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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엿장수|재강|곡마단|야경꾼|구슬치기|장날 2. 마장동 도깨비는 누가 제일 무서웠을까 한약|도깨비|까치야 까치야|다듬이질|겨울밤|동생 생각 3. 그 옛날 청계천 맑은 시내엔 살곶이 다리|정거장|청계천|단옷날|소풍 4. 망우리에는 그리운 외할아버지 산소가 서낭당|망우리|굿|점|우물가|애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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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손뼉까지 치면서 좋아했다. 곡마단! 공중그네뛰기, 입으로 불 먹기, 자전거 타는 원숭이… …. 그 얼마나 아슬아슬하고 신나는 구경거리인가! 그걸 알면서도 입장료가 없어 시무룩해 있는데,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을 구경시켜 준다니, 기복이는 정말 멋진 아이다.
기복이는 아이들에게 이따가 정말로 곡마단 구경을 시켜 줄 생각이었다. 학교에서 공부는 못하지만, 개구쟁이로 소문난 기복이는 동네에서 역시 골목대장이었다. 그런데 진정한 골목대장이라면, 그때그때 아이들의 어려운 사정을 나서서 해결해 줘야 한다. 그래야 멋진 대장이다. 입장료만 해결하면 되었다. --- p.27 “할머닌 그런 기술 어디서 배웠어요?” “네 아부지도 어렸을 적에 내가 그렇게 뽑아 주었단다.” “할머니는요?” “난 우리 아부지가…….” 그러면서 할머니는 대식이에게 일렀다. “이빨 들고 어이 나가서 지붕 위에다가 올리거라.” 뽑은 이빨을 할머니가 왜 지붕 위에다가 올리라고 하는지 그것쯤은 대식이도 알고 있다. 마당으로 내려온 대식이는 실 끝을 잡고 빙빙 돌려 댄다. 그러자 다른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그 못생긴 젖니가 뱅뱅 원을 그리며 따라서 돈다. “까치야 까치야,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 --- p.73 살곶이 다리 너머는 질펀한 뚝섬 벌이다. 그 들판 너머로 뚝섬강이 흐른다. 강물을 따라 서쪽으로 내려가면, 갑자기 물살이 빨라지는 곳이 있다. 거긴 무수막강이다. 봄철이면 강물에 배를 띄우고 그물을 던져 복어를 잡는다. 그런 곳이지만, 여름철엔 헤엄치던 아이들이 두서넛씩 으레 빠져 죽기 때문에 아이들은 무시무시한 ‘무시막강’이라고 부른다. 살곶이 다리 아래로 시냇물이 흐른다. 청계천 물보다 사뭇 맑다. 냇물 저만큼 볼품없는 돌다리가 버려져 있다. 그게 본래의 살곶이 다리다. --- p.100 “나두 자전거 탈 줄 안다구, 뭐.” “이리 비틀, 저리 비틀거리는 게 탈 줄 아는 거냐?” “저 다리도 건너간다구, 뭐.” “어?” 재호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기선이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럴 만했다. 동네 저쪽으로 흐르는 청계천에 다리 하나가 걸려 있다. 검정 다리였다. 저 위쪽의 영미 다리는 돌로 만들어졌지만, 검정 다리는 나무로 만든 엉성한 다리였다. 따라서 다리의 난간들도 허술했고, 자칫 잘못하면 다리 아래 개천 바닥으로 떨어질 염려가 있었다. 그게 겁이 나서 요즘 자전거를 배우고 있는 중학생 녀석들도 감히 건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너, 정말 자전거를 타고 저 다리를 건넜다는 거야?” --- p.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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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서울이 살아 숨 쉬는 이야기 민속촌!
단옷날이면 동대문 밖 동묘 앞에서 그네뛰기 시합이 벌어지던 서울. 청계천 맑은 물에는 미꾸라지며 버들치가 노닐고, 한여름 벌거숭이 아이들은 냇가에서 헤엄을 치고 참게를 잡았다. 군것질이 하고 싶었던 개구쟁이 아이는 엄마 몰래 놋숟가락이며 운동화를 엿하고 바꿔 먹고, 지금은 사라지고 말아 더는 찾을 수 없는 검정 다리를 건너 옆 동네로 놀러 갔다. 멀리서 야경꾼의 딱딱이 방망이 소리가 들려오는 한밤중, 등잔불 꺼진 방 안에서 할머니의 도깨비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도 하고, 똑딱똑딱 엄마의 다듬이질 소리를 들으며 잠들기도 했던 그 시절 서울 풍경을 만나 보자. 청계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 듣는 그 시절 이야기 둘레둘레 서울을 두른 높다란 산에서 모인 물이 시내 한복판을 흐르는 강줄기, 청계천. 서울 복판을 지나 왕십리 밖 살곶이 다리 근처에서 중랑천과 만나 서쪽으로 흘러 한강으로 빠져 들어가는 그 물길을 조선 시대에는 ‘개천’이라 부르기도 했다. 1958년 복개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서울의 묵은 때를 벗겨 주던 청계천에는 큰물이 지고 나면 아낙들의 빨래터로 수다가 끊이지 않고, 장난감도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 한여름 아이들의 놀이터로 떠들썩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청계천을 사이에 두고 이쪽과 저쪽을 이어 주던 스무 개 넘는 다리 위에서는 셀 수 없이 많은 이야기가 피어났다. 이제 우리는 다시 청계천 맑은 물을 만나고 있지만, 옛 모습을 잃어버린 청계천은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기억 속 그때 모습과는 다르다. 조무래기 소년들이 입 모아 동요를 부르며 냇가로 나가 풍덩풍덩 물장구치던 그때, 이제는 사진으로만 남아 있는 사대문 밖 서울의 옛 풍경이 『그 옛날 청계천 맑은 시내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청계천에 포장도로가 덮이고 고가 도로가 세워지기 전, 그 시절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가난하지만 정이 넘치던 우리 옛 모습을 살펴볼 수 있고, 그때를 기억하는 어른들은 추억에 젖어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