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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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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is Scott Key Fitzg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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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 어리고 정서적으로 연약했던 시절 아버지께서 내게 해주신 말씀 하나가 있는데,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마음속에 되새기곤 한다.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 이 세상 사람 모두가 너처럼 유리한 처지에 있지 않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라.” --- p.10, 「제1장」 중에서 얕은 만 건너편에는 세련된 이스트 에그의 하얀 저택들이 물가를 따라 반짝이며 자리하고 있었다. 그해 여름의 이야기는 내가 톰 뷰캐넌 부부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그곳으로 차를 몰고 갔던 저녁때부터 시작된다. 데이지는 7촌에 해당하는 먼 친척이었고, 톰은 대학 시절에 알고 지낸 사이였다. 전쟁이 끝난 직후 한 번, 나는 시카고에서 이틀간 그들과 함께 보낸 적이 있었다. --- p.17, 「제1장」 중에서 내가 처음 개츠비의 집에 갔던 그날 밤, 나는 실제로 초대를 받은 몇 안 되는 손님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초대받지 않았다. 그냥 그곳에 갔다. 그들은 롱아일랜드로 데려다 줄 자동차에 올라타, 영문도 모른 채 개츠비의 집 문 앞에 도착했다. 일단 도착하면 개츠비를 아는 누군가에게 그를 소개받았고, 그 이후로는 놀이공원에서나 볼 법한 행동 규칙에 따라 움직였다. 때로는 개츠비를 만나보지도 않고 왔다가 갔으며, 그저 단순히 즐길 마음으로 파티에 참석했다. 그것 자체가 입장권이나 다름없었다. --- p.67, 「제3장」 중에서 7월 말 어느 날 아침 9시, 개츠비의 화려한 자동차가 바위투성이의 울퉁불퉁한 길을 달려 내 집 앞에 도착했고, 세 가지 음으로 경적을 울렸다. 내가 그의 파티에 두 번 참석하고 그의 수상 비행기를 타보기도 했으며 그의 정중한 초대로 자주 그의 해변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그가 나를 찾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 p.101, 「제4장」 중에서 그녀는 울기 시작했어요—계속해서 울었죠. 저는 서둘러 나가서 데이지 어머니의 하녀를 찾았고, 우리는 방을 잠근 채 그녀를 차가운 욕조로 데려갔어요. 그녀는 편지를 놓으려 하지 않았어요. 그 편지를 욕조로 가져가서는 그것을 꽉 움켜쥐고 물에 젖은 공처럼 뭉쳤어요. 편지가 눈처럼 조각조각 부서지는 것을 보고서야 비누 받침대에 두게 했죠. --- p.121, 「제4장」 중에서 우리는 어둠이 드리워진 장벽 같은 나무들을 지나 건물들이 펼쳐진 59번가에 이르렀다. 센트럴 파크 쪽으로 부드럽고 옅은 빛이 한 블록가량 내리쬐고 있었다. 개츠비나 톰 뷰캐넌과는 달리, 나는 어두컴컴한 처마 밑이나 눈부신 간판 사이로 형체 없이 얼굴만 어른거리는 여자의 환영을 마음에 품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내 옆에 있는 여자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창백하고 비웃는 듯한 그녀의 입술이 미소를 지었다. 나는 다시 그녀를 더 가까이, 이번엔 내 얼굴 쪽으로 끌어당겼다. --- p.127, 「제4장」 중에서 그는 셔츠 한 무더기를 꺼내더니 하나씩 테이블 위에 던지기 시작했다. 셔츠들은 떨어지면서 주름이 풀렸고, 천연 리넨, 두꺼운 실크, 고급 플란넬 재질의 셔츠들이 색색깔로 테이블을 덮었다. 우리가 감탄하는 사이 그는 더 많은 셔츠를 가져왔고,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셔츠 더미는 점점 더 높아졌다—산호색, 밝은 녹황색, 라벤더색, 옅은 주황색 줄무늬, 소용돌이무늬, 체크무늬 등의 셔츠들에는 그의 머리글자로 만든 문양이 남색으로 새겨져 있었다. 갑자기 데이지는 셔츠에 고개를 묻더니 울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격렬하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 p.143, 「제5장」 중에서 그를 지켜보는 동안, 그는 눈에 띄게 자세를 살짝 고쳐 앉았다. 그의 손이 그녀의 손을 잡았고, 그녀는 그의 귀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러자 그는 격한 감정에 휩싸인 듯 그녀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는 그녀의 목소리에 완전히 사로잡혔던 듯하다. 그 목소리는 변화무쌍하고 강렬한 열기를 띠면서도 따스해서, 아무리 꿈꿔도 지나치지 않을 목소리였다—그 목소리는 불멸의 노래와도 같았다. --- p.149, 「제5장」 중에서 “우리가 지금 당신의 집 정원에 함께 있다니, 제이—이 아름다운 정원에 말이에요” 데이지가 불쑥 말했다. “믿을 수 없지 않나요? 정말 믿기지 않아요. 이게 정말 사실인지 누구든 시켜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라고 해줄래요? G 항목에서 찾아보라고요.” --- p.165, 「제6장」 중에서 “잘 있어요—” 그녀는 입술로 ‘자기’라는 단어를 만들어 보였지만, 그녀의 손가락은 그의 손등을 가볍게 스쳤을 뿐이었다. 톰은 졸린 듯 눈을 감은 채 이미 차 한쪽 구석에 기대어 있었다. --- p.168, 「제6장」 중에서 몇 주 동안 나는 그를 보지 못했다. 그의 저택으로 기대에 들떠 들어오던 자동차들이 잠시 머물렀다가 투덜거리며 떠나는 모습이 점차 눈에 띄었다. 그가 아픈 건 아닌지 궁금해서 확인하러 갔는데, 낯선 집사가 문을 열더니 나를 의심스럽다는 듯 곁눈질로 쳐다보았다. --- p.171, 「제7장」 중에서 우리는 기다렸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마차의 말들이 도로에 발굽 자국을 깊게 남겼고, 내 속옷은 축축한 뱀이 다리를 감듯 말려 올라갔다. 간헐적으로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며 서늘한 감촉을 남겼다. 그날은 뭔가 특별한 날인 것만 같아서, 나는 계속 그것이 무엇인지 떠올리려 애썼다. 무슨 기념일이었는지, 아니면 꼭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기억은 견딜 수 없이 강렬한 더위 속에 끈질기게 숨어 있었다. --- p.195, 「제7장」 중에서 몇 분 후, 나는 개츠비의 집에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 중이었다. 네 번이나 시도했다. 결국, 화가 난 교환원이 디트로이트에서 걸려 올 장거리 전화를 받기 위해 전화선을 대기 상태로 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는 시간표를 꺼내 세 시 오십 분 기차 시간에 작은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리고 의자에 몸을 기대어 생각에 잠겼다. 그때 막 정오가 되었다. --- p.244, 「제8장」 중에서 한쪽 끝에서 흘러 들어오는 신선한 물줄기가 배수구를 향해 힘겹게 흘러가며 희미하고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하게 잔물결을 일으켰다. 그림자처럼 흐릿하고 약한 잔물결이 일며 짐을 실은 매트리스가 풀장 안에서 불규칙하게 움직였다. 표면에 잔주름 하나 남기지 못할 만한 약한 바람만으로도, 그 우연히 발생하게 된 적재물을 싣고 떠다니게 된 매트리스의 흐름을 충분히 방해할 만했다. 나뭇잎 무더기가 매트리스에 닿자, 천천히 회전하며 컴퍼스의 다리처럼 얇고 붉은 원 모양을 물 위에 그렸다. --- p.254, 「제8장」 중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질문하려 했지만, 나는 뿌리치고 위층으로 올라가 잠기지 않은 그의 책상 서랍들을 급히 뒤져보았다—그는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확실히 말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오직 잊힌 폭력의 상징처럼 벽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댄 코디의 사진뿐이었다. --- p.258, 「제9장」 중에서 나는 그와 악수했다. 안 하는 게 어리석어 보일 것 같았고, 또 순간 그가 마치 어린아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그는 진주 목걸이, 아니 어쩌면 커프스단추 한 쌍을 사기 위해 보석상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해서 나는 그 촌스러운 도덕적 결벽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있었다. --- p.280, 「제9장」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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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시대’의 대표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의 탄생과 그 이면의 삶 ‘재즈 시대’의 화려함과 ‘잃어버린 세대’의 허무가 공존하던 1920년대 초,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첫 장편 『낙원의 이쪽(This Side of Paradise)』을 발표하며 단숨에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1922)을 출간하고 다수의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점차 확장해 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세 번째 장편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를 1925년 4월 10일 세상에 내놓는다. 피츠제럴드는 오래전부터 ‘개츠비’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구상해 왔다고 밝혔다. 1920년대 초 발표한 몇몇 단편소설에 이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이 이미 나타나 있다. 오늘날 『위대한 개츠비』는 소설을 넘어 영화와 뮤지컬 등으로 끊임없이 재탄생하며 대중문화의 아이콘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출간 당시 이 작품은 대중의 뜨거운 환영을 받지 못했다. 평단의 찬사와는 달리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그 결과 피츠제럴드는 점차 재정적인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에 아내 젤다(Zelda)의 병환과 막대한 치료비, 그리고 대공황 이후 더욱더 악화한 경제 상황이 겹치면서 그의 삶은 점점 궁지로 내몰렸다. 결국, 그는 창작의 방향을 할리우드로 돌린다. 시나리오 작업으로 일정한 수입을 얻게 되었지만, 가족을 부양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알코올 중독의 수렁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끝내 이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채 1940년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그는 『마지막 거물(The Last Tycoon)』을 집필 중이었으나, 이 작품은 미완으로 남게 되었다. ‘개츠비’를 가장 원초적으로 드러내는 이름 《트리말키오》 피츠제럴드는 오래전부터 개츠비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구상해 왔는데, 그가 『위대한 개츠비』의 제목으로 끝까지 고집했던 것이 바로 《트리말키오(Trimalchio)》다. ‘트리말키오’는 고대 로마 문학 작품 『사티리콘(Satyricon)』에 등장하는 인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사치와 향락 속에 살아가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화려한 연회와 과시적인 삶, 그리고 그 이면에 드리운 공허와 불안은 개츠비라는 인물과 겹쳐 보이게 한다. 그러므로 이 이름은 단순히 이 작품의 제목 후보 중 하나가 아니라, 개츠비라는 존재를 해석하는 하나의 열쇠이기도 하다. 피츠제럴드는 자신의 원고를 고스란히 보존해 왔으며, 이는 『위대한 개츠비』의 형성과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남아 있다. 초기 구상에서부터 출간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는지를 그의 원고들은 생생하게 보여준다. 본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위대한 개츠비』의 초판을 바탕으로 하되, 편집자 맥스웰 퍼킨스(Maxwell Perkins)가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이전의 원고를 반영하여, 또 하나의 ‘개츠비’를 복원했다. 제목에 더해진 《트리말키오》라는 이름은 바로 이러한 판본임을 의미한다. 100년 동안 사랑받아 온 이야기, 그리고 새롭게 드러나는 또 하나의 개츠비 출간본 『위대한 개츠비』와 《트리말키오》 판본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단어나 문장뿐만 아니라 순서가 다른 장도 존재하며, 출간본에 없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인물의 인상과 이야기의 결을 미묘하게 바꿔 놓는다. 어떤 장면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주요 인물들은 훨씬 더 또렷한 얼굴을 드러낸다. 특히 《트리말키오》에는 출간본에서 다소 신비롭게 남아 있던 개츠비의 인간적인 면모가 더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그 결과, 독자는 그를 더 가까이에서, 더욱더 생생하게 마주하게 된다. 마치 흑백 화면 너머로 보이던 세계가 색채를 얻는 것처럼, 이야기의 온도와 감정 역시 한층 선명해진다. 그러나 이 두 판본을 관통하는 핵심은 변하지 않는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끝내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인간의 욕망, 그리고 그 모순을 향한 냉정한 통찰은 여전히 이 작품의 중심에 놓여 있다. 이 작품의 화자인 닉은 개츠비를 결코 완전한 인물로 보지 않지만, 결국 그를 괜찮은 사람, 나아가 훌륭한 인물로 받아들이게 된다. 독자 또한 그의 어두운 단면에도 불구하고, 그가 마지막까지 꿈꾸었던 초록 불빛의 잔상을 외면할 수 없다. 『위대한 개츠비』를 이미 읽은 독자에게, 《트리말키오》는 익숙한 서사 이면의 전혀 다른 결을 발견하게 한다. 아직 이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면, 이 판본부터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후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펼칠 때, 스콧 피츠제럴드가 끝내 붙들고자 했던 이야기의 방향을 더 또렷하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 《트리말키오》는 이 위대한 작품을 새롭게 이해하게 하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판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