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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ine Marie Roger De Saint Exup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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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에게 말했다. “언젠가는 노을을 마흔네 번이나 본 적도 있어!” 그리고 잠시 후에 이어서 말했다. “있잖아, 아주 슬플 때는 해 지는 풍경을 좋아하게 돼….” “그러면 노을을 마흔네 번 보았던 날, 그렇게나 슬펐던 거니?” 어린 왕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p.82 내가 아는 어떤 행성에는 얼굴이 뻘건 아저씨 한 명이 살고 있어. 그 아저씨는 단 한 번도 꽃향기를 맡아본 적이 없지. 별을 바라본 적도 없고. 그 누구도 사랑해 본 적이 없어. 평생 한 일이라고는 숫자를 더하는 일뿐이었어. 그리고 아저씨처럼 하루 종일 이렇게 말해. ‘나는 중요한 일로 바쁘다!’ 그러면서 스스로 대단한 사람인 양 우쭐해하지. 하지만 그건 사람이 아니야, 버섯이지!” ---p.92 ‘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꽃을 가지고 있는 부자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내가 가진 건 그저 평범한 장미꽃 한 송이에 불과했구나. 평범한 장미꽃 한 송이와 내 무릎 높이밖에 되지 않는 화산 세 개. 그 중 하나는 어쩌면 영원히 꺼져버렸을지도 모르고. 이 정도로는 내가 대단한 왕자라고 할 수 없잖아….” ---p.224 “지금 너는 나에게 수많은 다른 아이와 다를 바 없는 한 아이에 불과해. 그래서 나는 네가 별로 필요하지 않아. 너 역시 내가 필요하지 않고. 나도 너에게 수많은 다른 여우와 다를 게 없는 한 여우일 뿐이니까.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돼. 나에게 너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될 거고, 너에게도 나는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될 거야….” ---p.232 “그래. 이제 비밀을 알려줄게. 아주 단순한 비밀이야. 사람은 오직 마음으로 볼 때만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거야.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여우가 말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 왕자가 잘 기억해 두기 위해 되뇌었다. ---p.246 “아이들만이 자기가 찾는 게 뭔지 알아.” 어린 왕자가 말했다. “아이들은 헝겊 인형 하나만 가지고도 시간을 보내고, 그러면 그 인형은 아주 중요한 존재가 돼. 그래서 그 인형을 빼앗기면 아이들이 우는 거야….” “아이들은 참 운이 좋구나.” 철도원이 말했다. ---p.254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나는 모래가 신비롭게 빛을 발하는 이유를 갑자기 이해하게 되어 놀랐다. ---p.268 “알잖아. 내 양에게 씌울 부리망… 나는 내 꽃에 대해 책임이 있어….” ---p.282 하지만 한 가지 걱정되는 일이 있다. 내가 어린 왕자를 위해 그려준 부리망에 가죽 끈을 달아주는 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그러면 양에게 부리망을 씌울 수 없을 텐데. 나는 지금도 계속 궁금하다. 그의 행성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p.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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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하기 ‘이렇게 살아가는 게 맞는가?’ 하는 의문이 고개를 들 때가 있다.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지만 불현듯 소중한 가치나 사람에게서 멀어지고 어긋나고 있다는 감각이 느껴지는 것이다. 『어린 왕자』는 그러한 감각에서 오는 슬픔을 다독인다. 어린 시절에 읽었을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인물들의 관계와 말들이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새롭게 와 닿는다. 어린 왕자의 슬픔을 알아주는 조종사, 양에게 부리망을 씌워서 꽃을 책임지려고 하는 어린 왕자, 자신을 길들인 어린 왕자가 떠나려 하자 슬퍼하면서도 비밀을 알려주는 여우. 그들의 이야기를 한 자 한 자 종이에 써내려가다 보면 ‘사랑’은 상대의 슬픔을 알아차리고 지켜봐 주는 일 같다. “그래. 이제 비밀을 알려줄게. 아주 단순한 비밀이야. 사람은 오직 마음으로 볼 때만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거야.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책에는 오리지널 삽화가 수록되어 있고, 따라 그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필사와 더불어 삽화까지 그려보면 진한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른다섯 개의 질문과 함께하는 ‘사유의 시간’ 『어린 왕자』는 2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는 장이 끝나면 ‘사유의 시간’이라는 이름을 단 질문이 나온다. 총 서른다섯 개로 해당 장과 이어지는 질문을 편집부에서 만들었다. 조용히 혼자 답을 채워나가도 좋고 독서 모임에서 활용하거나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할 때 주제로 삼아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오십삼 분이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를 길들이고, 내가 길들였던 이와는 어떤 추억이 남았는지’ ‘그들은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등에 대해 적어나가다 보면 좀 더 뚜렷하게 나 자신을 알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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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혹시 잘못된 서랍 속에 〈어린 왕자〉를 넣어두지 않았는가.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라는 서랍에 이 책을 넣어둔다면, 우리는 이 책이 담고 있는 싱그러운 감동의 별빛을 영원히 잃어버리게 된다.
얼른 ‘잘못된 서랍’에서 이 책을 꺼내, ‘꿈을 깜빡 잊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책들의 서랍’ 속에 넣어두자. 어떤 책은 눈으로 읽고, 어떤 책은 마음으로 읽는다. 그러나 이 필사책은 손끝으로 읽는 책이다. 펜을 쥐는 순간, 당신은 이미 어린 왕자의 별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어린 왕자는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보아뱀 속에 코끼리가 들어 있음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사람을, 양을 그려달라는 느닷없는 부탁에 빈 상자를 그려줄 줄 아는 멋진 어른을. 문장을 필사하는 일은 단순한 베껴 쓰기가 아니다. 한 글자씩 손으로 옮겨 쓰는 동안, 우리는 그 문장의 향기를 온전히 들이마시게 된다. 바쁜 발걸음으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것들, 오후 세 시의 햇살이 밀밭 위에 기울어지는 각도, 여우가 굴 밖으로 나오기 전에 느끼는 그 설레는 기다림, 상자 속 양이 잠들어 있다고 믿는 마음의 위력 같은 것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사각사각, 종이 위에 펜이 닿는 소리를 내며 필사를 할 때마다, 책은 조용히 우리에게 묻는다. 어른들이 모자라고 착각한 그림을, 당신도 한때 누군가에게 보여준 적이 있지 않은가. 당신의 오천 송이 장미 속에서 단 한 송이로 빛나는 존재는 누구인가. 당신이 이 책을 펴고 펜을 드는 그 시간이, 바로 지금 오늘이 어제와 다른 날로 변신하는 찬란한 순간이다. 보아뱀 속 코끼리를 알아보는 당신, 아직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당신. 당신 안의 소행성 B612는 아직 거기 있다. 이 책은 그 별로 돌아가기 위한 눈부신 나침반이다. 손끝에 별 하나를 올려놓고 싶은 밤에, 이 아름다운 책을 당신에게 선물하고 싶다. - 정여울 (작가) |