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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1881~1900
제2장 1900~1914 제3장 1914~1918 제4장 1919~1936 제5장 1936~1939 제6장 1939~1944 제7장 1944~1945 제8장 1946~1952 제9장 1953~1966 제10장 1967~1975 참고문헌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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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은 구조적인 이유로 갈리마르에게만이 아니라 출판계 전체에게 전환의 시기였다. 이른바 마케팅이라는 것이 출판계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었고, 적어도 초기에는 많은 출판사들이 그것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책도 하나의 상품이라 생각하면서 일부 출판사들은 책을 기획 단계에서부터 제작까지 상품처럼 취급했다. 달리 말하면 대중의 기호와 기대, 즉 시장을 연구하고 분석했다. 한편 그 후 10년 동안 출판계를 완전히 변모시킨 <합병에 의한 기업 집중 현상>이 나타났다. 그라세, 파야르, 스토크가 아셰트에 흡수되었고 플롱과 쥘리아르가 <프레스 드 라 시테>에 합병되었다. 한편 갈리마르는 드노엘, 타블 롱드, 메르퀴르 드 프랑스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다.
걸신들린 악귀였을까? 가스통 갈리마르는 예전보다 더 대담하고 자신 있게, 아들의 지원까지 받아 가며 제국의 꿈을 키웠다. --- p.4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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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학의 만신전, 갈리마르 출판사
1911년, 앙드레 지드를 비롯한 잡지 NRF(신 프랑스 평론)의 주요 작가들이 모여 자신들의 이상을 실현할 터전으로 동명의 출판사를 설립한 이래로 NRF-갈리마르는 프랑스 문학의 수호자 역할을 해 왔다. 그리고 한 세기가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도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미디어의 발달로 종이책의 종말이 예견되고,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이미 과거사가 되어 버린 지금에 이르러서도 갈리마르만은 여전히 문학 전문 출판사의 자존심을 잃지 않은 채 상업적으로도 프랑스를 대표하는 출판사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여전히 갈리마르는 매년 프랑스에서 가장 수익을 많이 올리는 출판사 중 하나이다). 『이방인』에서 『해리 포터』까지 프랑스 서점의 주요 소설 4분의 3은 우리 책! 가스통 갈리마르가 출판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그는 문학을 사랑했기 때문에 출판을 시작했고, 프랑스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모든 작가들을 갈리마르의 깃발 아래에 두겠다는 원대한 꿈을 세웠다. 하지만 이 문학 애호가의 바람을 이룩하는 길은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재료와 용도가 정해진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정신을 담아내야 하는 출판이라는 사업을 과연 어떠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인가? 가스통은 출판을 시작하면서 출판업을 ‘정신과의 협약’이라 정의했다. 그러나 그는 곧 이런 정의가 낭만적인 19세기식 정의라는 사실을 통감하게 된다. 문학은 정신적인 가치를 가진다. 하지만 출판은 책이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이다. 이런 깨달음은 그로 하여금 책의 판매와 직결되는 문학상, 특히 공쿠르상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에 뛰어 들게 했고 그의 경쟁자들과 평생에 걸친 작가 쟁탈전을 벌이게 했다. 그리고 이른바 ‘좋은 책’을 대중에게 계속 소개하기 위해서라도 ‘대중적인 책’을 출간해야 한다는 현실을 배웠고,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 회사의 규모를 확장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런 깨달음의 결과가 지금의 거대 그룹 갈리마르이다. 2001년의 한 인터뷰에서, 3대째 갈리마르의 대표직을 맡고 있는 앙투안 갈리마르(가스통 갈리마르의 손자) 사장은 여전히 갈리마르를 좋은 글들을 엄선하여 소개하는 <문학 전문 출판사>로 정의했다. 물론 갈리마르도 이른바 팔리는 책을 내놓기도 한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해리 포터> 시리즈의 프랑스어 판권을 가지고 있으며(최근 제6권이 발매되면서 닷새 만에 80만 부의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만화영화 <포켓 몬스터>의 책도 냈다. 실용서 부문에서도 상당한 베스트셀러 목록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황금 시장으로 떠오르는 아동서 시장에도 진출하여 세계 각국의 서점에 책을 내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갈리마르가 이처럼 당당하게 문학 전문 출판사를 자처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창립자 가스통 갈리마르가 세운 경영 원칙, 즉 <갈리마르가 돈을 벌면 벌수록 좋은 책의 출판 기회는 더 많아진다>는 원칙을 지금까지 지켜 오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거장은 누구나 우리의 문턱을 넘었다. 지드, 프루스트, 생텍쥐페리, 사르트르, 카뮈, 말로, 셀린……. 갈리마르의 주요 작가 명단을 나열하다 보면 마치 20세기 프랑스 문학의 연표를 보는 듯하다. 여기에 카프카와 토마스 만, 조지프 콘래드 등 갈리마르가 프랑스에 소개한 해외 작가들까지 포함시킨다면 실로 <문학의 만신전>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갈리마르는 어떻게 하여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이 화려한 카탈로그를 손에 넣게 된 것일까? 1953년 프랑스의 유력 주간지 『렉스프레스』는 <미래를 짊어지고 갈 100인>이란 타이틀 아래 각 업계에서 지닌 영향력이나, 창의력을 통한 혁신에서 있어서 국가의 장래를 이끌어 나갈 원동력이 될 인물들을 선정했다. 출판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가스통 갈리마르에 대해 이 잡지는 <미래의 작가들이 옹알이를 하는 수준에 있을 때 그 소리를 알아듣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갈리마르라는 인물을 한마디로 정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가스통 갈리마르는 재능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후원하는 데 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재능 있는 작가라고 판단되면 팔리지 않더라도 책을 출간해 주었고 성공작이 나올 때까지 매달 일정 금액을 지원해 주기도 했다. 성공한 작가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작가들도 많았다. 많은 작가, 심지어 셀린이나 사르트르처럼 성공한 작가들도 갈리마르에게 상당한 액수의 빚을 진 채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 결과 갈리마르는 현재 가장 많은 번역권을 수출하는 출판사 중 하나가 되었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투자한 결과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문학계의 거장들로 구성된 독자 위원회 <할아버지 때부터 우리 집안의 전통은 작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나 역시 작가들과 자주 식사를 한다. 특히 개인적으로 친한 작가라면 밀란 쿤데라, 파트릭 모디아노, 필립 솔레르스 등을 꼽을 수 있다.> - 앙투안 갈리마르 출판인 갈리마르의 가장 탁월한 면모는 작가들과의 인간적인 유대에 있었다. 현재 갈리마르를 이끌어 가는 후계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작가의 친구였고 후원자였으며 동료였다. 자신이 아끼는 작가들의 경제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잡지를 창간하고 그 잡지에 글을 기고한 새로운 작가들의 글을 책으로 내주었다. 때문에 그의 곁에는 언제나 당대의 문호들과 미래의 거장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갈리마르>를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기업과 차별화시켜 주는 핵심 요소인 <독자 위원회>로 정착되었다. 앙드레 지드, 모리스 블랑쇼, 알베르 카뮈, 폴 엘뤼아르, 장 그르니에, 앙드레 말로, 레이몽 크노, 장 폴 사르트르가 거처 간 독자 위원회의 <독자>가 되는 것은 모두에게, 심지어 문학계에서도 자랑거리였다. 현재의 독자 위원회에는 미셸 투르니에, 르 클레지오 등의 작가가 활약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전문 작가>들의 시대가 가고 <전문인 작가>들의 시대가 왔다고 말하며 더 이상 대작가나 대사상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고 말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문학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갈리마르는 이러한 고급 독자들의 안목과 작가들의 재능을 믿고 <여전히 프랑스 소설은 잘 살고 있다>(2001년의 인터뷰, 앙투안 갈리마르)라고 주장한다. <열린책들>은 앞으로 매년 꾸준히 출판과 관련된 저서를 펴내 우리 사회에 올바른 출판문화의 정립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지난 9월 발간된 『카사노바는 책을 더 사랑했다』와 『가스통 갈리마르 - 프랑스 출판의 반세기』이외에도 『생: 어느 여성 편집자의 회고』(가제)를 올해 출간할 예정이며, 이후 꾸준히 출판에 관련된 양서를 발굴해 출간할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