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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 베르트에게
어린 왕자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
Antoine Marie Roger De Saint Exup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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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난 아무것도 이해할 줄 몰랐어.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했어야 했는데. 꽃은 향기를 주고 내 마음을 환하게 해 주었어. 그런 꽃을 두고 도망쳐 나오는 게 아니었어…. 어설프게 꾸며 낸 말 속에 숨겨 둔 꽃의 상냥한 마음을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꽃들은 원래가 모순덩어리인걸. 그때 난 너무 어려서 꽃을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몰랐어.”
--- p.50 “내 삶은 늘 똑같아. 난 닭을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아. 닭들은 다 비슷비슷하고, 사람들도 다 거기서 거기야. 그래서 좀 지루해.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내 삶은 환 해질 거야. 난 네 발소리를 다른 사람들의 발소리와 구별할 수 있게 될 거야. 다른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리면 난 땅속으로 숨어 버리겠지만, 네 발소리는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 거야. 마치 음악처럼 들릴 테니 말이야. 그리고 저기 펼쳐진 밀밭 보이지? 난 빵을 안 먹잖아. 그러니 내게 밀은 아무 의미가 없어. 밀밭은 그냥 밀밭일 뿐이지. 그런 데 넌 금빛 머리카락을 가졌잖아. 그러니 네가 날 길들이면 무척 근사할 거야. 나는 금빛 밀밭을 볼 때마다 네가 떠오르겠지. 바람에 흔들리는 밀밭을 바라보면서 널 생각할 거고, 그러면 나는 밀밭 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마 저 좋아하게 될 거야….” --- p.102 “만약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네가 오는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난 더 행복해지겠지. 4시가 되면 나는 들떠서 가만히 있지 못할 거야.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는 거지. 하지만 네가 아무 때나 불쑥 온다면, 언제부터 너를 반길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잖아…. 그래서 의식이 필요한 거야.” --- p.103 “그럼 이제 비밀을 알려 줄게. 아주 간단한 거야. 오직 마음으로 봐야만 제대로 볼 수 있어.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 p.107 “사람들은 이 진리를 잊고 말았지. 하지만 넌 잊지 않 도록 하렴. 네가 길들인 것에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그러니까 네 장미에게 너는 책임이 있는 거야….” --- p.108 “오직 아이들만이 자신이 원하는 걸 알고 있거든요. 아이들은 자신의 시간을 쏟은 낡은 헝겊 인형을 아주 소중히 여기죠. 그래서 누군가 그걸 빼앗으면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 거예요….” --- p.110 “밤이 되면 별들을 바라보게 될 거야. 내가 사는 별은 너무 작아서 어디 있는지 알려 줄 수도 없어. 그런데 그편이 더 나을 거야. 아저씨에게 내 별은 수많은 별들 중 하나가 되겠지. 그래서 아저씨는 하늘에 떠 있는 모든 별들을 보는 게 좋아질 거야…. --- p.127 “별은 누구에게나 보이는 거지만 사람마다 다르게 보이게 마련이야. 여행자들에게 별은 길 안내자가 되고, 어떤 이들에겐 그저 하늘에 떠 있는 자그마한 빛일 따름이지. 학자들에게 별은 연구거리일 거고 사업가에겐 부의 원천이겠지. 하지만 어쨌든 이런 별들은 모두 말이 없어. 아저씬 누구도 갖지 못한 별을 가지게 될 거야.” --- pp.127-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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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 《어린 왕자》인가?
하늘빛을 머금은 따뜻한 종이 위, 은은하게 반짝이는 텍스트와 함께 만나는 새로운 《어린 왕자》. 익숙한 이야기를 새롭게 마주하게 만드는 디자인과 번역의 힘. 누구나 한 번쯤은 성장의 문턱에서 《어린 왕자》를 만난다. 160여 개 언어로 번역되고 1억 부 이상 판매된 이 작품은, 전 세계 독자들의 독서 인생에 가장 먼저 자리 잡는 책 중 하나다. 그러나 이 책은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고 삶의 풍경이 달라질수록, 어린 시절 무심히 넘겼던 문장이 다시 마음에 남고, 그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어린 왕자》는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우리말의 정서를 섬세하게 살려 번역했다. 과장 없이 담백한 문장은 생텍쥐페리 특유의 여백과 사유를 고스란히 전하며, 조용하지만 오래 머무는 울림을 남긴다. 디자인 또한 그 감정의 결을 따랐다. 익숙한 그림을 새로운 감각으로 풀어낸 표지, 하늘빛을 머금은 종이의 따뜻한 질감, 은은하게 반짝이는 텍스트는 눈과 손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책, 조용히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은 책. 지금, 다시 꺼내 읽고 싶은 《어린 왕자》다. 삶과 관계, 책임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어린 왕자》 어른이 읽으면 어린이가 되고, 어린이가 읽으면 어른이 되는 이야기 《어린 왕자》는 누구나 한 번쯤 읽었지만, 다시 펼칠 때마다 전혀 다른 책처럼 다가온다. 어린 시절 스쳐 지나갔던 문장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마음에 오래 남고, 단순하게 보였던 말은 뜻밖의 순간에 삶의 본질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어린 왕자의 맑고 천진한 시선은 복잡하고 모순된 세계를 조용히 비추며, 우리는 그 시선을 따라 잊고 지냈던 마음의 자리를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생텍쥐페리는 이 책을 ‘어린이였던 어른’에게 바쳤다. 그 말처럼 《어린 왕자》는 나이를 불문하고 반복해 읽게 되는 책이며, 읽을 때마다 전혀 다른 질문을 우리 앞에 놓는다. 동화처럼 시작되지만, 그 안에는 성장과 상실, 관계와 책임에 대한 깊은 사유가 담겨 있다. 계산되지 않는 감정,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진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잊어서는 안 될 것들 - 이 책은 그런 것들의 가치를 조용히 되새기게 한다. 익숙한 제목, 자주 만나는 문장 속에도 아직 충분히 마음 깊이 다다르지 못한 문장들이 남아 있다. 그래서 지금, 다시 《어린 왕자》를 펼쳐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