성성이 강조된 모습을 글작가와 그림작가, 그리고 편집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에 고민을 더한 끝에 나온 이 모습을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1. 기획 의도 : 수많은 도깨비 이야기가 있지만, 도깨비에게 선물을 받고, 어이없이 선물을 잃었다가 다시 찾게 되는 이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요술을 부릴 수 있는 보자기, 당나귀, 그리고 방망이는 어린 독자의 흥미를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요소가 되지요. 어디선가 본 듯하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합니다. 일반적으로 보았던 도깨비와 다른 모습을 한 암도깨비(여자도깨비)도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호랑무늬 원시인 옷을 입고 뿔 달린 모습이 아닌데... 도깨비가 정말 이렇게 생겼을까 하는 호기심은 이야기의 흥미를 더합니다. 새롭게 발굴해 낸 이야기에 새롭게 형상화된 도깨비 모습은 이 책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옛이야기는 다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독자의 상식을 뒤집는 책입니다. 2. 글의 특징 : '산 넘고 물 건너 며칠 동안 가다가' 암도깨비를 만나고 '농사도 짓고 나무도 하면서 일 년을' 살기를 세 번 하면서 보물을 얻었다 잃어버리기도 세 번, 결국에는 되찾는 이야기가 굽이굽이 이어집니다. 적절한 반복과 무릎을 치게 하는 해학에서 이야기꾼 서정오 선생님의 절제된 말솜씨가 느껴집니다. 3. 그림의 특징 : 산속 도깨비가 나오는 이야기에 어울리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한껏 살아 있습니다. 무언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이 아련하게 표현된 그림에서 우리의 옛그림 산수화나 풍속도가 떠오르는가 하면, 선과 색의 느낌을 자세히 보면 지극히 현대적인 느낌도 듭니다. 그동안 잘못 알려져 왔던 도깨비의 모습을 바로잡고, 낯선 암도깨비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했다는 데에도 큰 의의가 있습니다. * 글작가의 말 : 서정오 책방에 갈 때마다 놀랍고 걱정스러운 것이, 다른 나라 그림책에 묻혀 우리 그림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른 나라라고 해도 서양 몇몇 나라에 치우친, 또 균형을 깨뜨릴 만큼 지나치게 많은 이 그림책들을 보면, 이 '서양 정서의 숲'에 묻혀 우리 아이들이 걸음마부터 정체성의 혼란을 겪지나 않을지 걱정스럽습니다. 삼성출판사에서 우리 옛이야기 그림책을 만들어 보자는 제의를 해 왔을 때, 바로 이러한 생각이 큰 망설임 없이 그 제의를 받아들인 동력이 되었습니다. 우리 정서를 담은 옛이야기 그림책이 조금이라도 균형의 저울추를 바로잡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림책 글쓰기는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옛이야기가 본래 가진 서사성을 그림과 잘 어울리게 가공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지요. '듣기'를 전제로 탄생한 이야기의 맛을 '보기'에 바탕을 둔 그림과 버무리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여러 차례 고민과 손질이 있었음에도 끝내 글이 그림을 따라가지 못한 것은 아닌지, 독자들과 그림작가에게 겹으로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어쨌든, 고생 끝에 만들어진 이 그림책들이 우리 아이들 눈과 가슴을 밝게 하고 따뜻하게 하는 데 조금이라도 이바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야기 해설 중에서 : <도깨비가 준 보물>은 아주 잘 다듬어진 '3단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리숙한 총각이 집을 나가서 도깨비를 만나 세 가지 보물을 얻고, 마지막에 도둑맞은 보물을 찾는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옛이야기의 모범을 보는 것처럼 짜임새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정돈된 구조를 가진 이야기는 의외성이 적기 때문에 다음 줄거리를 짐작하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이것이 흥미나 긴장감을 떨어뜨리지는 않습니다. 주인공이 잃어버린 행운을 되찾는 과정 자체가 듣는 이에게 만족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옛이야기의 매력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