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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기억 할머니와 부엌, 영숙이와 부엌, 묵은 배추|잔잔한 호수, 63빌딩|광효와 라면, 급식, 미대생, 카페|강원도 소년, 강원도 식탁, 찰옥수수, 강원도의 가을, 콩과 두부, 월동 준비|할머니와 마당, 남대문 시장, 아바이순대|엄마의 식탁, 가족회의, 유학, JWU 커리큘럼 2장 운명 칼국수, 갈비탕과 닭볶음탕|실망, 바보, 연회, 후배|취사병, 냉면과 감자탕|기수네 주방, 요리사의 길, 한식을 할 운명|미술 말고 요리, 유학|마레아, 오케스트라, 첫 출근, 제러드 셰프 3장 도전 버섯, 버섯묵|워킹온더클라우드, 야채테린, 핫 파트와 달팽이 요리, 게살수프|자전거와 광효, 중고 책, 비룡떡볶이와 나폴리탄파스타|새벽 수련, 자만, 좌절, 베이징 올림픽|일레븐 매디슨 파크, 품평회, 꼬미, Mr. Chris Ono, 슈퍼 초이|고등어 애피타이저, 손맛 4장 전환점 한식대첩, 영양굴밥과 호박된장국, 게국지김치찌개와 쪽파김치, 한식 세끼|공부, 부재, 스테이크 파트|마라샹궈, 두반장, 조광 201|폐점, 나홀로 식당, 혼이 담긴 음식, 외도|록우드 셰프, 다시 한국으로, Real Italian Cuisine, 경험 그리고 아쉬움, 결국 순대|핫 파트, 키친 갱스터 5장 도약 버섯한상과 채수, 표고간장과 버섯육포|세계 대회, 대회 준비, 2관왕, 터치더스카이|기회|비채나, 미슐랭 1스타, 비채나 시즌 2, 전화위복, 퇴사, 해물갈비탕, 깃든|서교고메, 양순대, 리북방, 순대 오마카세|파스타 파트, 오너 셰프 6장 대결 미소곰탕, 가자미미역국|기회, 스타 셰프|데뷔, 호박타르트, 마파두부|도전, 연습과 실전|맥적구이|레몬파스타와 브레이징문어, 매생이보리리소토 7장 꿈 해외로, 아직 못 이룬 꿈|퇴사, 조은주 교수, 새로운 도전|새로운 길, 꿈|아들의 자랑, 삶의 철학, 한식 다이닝 연구소|최지형 밀키트, 뉴욕 팝업, 셰프의 무대|브랜드 나우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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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지영은 알았다. 엄마는 지영을 한국으로 돌아오게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실제로 버티고 버티다 보니 요리가 좋아졌다. 주방에서의 시간 동안 지영은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요리를 할 수 있으니 요리야말로 모든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좋은 언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요리가 더 즐거웠다.
--- p.68 「유학」 중에서 기수는 예리한 칼로 섬세하게 회를 뜨고 손의 감각을 이용해 초밥을 만드는 것에 매력을 느꼈고, 졸업하면 일식당에 취업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아버지의 한마디가 기수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한국 사람이 한식도 못하면서 다른 나라 음식을 한다고?” 기수는 한식을 배우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 p.104 「한식을 할 운명」 중에서 ‘이 음식들을 어머니께 대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영숙 대가는 옛 기억을 떠올렸다. 바쁜 어머니를 대신해 할머니와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자신이 만든 음식을 어머니께 대접한 기억이 거의 없었다. 마지막 미션만큼은 어머니께 바치는 음식을 만들고 싶었다. --- p.194 「한식 세끼」 중에서 광효 셰프는 ‘만찢남’이라는 닉네임이 마음에 쏙 들었다. 사람들에게 그 별명을 각인시킬 강력한 한 방이 필요했다. 요리를 시작하기 전 광효는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바로 만화책이었다. 『맛의 달인』 2권 25페이지. 광효는 요리를 시작하기 전 레시피가 나온 중요한 장면을 찢어 페이지를 보면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버라이어티쇼에서 그 장면을 놓칠 리 없었다. 준비한 메뉴는 동파육과 춘권이었다. 그동안 수없이 해본 요리였다. 광효 셰프 앞에 백종원 심사 위원이 다가왔다. 동파육을 한입 먹어본 백 위원의 표정이 관대하게 변했다. 광효는 안도했다. --- p.327 「데뷔」 중에서 ‘흑백요리사’에서의 대결을 통해 조은주 셰프는 시청자들의 눈에 각인되었다. 심사 위원들의 평가는 은주 셰프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여주었다. 은주 셰프가 총괄 셰프로 있는 터치더스카이의 예약이 급격히 늘어났다. 한 달 예약이 꽉 찰 정도로 붐을 이뤘다. 레스토랑 오픈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 p.324 「스타 셰프」 중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나면서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미슐랭 플레이트에 등재되었다. 미슐랭 플레이트란 ‘방문할 가치가 있는 정성껏 잘 만든 맛있는 음식’이라는 의미다. 미슐랭은 리북방에 대해 ‘이북 지역의 전통 요리를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한 레스토랑’이라면서 사라져가던 실향민의 음식 문화를 복원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 p.304 「순대 오마카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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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에서 무대로, 흑백 주방에서 피어난 색채 가득한 요리 인생
‘흑백요리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셰프를 꿈꾸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셰프들은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고, 그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이제 웨이팅 없이 발을 들이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우리가 화면에서 본 셰프들의 모습은 아주 작은 단면에 불과하다. 〈인생을 요리하는 사람들〉은 ‘요리사’라는 직업 뒤에 가려진 인간의 내면을 가장 가까이서 비춘다. 전쟁 같은 주방에서 그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다잡았는지, 어떤 순간에 무너졌고 어떤 계기로 다시 일어섰는지. 그 뜨거운 체험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화면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미세한 감정의 결들이 책 안에서 비로소 제 목소리를 얻는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가 보여준 것이 요리의 기술이었다면, 이 책이 보여주는 것은 요리를 지탱하는 삶의 기술이다. 극한의 긴장 속에서도 손끝을 믿어야 하는 직업의 고유함,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을 기억하며 하루를 버티는 마음,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내려야 했던 수많은 선택들이 세밀하고 따뜻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요리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셰프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기록을 담고 있다. 여섯 셰프가 전하는 ‘오늘을 만든 어제의 시간들’ 책에 등장하는 여섯 명의 셰프들은 모두 다른 배경과 성향, 경력, 목표를 지녔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같다. 그들은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데, 바로 요리를 통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이다. 그 다짐은 그들을 뜨거운 주방으로 이끌었고, 때로는 다시 삶의 자리로 되돌아오게 만들었다. 여섯 셰프의 여정 속에서 피어난 성장의 흔적을 놓치지 않고 고스란히 담았다. 성공보다 과정이 중요했고, 칭찬보다 담담한 성찰이 더 크고 깊은 위로를 주던 셰프들의 순간순간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삶의 태도’를 발견하게 된다. 실패를 인정하는 용기, 고된 노동 속에서 단단해지는 자존감,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요리를 만들고 싶다는 선한 의지까지. 이 책은 요리를 통해 삶을 배우고, 삶을 통해 다시 요리를 배우는 사람들의 기록이며, 그들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 각자의 이야기로 통한다. 〈인생을 요리하는 사람들〉은 여섯 셰프가 자기 삶을 요리하듯 꾸려온 과정을 통해, 독자가 자신의 삶 또한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만드는 깊고 묵직한 ‘인간 에세이’로 완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