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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가 되지 않는 법이사야가 아닌 것이 되는 법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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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되라고요? 왜 하필 난데요?”연쇄 살인마에게 육신이 도륙 나 죽은 인연은 그 끔찍한 살해 방법 ‘덕분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16번째 복생자로 선택된다. 복생자는 죽음을 극복한 성스러운 사람이다. 보통의 인간과 다르고, 보통의 인간과 섞여서도 안 된다. 보통의 인간보다 더 높은 계급이자 신에 가장 가까운 존재가 복생자다. 복생자는 늙지 않고 죽지 않고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상처 또한 치유 크림을 바르면 순식간에 회복된다. 복생자를 죽이는 건 단 하나, 오직 ‘불’뿐이다.사람들의 경배를 받는 도시의 신 이사야는 복생자 중에서도 미성년자이며 몸과 마음이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이만이 될 수 있다. 그 순수를 지키기 위해 미성년 복생자는 가족들과 떨어져 복생자 아파트에서 혼자 살아야 한다. “유리 성 안에서만 사는 하얀 새는 신성하게 느껴지지만, 내 손 위의 새는 얼마든지 더럽힐 수 있어 신성하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차기 이사야 후보가 된 인연 역시 이러한 규율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선택권은 없다. 복생자로 두 번째 삶을 시작한 순간 차기 이사야 후보로서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와 극복해야 할 고행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엄마의 믿음. 아니 집착.두 눈에 이상한 열기를 번뜩이며 엄마가 말한다. “나는 너를 신세기의 신으로 만들 거야.” 그리고 복생자 아파트 원룸에 남겨진 엄마의 쪽지.“잘해낼 거라고 믿을게.” (36쪽)쪽지를 확인한 인연은 호흡이 멎는 듯한 질식감을 느낀다. ‘신뢰 강박’ 증세다. 귀를 틀어막고 비명을 지르다 급기야 밖으로 달려 나간다. 어둠이 내린 뒤 신도들도 모두 떠나고, 인연이 쪼그려 앉은 성당 앞은 텅 빈다. 쌀쌀한 날씨에 몸을 감싸는 순간 어둠 지렁이가 신발 위로 기어오르고 그 때문에 혼이 쏙 빠진 인연 앞에 한 소년이 나타난다. 계급인 중에서도 가장 멸시받는 밤의 채집자, 초원이다.이사야가 되지 않을 방법“어떤 어른도 널 지켜줄 수 없지만, 나는 너를 지켜줄 수 있어.”초원이 말한다. “나랑 연애해줘.” 가장 손쉽게 이사야 후보에서 탈락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사야 후보는 그 누구든 마음에 담아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올리고 ‘너를 지키겠다’고 맹세의 행위를 하는 초원을 보며 인연은 혼란에 빠진다. 맹세는 함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맹세의 행위로 선언한 문장은 영원히 어기지 못한다. 만약 어겼다가는 그 순간 목숨을 잃는다. 그런데 초원은 왜 알지도 못하는 자신을 위해 맹세의 행위를 하는가. 하나는 확실하다. 초원이 수상쩍은 녀석이긴 하지만 위험하지는 않다! 계급인임에도. 무려 밤의 채집자임에도.고행을 겪은 날 밤이면 인연은 아파트를 벗어나 거리로 나선다. 그때마다 초원이 나타나 곁에서 함께 걷는다. 둘은 점차 가까워지고 인연은 마음속 고민들을 털어놓는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복생자 아파트에서의 방화와 도시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에 관해서도 의견과 정보를 주고받는다. 계급인의 짓이라 의심 받는 방화는 인연의 목숨과 직결된 문제이며 연쇄살인 역시 인연이 피해자 중 한 명이자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밤에만 자유로운 인연과 밤에만 활동할 수 있는 초원이 밤마다 만나 마음을 나누던 어느 날, 화기라곤 일체 없는 복생자 아파트에 또다시 화재가 발생한다. 그 화재로 미성년 복생자인 수연이 죽고, 이제 차기 이사야 후보는 인연이 유일하다. 인연을 옥죄는 족쇄가 더욱 치밀하고 견고해진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미래의 길“우리들이 자유가 신이 뜻조차 초월하기를!”인연과 초원은 방화 사건을 조사하러 나온 신입 형사 인아를 도와 방화의 단서를 찾는다. 인연이 계급인과 가깝게 지내는 것을 알게 된 엄마는 괴물처럼 다그친다. “나는 너를 반드시 신으로 만들 거야. 이건 맹세야. 이제 네가 신이 되지 않으면 내가 죽어.” 폭력과 미움으로 가득한 도시, 엄마의 광적인 집착. 달아나고 싶은 끔찍한 현실에서 인연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다.엄마에게서 달아나고는 싶어도 엄마를 해치고 싶지는 않았다. [……] 나를 둘러싼 온 세계가 끝내 평화를 되찾고, 구원받기를 바랐다.궁극적으로 나의 염원은 간단했다.“모두에게 자유를 주고 싶어요.” (201쪽) 인연과 초원은 방화범과 살인범을 잡았을까. 인연은 끝내 신이 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의 길을 찾았을까. 그리하여 마침내 행복에 다다랐을까. 이온화 작가는 특유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자유로운 영혼을 지키며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여정을 아프게 그린다. 세계 11개국에 수출된 첫 소설 『시간이 멈춰 선 화과자점, 화월당입니다』와는 또 다른 색채로 독자를 사로잡는 판타지 성장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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