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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아픔과 동행한 여성들 흉년이 드리운 자리에서 헤어짐 앞에 선 여성들 결단의 순간, 룻의 선택 여성의 이름, 마라의 고백 함께 걷는 두 사람, 보리밭 앞에서 2장 생존과 선택의 여성들 여성의 생존, 밭으로 나아가다 이삭줍기와 오늘날 여성의 노동 여성의 용기, 인정받다 밭에 심긴 헤세드, 싹트는 연대 미래를 그리는 여성들 3장 주체성과 지혜의 여성들 여성의 지혜, 한밤을 가르다 여성의 접근, 금기를 넘다 여성의 요청, 권리를 주장하다 여성의 거룩, 물러서게 하다 여성의 전략, 섭리에 막히다 4장 회복하는 여성들 여성의 헌신과 남성의 책임, 서로를 잇다 여성의 믿음, 중심에 서다 여성의 귀환, 눈부시게 돌아오다 여성의 흔적, 여백에 새겨지다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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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나오미라 부르지 말고 나를 마라라 부르라.”(룻 1:20) 한 여인이 자신의 이름을 거부합니다. 기쁨이라는 뜻의 ‘나오미’를 내려놓고 쓴맛이라는 ‘마라’를 선택합니다. 이제 자신을 더 이상 ‘기쁨’이라 부를 수 없다고 선언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고대 이스라엘 사회에서 한 여인이 남편과 아들을 모두 잃는다는 것은 단순히 가족의 죽음이 아니었습니다. 자기 정체성마저 송두리째 무너지는 일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오래된 이야기지만 낯설지 않습니다. 오늘의 사회에서도, 배우자의 부재가 남기는 공백은 여전히 큽니다. 이름과 제도가 바뀌었을 뿐, 상실 앞에 더 취약해지는 쪽은 여전히 여성입니다. --- 「흉년이 드리운 자리」 중에서 오랫동안 룻기는 남성 구원자 보아스와 수동적인 여성 룻의 구도로 읽혀 왔습니다. 그러나 본문을 자세히 보면 룻은 위험을 감수하고 스스로 밭에 나가기로 결심한 능동적인 인물입니다. 자신의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면서도 감사를 표현하는 룻, 그녀는 끝까지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아스의 환대와 룻의 주체성이 함께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 「여성의 용기, 인정받다」 중에서 이 고백의 중심에는 ‘헤세드, 곧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과 자비가 있습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두 여성이 서로 헤세드로 살아낼 때, 하나님은 그 자리에서 일하십니다. 헤세드는 출신과 신분이 만들어 낸 벽을 허물며 새로운 공동체의 시작을 마련합니다. --- 「밭에 심긴 헤세드, 싹트는 연대」 중에서 소외된 이들이 서로를 보 듬을 때, 공동체 전체가 축복과 구원으로 나아갑니다. 나오미의 눈부신 귀환은 상실과 고통의 시간을 견디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전합니다. 오늘도 누군가는 말합니다. “나는 빈손이야.” 삶이 무너진 듯, 스스로를 마라로 부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룻기에서는 선언합니다. “마라로 돌아왔으나, 생명을 안고 일어선다.” --- 「여성의 귀환, 눈부시게 돌아오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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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야기가 가장 현대적인 물음으로 돌아올 때
룻기는 성경에서 가장 사랑받는 책 중 하나지만, 동시에 가장 오해받아 온 책이기도 하다. 보아스와 룻의 만남이라는 낭만적 프레임에 가려 우리는 정작 이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는 여성들의 절규와 결단, 그리고 그들이 감당해야 했던 현실의 무게를 충분히 보지 못했다. 《나오미, 다시 이름을 찾다》는 바로 그 가려진 풍경을 되살려낸다. 이 책이 단순한 성경 에세이와 다른 지점은 분명하다. 저자는 룻기를 문화사적·사회적 맥락 위에서 정교하게 복원한다. 고대 이스라엘 사회에서 남편과 아들을 모두 잃은 여인이 처했던 경제적·사회적 상황, 이방 여성 노동자가 감내해야 했던 삼중의 취약성(이방인·과부·빈곤), 고엘 제도와 수혼 제도가 지닌 보호와 한계의 양면성까지. 풍부한 학술적 주석을 바탕으로 하되, 결코 학술서의 딱딱함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의 문장은 한 편의 시처럼 흐른다. "구원은 화려한 축제처럼 오지 않았습니다. 밭이랑 사이에서, 이삭 줍는 손끝에서 왔습니다." 성경 본문을 옆에 두고 읽으면, 마치 3천 년 전 베들레헴의 보리밭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감각이 살아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오늘의 독자에게 말을 건다. 배우자의 부재가 남기는 공백, 외국인 노동자가 겪는 편견, 한부모 가정과 소외된 이웃을 향한 공동체의 침묵까지. 룻기의 질문은 결코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각 장 끝에 묵상 질문을 배치하여 독자가 본문을 자기 삶으로 끌어당길 수 있도록 섬세하게 안내한다. 여성의 주체성과 남성의 책임, 공동체의 지지가 어우러질 때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는 저자의 통찰은, 신앙 공동체가 오늘 마주한 과제들 — 젠더, 연대, 약자 보호 — 앞에서 깊은 울림을 남긴다. 보수적 신앙 전통 안에서도 여성의 목소리가 어떻게 복음의 중심에 설 수 있는지를, 이 책은 룻기라는 오래된 창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자신을 '마라'로 부르고 있는 모든 이에게, 상실의 한가운데서 다시 일어서고 싶은 모든 이에게, 그리고 누군가의 곁에 '룻처럼' 머물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하나님은 당신의 인생을 1장에서 멈추지 않으신다. 반드시 4장까지 데려가신다. 그 여정을 이 책과 함께 걸어보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