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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하느님? 인간 하느님? 진짜 하느님?
신과 인간이 교통하는 세상의 시작을 숨막히도록 아름답고 기발하게 복원하다. '천지창조'는 50장으로 이루어진 '창세기', 성서의 ‘선사시대’를 마치 오늘처럼 복원한다. 하지만 미하엘 쾰마이어는 ?천지창조?의 포문을 우리에게 익숙한 존엄한 하느님의 대역사가 바빌론의 시 '에누마 엘리쉬'의 전설을 불러온다. 거인 아담을 만든 뒤 변덕스럽고 까탈스러운 아담을 위해 세 명의 하와가 등장한다. 그리고 아담만 편애하는 하느님의 모습은 인간의 모습, 제 창조물에 대한 부모의 정 같은 것이 뚝뚝 묻어난다. 미하엘 쾰마이어가 ‘소설로 읽는 성서’에서 보여주는 하느님은 이렇듯 우리가 아무 반박 없이 유일신으로 받아들이는 그것과 차이 난다. 미하엘 쾰마이어는 하느님을 이렇게 그린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 “내가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서 만난 하느님은 이전에 내가 알던 하느님이 아니다. 독자들도 유대교 경전에 나오는 하느님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이 하느님은 바로 내가 만들어낸 하느님이라고 말이다. 그러면 나는 결코 아니라고 대꾸할 수 없을 것 같다. 성서 이야기를 다시 풀어서 이야기하다보니 내 눈에는 하느님이 이런 식으로 보였다. 하느님이 다시 한 번 내게 연락을 해줄지는 아직 모르겠다. ‘언제나 존재하는 자 그대로인’ 그분에게 관용을 부탁드린다.” 미하엘 쾰마이어의 성서를 보는 눈은 거침없다. 그는 성서의 모순이 되는 부분은 과감히 지적하고, 그것을 보다 풍요롭고 이해하기 쉽도록 성서가 아니라 탈무드, 중동의 전설도 과감하게 끌어온다. 성서의 오류에 논리를 덧붙이는 작업이자, 기승전결 없는 성서의 스토리에 풍요로움을 더하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미하엘 쾰마이어의 ‘소설로 읽는 성서’는 철학과 지혜, 유머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리브가가 둘째아들 야곱만 두둔한다고 수군거리는 사람들에게 “호리병에 진주 두 알을 넣으면 나중에 들어간 게 먼저 나오지 않나요?” 하고 까닭을 댈 때 키득키득 웃음이 나면서도 그럴싸한 궤변이라고 고개를 한번 주억거리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