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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9
옮긴이의 말 315 작가 연보 320 |
Francis Scott Key Fitzg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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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희망을 갈망하는 비범한 재능이었고, 다른 누구에게서도 발견한 적 없으며 앞으로도 발견하지 못할 것 같은 낭만적인 태도였다.
---p.11 사람들은 초대를 받아 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곳으로 향할 뿐이었다. 자동차를 타고 롱아일랜드로 나와, 어쩌다 보니 개츠비의 집 앞에 도착한다. 그러면 개츠비를 아는 누군가에게 소개를 받고, 그 순간부터는 마치 놀이공원에 온 사람들처럼 행동했다. 어떤 사람들은 개츠비를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채 드나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파티를 즐기고 싶다는 마음 자체가 이미 입장권이나 다름없었다. ---p.75~76 “하지만 전혀 우연이 아니랍니다.” “왜죠?” “개츠비가 그 집을 산 건, 데이지가 만 너머 바로 맞은편에 살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그 6월의 밤, 그가 손을 뻗어 갈망했던 것이 단순히 밤하늘의 별이 아니었던 것이다. 갑자기 개츠비가 생생한 존재로 다가왔다. 목적 없던 그 화려함의 껍데기에서 벗어나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p.139 그날 밤 웨스트에그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집에 불이 난 줄 알고 잠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새벽 두 시였지만 곶의 한쪽 끝이 온통 불타는 듯한 환한 빛으로 밝아 있었다. 그 빛은 정원 관목 위에 비현실적으로 내려앉았고, 도로변 전선 위에는 길고 가느다란 광채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모퉁이를 돌아서자 나는 그것이 개츠비의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꼭대기에서부터 지하실까지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p.143 “그녀의 목소리는 돈으로 가득 차 있어요.” 개츠비가 갑작스럽게 말했다. 바로 그것이었다. 그전까지는 결코 알지 못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돈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안에서 끝없이 오르내리는 매력, 짤랑거리는 소리, 심벌즈의 노랫소리… 높은 곳 하얀 궁전 왕의 딸, 황금빛 소녀…. 바로 그런 목소리였다. ---p.211 개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 해가 지날수록 우리 앞에서 멀어져 가는 황홀한 미래를 믿었다. 그때는 그 빛이 우리에게 닿지 않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리고, 팔을 더 멀리 뻗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화창한 아침이 오고…. 그리하여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 물살을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 p.313~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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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가 지나도 빛나는 《위대한 개츠비》
눈부신 시대의 한가운데서, 끝내 사라지지 않는 꿈을 그리다 밤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대저택, 끝없이 이어지는 음악과 술, 눈부신 자동차와 화려한 옷차림. 《위대한 개츠비》의 세계는 찬란하다. 그러나 피츠제럴드가 그 풍경 속에서 포착한 것은 풍요만이 아니다. 화려함 뒤에는 아무리 많은 것을 가져도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공허가 자리한다. 그 중심에 제이 개츠비가 있다. 막대한 부를 쌓고 밤마다 성대한 파티를 열지만, 그의 시선은 언제나 만 건너편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초록색 불빛을 향한다. 그곳에는 5년 전 사랑했던 데이지가 있다. 개츠비에게 데이지는 사랑했던 한 사람인 동시에 되찾고 싶은 과거이며, 그가 오랫동안 꿈꾸어 온 삶과도 맞닿아 있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한 남자의 비극적인 사랑을 넘어, 이미 지나가 버린 것을 되찾으려는 인간의 간절한 갈망을 보여준다. 1925년 처음 세상에 나온 《위대한 개츠비》는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수많은 독자에게 읽히고 있다. 눈부신 번영과 그 이면의 공허, 사랑과 욕망, 꿈과 좌절을 아름답고도 쓸쓸한 문장으로 그려 낸 이 작품은 시대가 달라진 뒤에도 여전히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무엇을 꿈꾸며 살아가고, 이미 지나가 버린 것들 가운데 무엇을 끝내 놓지 못하는가. 끝내 닿지 않는 초록빛을 향하여! 사랑했던 한 사람을 넘어,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붙잡으려 했던 남자 1920년대 미국, 전쟁이 끝난 뒤 찾아온 경제적 번영 속에서 뉴욕은 돈과 욕망으로 들끓는다. 중서부에서 뉴욕 근교 웨스트에그로 이주한 닉 캐러웨이는 이웃에 사는 수수께끼 같은 부호 제이 개츠비를 알게 된다. 그의 저택에서는 밤마다 성대한 파티가 열리지만, 정작 개츠비가 기다리는 사람은 단 한 명, 5년 전 사랑했던 데이지다. 이제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 그녀를 되찾기 위해 그는 부를 쌓고, 데이지의 집이 바라보이는 곳에 저택을 산다. 그리고 두 사람이 헤어지기 이전의 시간까지 되돌리려 한다. 개츠비에게 데이지는 단순히 사랑했던 한 사람만은 아니다. 젊은 시절의 그는 데이지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부와 특권의 세계에도 강렬하게 매혹된다. 훗날 개츠비가 데이지의 목소리를 두고 “돈으로 가득 차 있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녀를 향한 사랑과 그녀가 속한 세계에 대한 동경이 얼마나 긴밀하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개츠비가 무엇보다 간절히 바라는 것은 과거를 다시 시작하는 일이다. 데이지와 헤어진 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는 두 사람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과거를 되풀이할 수 없다고요? 아니, 당연히 되풀이할 수 있죠!”라는 그의 확신은 그 믿음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개츠비에게 데이지를 되찾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것만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했던 시간과 자신이 꿈꾸었던 삶을 되찾는 일이기도 하다. 그 꿈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이미지가 만 건너편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초록색 불빛이다. 처음에는 데이지의 집 선착장 끝에 있는 작은 불빛에 불과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 빛에는 지나간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아직 닿지 못한 미래가 겹쳐진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개츠비가 믿었던 초록색 불빛은 해가 갈수록 우리 앞에서 멀어지는 ‘황홀한 미래’로 확장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 물살을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지나간 시간을 완전히 놓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을 남기는 이 마지막 문장과 함께, 초록색 불빛은 소설이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