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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가 MIT가 되기까지
비전, 위기, 선택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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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미래전략연구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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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감사의 말 5

프롤로그 결정의 순간들 / 데이비드 카이저
1장 창립기, 1861~1894년 / 메리트 로 스미스
2장 인수합병 / 브루스 싱클레어
3장 후원자들, 그리고 계획 / 크리스토프 레퀴에
4장 MIT와 전쟁 / 데버라 더글러스
5장 전후의 성장통 / 데이비드 카이저
6장 특수 연구소들에 닥친 “고난의 시간” / 스튜어트 W. 레슬리
7장 지역사회와의 소통으로 촉진된 MIT의 생명과학 / 존 듀런트
8장 젠더 문제를 논의 주제에 올리다 / 로트 베일린
8장에 덧붙이는 글 / 낸시 홉킨스
에필로그 그들의 결정들이 미래의 MIT를 만들 것이다 / 수전 혹필드

이 책의 공동 저자들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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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

데이비드 카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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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Kaiser

물리학자, 과학사학자.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물리학과의 정교수이자 게르메스하우젠 과학사 교수로서, MIT 이론물리센터에서 인플레이션 우주론으로 유명한 앨런 구스와 함께 초기 우주 연구팀을 이끌고 있으며, 양자역학에 관한 새로운 실험들을 설계하고 수행하고 있다. 『히피는 어떻게 물리학을 구했는가: 과학, 반문화, 그리고 양자역학의 부활(How the Hippies Saved Physics)』, 『파인먼 다이어그램 그리기(Drawing Theories Apart)』 등 현대물리학과 과학사를 함께 다루는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하고 편집했으며, 1993년에는 미국 물리학회의 앱커상을,
물리학자, 과학사학자.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물리학과의 정교수이자 게르메스하우젠 과학사 교수로서, MIT 이론물리센터에서 인플레이션 우주론으로 유명한 앨런 구스와 함께 초기 우주 연구팀을 이끌고 있으며, 양자역학에 관한 새로운 실험들을 설계하고 수행하고 있다. 『히피는 어떻게 물리학을 구했는가: 과학, 반문화, 그리고 양자역학의 부활(How the Hippies Saved Physics)』, 『파인먼 다이어그램 그리기(Drawing Theories Apart)』 등 현대물리학과 과학사를 함께 다루는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하고 편집했으며, 1993년에는 미국 물리학회의 앱커상을, 2007년과 2013년에는 미국 과학사학회에서 수여하는 화이자상과 데이비스상을 수상했다. 교육자로서도 크게 인정받아 맥비카 펠로십과 MIT 최고 교육 우수상인 프랭크퍼킨스상 등을 수상했다. 《네이처》, 《사이언스》를 비롯한 저명한 학술지에 끊임없이 이름을 올리는 한편, 미국 공영방송의 다큐멘터리 〈아인슈타인의 양자 수수께끼(Einstein's Quantum Riddle)〉에서 양자 얽힘에 관한 그의 유명한 실험인 ‘코스믹 벨(Cosimc Bell)’을 소개하는 등 현대 과학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데이비드 카이저의 다른 상품

자연과 생태계의 신비를 담은 책들, 그리고 과학과 인문이 만나는 경계의 책들에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 《꿀벌 없는 세상, 결실 없는 가을》, 《생태학 개념어 사전》, 《진화의 무지개》 등이 있다.

감수이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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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 고려대학교 사학과에서 학사학위와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과학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인문사회학부 교수 및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부소장으로 재직했다. 근현대 중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과학사학, 과학기술학STS, 아시아학, 동물연구animal studies 등을 아우르며 연구와 교육에 임하고 있다. 《인민을 넘어서는 인민공사: 마오 시대 중국의 수의 노동자와 비인간 동물》(근간)을 썼으며, 《서양과학은 없다》 《붉은 녹색혁명》 《탄소 기술관료주의》 《리센코의 망령》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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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86g | 152*225*16mm
ISBN13
9791191383690

책 속으로

MIT는 늘 앞날을 내다보는 곳이었고 여간해선 과거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렇기는 해도, 아직 초기 무렵에 이룬 MIT의 엄청난 성취를 기념하기란 어렵지 않다. 마침, 시의적절한 일이기도 하다. 언제나 MIT의 교수들과 학생들은 대학의 모토인 “멘스 엣 마누스(Mens et Manus)”를 적극 실천해 왔다. 멘스 엣 마누스는 정신과 손을 뜻하는 라틴어 문구다. 그들의 연구 활동 덕분에 자연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매우 풍부해졌다. 물질의 가장 작은 조각에서부터 우주의 가장 큰 구조까지, 그리고 생명의 기본 구성 요소에서부터 경제와 사회의 가장 복잡한 특징들까지 전부 말이다. MIT가 자랑스레 배출한 인물로는 미국국립공학원(National Academy of Engineering) 회원 154명, 미국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 회원 160명, 노벨상 수상자 50명, “천재상(genius award)”으로도 불리는 맥아더펠로우십(MacArthur Fellowship) 수상자 33명, 그리고 심지어 퓰리처상 수상자 4명 등이 있으며, 이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설립 이후 줄곧 MIT는 국가를 지키는 일에도 매진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기의 활약이 특히 유명하다. 시작부터 MIT는 교육 혁신, 기업가 정신, 과학 정책 및 그 밖의 여러 분야에서 지도자들을 배출해 왔다. 150년 동안 MIT는 엔진을 멈추지 않았다. 바로, 소수 전문가의 연구 결과를 모두의 일상생활을 혁신하는 도구로 변환시키는 엔진이었다.
--- p.9~10

로저스가 1860년대에 개발했던 교육 프로그램을 가리켜 “신교육(New Education)”이라고 한다. 이 개념은 찰스 W. 엘리엇(Charles W. Eliot, MIT 화학과의 초창기 교수로 훗날 하버드대학교 총장이 된다)에 의해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새로운 접근법의 한 중요한 요소는 유용한 기술(useful arts)에 관한 로저스의 오랜 관심에서 나왔다. 특히 30년 전에 버지니아 지질 측량 사업의 감독을 맡았을 때의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 핵심을 말하자면, 신교육은 과학 이론을 공학적 실천과 결합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우선 학생들에게 이론적 원리를 가르친 다음, 그것을 현실 세계의 문제에 적용하는 데 중점을 두는 전문화된 “실용적” 교과목을 학습시키려는 발상이었다. 과학적인 넓이와 깊이를 함께 아우르려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로저스는 실험실에서의 교육과 실험 위주의 현장 지향적인 경험(hands-on experience)을 강조했다. 그가 보기에 이론과 실천을 함께해서 얻는 현장 지향적인 경험은 흔히들 채택하는 강의-시연-암기 방법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를 낳을 터였다. 다른 학교들(가령 렌슬리어)도 실험실이 있었지만, 로저스가 강조했던 것만큼 실험실 중심의 교육을 강조하지는 않았다. 그가 보기에 실험실에서의 경험은 개혁 지향의 교육 의제에서 결정적인 특징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경영 분야, 공학 분야, 산업 현장으로 진출할 준비를 하는 데 최상의 기회를 얻었다.
--- p.34~35

1945년 11월 10~12일에 MIT는 그레이트 코트(Great Court) 잔디밭 전역에서 〈과학의 승리(Victory in Science)〉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었다. 7만5,000명 이상이 행사에 참여했다. 이 행사를 통해 보스턴 지역 대중들은 전시에 개발된 다종다양한 신기술을 처음으로 접할 수 있었다. MIT의 미래는 군과 산업계의 미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고, 이는 역으로 향후 과학적·기술적 발견과 실천의 기본 성격을 결정짓게 되었다. 래드랩은 폐쇄 절차를 밟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MIT가 매우 생산적인 연구개발 환경을 포기할 뜻은 없었고, 물리학과 또한 마이크로파 분야에서 새로 확립한 명성을 방기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전기공학과는 해군이 프로젝트 훨윈드에 계속 자금을 대기로 결정하자 흥분에 사로잡혔다. 드레이퍼 교수와 사실 거의 모든 MIT 교수들은 연방 연구 자금이 계속 학교로 흘러들어오길 바랐다. 그들이 볼 때 MIT는 비록 전시에 가장 중요한 공헌을 한 유일한 미국 대학은 아닐지라도, “연방 정부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독보적인 능력을 입증한 최고의 엘리트 기관 중 하나였다. 그들도 배니버 부시의 표현대로 “과학은 끝없는 프론티어”라고 믿었다. 바야흐로 군-산-학 복합체가 연구의 새로운 형식이 되었다.
--- p.112~113

그랬기에 1969년 1월, 일군의 교수들과 학생들이 3월 4일을 기해 연구 중단을 호소했을 때 미국 전역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들이 강조하기로, 이 조치는 MIT 자체에 대한 시위가 아니라 “과학과 기술이 국가 구성원인 우리의 삶에 끼치는 현재의 역할과 관련한 문제와 위험성에 관한 공개 론”을 촉발하기 위한 상징적인 제스처였다. 이 발상은 새로 결성된 과학행동조정위원회(Science Action Coordinating Committee, SACC)에서 처음 나왔다. 이 위원회는 전쟁, 군사기밀 연구를 통한 학점 취득, 그리고 학문의 군사화에 반대하는 학생운동 집단이었다. 언론은 3월 4일을 “파업”이라고 명명하려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반면에 48명의 교수를 포함해 3월 4일 성명서에 서명한 이들은 그날을 “성찰의 날(day of reflection)”로 부르길 더 좋아했다. “연구 활동의 방향을 현재 강조되는 군사 기술에 적용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더 시급한 환경 및 사회 관련 문제들로 돌릴” 방법을 다 함께 모색하는 시간을 갖자는 뜻이었다.
--- p.139

보고서가 보여 준 내용 그리고 신문 기사들이 전한 내용은 이랬다. 비록 매우 훌륭한 여성 과학자라도, 설령 연구 성과가 널리 알려진 미국 국립학술원(National Academies) 회원일지라도 의도치 않은 미묘한 차별을 겪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노골적인 괴롭힘이 아닌) 21세기식 차별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 차별은 “명백한 선의에서 나온 것일지라도 여성 교수들에게 체계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강력하지만 잘 인식되지 않는 어떤 유형의 가정들과 태도들로 구성된다.” 보고서의 결론은 종신재직권을 획득한 이과대학 소속 여성 교수들과의 광범위한 인터뷰에 바탕을 두었다. 이 여성 교수들은 자신들이 다수의 연구자로 구성된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에서 배제된 경험, 중요한 위원회에 참여하지 못한 경험, 연구에 필요한 공간과 기타 자원들을 얻기 어려웠던 경험, 그리고 강의를 뜻대로 배정받지 못한 경험을 터놓았다. 그런 활동은 모두 중견 또는 원로 교수들이 누리는 표준적인 혜택인데도 말이다. 이런 미묘한 불이익 때문에 여성 과학자들은 급여도 낮았고, 사용 공간도 적었고, 자원을 얻기 위해 더 애를 써야 했다. MIT 보고서가 밝혀낸 또 한 가지를 꼽자면, 지난 20년간 MIT 이과대학의 여성 교수 비율은 그다지 증가하지 않았고 이 단과대학 안에서 지도자급 위치에는 여성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부학과장이나 연구소 부소장조차 없었다.

--- p.181

출판사 리뷰

지금의 MIT를 만든 ‘결정적 순간들’

오늘날 우리가 경외하는 MIT의 위상은 역사의 변곡점마다 내린 고통스럽고도 과감한 결단들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다. 이 책은 MIT의 운명을 결정지은 몇 가지 ‘결정적 순간’을 정밀하게 복원해 보여준다. 첫 번째는 창립자 윌리엄 바턴 로저스가 고전 교육의 틀을 깨고 ‘실험실 교육’이라는 파격적인 모델을 세운 설립의 순간이다. 당시 대학 교육이 책 속의 이론에만 매몰되어 있을 때, 로저스는 실제 기계를 만지고 실험하는 실천적 지성의 장을 열었다. 두 번째는 20세기 초 하버드대학교의 끈질긴 합병 제안을 세 번이나 거부하고 독자 노선을 선택한 자립의 순간이다. 만약 이때 하버드의 안락한 그늘로 들어갔다면 지금의 독립적인 MIT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 번째는 1916년 보스턴의 낡은 건물을 떠나 현재의 케임브리지 부지로 이전하며 대규모 연구중심대학의 외형과 기틀을 마련한 캠퍼스 이전의 순간이다. 네 번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래드랩(Rad Lab)’을 중심으로 국가 연구의 중추가 되어 대학의 규모와 위상을 국가적 차원으로 격상시킨 전시 연구의 순간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기술적 수월성에 함몰되지 않고 인문사회과학대학 설립과 여성 교수진의 지위 개선 등을 통해 대학의 도덕적 정체성을 재정립한 성찰의 순간이다. 이 책은 이러한 선택들이 어떻게 무명의 기술 학교를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진화시켰는지를 생생한 밝혀낸다.

유연한 변모와 체질 개선의 유전자: 무엇이 MIT를 ‘세계 최고’로 만드는가

전 세계가 MIT를 경외하는 이유는 단순히 뛰어난 기술력 때문이 아니다. 이 책은 MIT를 지탱하는 진정한 힘이 변화하는 시대 요구에 맞춰 자신을 끊임없이 재구성하는 ‘유연한 변모’와 외부의 충격을 오히려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 조직의 근간을 새롭게 설계하는 ‘자기 개조’ 역량에 있음을 강조한다. MIT는 ‘멘스 엣 마누스(Mens et Manus, 정신과 손)이라는 고유 철학을 지키면서도, 필요에 따라 기초 과학의 비중을 대폭 늘리거나 경영학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시대적 과제에 긴밀하게 반응했다. 칼 콤프턴 총장 시절 단행된 대대적인 과학 중심 체질 개선은 이러한 변모의 정수를 보여주는 사례로, 대학이 지식을 전수하는 곳을 넘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발원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조직의 탄력성은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과감한 수용성으로 이어졌다. 공학 대학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인문학적 가치를 공학도의 필수 소양으로 정의한 결단은 MIT를 기술자 양성소를 넘어 세상을 이해하는 리더의 산실로 만들었다. 또한 ‘테크 플랜(Technology Plan)’과 같은 산학 협력 모델을 통해 외부 자원을 확보하고 대학의 사회적 역할을 재정의한 과정은 MIT 특유의 생존 전략이자 혁신 동력이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구조를 고쳐 쓰는 MIT의 개조 능력은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복잡한 난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으며, 이것이 바로 MIT가 150년 동안 혁신의 최전선을 지켜온 비결이다.

전쟁의 포화와 사회적 진통: 갈등을 딛고 일어선 성찰의 기록

MIT의 역사는 탄탄대로의 영광만이 아니었으며, 때로는 거대한 사회적 마찰과 도덕적 딜레마 속에서 고통스러운 진통을 겪어야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설립된 ‘래드랩’은 레이더 기술을 통해 연합군을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으로 이바지했지만, 동시에 MIT를 거대한 전시 연구소로 탈바꿈시키며 대학의 순수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전후 냉전 시기에도 MIT는 국방 연구에 깊숙이 관여하며 “찰스강의 펜타곤”이라 불릴 정도로 국가 안보 시스템과 밀착되었고, 이는 대학의 자율성과 국가적 소명 사이에서 치열한 갈등을 낳았다. 1969년 베트남전쟁 반대 운동과 “3월 4일 성찰의 날” 행사는 이러한 갈등이 폭발한 지점이었으며, 이는 MIT가 연구의 윤리와 사회적 책임에 대해 통렬하게 자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회적 진통은 학내에 오랫동안 군림해 온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무는 과정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1990년대 낸시 홉킨스 교수를 비롯한 여성 과학자들은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학내에 만연한 제도적 성차별을 입증하며 투쟁을 시작했다. 당시 대학 당국이 이를 부정하거나 회피하는 대신, 잘못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대대적인 교정 조치에 나선 것은 MIT가 기술적 천재성뿐 아니라 도덕적 위엄까지 갖춘 기관임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성찰하는 거인이 던지는 메시지

결국 이 책이 전하는 MIT 150년의 서사는 과거에 머무는 기록이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나침반이다. MIT는 위기 때마다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했으며, 갈등이 발생했을 때는 그것을 성찰과 혁신의 동력으로 삼아 한 단계 더 진화했다. 단순히 효율적인 기계를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수준을 넘어, 그 기술이 인간의 삶과 지구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뇌하는 ‘성찰하는 공학자’를 키워낸 것이야말로 MIT가 지켜온 최후의 보루였다. 대학은 사회와 단절된 섬이 아니라, 사회의 고통과 희망에 응답해야 한다는 사실을 MIT는 자신의 역사를 통해 증명해 냈다. 전쟁과 사회운동, 성차별과 같은 거대한 시대적 파도 속에서도 MIT는 끊임없이 자신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며 진화해 왔다. 이 책은 대학이라는 조직이 어떻게 사회와 호흡해야 하는지, 그리고 혁신이란 이름 아래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인간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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