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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골 때리는 인문학
축구로 읽는 40가지 삶의 지혜 EPUB
명왕성
글의온도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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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는 글 | 축구로 여는 사유의 그라운드

1부. 존재

01 골목 축구: 놀이하는 인간
02 노 룩 패스: 지각하는 몸
03 마르세유 턴: 물아일체(物我一體)
04 발리슛: 지금-여기
05 드리블: 불안과 선택
06 실패와 우연의 그라운드: 부조리
07 마에스트로: 무위(無爲)
08 양발잡이: 장인정신

2부. 기억

09 첫 축구장: 무의지적 기억
10 광화문광장의 카타르시스: 디오니소스
11 종료 휘슬 이후의 남겨짐: 해체
12 원클럽맨과 영구결번: 서사 철학
13 동대문운동장 ‘창갈이 아저씨’: 공간 생산
14 축구는 시각적 서사다: 이미지론
15 축구 팬덤은 밈이다: 문화 유전자
16 패배의 주범: 희생양 메커니즘

3부. 품격

17 승패의 미덕: 예(禮)
18 이상과 현실 사이: 정의론
19 전술의 권모술수: 현실주의
20 축구의 덕목: 실천 전통
21 선수 이적은 배신인가, 자유인가: 도덕적 딜레마
22 오프사이드 속 자유: 정언명령
23 베테랑과 언성 히어로: 수기치인(修己治人)
24 팀워크: 무지의 베일

4부. 상징

25 라커룸의 말: 전술적 실천
26 SNS의 글: 자기 커뮤니케이션
27 언어와 해석의 경기: 해석학적 순환
28 축구장의 전쟁 담론: 은유 수사학
29 사커인가, 풋볼인가: 언어 게임
30 골 세리머니: 기호학
31 파란색과 빨간색의 대립: 구조주의 신화론
32 제국의 공: 오리엔탈리즘

5부. 미래

33 전술 혁명: 패러다임 전환
34 낭만이 사라진 경기: 탈마법화
35 축구 아우라의 소멸: 기술복제 시대
36 데이터가 된 몸: 감각의 산업화
37 메시의 아디다스 vs 호날두의 나이키: 시뮬라크르
38 알고리즘과 함께 뛰는 사람들: 인간과 기술의 공진화
39 사이보그 선수: 정체성과 경계의 유동성
40 뜨거운 지구 위의 월드컵: 위험사회

나가는 글 | 호모 사커엔스: 차는 인간, 사유하는 공동체
미주

저자 소개 1

2009년 K리그 드래프트를 통해 부산아이파크에 입단했으나, 두 차례의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선수 생활을 일찍 접었다. 그러나 그 멈춤은 곧 새로운 출발이 되었다. 부상으로 멈춰 섰던 시간은 그에게 또 다른 탐구의 문을 열어주었다. 연세대학교에서 스포츠사회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연구재단 박사후연구원과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한신대학교 특수체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울러 수원FC 이사와 대한축구협회 소통위원으로 활동하며 축구 현장과 연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2015년부터 동양미래대학교, 아주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성대학교 등에서 〈스포
2009년 K리그 드래프트를 통해 부산아이파크에 입단했으나, 두 차례의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선수 생활을 일찍 접었다. 그러나 그 멈춤은 곧 새로운 출발이 되었다. 부상으로 멈춰 섰던 시간은 그에게 또 다른 탐구의 문을 열어주었다. 연세대학교에서 스포츠사회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연구재단 박사후연구원과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한신대학교 특수체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울러 수원FC 이사와 대한축구협회 소통위원으로 활동하며 축구 현장과 연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2015년부터 동양미래대학교, 아주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성대학교 등에서 〈스포츠사회학〉, 〈스포츠윤리학〉, 〈스포츠행정 및 정책〉, 〈스포츠데이터분석〉, 〈질적연구방법론〉 등을 강의해왔으며, 2016년 연세대학교 ‘최우수강의 표창’을 받았다.

2025년 기준 국내외 학술지에 주저자로 논문 46편을 게재했으며 스포츠 세계에서 작동하는 권력, 이동, 노동, 제도, 지역성의 구조를 추적하는 데 연구의 초점을 두고 있다. 「엘리트 체육 정책의 역설」, 「스포츠 노동 이주의 패러다임 변화」, 「합숙훈련의 소외와 기능」, 「이주민의 축구 참여와 정체성 정치」, 「프로축구단의 공익적 가치」, 「K리그 로컬 룰의 법제도적 고찰」, 「데이터마이닝 기반 중계 시청 결정요인 분석」 등 주요 연구들은 체육과학연구상 대상(2018), 스포츠안전재단 최우수논문상(2021), 한국체육학회 우수논문상(2023) 등을 통해 학계의 인정을 받았다. 한국연구재단 학술인문사회사업을 연구 책임자로 네 차례 수행했으며, 「서울시 체육백서」와 「한국여성체육학회 60주년 기념집」 집필에도 참여했다. 지금은 스포츠라는 세계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사유하는 연구자이자 교육자 그리고 경기장 너머의 삶을 읽어내는 해설자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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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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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40.1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5.8만자, 약 4.8만 단어, A4 약 99쪽 ?
ISBN13
9791192005690

책 속으로

나는 열 살 무렵부터 축구공을 따라다니며 15년 동안 선수로 살았다. 먼지 풀풀 날리는 운동장부터 함성이 쏟아지는 스타디움까지, 그라운드 위에서 흘린 땀은 내 치열한 ‘인생’ 그 자체였다. 돌아보면 나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동시에 그 풍경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버지 책장에 꽂혀 있던 인문학 서적들 덕분에 나는 선수이면서 동시에 관찰자가 될 수 있었다. 선수 생활을 마친 뒤 나는 연구자의 길을 택했다. 지금은 스포츠사회학자로서 축구가 품은 인간적·사회적·문화적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 강의 자료 속에서, 연구 인터뷰 현장에서 그리고 더 자주는 일상의 틈에서 축구에 관한 사유가 움텄다. 대중교통 안에서, 동료와 커피 한 잔을 나누며, 깊은 밤 막 잠에서 깨어난 순간에도 메모는 이어졌다. 교회 예배당에서 떠올린 장면, 아들과 공놀이하던 햇살 좋은 오후, K리그 경기장에서 기록해둔 감정, 수강생과의 대화에서 반짝인 통찰, 유럽 도시의 낡은 스타디움 풍경, 무엇보다 선수 시절 일기장 속에 쌓여 있던 언어들이 다시 살아났다. 그 기억들은 다양한 사유의 틀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었다. 선수로 15년, 연구자로 15년. 두 삶의 궤적은 이제 하나의 균형점에 닿았다. 이 책은 이러한 삶과 사유가 충돌하고 교차하는 현장에서 자라난 결과다.
--- 「들어가는 글_축구로 여는 사유의 그라운드」 중에서

축구는 실패와 우연이 지배하는 경기다. 아무리 완벽한 전략과 기술을 갖췄어도 결과는 뜻밖에 허망하게 흘러갈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축구를 사랑한다. 그 안에서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내는 인간의 능력 덕분이며 이는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말한 부조리한 실존과 닮아 있다. 축구는 오롯이 우리가 의미를 창조하는 무대다. 우리는 공정한 결과를 기대한다. 실력 있는 팀이 이기고 규칙을 지킨 선수가 보상받기를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심판의 오심, VAR 판독의 한계, 시간 끌기, 과장된 행동, 단 한 번의 실수. 이 모든 요소는 축구를 불투명하고 불합리하며 논리로는 설명되지 않는 경기로 만든다.
--- 「06_실패와 우연의 그라운드: 부조리」 중에서

백패스는 흔히 소극적인 행위로 오해받는다. 하지만 그 판단 속에는 지금은 나아갈 수 없다는 명확한 인식과 흐름을 바꾸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담겨 있다. 무턱대고 전진하기보다 잠시 멈추고 돌아섬으로써 경기 전체의 리듬을 조율하고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키르케고르는 인간 실존의 본질을 ‘불안’과 ‘선택’으로 보았다. 백패스는 그 불안의 순간에 이루어지는 실존적 선택이다. ‘지금은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불확실함을 견디며 더 나은 찬스를 위해 현재를 유보하는 태도다. 때로는 그 유보가 확실한 패배를 막고 더 큰 가능성의 문을 여는 가장 용기 있는 선택이 된다. 축구에서 백패스는 현재의 흐름을 의심하고 다시 구조를 읽으며, 다음을 준비하는 능동적인 움직임이다.
--- 「05_드리블: 불안과 선택」 중에서

오프사이드가 없는 축구를 상상해보자. 처음엔 골문 앞에 서 있는 공격수들이 쉴 새 없이 슛을 날리며 다득점 경기가 펼쳐질 듯하다. 그러나 곧 이상한 장면이 계속될 것이다. 수비진은 골대 안에 웅크리고 미드필드는 텅 비며 경기는 전혀 다른 게임처럼 혼란스러워진다. 공간의 리듬은 깨지고 축구 특유의 전략적 긴장감은 사라진다. 단 하나의 규칙, 오프사이드의 존재 여부가 경기 전체의 윤리를 바꿔버린다. 오프사이드는 공격을 억제하는 장치가 아니며, 오히려 모든 선수가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질서를 세우는 규칙이다. 그 덕분에 선수들은 공간을 점유하고 타이밍을 계산하며 함께 흐름을 만들어간다. 칸트가 말한 도덕법칙도 마찬가지다. 법칙은 자유가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 「22_오프사이드 속 자유: 정언명령」 중에서

90분 경기에서 가장 많이 뛰는 선수는 누구일까? 의외로 공을 오래 다루는 공격형 미드필더도,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도 아니다. 오히려 이름이 덜 알려진 수비형 미드필더나 상대를 끝까지 쫓는 측면 수비수일 때가 많다. 경기 후 스포트라이트는 늘 골잡이에게 향하지만 실제로 팀의 균형을 잡아낸 이들은 조용히 화면 밖으로 사라진다. 이 장면은 팀워크의 역설을 드러낸다. 팀워크는 기여와 보상이 공정하게 나눠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어떤 선수는 늘 영웅처럼 조명받지만 또 다른 선수는 팀의 성장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지운다. 팀워크 안에서도 역할과 평가는 결코 균등하지 않다. 축구가 개인의 스포츠가 아니기에 이 불균형은 곧 책임과 보상의 정의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 「24_팀워크: 무지의 베일」 중에서

오늘날 축구장은 이미지와 욕망이 끝없이 복제되고 충돌하는, 거대한 ‘시뮬라크르’의 전쟁터다. 아디다스와 나이키 같은 글로벌 브랜드는 이제 욕망을 설계하고 판매하는 기호 체계로 기능한다. 사회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시뮬라시옹』에서 현대 사회를 “복제된 이미지가 실제보다 더 진짜처럼 소비되는 세계”라 설명했다. 그는 이를 ‘시뮬라크르’simulacrum라고 불렀다. 축구 역시 예외가 아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경기장에 가서 직접 경기를 보고, 현장에서 감동과 실망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팬은 경기를 보기 전부터 이미 광고 속 이미지, SNS 하이라이트, 브랜드 콘텐츠를 통해 선수에 대한 감정과 기대를 형성한다. 경기는 나중에 오고 이미지가 먼저 도착한다. 이제 축구는 점점 더 이미지로 기억되고 기호로 소비되는 세계가 되고 있다.
--- 「37_메시의 아디다스 vs. 호날두의 나이키: 시뮬라크르 」 중에서

축구장을 인생의 교실이라 말한 철학자가 있다. 195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알베르 카뮈는 “극장과 축구장이 나의 진정한 두 대학이었다”라고 회고하며 자신이 아는 도덕과 의무의 대부분을 축구를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청년 시절 골키퍼였던 그는 골문 앞에서의 실수 하나가 팀 전체의 패배로 이어지는 순간을 경험하며 책임감과 자기 절제, 동료에 대한 배려 그리고 규칙 속의 자유를 배웠다. 그에게 축구는 실천의 장이었고 윤리의 언어였으며, 철학이 몸을 얻는 공간이었다. “생각하기 위해 공을 찬 것이 아니라, 공을 차며 생각하게 되었다”는 카뮈의 말처럼 축구장은 철학의 무대이자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는 살아 있는 인문학의 장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Homo sapiens이자 노는 존재Homo ludens였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공을 차며 사유하는 존재, 곧 ‘사커’soccer와 ‘사피엔스’sapiens를 결합한 ‘호모 사커엔스’Homo soccerens로 다시 태어난다.

--- 「나가는 글_호모 사커엔스: 차는 인간, 사유하는 공동체」 중에서

출판사 리뷰

K리거 15년 × 인문학 15년
선수의 심장과 학자의 시선으로 포착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축구 이야기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저자에게 있다. 축구 선수로 15년을 뛰었고, 인문학 연구자로 15년을 파고들었다. 그는 그라운드의 압박과 라커룸의 침묵을 경험한 뒤, 그것을 사회학과 철학의 언어로 다시 읽어낸다. 노 룩 패스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보지 않고도 서로를 믿는 감각이다. 승부차기는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의 무게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VAR 판독은 정확성을 얻는 대신 우리가 무엇을 잃는지를 묻는다. 데이터와 자본이 경기를 장악하는 시대에도, 한 번의 미끄러짐이 모든 계산을 무너뜨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축구를 통해 인간을 해석한다. 통제하고 싶어 하지만 결국 우연 속에 놓여 있는 존재, 계산을 원하지만 끝내 감정으로 움직이는 존재. 그래서 이 책은 스포츠 해설이 아니라 인간 해설에 가깝다.

90분의 경기장에서 인간을 발견하다

퇴근 후,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다가 갑자기 심장이 뛴 적 있는가. 모르는 선수의 골에 소리 질러본 적 있는가. 패배한 날, 괜히 하루가 무너진 것처럼 느껴본 적 있는가. 『골 때리는 인문학』은 그 질문을 정면으로 다룬다. 축구를 설명하려는 책이 아니다. 우리가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오프사이드 한 줄을 두고 우리는 판정에 분노한다. 하지만 그 분노는 단순한 오심 때문이 아니다. “공정해야 한다”는 우리의 믿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스타 선수가 떠나면 우리는 배신이라 말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떠나고 싶어 한다. 축구는 우리가 말하지 않던 모순을 드러낸다. 승부차기에서 한 선수가 실축하면 우리는 말한다. “왜 저걸 못 넣어.” 하지만 그 한 문장에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의 압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경기 장면을 멈춰 세우고 그 안에 숨은 우리의 태도를 보여준다. 우리는 자유를 원하지만, 규칙이 없으면 불안해한다. 우리는 영웅을 원하지만, 동시에 그를 끌어내릴 준비도 되어 있다. 우리는 데이터를 믿지만, 결국 한 번의 우연에 모든 감정을 건다. 그래서 축구는 중독적이다. 그 안에는 우리가 매일 겪는 삶의 구조가 압축돼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 축구가 달라진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이 달라진다. 다음 경기에서 당신은 단순히 골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하는 사람이 된다.

90분은 짧다.
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경쟁, 실패, 공정, 충성, 배신, 책임을 모두 경험한다.
이 책은 말한다. 축구를 이해하면, 인간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을 이해하면, 나를 이해하게 된다.

“축구는 발로 쓰는 철학이다”

골목은 사라졌고 운동장은 줄어들었으며, 우리는 점점 더 화면을 통해 세계를 경험하는 존재가 되었다.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스크린을 밀어내고, 어른들은 데이터를 통해 성과를 판단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공을 찬다. 주말이면 아이와 공을 차며, 월드컵이 열리면 새벽잠을 기꺼이 포기한다. 이 지속적인 열광은 단순한 스포츠 취향이나 여가 활동의 문제로 설명되지 않는다. 왜 우리는 여전히 축구에 몰입하는가? 저자는 축구를 경기나 오락으로 환원하지 않는다. 그는 축구를 현대인이 드물게 몸으로 세계를 경험하는 장면, 즉 인간 존재가 구조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으로 읽는다.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는 순간

현대 사회는 효율과 측정의 논리 위에 세워져 있다. 데이터는 성과를 계산하고, 알고리즘은 선택을 예측하며, 우리는 점점 판단하는 존재로 훈련되어 왔다. 그러나 판단의 능력이 확장될수록 감각의 능력은 위축되었다. 저자는 축구를 이 균형을 되돌리는 장치로 본다. 축구에서는 몸이 먼저 반응하고, 사유는 그 뒤를 따른다. 노 룩 패스는 시선보다 감각이 앞선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마르세유 턴은 통제보다 흐름이 우선한다는 점을 드러내며, 발리슛은 지금-여기라는 시간의 응축을 구현한다.

저자는 철학을 경기 위에 덧씌우지 않고, 경기 장면 속에서 이미 작동하고 있는 철학적 구조를 포착한다. 장자의 무위는 문장으로 이해되기 전에,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플레이에서 구현된다.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은 몸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인데, 그것은 드리블의 리듬 안에서 살아 움직인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과연 몸으로 세계를 제대로 경험하고 있는가?

90분의 경기, 사회를 읽는 프레임

축구는 혼자 할 수 없다. 그 안에는 규칙이 있고, 협력이 있으며, 배신과 연대가 공존한다. 오프사이드는 단순한 규칙이 아니다. 그것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다. 이 책은 90분의 경기를 하나의 사회로 읽는다. 가장 설득력 있는 지점은 축구를 사회 분석의 프레임으로 확장하는 대목이다. 축구는 혼자 할 수 없는 스포츠이며, 규칙과 역할, 경쟁과 연대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다.오프사이드는 단순한 경기 규칙이 아니라,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합의라는 점에서 윤리적 의미를 가진다.

선수 이적을 둘러싼 분노는 자유와 충성의 경계를 시험하고, 팬덤의 집단적 열광은 니체가 말한 디오니소스적 에너지와 닮아 있다. 패배한 선수를 향한 비난은 르네 지라르의 희생양 메커니즘을 연상시킨다. 이 모든 장면은 90분의 경기가 단지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인간 사회의 축소판임을 보여준다. 우리는 그 안에서 선택하고, 책임지고, 때로는 타인을 심판한다. 이 책은 축구를 통해 인간이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배제하고 연대하는지를 구조적으로 드러낸다. 경기가 끝난 뒤 스코어는 사라진다. 남는 것은, 그 시간을 통과한 사람의 태도다.

40개의 장면, 40개의 사유

『골 때리는 인문학』은 단순한 개념 나열이 아니라 구체적 장면에서 출발하는 40개의 사유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하나의 플레이, 하나의 사건, 하나의 논쟁에서 시작한다. VAR 판독은 기술이 감정을 대체하는 시대를 질문하고, 승부차기는 개인 책임과 집단 기대 사이의 긴장을 보여주며, 스타 시스템은 자본과 상징의 관계를 분석한다. 부상과 은퇴를 다루는 장에서는 성취의 윤리가 아닌 수용의 윤리가 제시된다.

반복된 부상 끝에 경기장을 떠난 저자의 경험은 영웅 서사가 아니라 전환의 기록으로 서술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극복이 아니라 해석이다. 성과가 멈춘 자리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자신을 설명할 것인가, 결과가 사라진 뒤 남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이 책은 축구를 소재로 삼되, 결국 인간의 조건을 다룬다. 권력, 노동, 이동, 정체성, 기술, 자본이라는 주제들이 경기 장면과 결합해 논리적으로 전개된다.

통제할 수 없는 순간이 우리를 움직인다

오늘날 축구는 거대한 산업이다. 선수는 데이터가 되고, 경기는 콘텐츠가 된다. 브랜드는 스타를 소비하고, 알고리즘은 팬을 분류한다.
그렇다면 축구의 마법은 사라진 것일까? 이 책은 단정하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낭만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감각을 잃은 것은 아닐까? 막스 베버의 탈마법화,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 하이데거의 시간 개념까지. 이 철학적 도구들은 축구를 비판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축구를 통해 다시 인간을 회복하기 위한 도구다.

결국 이 책은 축구를 통해 하나의 논지를 제시한다. 우리는 완벽하게 계산된 세계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우연과 한계 속에서 살아간다. 전술과 데이터가 준비되어 있어도, 한 번의 미끄러짐이 모든 것을 바꾼다. 통제와 예측의 체계 위에서 경기는 진행되지만, 결과는 언제나 불확실하다. 이 불확실성을 감당하는 방식이 곧 인간의 태도다. 저자는 축구를 통해 통제할 수 없는 조건 속에서도 선택하고 책임지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드러낸다. 그 지점에서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불확실한 세계를 살아가는 법을 연습하는 장이 된다.

추천평

명왕성 교수는 여러 관점 가운데서도 드물게 인문학적으로 축구를 해석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그는 현장에서 일어난 사건들, 그 이면의 의도와 맥락을 자신의 선수 경험과 미디어가 전해온 다양한 시각을 바탕으로 풀어내며, 독자에게 새로운 축구 이해의 길을 열어주려 노력해왔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가 축구를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를 얻길 바라며 추천합니다. - 차범근 (축구인)
요즘 스포츠인들이 TV, OTT,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출판계에서 만날 수 있는 콘텐츠는 여전히 한정적이었다. 선수 출신의 책은 대개 체험담이나 훈련 지침서이고 비선수 출신의 책은 이론 중심이다. 이 두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K리거 출신의 명왕성 교수가 그 간극을 뛰어넘었다. 축구 용어와 인문학 주제를 결합한 독창적인 발상을 뚝심 있게 밀어붙여 ‘이제껏 없던’ 축구책을 완성한 것이다. 한국에서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임이 분명하다. “축구책에 하이데거가?” 처음엔 낯설 수도 있다. 하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문단과 사유 사이를 드리블하듯 유려하게 풀어내는 명 교수의 글이 새로운 재미를 안겨줄 테니. - 서형욱 (MBC 축구해설위원)
저자는 경기장 안팎에서 체득한 순간들을 철학·윤리학·사회학·교육학의 언어로 깊이 있게 해석한다. 축구가 스포츠를 넘어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하나의 인식 틀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자의 경험이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앎과 삶을 잇는 성찰로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승부의 압박, 동료와의 관계, 패배의 감정, 공동체의 힘이 인문학적 해석 속에서 다시 의미를 얻고, 독자는 경기 장면을 읽는 동시에 자기 삶의 장면을 함께 돌아보게 된다. 『골 때리는 인문학』은 스포츠를 인간학적 성찰의 공간으로 재해석한 귀한 시도이며, 독자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지적 자극을 선사한다. 이 책이 더 많은 독자에게 힘이 되고 쉼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추천한다. - 정현우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이 책은 내가 경험해온 축구를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보게 해주었다. 축구는 “우리 삶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점이 특히 깊이 와닿았다. 개인과 공동체의 기억, 몸의 감각과 주체성, 윤리적 감수성, 말과 몸짓의 품격, 기술과 기후 위기의 시대를 마주하는 태도까지… 축구라는 장면을 통해 삶의 본질을 성찰하게 만든다. 나 역시 축구를 스포츠 이상으로 여겨왔다. 그라운드 위에서뿐 아니라 축구를 통해 삶과 사회, 나 자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이 책은 그러한 생각을 한층 깊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차가운 자본의 논리 속에서도 끝내 축구의 뜨거운 낭만을 지키려는 저자의 고집은, 축구가 전부인 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내가 사랑하는 축구를 새롭게 정의했고, 그라운드 밖의 내 삶까지 따뜻하게 데워주었다. 이 책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축구와 철학을 연결한 독창적인 시도다. 축구 관계자는 물론,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축구를 사랑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지소연 (대한민국 여자축구 국가대표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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