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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 머리말 소개 글 _ 고전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여성해방론 _ 정진희 1장 자본주의와 여성 노동 여성 노동과 여성해방 _ 클라라 체트킨 자본주의와 여성 노동 _ 블라디미르 레닌 여성 노동과 노동조합 _ 클라라 체트킨 2장 부르주아 여성운동과 사회주의 여성운동 프롤레타리아 여성과 함께해야만 사회주의는 승리할 수 있다 _ 클라라 체트킨 여성 문제의 사회적 토대 _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프롤레타리아와 여성 선거권 _ 클라라 체트킨 여성 선거권 투쟁 전술에 관한 논쟁 _ 블라디미르 레닌 모든 나라의 여성 사회주의자들에게 _ 클라라 체트킨 세계 여성의 날 _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3장 러시아 혁명과 여성해방 소비에트 공화국은 여성해방으로 나아갈 것이다 _ 블라디미르 레닌 여성을 가사 노동에서 해방해야 한다 _ 블라디미르 레닌 소비에트 공화국에서 여성 노동자 운동의 과제 _ 블라디미르 레닌 소비에트 정부와 여성의 지위 _ 블라디미르 레닌 더 많은 여성 노동자를 선출하라 _ 블라디미르 레닌 형식적 평등이 아닌 진정한 평등을 _ 블라디미르 레닌 여성해방의 두 번째 단계로 나아가자 _ 블라디미르 레닌 가족의 일상생활을 변혁하자 _ 레온 트로츠키 문화를 위한 투쟁과 모성 보호 _ 레온 트로츠키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것은 여성을 해방하고 어머니를 보호하는 것이다 _ 레온 트로츠키 4장 사회주의와 가족 성과 계급투쟁 _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공산주의와 가족 _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낡은 가족에서 새로운 가족으로 _ 레온 트로츠키 소련의 가족 관계 _ 레온 트로츠키 가족 관계의 테르미도르 반동 _ 레온 트로츠키 |
Vladimir Ilich Lenin,본명 : 블라디미르 일리치 울랴노프(Vladimir Ilich Ulya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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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와 여성 노동
노동자가 자본가에게 종속돼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성은 남성에게 종속돼 있으며 여성이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는 한 그런 관계는 계속될 것이다. 여성의 경제적 독립에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노동이다. … 노동 덕분에 여성은 남성에 대한 경제적 의존에서 벗어났다. 산업 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은 가정에서도 단순히 남성의 경제적 부속물로만 남아 있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해서 여성은 자신에게 남성으로부터 자립할 수 있는 경제력이 있음을 자각하게 됐다. 그리고 일단 여성이 남성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획득하고 나자, 여성이 사회적으로 남성에게 종속돼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이렇게 새롭게 형성된 경제적 독립이 여성이 아니라 자본가에게만 도움이 된다. 생산수단을 독점하고 있는 자본가들은 이 새로운 경제적 요인을 활용해 자신들에게만 이익이 되게 만들었다. 여성은 남편에 대한 경제적 의존에서 벗어났지만 단지 주인만 바뀌어 이제는 자본가에게 종속됐다. 남편의 노예에서 이제는 사용자의 노예가 된 것이다. … 주부이자 아이 엄마이고 노동자인 여성은 동시에 세 가지 일을 해내려고 무진장 노력을 기울인다. 그녀는 어느 공업이나 상업 시설에서 자기 남편과 마찬가지로 정규 노동시간을 마쳐야 하고, 그 뒤에도 시간을 짜내어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 자본주의는 여성한테 헤어나지 못할 짐을 지우고 짓누른다. 자본주의는 여성을 임금노동자로 만들었지만 가사와 육아 부담은 조금치도 줄이지 않았다. … 여성이 임금노동자가 되면서 직장과 집에서 이중 부담을 안게 되지만 동시에 여성 노동자도 남성 노동자와 함께 자신들의 조건 개선을 위해 투쟁하고 나아가서는 사회혁명의 주체가 될 수 있다. * 부르주아 여성운동과 사회주의 여성운동 프롤레타리아 여성에 관한 한 여성 문제를 창출한 것은 끊임없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착취해야 하는 자본주의의 필요입니다. … 프롤레타리아 여성의 해방 투쟁은 부르주아 여성처럼 자기 계급의 남성에 맞서 싸우는 투쟁과는 전혀 다릅니다. 오히려 전체 자본가계급에 맞서 자기 계급 남성과 공동 투쟁을 전개해야 합니다. 프롤레타리아 여성은 자유로운 시장 경쟁 참여를 방해하는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자기 계급 남성과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자본주의의 착취와 현대적 생산양식의 발전 덕분에 그와 같은 투쟁의 필요성이 없어졌습니다. 오히려 프롤레타리아 여성에 대한 착취를 막는 장벽을 새로이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롤레타리아 여성에게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권리를 돌려주고 영원히 보장해야 합니다. 프롤레타리아 여성의 궁극적 목표는 남성과의 자유경쟁이 아니라 프롤레타리아의 정치적 지배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프롤레타리아 여성은 자본주의 사회에 맞서 자기 계급 남성과 손을 잡고 싸웁니다. 물론 그녀는 부르주아 여성운동의 요구들에도 동의하지만, 그런 요구의 실현을 단지 여성운동이 프롤레타리아와 동일한 무기로 무장하고 함께 전투에 임할 수 있게 해 주는 수단으로만 여깁니다. * 러시아 혁명과 여성해방 오늘날 여성의 처지는 가내노예나 마찬가지다. 모든 문명국, 심지어 선진국에서도 여성의 처지는 가내노예나 다를 바 없다. 어떤 자본주의 나라에서도, 심지어 가장 자유로운 공화국에서도 여성은 온전한 평등을 누리지 못한다. 소비에트 공화국의 최우선 과제 하나가 바로 여성의 권리에 대한 온갖 구속을 일소하는 것이다. 소비에트 정부는 부르주아적 모욕, 억압, 수치의 근원인 복잡한 이혼 절차를 완전히 폐지했다. … 남녀의 법률상 불평등은 이곳 소비에트 러시아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소비에트 권력은 가족법과 혼인법에 존재하던 유난히 역겹고 비열하고 위선적인 불평등을 모두 없애고 양육권과 관련한 불평등도 없앴다. 이것은 여성해방의 첫걸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부르주아 공화국들은 심지어 가장 민주적인 공화국도 이 첫걸음조차 내디딜 엄두를 내지 못했다. … 여성을 해방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했지만 여성은 여전히 가내노예다. 자질구레한 집안일이 여성을 짓누르고 옥죄면서 점차 무기력해지고 자존감을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여성은 부엌일과 육아에 매여 자신의 노동을 극도로 비생산적이고 자잘하고 까다로운 허드렛일에 소모하며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 진정한 여성해방, 진정한 공산주의는 국가권력을 장악한 프롤레타리아가 가사 노동을 없애기 위해 전면적 투쟁에 나서야만, 더 나아가 가사 노동이 대규모 사회주의 경제로 대거 통합돼야만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 사회주의와 가족 노동자 국가에서는 남녀 사이에 새로운 형태의 관계가 확립돼야 합니다. 아이 엄마가 자기 자식에게 쏟는 편협하고 배타적인 애정은 위대한 노동자 가족의 모든 아이들에게로 확대돼야 합니다. 여성의 예속 상태에 기초를 둔 영속적 결혼은 사랑과 상호 존중으로 뒷받침되는 노동자 국가의 두 구성원 사이의 자유로운 결합으로 대체돼야 합니다. 이런 결합에서 남녀는 권리와 책임을 똑같이 평등하게 나눠 가질 것입니다. 개별적이고 이기적인 가족 대신에 노동자들의 위대한 보편적 가족이 발전할 것이고, 그 속에서 모든 노동자가, 모든 남성과 여성이 동지가 될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미래 공산주의 사회의 남녀 관계일 것입니다. 이런 새로운 관계는 자본주의 체제의 상업 사회에서는 경험한 적이 없는, 배우자 사이의 진정한 사회적 평등에 기초한, 이른바 자유로운 사랑이 주는 온갖 기쁨을 인류에게 보장할 것입니다. 건강하고 꽃같이 피어나는 아이들에게 길을 열어 줍시다. 삶에 애착을 가지고 삶이 주는 기쁨을 누리는 활기찬 젊은이들에게 길을 열어 줍시다. 이 젊은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애정을 자유롭게 표현합니다. 바로 그런 것들이야말로 공산주의 사회의 목표입니다. 평등, 자유, 사랑의 이름으로 우리는 남녀 노동계급과 농민이 용감하게 그리고 신념을 가지고 인간 사회를 좀 더 완전하고, 좀 더 정의롭고, 개인의 행복을 더욱더 보장하는 사회로 재건하는 일에 나서라고 요청합니다. 사회혁명의 붉은 깃발이 러시아에서 나부끼고 이제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그 깃발을 하늘 높이 치켜들고 있습니다. 이 붉은 깃발은 인류가 수백 년 동안 열망해 온 지상천국이 다가왔음을 선언합니다. * 러시아 혁명의 쇠퇴와 가족 관계의 반동 러시아에서 여성해방의 후퇴는 혁명의 후퇴에 동반했는데, 1920년대 말이 되면 혁명 자체가 아예 역전됐다. 1920년대에 부상한 관료 집단은 1928~1929년 일부 남아 있던 혁명의 성과를 모조리 파괴하는 반혁명을 추진했다. 혁명의 성과가 모조리 분쇄되면서 여성의 지위도 역전됐다. 야간 노동과 지하 작업 금지법 등이 폐지됐고, 노동강도가 엄청나게 강화됐고, 동일임금 대신 성과급 제도가 추진됐다. 제노텔(여성부)은 거의 쓸모없는 기구로 전락했다가 곧 해체됐다. 1930년대에 동성애 처벌이 부활하고 낙태가 금지됐고, 성적 방종과 간통에 반대하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강력하게 일어났고, 이혼을 규제하는 조처들이 잇따랐다. 스탈린은 아이를 많이 낳는 여성에게 메달을 수여하며 가정을 예찬하고 전통적 여성상을 강조했다. 1920년대 말 이후 러시아가 국가자본주의 사회로 변모하면서 1930년대부터는 여성의 권리와 평등 문제가 더는 중요한 문제로 언급되지 않았다. 여성해방을 성취하는 데서 노동계급 투쟁이 지니는 중요성은 러시아 혁명 뒤 몇 년간의 성취에서뿐 아니라, 러시아 혁명이 쇠퇴하고 마침내 1928년 이후 역전되는 과정을 통해서도 비극적으로 드러난다. 러시아 혁명의 쇠퇴는 피상적 설명과 달리 볼셰비키 자체에서 비롯한 결과가 아니라, 러시아 혁명이 국제적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고립된 결과였다. 1918~1921년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혁명의 물결이 일었으나 혁명을 이끌 지도력의 부재로 모두 패배했다. 결정적으로 1919~1923년 독일 혁명이 패배하면서 혁명 러시아는 고립됐고, 14개국의 침략을 받고 결국 적대적 자본주의 국가에 둘러싸여 관료적으로 변질됐다. 레닌 사망 뒤 트로츠키는 국제 사회주의를 저버린 스탈린주의 관료에 맞서 좌익반대파를 조직해 영웅적으로 투쟁했지만 참혹한 조건에서 비롯한 러시아 노동계급의 사기 저하와 원자화 속에서 결국 패배했다. 트로츠키가 “가족 관계의 테르미도르 반동”에서 예리하게 지적했듯이, 소련에서 가족 문제를 다루는 방식의 변화는 “소련 사회의 실제 성격과 그 지배층의 진화”를 나타냈다. 관료 집단은 1920년대 말 이후 착취적 공업화와 강제 농업 집산화를 실시하면서 자본주의적 가족제도를 재확립하며 여성과 성에 관한 보수적 이데올로기를 강화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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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붕괴(1991년) 이후 한국의 여성운동에서는 마르크스주의를 스탈린주의와 동일시하면서 여성해방과 무관한 것으로 간단히 기각하는 경향들이 주류가 됐다. 여성 억압에 대한 유물론적 분석을 거부하고 가족제도를 자본주의 착취 구조에서 분리해 남성의 지배욕에 따라 작동하는 것으로 설명하는 분석들이 페미니즘의 주류를 이뤘다. 여성 차별을 더 넓은 자본주의적 사회관계와 체제 운영 원리에 근거해 파악하지 않다 보니 다양한 여성 차별이 남성의 욕망이나 심리 탓으로 설명되기 일쑤였고, 국가나 기업이 자행하는 여성 차별도 계급을 초월한 남성들의 공모로 흔히 설명됐다.
이런 분석은 여성의 삶이 역사적으로 크게 변화해 온 것과, 특히 현대 자본주의에서 여성이 처한 모순된 현실(많은 평등 조처가 제도화되고 성과 결혼이나 가족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개방적으로 바뀌면서 여성의 권리가 신장되는 반면, 다수 여성의 삶이 크게 나아지지 않거나 심지어 더욱 악화되기도 하는)을 종합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여성 차별의 물질적 토대를 파악하지 못함으로써 여성해방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그 전망과 전략을 제시하지 못했다. 평등을 강화하는 개혁 입법들이 있었지만, 자본주의의 구조는 그대로 남음으로써 그런 개혁은 종종 상징적 조처에 머물렀고 흔히 정치인들의 생색내기에 그쳤다. 경제 위기를 겪으며 각국 정부가 시행한 내핍 정책들로 말미암아 노동계급 여성들에게 법적 개선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더욱 커졌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자유주의 정책들로 기업주와 부유층이 더욱 부유해지면서 여성들 사이의 양극화도 심화됐다. 이제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극소수 여성이 정치·경제 권력의 핵심 부위에 포함돼 있지만, 대다수 여성의 삶은 그들과 현격히 다르다. 그뿐 아니라 노동계급 여성들의 삶은 지배계급 여성들이 같은 계급 남성들과 손잡고 벌이는 공격으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008년 위기로 드러난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가 지금껏 해결되지 않으면서 전 세계에서 노동계급과 서민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 오늘날, 대다수 여성의 해방은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투쟁과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여전히 심각한 여성 차별에 맞서 싸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자본주의에 대한 근원적이고 총체적인 비판과 함께 근본적 체제 변혁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마르크스주의 이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 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에서 착취와 여성 차별이 구조화되는 방식을 분석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고, 무엇보다 자본주의 체제를 파괴할 수 있는 세력인 노동계급의 잠재력에 주목함으로써 여성해방을 성취할 수 있는 전략을 제공한다. 즉, 여성 노동자와 남성 노동자가 단결하고 차별받는 집단과 노동계급이 단결해, 차별과 착취의 근원인 자본주의를 분쇄하고 이윤이 아니라 인간의 필요를 우선시하는 사회를 건설할 때 진정한 평등과 여성해방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의 격변기에 활동하며 사회의 근본적 변혁을 위해 치열하게 투쟁한 알렉산드라 콜론타이(1872~1952), 클라라 체트킨(1857~1933),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 레온 트로츠키(1879~1940)가 여성해방에 관해 쓰거나 연설한 내용을 골라 번역한 것이다. 물론 고전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여성해방을 위해 투쟁한 역사를 오늘날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불황이 장기화하고 국가 간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는 시기에 불황과 세계대전 그리고 혁명의 시대를 살아간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여성해방을 위해 내놓은 분석과 실천적 경험을 곱씹어 보는 건 여러모로 유익할 것이다. 이 책은 여성해방을 위한 고전 마르크스주의자들의 통찰과 실천을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되고, 근본적 사회변혁과 여성해방을 향한 투쟁에 영감을 불어넣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