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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 애기’였던 시간을, 지금 이 순간의 ‘우리 애기’를,
고개를 돌려 다른 이의 ‘우리 애기’를, 새삼 바라봐요. 너와 나의 다양하고도 특별한 우리 애기, 단순한 애칭에 담긴 헤아릴 길 없는 마음이 가득 넘쳐요. ·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우리 애기’ 엄마가 보에 싼 아기를 가만히 안고 있습니다. 태어난 새 생명, 한 우주를 양팔에 안은 엄마, 감격함과 뿌듯함과 애틋함…… 깊은 유대감의 벅찬 떨림을 환한 빛이 눈부시게 감싸안습니다. 아이가 소꿉놀이를 하며 등에 업은 인형을 재웁니다. 자장자장 토닥토닥, 엄마가 아이에게 하듯 아이가 인형을 달랩니다. ‘어화둥둥 우리 애기’, 할머니에게서 엄마에게로, 엄마에게서 아이에게로, 다시 인형에게로 사랑의 노랫가락은 이어집니다. 앵무새가 재잘재잘 수다를 떱니다. 종알종알 작은 존재가 되뇌는 말은 보통 엄마가 아이에게 했을,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애정의 표현이지요. 수다 떠는 앵무새는 아이의 사랑스러운 애기이지만, 앵무새랑 노는 아이 또한 엄마의 재잘거리는 애기랍니다. 파란 물빛의 일렁임, 유유히 노니는 어항 속 물고기. 아이가 눈동자를 고정한 채 뚫어지게 바라봅니다. 신기해서 보고 또 보고 자꾸만 보고 싶으니까요. 화사한 분홍 바닥에 음표가 춤을 춥니다. 지그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아이의 손끝에서 떨리는 선율은 화면 가득히 행복을 노래합니다. 사랑과 정성으로 돌본 것들은 시간을 품고 천천히 자라납니다. 할아버지는 활짝 핀 화분에 함박웃음을 짓고 할머니는 새로 담근 장항아리를 소중하게 닦고 또 닦습니다. 아이처럼 좋아하며 사진을 찍는 할아버지는 신기한 것을 좋아하는, 할머니의 또 다른 애기이지요. 우리 애기는 사람일 수도 있고, 동물일 수도 있고, 악기일 수도, 오래된 자동차일 수도, 손때 묻은 항아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저 존재만으로 웃음을 건네는 생명들, 같이 놀자고 그르렁거리는 고양이, 누군가에게는 무섭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멋진 뱀, 추억을 함께 쌓은 자동차, 무지개다리를 건넌 강아지…… 어떤 것은 곁에 있고, 어떤 것은 이미 떠났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있는. 사람과 동물, 사물과 기억의 경계를 넘어 한 존재가 얼마나 가슴속에 깊은 사랑을 담고 있는지, 그리고 그 사랑의 대상이 얼마나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습니다. · 세상에서 가장 오래 남는 따뜻한 마음 ‘우리 애기, 우리 애기’라고 다정하게 부를 때 우리의 마음은 천천히 넓어집니다. 생활에 무뎌진 딱딱함 아래에서 부드러운 마음이 무럭무럭 솟아남을 느낍니다. 바라보고 아끼고 함께 쌓아 온, 잠시 잊고 있던 사랑의 얼굴이 드러납니다. 분홍색 화면에 꽃잎이 살랑 떨어지고, 나이 있는 아들이 연세 드신 어머니를 부축합니다. 조심조심, 살살 공원을 산책합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의 우리 애기였지만, 이제는 부모님이 오래오래 함께 있고픈 우리 애기가 되었습니다. 흔히 내리사랑에 비해 치사랑은 너무도 허약하다지만, 함께 걷는 어머니와 아들은 그저 한없는 따뜻함을 전합니다. 너무나 화사한 봄날에 그냥 눈물이 날 것도 같습니다. 첫 장면에 나온 아기를 안은 엄마 옆에 이제는 나이 든 엄마가 함께 있습니다. 그 엄마는 아기를 안은 젊은 엄마를 ‘장하다!’며 부드럽게 감싸안습니다. 눈부신 노란빛은 밝게 더 밝게 빛납니다. 세월이 흘러도 사랑은 이어지고 넓어지며 한층 풍성해집니다. 불필요한 단어 하나 없는 간결한 글과 쓱쓱 무심코 칠한 듯한 그림은 화사하게 빛이 납니다. 특히 아크릴과슈로 표현한 생동감 있는 선과 색 위에서 춤추는 하얀 방울들은 소중한 존재들을 마치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게 합니다. 결이 살아 있는 자유로운 터치는 정성스러우면서도 자연스럽습니다. 김은진 작가는 전체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이면서 각각의 존재가 돋보이는 사랑스러운 장면을 위해 그리고 또 그리고 스타일을 실험하면서 공을 들였습니다. 이 그림책은 한 번 휘리릭 넘겨서는 그 매력을 온전히 알기 어렵습니다. 오래오래 들여다볼수록, 이야기 너머의 시간과 관계와 사연에 시선이 열릴수록 새록새록 감동은 깊어집니다. 한때 누군가의 ‘우리 애기’로 불렸던 우리는 지금 또 다른 ‘우리 애기’를 부르며 살아갑니다.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우리 애기’가 있다니요! 비로소 다른 이의 귀한 ‘애기’도 눈에 들어옵니다. * 작가의 말 다섯 자매의 늦둥이 막내인 나를 가족들은 ‘우리 애기, 우리 애기’ 하고 불렀어요. 지금도 문득문득, 그때 엄마의 행복한 미소, 언니들이 양옆에서 끌어안고 뽀뽀하던 감촉, 부드럽고 다정한 말투가 떠올라요. 생각해 보면 ‘우리 애기’는 단순히 부르는 말이 아닌, 사랑받고 있고 존재만으로 소중하다는 느낌을 주는 더없이 귀한 아낌의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 집의 훌쩍 큰 개구쟁이 두 아이, 여전히 작은 몸짓 하나하나 웃음을 주는 고양이 우동이, 몇 년 전 무지개다리를 건넌 고양이 새벽이…… 모두 다 내 마음속의 사랑스러운 ‘우리 애기’지요. 이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없어요.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우리 애기’예요. 또한 자신만의 소중한 ‘우리 애기’를 지녔지요. 여러분의 ‘우리 애기’를 오래도록 간직하면 좋겠어요. 누리 교육 과정 예술경험 영역 - 〈아름다움 찾아보기〉 사회관계 영역 - 〈나를 알고 존중하기〉 초등 교과 연계 ·1학년 통합(여름) 1. 우리는 가족입니다 ·국어 1-2-2 소리와 모습을 흉내 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