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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랭이 마을의 꼬마 대장
2. 나라를 걱정하는 어른들 3. 불타는 지령리 교회 4. 이화학당에 입학하다 5. 잔 다르크가 되고 싶은 소녀 6. 황제가 돌아가시다 7. 파고다공원의 만세 소리 8. 아우내 장터에서 타오른 불꽃 9. 감옥에서 다시 만세를 부르다 10. 대한이 살았다 부록_유관순 미니홈피 3·1운동의 상징, 유관순 사진으로 보는 3·1운동 유관순 열사를 찾아가는 길 유관순 연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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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종이 울리자 유관순이 기도를 시작했다. 그런데 기도를 끝낼 때 ‘예수님의 이름으로 빕니다’라고 해야 하는데 그만 “명태 이름으로 빕니다”라고 한 것이다. 같은 방 아이들이 모두 배를 잡고 웃었다.
기숙사를 돌던 사감 선생님이 떠들썩한 웃음소리를 듣고는 씩씩거리며 달려왔다. “너희 지금 뭐하는 짓이야? 경건한 기도 시간에 웃고 떠들고, 아주 정신이 나간 모양이구나!” 화가 난 사감 선생님이 큰 소리로 야단을 쳤다. 이 일로 그 방 아이들의 품행 점수는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그리고 방문에는 한 달간 빨간 딱지가 붙었다. “아이고 계집애야, 왜 명태 이름으로 빈다고 했니?” 같은 방 친구가 어이없어하자, 유관순의 대답이 더욱 기가 막혔다. “기도하는데 갑자기 명태 생각이 나잖아. 정수네 집에서 보내 온 명태 반찬이 얼마나 맛있냐? 그 생각을 하다가 예수님 이름으로 빈다는 게 그만 명태가 튀어나온 거지.” 아이들은 다시 또 배를 잡고 떼굴떼굴 구르며 웃고 말았다. --- pp.58-59 “너도 소식 들었지?” 서명학이 다가와 유관순에게 슬며시 물었다. “뭐? 3월 1일?” 유관순이 주위를 살피며 나직이 되물었다. 서명학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관순도 그렇다고 눈짓했다. “나갈 거지?” “그럼, 나가야지.” “잘됐다. 그럼 같이 나갈 친구들을 모아 보는 건 어때?” 유관순은 흔쾌히 좋다고 했다. 뜻있는 학생들 중에서 서로 마음이 잘 맞는 친구 세 명이 더 모아졌다. 유관순을 비롯해 서명학·김복순·김희자·국현숙 모두 다섯 명이었다. “5인의 결사대네.” “좋네, 5인의 결사대!” “우리는 끝까지 함께하는 거다.” 다섯 친구들은 서로 손을 맞잡으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 pp.84-85 유관순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고야마 소장이 달려와 유관순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가면서 발로 차고 때렸다. 이를 본 아버지와 어머니가 큰 소리로 만세를 부르며 고야마에게 달려들었다. 그때 “탕!” 하는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람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 바람에 유관순도 고야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아버지 유중권이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았다. 총에 맞아 흰 두루마기가 붉은 피로 물들었다. “아버지!” “여보!” 유중권을 흔들어 깨웠지만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작은아버지 유중무가 달려와 유중권을 업고 주재소 안으로 옮겼다. “빨리 치료부터 해 주시오!” 유중무는 주재소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헌병 보조원들에게 부탁했다. 그러나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 p.116 어느 날 한밤중이었다. “왜놈들이 우리 어머니, 아버지, 마을 사람들을 죽였어요! 오빠마저 붙잡아갔어요! 내 모든 것을 빼앗아 갔어요!” 갑자기 고요하기만 한 어둠 속 침묵을 깨고 유관순의 울부짖음이 감옥 안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큰 소리로 울면서 부르짖는 유관순의 목소리는 듣는 사람들의 가슴을 쥐어뜯는 것만 같았다. 감방 여기저기에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면 또 간수들이 득달같이 달려와 유관순에게 매질을 퍼부어 댔다. 갈수록 유관순의 독립에 대한 열망은 커져만 갔다. “이놈들아! 아무리 짓밟아 봐라! 내가 물러설 줄 아느냐! 반드시 독립을 이루어 네놈들에게 천벌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몸은 갈수록 망가져 갔다. 아우내에서 칼에 찔린 곳은 여전히 낫지 않은 채 썩어 들어가고, 구타와 고문으로 상처투성이인 몸은 퉁퉁 부어올라 진물 범벅이었다. --- pp.137-139 장례식이 끝나자 유관순의 시신은 수레에 실렸다. 요령 소리와 함께 수레는 덜컥거리며 정동교회 마당을 벗어나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천천히, 천천히 내려갔다. 이화학당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수도 없이 오고 간 그 길을 유관순 혼자서 덜컹덜컹 내려가고 있다. 오빠와 작은할아버지, 그리고 유중영이 뒤를 따르고 월터 학장과 김활란 선배가 탄 인력거 두 대가 멀찍이서 유관순의 마지막 길을 따라갔다. 멀리서 유관순을 배웅하는 친구들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왈칵 울음이 터져 나왔다.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소녀는 이렇게 불꽃이 되어 타올랐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하여 온몸이 불꽃이 되었다. 자유와 독립을 위하여 스스로 영원한 빛이 되었다. 차디찬 감방 바닥에 홀로 누워 부르던 노래처럼, 18세 소녀의 가여운 죽음으로, 대한이 살았다. 기어코 대한을 살린 것이다. --- p.1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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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읽는 유관순!!
유관순(柳寬順) 열사는 1902년 12월 16일 충남 목천군(현재의 천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또래들 사이에서 대장 노릇을 하며 성장했다. 다섯 살 무렵에 혼자 한글을 깨칠 정도로 총명했고, 한 번 마음먹은 일은 꼭 해낼 정도로 고집이 세고 자존심이 강했다. 1915년 열세 살 때 미국인 선교사인 사부인의 후원으로 이화학당 보통과 2학년에 편입학했으며, 1918년 보통과를 졸업하고 고등과(이화고등보통학교)에 진학했다. 1919년 서울에서 3·1운동에 참여한 후 고향인 천안으로 내려가 4월 1일 아우내 만세운동을 주도하다가 체포되어 법정 투쟁 끝에 3년형을 선고받았다. 감옥에서도 만세운동을 계속하며 일제에 저항하다가 1920년 9월 28일 오전 8시 20분 혹독한 고문과 영양실조로 열여덟 살의 꽃다운 나이에 순국하였다. 유관순 열사는 이처럼 짧은 생을 살았고, 아버지,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과 친척들 다수가 만세운동으로 사망하거나 뿔뿔이 흩어지고, 독립운동에 투신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열사의 행적을 자세히 설명해 줄 자료도 증언도 충분치 않고, 분명치 않은 대목도 많다. 그래서 그동안 잘못 알려진 사실이 많다. 이 책에서는 그동안 이루어진 유관순 연구 실적을 토대로 축적된 자료를 꼼꼼히 비교 검토해 가면서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고 가급적 사실 그대로의 유관순 열사의 삶을 재구성해 보여주려고 노력하였다. · 영웅주의를 넘어 인간 그대로의 유관순!! 유관순 열사 하면 으레 영웅의 면모만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나친 영웅주의는 위인의 삶을 절대시해 왜곡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유관순 열사가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러한 담대한 투쟁에 나서게 되었는지, 그 동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솔직하게 이해할 때 열사의 삶을 올바로 인식하게 된다. 실제로 어떤 위인전에서는 유관순 열사가 ‘국채보상운동’에 공감하고 독립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때 열사의 나이를 따져 보면 고작 다섯 살에 불과할 때가 된다. 이처럼 지나친 영웅주의는 위인의 삶을 왜곡해 어린이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 준다. 그래서 작가는 당시의 시대 상황과 아우내라는 역사적 공간 속에서 아버지를 비롯한 어른들의 삶이 어린 유관순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꼼꼼하고도 치밀하게 추적하면서 유관순 열사의 조국애와 독립 의지가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유관순 열사의 가감 없는 진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이들과 잘 뛰어놀고 삐지기도 잘하고 엉뚱한 장난이나 농담도 잘하는 흔한 십대 소녀가 바로 유관순의 인간적인 참모습인 것이다. 그런 탓에 유관순 열사의 삶이 더욱 안타까운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특별할 것 없는 일상 속에서 소박한 꿈을 꾸며 살아도 되었을 평범한 소녀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래서 더욱 존경스러울 것이다. 그 연약한 소녀가 그토록 무섭고 고통스러운 길에 스스로를 내던지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기 때문이다. 아우내 장터 바닥에 쓰러진 아버지를 붙잡고 울부짖을 때, 차가운 서대문 감옥의 철문에 매달려 만세를 부르며 항거할 때, 일제의 매질에 고통스러워할 때, 만세를 더 부르다가 죽임을 당하지 않을까 갈등할 때, 죽어가는 몸을 부여잡고 쓰러져 갈 때, 우리는 인간 유관순의 진실한 모습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된다. 강인한 정신의 영웅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 소박하고 진실되고 아름다운 소녀였던 유관순을 호출해 보여줌으로써 유관순 열사의 위대함을 더욱 친근하고 따뜻하고 공감하게 하는 이야기가 이 책 『3·1운동의 불꽃 유관순』이 담고자 한 유관순의 삶이다. · 그럼에도, 우리의 영원한 영웅, 유관순!! 그럼에도, 유관순은 우리의 영웅이다. 나라를 잃으면 국민의 삶도 송두리째 빼앗기게 된다는 것을, 나라 잃은 백성이 얼마나 참혹한 처지에 놓이게 되는지를 유관순 열사의 삶과 투쟁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유관순 열사의 삶은 우리가 왜 나라를 소중히 여기고 잘 지켜내야 하는지를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유관순 열사의 숭고한 희생은 자주독립 정신과 불굴의 저항 의지를 상징하는 역사적 본보기다. 그래서 유관순 열사는 우리의 영원한 영웅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참다운 민족정신이자, 주권 수호와 자유 독립 의지와 희생정신의 상징이 되어 우리의 앞날을 밝힐 씨앗으로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