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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동안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어!
류쉬궁은 어린이다운 재미와 철학적 깊이가 공존하는 작품 세계로 높이 평가받는 타이완의 그림책 작가로, 단순하고 꾸밈없는 소박함이 특징이다. 『주황색 말』은 간결한 언어와 친근한 그림으로 장난스러운 유쾌함과 감동을 동시에 담아낸 그림책이다. 말은 주황색이 아니고, 두 발로 걷지 않으며,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지도 않지만 그런 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세상에 집이라니! 당연히 말이 와야 할 자리에 떡하니 집이 나타나는, 전혀 상상 못한 전개에 빵 웃음이 터지며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설정 자체는 기발하지만 문장은 오히려 단순한데, 한 문장 한 문장을 그림과 함께 읽다 보면 저절로 글 너머에 깔린 일상의 시간과 감정이 눈앞에 그려진다. 가방을 들고 거리를 지나가는 주황색 말에게서 큰 도시에서 홀로 살아가는 외로움과 쓸쓸함이, 침대에서 사진 반쪽을 손에 쥔 채 잠이 드는 모습에서 간절함과 그리움이……. 그냥 재미있게 책장을 넘긴 다음 다시 한 장면 한 장면 들여다보면 단어에 담긴 함축적인 감정들이 고스란히 다가오는 『주황색 말』은 정말 천천히 읽어야 한다. 주황색 말은 계속 주황색, 빨리 달림, 검은 머리카락으로 형제의 조건을 추가하지만, 정작 마음이 통하는 갈색 말은 그 첫 번째 조건인 ‘색깔’부터 다르다. 그런데도 함께 달리고,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주황색 말은 ‘갈색 말이 내 형제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한다. 서서히 주황색 말에게 일어난 변화, 이야기는 ‘다름과 포용’을 넘어 진화하고, 그렇게 ‘같은 것을 찾는’ 데서 출발한 이야기가 같아야 한다고 믿었던 생각을 유쾌하게 뒤집는다. ‘사진이 맞아야 형제’였는데 ‘사진을 맞추면 형제가 될 수 있다’로 바뀌어 버린다. 바로 ‘판단 기준의 전환’이다. 같아서 형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형제가 되기로 했기에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심과 포용, 서로를 구별 짓지 않고 어울리는 마음, 그 스며듦이 어느새 너무나 자연스럽다. 꾸밈없는 소박한 그림 스타일은 매력적이다. 주황, 노랑, 파랑, 화사하면서도 차분하고 무게감 있는 색채는 말없이 감정을 전달하면서 따뜻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발산한다. 캄캄한 밤의 도시, 노란빛으로 반짝이는 작은 창문들은 잔잔한 쓸쓸함을 전달하고, 같이 달리는 풀밭은 평화롭고 행복하다. 갈색 말과 친구가 된 후에는 도시의 모든 건물 벽과 광고판이 소중한 존재의 얼굴로 꽉 차 있다. 마치 늘 보던 도시가 빛으로 가득한 것 같다. 어떤 한 존재가 소중해지면 누구나 세상이 달라 보이는 법! 사진을 맞추면 형제가 될 수 있어! “처음의 발상은 같은 색깔을 찾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그걸 뒤집어서, 상대가 나와 색깔이 달라도 괜찮다는 이야기로 바꾸었어요.” __류쉬궁 류쉬궁 작가는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다가 문득 ‘주황색 말 한 마리가 자기 형제를 찾는다면 어떻게 찾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처음부터 ‘다양성’이나 ‘가족의 의미’ 같은 교훈을 정해 놓지 않고, 그저 주황색 말이 같은 색깔의 무언가를 찾아다니는 이야기에서 시작해 차츰 ‘상대가 나와 색깔이 달라도 괜찮다’는 이야기로 변화시켰다고 설명한다. 세계의 독자들은 ‘판단 기준의 전환’, ‘다름과 포용’, ‘함께 어울림’을 넘어, 가족을 찾아 헤매는 난민, 친가족을 대신해 안전한 관계가 되어 주는 위탁 가족, 외모나 배경이 달라도 경험을 나누는 가까운 친구들의 공동체까지, 『주황색 말』에서 다양한 의미를 찾아 나간다. 이처럼 독자들 각자가 더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아주 좋은 점이다. 정작 마음이 통하는 갈색 말을 만났을 때, 모든 조건이 의미 없어진 것처럼 서로 꼭 맞지 않더라도 한데 어울릴 수 있다. 누구나 자신의 선택에 맞춰 과감히 사진을 자를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