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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렁이, 여행길에 오르다
2. 사교계의 개똥벌레 3. 딱정벌레의 재산 4. 꿀벌의 라스트댄스 5. 전갈의 날카로운 침 6. 거미의 붉은 도장 7. 화려한 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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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저는 진흙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아무런 의미도 없이 끙끙거리며 흙을 나르고 있는 자신을 버리고 무지개처럼 되고 싶었습니다. 무지개처럼 내가 지나가는 세상에 아름다운 색을 마음껏 뿌려보고 싶었죠. 비웃으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멍청하고 한심한 벌레에게 그런 꿈이 이루어질 리 없겠죠. 차라리 여행을 떠나지 말았어야 했어요. 남에게 피해만 줄 뿐 새로운 자신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어요. 이젠 지쳤습니다. 이제는 이도저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렸어요. 그저 진흙 속에서 의미없이 꿈틀거리며 사는 벌레, 그거이 바로 바꿀 수 없는 저입니다." "아, 아니, 그렇게까지 자책할 필요는 없어요" 암거미가 표정을 누그러뜨린다. 마치 판사가 정신의학자로 탈바꿈한 듯이. "당신은 훌륭해요." "맞아, 임상심리학적으로 본다면..." "아주 훌륭해" "자넨 대단한 거야" 또다시 남편 거미들이 동조한다. "거듭되는 실패로 세상에서 별로 출세하지는 못했지만 사실, 출세란게 뭔가요? 세상의 짜여진 구조 속으로 쏙 들어가는 것뿐이잖아요." ---p. 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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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부터 지렁이를 그만두겠습니다!" 지렁이의 반란이 시작되다
지렁이는 어느 날 갑자기 반복되는 일상, 흙빛의 초라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어째서?"라는 물음표를 떠올린다. 곧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보다 의미있는 자신을 꿈꾸며 자신을 버리고 화려해 보이는 무지개를 찾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그리고 인간사회를 닮아있는 여러 벌레들의 사회를 맞닥뜨리게 된다. 마치 '어린왕자'가 인간성과 인간사회를 닮아있는 여러 행성들을 방문하여 하나하나 깨달음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
지렁이는 오늘도 흙을 부벼대고 있다. 하지만 지렁이는 이제 그것이 그리 싫지 않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아름답고 예쁘게 포장된 동화에 머물고 있지 않다. 이 작품 곳곳에는 일상화 현실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노곤함과 '뭔가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그리고 현실에서 끊임없이 일깨워지는 자신의 초라함, 존재와 일상에 대한 싫증 등에 부딪치는 극단적인 한계 상황을 극복하려는 지렁이의 몸부림, 인간들의 고뇌가 배어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인 우리의 주인공 지렁이의 여행에 마치 나 자신을 동행시킨 듯한 기분으로 쫓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버둥거림'이 읽는 이의 마음에 처연한 연민과 "힘내라, 지렁이! 파이팅!" 하고 외쳐주고 싶은 애착을 자아내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